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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19화 (1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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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Oxogan The Little Mermaid

병사들이 조종하는 기중기와는 달리 대형 냉장고만한 벽돌을 굉장히 섬세한 손동작으로 재빠르게 옮길 수 있는 싸이클롭스 킹 좀비의 존재로 인해 건설 작업은 내가 오기전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탄력을 받았다. 대략 3층 상가정도의 높이를 지닌 방벽을 인어들의 도시 아이스바운드로 진입하는 육지통로가 될 수 있는 모든 길을 따라서 빈틈없이 세우는 일이 하루안에 끝난것이다.

뭐 일과시간이 끝난 병사들을 돌려보내고 용린춘 장로와 둘이 남아 수왕성 시간으로 새벽 2시까지 잔업한 결과긴 했지만.

은린선 그러니까 실버 스케일 함선의 탐사조명등을 이용해 주위는 환했지만 사위가 정막한가운데 바다 바람이 매섭게 용린은리 사저가 준 군 제복의 틈을 파고 들고 있었다. 일단 방벽의 기초 밑바탕이 완성된 후에도 세심하게 방벽의 틈을 살피는 용린춘 장로를 뒤에서 지켜만 보고 있노라니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용린춘 장로는 막무가내로 내게 잔업을 종용했던 옛날 행보관과는 달리 은근한 어조로 인어족의 안전과 공사병들의 수고를 덜어내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같이 잔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즉 내게 선택권을 줬다는 말인데 솔직히 내가 아니라고 해도 혼자 남아 잔업을 할 기세였던지라 거절할 수 가 없었다.

"방벽의 높이가 이 정도만 되도 디파일러 폰정도라면 무리 없이 막아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거야 그렇겠지 하지만 자네가 싸이클롭스 킹 좀비를 위시한 언데드 군단으로 하여금 이 방벽을 뚫고 아이스바운드를 공격하려 한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겠는가?"

"일단 다른 언데드 병사들이 방벽을 지나갈 수 있게 싸이클롭스 킹 좀비를 이용해서 투석공격을 감행하겠죠. 때문에 높이도 높이지만 방벽의 강도가 굉장히 중요할겁니다. 그리고 이 정도 높이라면 그냥 싸이클롭스 킹 좀비가 가볍게 넘어갈 수 도 있겠군요."

"디파일러놈들 중에도 그런 짓이 가능한 놈들이 있네. 걸어다니는 공성병기라 불리우는 디파일러 룩들에게 이 정도 방벽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질세. 하루라도 빨리 지금 방벽의 세배정도는 되는 높이로 확충하고 강화술사를 불러 방벽전체에 방어 술식을 반영구적으로 걸어야 이 노부는 안심이 될것 같군.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늙은이의 잔소리라 생각하고 흘려듣게. 적을 상대함에 있어 항상 상대방이 최소한 나와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면밀히 대비한다면 실제 싸움이 벌어졌을때 곤란할 일이 적을걸세."

"새겨듣겠습니다. 헌데 춘 어르신 바다 바람이 거센데 춥지 않으십니까?"

"내공으로 온 몸을 얇게 감싸고 온 몸의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면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겠는가? 흐음 자네를 보아하니 무척 추워보이는군. 그러고보니 명색이 용린검가의 1대 제자인데 변변한 내공심법 하나 익히지 못하다니 은리 아가씨께서 많이 바쁘셨던 모양이야."

"은리 아가씨께서 바쁘신거랑 내공심법을 익히는것과 무슨 상관인것입니까? 그냥 춘 어르신께서 가르쳐주시면 안되는겁니까?"

"허허 어찌 가문의 비전을 그리 주먹구구식으로 전수할 수 있겠는가? 어디까지나 가주님이신 용린혁 사형이 지정해주신 사람을 통해 한정된 무공만을 전수받을 수 있다네. 용린혁 사형이 굳이 자넬 가르칠 사람으로 은리 아가씨로 지정한데에는 전수할 무공 또한 보통이 아니라는 소리지. 허니 언젠가 은리 아가씨께 가르침을 얻을때가 오면 가벼이 여기지말고 열심히 배우게.

누가 뭐라해도 용린검가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성취를 보이고 계신 은리 아가씨에게 배움을 청하는 일은 용린검가의 제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라는 것 또한 기억해줬으면 좋겠네. 제자들 중에는 뜬금없이 용린검가의 일원이된 자네가 은리 아가씨의 사제가 된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자도 적지 않으니 자네가 처신을 바로 해야할게야."

"저기 말씀 중에 죄송한데 아마 저 일반적인 내공심법같은건 못익힐걸요?"

나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도 실버 스케일 함선의 탐사 조명등에 의지해 벽들의 이음새를 살피던 용린춘 장로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Ex랭크에서 C랭크로 하락한 영력때문에 온 몸에 이매망량을 둘러 외부와의 공기를 차단하진 못하고 목도리마냥 이매망량들을 목에 둘러 간신히 바다 바람을 버티고 있던 나는 멋쩍게 웃으며 용린춘 장로와 눈을 마주쳤다. 응당 강력한 힘을 얻는데에는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유식한 말로하자면 Trade Off라고도 할 수 있는데 얼티밋 언데드 폼의 재생력과 무장 손톱을 통해 신화속의 괴물급이라는 A 무력 랭크를 손에 넣은 나였지만 몸의 구조가 일반 사람하고는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사실 A랭크의 무력과 마력을 손에 넣는데 고작 그 정도의 대가라면 굉장히 싸게 먹힌것이다.

허나 많은 제자들의 질시를 한 몸에 받으며 용린검가의 1대 제자가 된 내가 막상 내공심법을 익힐 수 없다고 하자 세월의 풍파를 맨 몸으로 돌파해온 용린춘 장로도 못내 당황한 모양이다.

"혹 용린혁 가주님께서도 이를 알고 계신가?"

"용린은리 사저가 VOT 단말기 영상 통신으로 빨리 지원군좀 보내라고 하니까 그냥 막무가내로 절 이 곳으로 워프시키셨는데요. 아마 모르시지 않을까요? 아니 정확히는 제가 지니고 있는 언데드 군단에만 흥미가 있으셨지 제가 내공심법을 익힐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로 관심없어 보이셨는데."

"혹시 내가 잠깐 자네의 진맥을 살펴봐도 되겠는가?"

"뭐 춘 어르신 좋으실대로 하세요."

용린춘 장로의 통나무만한 팔뚝이 내 팔목을 집자 마치 내가 장난감 인형이 된 기분이였다. 심각한 표정으로 내 맥을 짚던 용린춘 장로가 이내 진기를 내 몸의 혈도 밀어넣으려 했으나 내 얼티밋 언데드 폼이 선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해도 그런 이형의 기운이 들어오는것을 허락할리가 없었다.

마룡 '쉐도우 스틸'의 심장을 쪼개만든 도데카 코어의 마력기관이 본능적으로 음에너지를 정제해했고 정제된 음에너지는 용린춘 장로의 진기와 맞붙어 그 기운을 쇠하게 만들었다. 깜짝놀란 용린춘 장로 급히 맥을 보던 손을 때어 가슴을 쓸어내린다.

"흐음 사형에게는 따른 깊은 뜻이 있으실거라 생각되지만 지금 정황만으로 보면 조금 경솔하셨던것 같군. 도대체 자네는 몸안에 뭘 키우고 있는겐가?"

"뭐 별건 아니고 제 나름의 비전이 담긴 인공마력기관이랄까요. 자세한건 아무리 춘 어르신이라고 해도 말씀드릴 수 없을것 같습니다."

"자네가 가지고 있는 기운은 정말 위험한 놈일세. 일전에도 만나본적이 있지만 살아있는 모든것을 압도하는 그 괴이한 마기는 강력하지만 잘못 다루었다간 다루는자를 미치게 만들지도 모른다네. 자네는 그런 기구한 숙명을 알면서도 그 힘을 추구하는가?"

"그러고보니 본래 이 마력기관의 원형을 지니고 있던 녀석도 살짝 맛이 갔더라구요. 하지만 염려 놓으십쇼. 절대로 이 힘에 집어삼켜지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설계했으니까요."

"노부의 짧은 식견으로는 내공을 쌓는 단전을 설계한다는것이 어떤 것인지 감히 짐작도 하지 못하겠네. 허나 자네는 디파일러 군세와 맞서 유효전투력을 지닌 DF(Defiler Fighter)의 단계에 오른 술사이니 내가 더 이상 참견하는 것도 오지랖이 될 것 같군. 그런데 용린검가의 일원으로서 내공심법을 익히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구한 일이 아닐 수 없네.

이렇게 되면 단순히 용린검가에서 자네의 힘을 빌리는 형국이 될뿐이지.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비록 나고 자랄 때부터 지금까지 용린검가의 사람이였지만 지금과 같은 관계는 그리 공정해보이지 않는군. 일전에 이솔다 공주님이 말했듯이 나는 자네와 용린검가가 대등한 동맹 관계를 이루길 원한다네. 즉 자네처럼 유능한 술사와 장기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말일세.

헌데 용린검가에서 나고 자란것도 아닌 외방인인 자네에게 일방적으로 용린검가에 충성하기를 바란다면 과연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겠는가?"

"만난지 얼마 안된 저를 그리 신경써주시다니 춘 어르신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허면 이렇게 하는건 어떻습니까? 제 아바타가 내공심법을 익히지 못하는 몸이니 뼈와 근육의 힘만을 조절해 단련할 수 있는 외공을 하나 가르쳐주십시요. 그리고 제 아바타가 아닌 본체라면 분명 내공심법을 익힐 수 있을 겁니다.

헌데 제 모행성에선 날이 있는 무기를 들고다니는게 합법이 아닌지라 내공을 기반으로한 권법과 지법도 따로 익히고 싶습니다. 헌데 여기서 조건이 있습니다. 저는 분명 일정 수준 이상의 경지에 오른 술사이긴 합니다만 무공에는 영 재능이 없습니다. 지레 겁먹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네임드 스킬이란 것을 익혀보고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내린 결과입니다.

허니 제가 가르쳐주시는 외공 내공심법 권법 지법 모두 어렵지 아니하되 부지런히 익히기만 하면 대성할 수 있는것들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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