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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Oxogan The Little Mermaid
"다음은 케이스 투야. 사건이 학사생 신분으로 케루빔에 논문을 게재한건 명확한 사실이지.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미확인된 사실이 진짜로 밝혀진다면 케이스 원과는 비교도 안되는 매력적인 딜을 할 생각이야. 사건처럼 뭔가에 매달리면 다른것을 돌아보지 않는 타입의 사람이라면 분명 VOT 온라인에서도 적지않은 성과를 올렸을거야.
그러니까 여기서 만약 사건이 생명공학 분야 최고봉 저널인 케루빔에 논문을 올린것처럼 VOT 온라인에서도 최고봉 집단인 천외천의 일원이 되었다고 한다면... 이건 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그러니까 귀좀 빌려줄래?"
아니 무슨 대단한 비밀 이야기를 할려고 귓속말까지 하려는거야? 나는 아야사를 향해서 건성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래 신성한 통닭집에서 소란피우지 말고 그냥 순순히 하라는대로 해주지 뭐. 아야사의 투명한 피부에서 신성한 통닭구이 냄새를 뚫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듯한 향기가 내 후각을 보듬었다. 이 자식 왜이렇게 향기가 좋은거야! 신성한 통닭집에서 불경한 생각을 할 수 는 없었으므로 나는 어제 디파일러들과 격전을 버리던 또 다른 세계에서의 괴이한 피비릿내를 상상했다.
"네가 천외천의 일원이라는게 확실해 진다면 나는 바로 사건의 자취방으로 찾아갈거야. 거기서 나는 사건이 보는 앞에서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실험복을 제외하곤 모조리 벗어재끼겠지. 요새 밤이 적적해서 오나홀을 구입했다고 했지? 실리콘 덩어리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쾌감을 사건 너에게 안겨줄게. 후우욱 정말이지 황홀한 밤이 될거야. 물론 하룻밤으로 끝나는 일은 없을거야. 매일 매일 지쳐쓰러지는 한이 있더라고 내가 사건의 오나홀이 되어줄께. 후우"
아하 그러셨어요? 귓가에 입김을 불어넣는등 제법 연출에 힘을 줬지만 이년아 내가 그렇게 쉬운 남자가 아니다. 나는 귓가에 입술을 들이민 아야사를 밀어내고 똑똑히 볼 수 있도록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헤에 혹시 사건의 거기 크기는 그 정도인가야? 조금 아니 많이 실망인데."
"개소ㄹ...가 아니라 맞아 정답이야. 사실 내가 거기가 작은게 콤플렉스거든. 사실 그래서 네 제안도 거절한거야. 그게 요만해서야 황홀한 밤같은건 무리 아니겠어? 그러니까 방금 있었던 네 이야기는 없었던걸로 하고 서로 깔끔하게 손털자. 그런 짓을 했다간 너는 만족 못해고 기분 잡칠거고 나도 신체적 컴플렉스때문에 상처받아서 트라우마로 남을게 분명해. 그럼 나는 공강이기도 하고 낮잠 잘 시간이라서 자취방으로 돌아갈게. 통닭 잘먹었다. 여기 내가 먹은 공기밥 값 천 원이야."
"뭐 사건이 그렇게까지 말하면 나도 자존심이 있으니까 더 이상 권하지는 않겠어. 그런데 결국 사건은 VOT 온라인에서 어느정도 까지 올라갔어?"
"휴학까지하면서 밤낮을 불사하고 매달려 일단 만렙은 됬지만 천외천이라는 집단은 구경도 못해봤어. 그 후에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접속 캡슐까지 팔아치웠고 취직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복학한거야. 이 정도면 됬겠지?"
"아 혹시 그 택배회사 번호도 접속 캡슐을 철거하기 위해서 전화한거야?"
"네 말이 맞아 근데 아 좀 타인의 개인정보를 꼬치꼬치 캐묻는건 좀 그만둬줄래? 내가 매일매일 네가 입은 팬티 색같은걸 물어보면 좋겠냐?"
"어른스러운 레이스가 달린 검은색 팬티야. 어때? 사건의 취향과 일치해? 아 참 그러고보니 사실 최고급 오나홀같은건 없었던 거지? 밤이 적적하다면서 그런 장난감도 없이 어떻게 버틸려고 그래. 내가 매일매일 팬티 입은 모습을 셀카로 찍어서 보내줄까? 아니면 하루동안 직접 입은 다음에 사건에게 택배로 보내줄까? 헌역 여대생이 입었던 따끈따끈한 속옷이라면 더할나위없는 딸깜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나는 양 손을 들어 아야사에게 항복의사를 전달했다. 그래 이년에게 말로 어떤 수작을 부린다는 사고 자체가 잘못된 것이였다. 무조건 항복이였다. 내가 무슨 성인군자인게 아니였다. 나 또한 수컷의 본능을 지닌 남자였다. 그런 내가 아야사의 장난스럽지만 농밀한 유혹을 거절한건 내게 성욕도 있지만 동시에 이성도 있기 때문이었다.
용린혁 영감을 만나고 나서 세로운 세상에 눈을 뜬 나는 더 이상 VOT 온라인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는것을 알고 있다. 그래 차라리 천외천이란 존재가 단순히 지독한 게임 폐인이였다면 나는 아야사의 제안을 수락하고 달콤한 과실을 취했을지도 모른다. 허나 천외천이란 존재는 단순한 게임 폐인이 아니였다.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미 그 누구 보다 이세계의 지식에 통달해 있는 존재가 천외천 그들인것이다..
물론 지구에서는 마력기관의 부재때문에 VOT 온라인에서 얻은 대부분의 지식은 무용지물이 된다. 허나 게중에는 마력기관 없이도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있다는 것을 케루빔에 논문을 게재한 나 김사건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과연 나만 눈치채고 있는 것일까? '60억 인구중에 그 사실을 눈치챌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은 나뿐이야'라고 생각하는건 지나친 오만이다.
즉 나는 아야사 크로스데일이라는 여자의 의도가 극히 불순해보였다. 문득 자취방에 두고온 리퀴드 피지컬 트레이닝 머신이 떠올랐다. 사실 그것만 하더라도 이 지구의 기술과는 동떨어진 오버테크놀로지의 결정체였다. 적당히 수건 빨래만으로 가려두었다는 사실이 못내 불안했다. 지금 이 나 김사건의 육체는 전차의 포탄을 맞아도 재생할 수 있는 옥사건의 얼티밋 언데드 폼과는 달리 송곳 찌르기로 죽음에 도달할 수 있는 유약한 육체라는것을 기억 해야만 했다.
나는 최대한 태연을 가장한채 아야사의 성적 농담에 적당히 응수하며 재차 헤어질 타이밍을 노렸다.
"사건은 이외로 철벽남이였구나. 귓가에 입김 한번이면 넘어올 줄 알았는데."
"그러니까 사실은 내가 2D 캐릭터에 빠져 있거든. 거기가 작아서 퇴짜맞은 이후로 현실의 여자를 사랑할 수 없게 되버렸달까."
변명을 하면 할 수 록 나는 정말 괴상한 놈이 되어가고 있었다. 뭐 어차피 버린 몸인것을 더 괴상한 남자로 포장해서 아야사가 나가떨어지게 만들면 되는것이다.
"그러니까 실험복 가운보다는 내가 코스프레를 해줬으면 하는거지? 그러면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말해줄래. 미국 유명 의상스쿨에 아는 선생님이 있어서 지금이라도 주문제작을 넣고 싶은데 말이야."
나는 두 눈을 양손으로 감싸며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물론 아야사는 특유의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내가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오히려 즐길 뿐이였다.
"글쎄. 거리 싸움꾼2의 옥단예가 입은 차파오같은게 역시 죽이지."
나는 영혼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실제로 옥단예라는 캐릭터의 차파오 치마 사이로 들어난 허벅지를 무척이나 좋아하긴 하지만 아야사와의 설전으로 피곤해진 나는 그저 빨리 이 자리를 파했으면 하는 마음뿐이였다.
"흐응 사건은 그런 취향이였구나.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니까 그 캐릭터의 매력을 살릴려면 옷뿐만 아니라 나도 헬스좀 해야될것 같은데? 개인 트레이너를 구해서 30일 정도 프로그램도 짜고 이 챠파오도 미국에서 디자인되서 태평양 건너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것 같아. 그러면 그 때 다시 만나는걸로 하고 그동안 사건은 양기를 잘 충전하고 있는게 좋을거야. 왜냐면 그 날 내가 사건의 양기를 모조리 흡수해버릴꺼니까."
어렵하시겠습니까? 그 시간에 나도 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의 돌발 사태에 대비해 몸을 단련하는것은 물론 마력이 아닌 영력으로 제어하는 이매망량들을 불러들일 생각이였다. 육체에 종속된 무력 마력과는 달리 영력은 영혼에 종속된 힘이므로 옥사건이 아닌 김사건도 다룰 수 있을것이다. C랭크의 영력이 디파일러가 날뛰는 수왕성에서는 보잘것 없는 힘일 수 있겠지만 지구에서는 상대가 대처할 수 없는 미증유의 힘이였다.
최소한 눈먼 총격에 죽지는 않을 정도로 스스로를 단련하지 않으면 아바타가 디파일러에게 당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본체가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 할지도 모른다.
나는 아야사와 헤어진 길로 바로 자취방으로 향해 리퀴드 피지컬 트레이닝 머신에 몸을 실었다. 액체가 목구멍으로 밀려들어오자 익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발버둥쳤지만 어느새 바깥에서 숨쉬는것보다 편안하게 호흡을 할 수 있었다. 뭐랄까 보통의 물보다 중량감이 느껴지는 중수가 몸을 압박하고 있어서 숨쉬기 운동을 하는것만으로 힘이 들었다. LPTM(Liquid Physical Training Machine)이 파밧하고 한순간에 나를 몸짱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마술같은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