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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6화 (6/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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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Oxogan The Little Mermaid

혁 영감같은 규격외 초일류검사만 아니라면 그저 육체적인 힘만으로도 왠만한 전사들은 찜쪄먹을  자신이 있었다. 아이언 메이든에서 꺼내든 어보미네이션들이 단 한마리의 디파일러 폰조차 내 근처로 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어보미네이션들이 딱히 주인인 나를 지키려는 생각으로 한건 아니고 그저 그들의 본능에 따라 우악스럽게 디파일러 폰들을 먹어치우며 몸집을 불리고 있었다. 안그래도 심심했는데 그 디파일러 나이트란 놈들이 어느정도인지 이 기회에 시험해봐야겠군.

혁 영감이 이곳으로 나를 워프시킨 이후 스킬 포인트와 스텟 포인트가 1000개 모두 날아가버렸다. 하지만 네임드 스킬인 리치 폼을 기반으로 발전시킨 내 얼티밋 언데드 폼은 게임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도 유효한 괴물 육체였다. 네임드 격투 스킬은 물론 군복무시절에 그 흔한 태권도도 익힌적 없었다. 그저 얼티밋 언데드 폼의 괴물같은 재생력을 믿고 상대의 공격을 맞아주면서 A랭크의 괴물같은 무력으로 상대의 육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이 내 전투스타일이였다.

어느새 디파일러 나이트로 추정되는 이족보행 생명체들이 삼면을 포위한채로 탐색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족보행에 탐색전이라 확실히 죽을자리를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디파일러 폰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였다. 자 어디 한번 와봐라 누가 진짜 괴물인지 한번 가려볼까?

"곧 이 수왕성의 법칙은 팔각의 침식자중에서도 독보적인 힘을 지니고 계신 디파일러 퀸 다비금강 사리카야님에 의해 재정립될 것이다. 디파일러를 제외한 미천한 종족들은 모두 노예로 전락하겠지만 사리카야님이 너와같은 특이한 술식을 펼치는 술사를 유달리 아끼신다. 그러니 섣부른 저항은 그만두고 사리카야님에게 충성을 맹세해 그 분의 발끝에 입을 맞추는 영광을 맞이하라."

오 마이 갓. 지금 이 개의 두상을 한 이족보행 생명체들이 회유를 하고 있는거야?  VOT(Vaccine Of Things)를 플레이 하면서 단연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였다. 몬스터가 자신들의 우두머리에게 충성하라고 외교적 협상을 제시하다니 이것참 신선하군.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은 지금 이 상황을 알고 있을까? 옵티컬로이드라서 이 정도 거리의 관찰은 가능하지만 감청은 힘들지도 모른다.

물론 적 디파일러 나이트들에게 삼면으로 둘려쌓여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자체가 이미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 디파일러 나이트들이 도대체 무슨 개소리를 이어서 할지 궁금해 계속해보라는 제스쳐로 고개를 까딱거렸다.

"사리카야님에게 충성한다면 달콤한 대가가 돌아올것이다. 아마도 사리카야님에게 수왕성의 일부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위임받아 용왕의 딸들을 노예처럼 부릴 수 있게 되겠지. 그 인어공주들은 낮에는 수왕성의 다양한 어류종으로 만든 음식을 너에게 바칠것이고 밤이면 그 새하얀 육신으로 너의 밤시중을 들것이다. 이 모든 것은 사리카야님이 너 같은 특이한 술사들을 아끼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니 때를 놓치지말고 지금 당장 그 분께 경배하라!"

무슨 우두머리가 추구하는 독특한 이상에 대해서 이야기할 줄 알았더니 고작 찌에 건다는 미끼가 주지육림을 즐기게 해준다는 것뿐인건가? 이 녀석들이 멍청한건지 사리카야란 년의 그릇이 이것 밖에 안되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로 실망했다. 아니 지구에서 우주 스케일로 판이 커졌으면 뭔가 색다른게 있어야할것 아닌가?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줄테니 우리편이 되라는 유혹은 조선시대 아니 부여 고구려 옥저시대때에도 있을법한 이야기였다.

너무나 고리타분한 미끼에 질린 나는 이 디파일러 나이트라는 녀석들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져 버렸다. 그럼 개소리는 충분히 지껄인것 같으니까 이만 죽어라. 나는 정말 아무런 기교도 없이 얼티밋 언데드 폼의 육체적 힘만을 믿고 디파일러 나이트 세 놈중 나에게 말을 건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아마 소환수들을 꺼내놓고 뒷짐만 지고있는 약골 술사인줄로만 생각 했었는지 내가 무서운 스피드로 달려들자 깜짝놀라 멈칫거린다.

이 시시껄렁한 녀석들을 데리고 놀 생각이 없었던 나는 망설임 없이 베히모스의 발톱을 심볼 무장으로 하고 언옵타늄을 외관 무장으로 사용한 내  강화 손톱, 블랙탈론(Blacktalon)을 바짝세워 디파일러 나이트를 긁어버렸다. 근육이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디파일러 폰들과는 다르게 제법 단단해 보이는 피부 일체형 갑옷을 갖춘 디파일러 나이트들이였지만 심볼무장인 베히모스의 손톱이 지닌 심볼 효과인 방어력 무시때문에 종이가 찢기듯 분리되어 버린다.

"건방진 술사놈! 내가 네놈 하나를 어찌하지 못해 협상을 제시한줄 아느냐? 어디까지나 사리카야님의 특명이 있었기 때문에 네놈의 머리통을 바로 두동강 내지 않았던것이다!"

오호라 이건 좀 재미잇는데? 몸둥아리가 6개의 고깃 덩어리가 되었는데도 기죽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순히 허세같지는 않고 아직 꺼내들지 않은 비장의 카드 같은게 있는 모양인데 어디 한번 구경 좀 해볼까. 지금은 육단분리 되어진 디파일러 나이트와 대화하는 동안 미동도 하지 않던 두 디파일러 나이트들이 재빠르게 고깃덩어리들을 회수하면서 나와의 거리를 벌렸다. 놀랍게도 두 디파일러 나이트들이 고깃덩어리들을 퍼즐맞추듯 붙여놓자 천천히 재생이 이루어져 원상태로 복귀되었다.

얼티밋 언데드 폼에 비하면 손색이 있지만 꽤 놀라운 재생력이였다. 단순히 그 정도의 재생력이 저 디파일러 나이트가 지닌 카드의 전부였다면 저 녀석이 온전한 모습으로 복구될때까지 기다려준 보람이 없었을것이다. 허나 녀석은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려는 모양인지 익숙한 형태의 마력 파동을 내뿜기 시작했다. 아아 이 마력은 변이술식에 상용되는 변이 에너지의 일종이였다. 얼티밋 언데드 폼을 완성하기 위해 수천 수만번씩 순수 마력으로 부터 정제해 내야만 했던 이 독특한 형태의 마력을 내가 잊을리가 있겠는가?

세포와 결합해 변이 에너지의 성질에 따라 다양한 육체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힘. 저 녀석 무슨 변신이라도 할셈인가? 변신 주문을 외우는 마법소녀를 지켜보는 심정으로 녀석들이 하는 행동을 지켜보는데 그 것은 변신이 아니라 합체였다. 말이 많던 녀석을 중심으로 나머지 두 디파일러 나이트들이 흡수되더니 2층 상가쯤은 될법한 거체가 탄생했다. 3단 합체인가? 유년시절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열혈 로봇물을 보고자란 세대로서 솔직히 조금 고리타분하군.

"이 것이 내가 디파일러 퀸 사리카야님으로 부터 부여받은 종속마력기관의 능력인 트리플 크라운이다. 건방지게 합체도중 아무런 공격도 하지않다니 네 녀석의 자만심이 네 무덤을 팠구나."

쐐애애애애애액

아니 합체 도중에 공격하지 않는건 열혈 로봇물을 보고자란 세대로서 최소한의 예의랄까? 얼티밋 언데드 폼의 재생력을 믿고 대놓고 맞아주기엔 제법 매서운 일격이 내 뺨을 스쳐갔다. 단순히 덩치가 커진게 아니라 힘과 스피드 모두 비약적인 상승을 이룬 모양이다. 물론 이런 점은 열혈 로봇물들의 전형적인 공식이였으니 새로울건 없었다. 애시당초 셋 개개인의 전투력을 합한것과 합체한 후의 전투력이 같다면 합체한 의미가 없잖아. 그냥 세 명이서 다대일 전투를 하는게 나을테니 말이다.

"거기 트리플 크라운씨 그런데 말이야 그 거대해진 덩치가 네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하는게 좋을것 같은데."

"헛소리! 이 몸의 트리플 크라운 능력은 덩치가 커진다고 해서 둔해지는 일따윈 없다. 힘도 스피드도 모두 세 배로 증가한단...우아아아아악"

아마도 어그로도 세 배가 됬겠지? 덩치가 그렇게 커졌으니 말이야. 어느새 그 많던 디파일러 폰들을 모두 잡아먹더니 결국엔 자기들끼리 잡아먹어 터무늬 없이 덩치를 키운 어보미네이션이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마치 장난감 다루듯 트리플 크라운씨의 발목을 집어들더니 톡하고 입안에 털어넣는다. 우적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 소름끼치는군. 거기서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이 욕심많은 어보미네이션이 이제는 나를 타겟으로 삼고 천천히 다가온다.

하하하 이 건방진 고깃덩어리가 감히 주인님을 먹잇감으로 생각하는건가? 영력이 Ex랭크였을때는 아무리 뇌가 없는 어보미네이션이라고 해도 함부로 나를 공격할 생각은 못했었다. 스텟 포인트 1000개가 소멸되서 영력이 C랭크로 하락된게 이런식으로 영향을 끼칠줄은 생각도 못했다. 주인님도 못알아보는 애완동물은 아주 회처럼 썰어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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