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342화 (342/374)

김준은 집까지 가는 마지막 골목을 돌았다.

이제 쭉 가면 바로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인데, 그 앞으로 서성이는 그림자가 있었다.

“어? 저거 뭐야?”

“오빠! 좀비! 집 앞에 좀비!”

“씨발!?”

갑작스럽게 마주한 좀비 무리.

놈들이 지금 김준의 집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고, 이대로 놔두면 안에 있는 애들이 위험했다.

퍼어엉- 펑-

“!”

그때 공중에서 뭔가 병 같은 게 이리저리 날아다니더니 철망을 넘어 불길이 치솟았다.

“다들 잘 막네?”

은지는 그 와중에 좀비를 상대로 공방전을 벌이는 애들을 보고 짤막한 감상평을 남겼다.

좀비 상대로도 절대 겁내지 않는 두 에이스, 자신과 마리가 이 자리에 있는데 남은 애들이 필사적으로 막아 내는 모습.

이젠 아이돌들이 완전 생존의 고인물이 되어 전투소녀 모드였다.

“지금 그런 거 감평할 때냐! 잡아야지!”

철컥-

김준은 엽총을 꺼내서 바로 좀비들을 겨눴다.

꿩탄이 주력인 엽총의 스코프로 좀비의 머리를 겨누고 주저 없이 당겼다.

타앙-

총성과 함께 좀비 하나가 풀썩 쓰러졌다.

좀비 무리가 갑작스러운 공격에 김준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 뒤에 있던 은지와 나니카가 외쳤다.

“뒤에 아무것도 없어요.”

“오빠! 사이드도 괜찮아요!”

정말 저 무리가 전부인지 다른 쪽에 좀비의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알리는 아이들.

그사이 좀비 무리 속에서 몇몇 뛰는 좀비들이 달려들었다.

그때 마리 역시도 조수석에서 석궁을 장전하고 문을 열었고, 김준과 같이 달려드는 좀비를 노렸다..

“오른쪽 쏴!”

“!”

타앙!

김준이 먼저 왼쪽의 달리는 좀비를 쓰러트리자, 마리가 뒤이어서 오른쪽으로 달려든 좀비의 머리에 화살을 꽂아버렸다.

김준 일행이 개입해서 좀비들은 곧바로잡았지만, 집 앞을 보란 듯이 막고 있는 녀석들을 보고 김준은 한숨을 내쉬면서 뒤에 말했다.

“들어가면 세차부터 해야겠다.”

“제가 도울게요.”

“일단 좀 시끄러울 테니까 견디고.”

김준이 그 말하면서 직진하자 널브러진 좀비의 시체들을 밟고 지나가느라 차가 덜컹거렸다.

우두둑- 쩌어억-

빠득-빠드드드득-

톤 단위의 무게인 캠핑카가 깔고 지나가니 사람의 신체인 좀비의 뼈마디가 박살 나고, 썩은 쌀이 터지는 소리가 차 안에 있는 애들에게 모두 울렸다.

그 끔찍한 소리를 들으면서 문 앞에 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열렸다.

끼이이이익-

“다들 물러나 있어.”

문이 열리자마자 황급히 후다닥 달려가는 건 라나와 도경, 가야였다.

김준은 차를 안에 대자마자 바로 시동을 껐고, 나가려는 순간에 뒷문이 먼저 열리면서 은지가 후다닥 뛰어나갔다.

그러고는 열린 문을 잡고 확 밀어버려서 문을 닫은 다음 밑에 있는 걸쇠를 채워서 확실하게 잠갔다.

“문단속들을 안 해.”

“아….”

은지는 대문 밑으로 흐르는 썩은 피를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나온 애들에게 말했다.

“라나랑 도경이가 가서 락스 말통 가져오고, 가야 언니는 이거 차 세차해야 하니까 들어가 계세요.”

“아, 아니야. 나도 도울게.”

“세차 하는데 그렇게 사람 안 필요해요.”

은지는 집주인처럼 다른 애들에게 오더를 내렸고, 그 모습을 본 김준은 조용히 세차 준비부터 했다.

***

“갑자기 튀어나왔다고?”

“네. 오늘 이불 빨래 하느라고 위에서 올라와 있는데 도경이가 봤아요.”

가야가 상황을 설명해주고, 도경이 먼저 발견했다면서 거실 베란다 창을 가리켰다.

“저 골목이요. 갑자기 떼거리로 나왔어요.”

“자이언트가 이럴 땐 좋네. 남들 못 보는걸 봤으니까.”

그걸 에밀리가 또 이죽거리자 노려보는 도경.

최근 들어 암바다, 카멜 클러치다 해서 에밀리를 물리적으로 제압했던지라 김준만 아니었으면 한 번 더 기술을 걸려고 했다.

“우린 어제 가면서 좀비 하나도 못 봤는데.”

마리가 뺨을 긁적이며 말하자 은지도 말했다.

“대신 낮에 골목마다 보인 좀비 잡아갔잖아.”

“후우-”

김준은 그 이야기를 전부 듣고는 수첩을 꺼냈다.

군락화 된 뒤로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다시 좀비가 튀어나온다는 말에 그동안의 기록을 적어놓은 것이었다.

“한 번에 뭉쳐서 왔다고?”

“네. 한 곳에서요.”

“다른 곳에서는 절대 안나왔고?”

“네, 오빠가 말했던 것처럼 좀비들이 한데 뭉쳐서 튀어나왔어요.”

“스쿼드라고 하나?”

에밀리의 말대로 좀비가 분대, 소대 단위로 움직여서 집을 침범하려 했단 말에 김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말인즉 슨… 군락화 된 뒤로 아직 풀리지 않은 녀석들이 계속 떼거리로 몰려다닌다는 건데….”

김준은 그 사실을 알고서 길게 숨을 내쉬었다.

언제쯤 좀비가 없이 생존자들이 바깥에 나와서 편하게 살 수 있을까?

곧 있으면 1년을 채우고, 여기 사는 8명의 아이들을 생일을 다 채우고 다시 은지의 2번째 생일까지 여기서 치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진짜 질려간다.”

김준이 지쳐서 한숨을 푹푹 내쉬자 옆에 있던 에밀리가 나시티 어깨끈을 슬며시 내리면서 기운 없을 땐 가슴 만지라면서 밀착했다.

“괜찮아? 가슴 만질래?”

“….”

“사양하지 말고, 만지면서 달…꺄아앗?!”

“이리 와!”

도경은 언니고 뭐고 에밀리 다리를 붙잡고 확 잡아당겨 버렸다.

참 그 와중에도 다들 열심히 살아가는 나날이었다.

***

그리고 그날 밤이 되어 김준은 안방에서 나니카와 있었다.

다들 자는 와중에 술상을 조촐하게 준비했고, 재떨이를 꺼내서 건네줬다.

“내 앞에서는 편히 펴도 돼.”

김준이 물고 있던 담배를 물려주자, 나니카는 한 모금 빤 다음 연기를 옆으로 뱉어냈다.

다른 아이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흡연자, 가끔 새벽에 나와서 우수에 찬 눈으로 담배 태우면서 밤하늘을 보다가 몇 번 김준과 마주쳤었다.

“곧 끊으려고요.”

“그래, 뭐. 나도 곧 끊어야 하는데.”

김준은 소주 한 잔을 쭉 비우고, 안주로 있는 간장 불고기를 한 점 집어서 우물거렸다.

가끔 이런 날이 있었다.

그냥 집의 방 안에서 편하게 술상 차려서 8명의 미녀가 있으니 편한 대로 한 명 데리고서 같이 먹는 거다.

“최근에 고생 많이 했는데, 뭐 해준 게 없어서 서운했지.”

“아, 아니예요. 딱히 해주시는 거 없어도….”

그냥 지금 살아가면서 김준한테 뭐 보상 같은걸 바랄게 없었다.

굳이 있다면 ‘그거’겠지만, 나니카는 성격 자체가 소심해서인지 절대 앞으로 나서질 못했다.

거기에 같이 사는 남자한테 대놓고 밤일을 요구한다는 건 있을 수 없었다.

물론 김준은 그래서 가끔 나니카를 찾았다.

에밀리나 마리, 라나 같이 진짜 틈새만 보인다면 각을 잡고서 어떻게든 그날 밤 김준을 잡아먹으려고 하는데, 안 그런애들을 역으로 데려와서 하는 것도 묘미였다.

“그래도 나니카는 성실해서 좋아.”

“아, 고맙습니다.”

김준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휘감자 화들짝 놀라다가도 이내 슬금슬금 다가와 만지기 편하게 착 달라붙는 나니카였다.

이 집의 유이한 순혈 외국인인데 모난 것 없이 잘 지내는 게 그저 대견했다.

“흐음~ 좋다.”

김준의 왼팔이 허리를 휘감고 새하얀 살결을 쓸어내리다가 점점 손이 밑으로 내려갔다.

나니카는 오늘은 날이라 생각하고 오히려 김준의 손길이 편하게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렸다.

김준의 손이 그 틈으로 들어가자 핫팬츠 너머로 포동포동한 엉밑살이 만져졌다.

작은 키에 살집이 있어서 어디를 만져도 부드러운 살결이 아주 좋았다.

“흐으응~”

나니카는 콧소리를 내면서 김준 옆에 달라붙었다.

상의의 검은색 탱크탑이 김준의 팔에 닿았을 때, 까끌거리는 브라 감촉까지 느껴졌다.

엉덩이를 계속 주물러대던 김준이 손을 빼고서 등으로 손이 갔을 때, 나니카는 바로 눈치채고서 자신이 먼저 옷 안에 손을 넣었다.

딱- 따닥-

뭔가 풀리는 소리가 나더니 탱크탑 옷 안에서 레이스 달린 브래지어가 쑥 하고 나왔다.

먼저 배려하는 그 모습에 김준의 손은 등에서 바로 목까지 올라가 그녀를 휘감고서 확 끌어안았다.

말없이 두 팔로 안아 토닥거려주자, 그 품 안을 느끼면서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몸을 뒤섞는걸 넘어 정신적인 평안 함까지 느껴졌다.

바디워시 향이 찐하게 나는 육덕진 가슴이 김준의 품 안에서 꿈틀거렸고, 김준이 딱 한 잔 남은 소주를 그녕 병채로 둘어 쭉 마신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품에 안겨 있는 나니카까지 그대로 일으켰다.

발그레해진 얼굴에 커다란 눈으로 김준을 바라보던 나니카는 도톰한 입술을 오물거렸다.

“오니쨩….”

“!?”

일본인이 일본어를 하는데, 뭔가 뜬금없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걸 상관하기 전에 이미 아랫도리가 불끈거렸다.

김준은 그대로 그녀를 침대로 향하게 한 다음 몸을 숙이게 했다.

이제는 침대에 올라가 눕기 전에 난간만 붙잡고서 숙이는 자세가 익숙했다.

캠핑카 안에서도, 안방에서도 김준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숙이는 후배위 자세.

김준은 그 상황에서 바로 그녀의 바지를 쭉 내렸고, 그 안에 절경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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