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337화 (337/374)

아침부터 얼굴이 반짝반짝 빛나는 애들이 있었다.

어젯밤새도록 한 다음에, 한숨 자고 난 뒤에 모닝 펠라에 모닝 섹스로 진짜 극한까지 쥐어 짜낸 뒤로 양기가 넘치는 에밀리와 라나였다.

“아침부터 얼굴 핀 애들이 보이고, 준이 오빠는 완전 죽어 가고….”

젓가락을 들고 하나하나 가리킨 마리의 말에 에밀리는 그저 웃어 보일뿐이었다.

“요새 준이 오빠가 엄청 고생하시네요. 영양제라도 준비해야 하나?”

“그런 거 안 먹어….”

“그럼 장어라도 더 구해와야 하나~”

이미 알 거 다 아는 사이에서 마리가 아침부터 계속 어젯밤 일을 가지고 말하자 김준은 대충 먹은 다음에 오전 일과를 그냥 재껴버렸다.

그렇게 격한 스테미너 소모 이후에는 잠으로 기력 보충하는 김준을 두고서 거실에서는 이리저리 오가는 아이들이 있었다.

점심쯤 돼서 겨우 일어났을 때, 음식이 꽤 화려 했다.

“이번엔 다 드세요.”

“어, 음….”

은지와 인아가 또 소뼈를 푹 고아서 설렁탕을 만들어냈다.

거기에 김준의 것만 소고기와 대파도 잔뜩 넣고, 밥 모자라면 먹으라고 소면까지 담겨 있었다.

“소뼈 고아 먹고 소처럼 힘내야지~♥”

에밀리의 한 마디에 김준은 한 숟갈 뜨다가 멈칫했다.

설렁탕 점심을 마친 뒤로 김준은 애들을 모두 모아 놓고 어제 있었던 에밀리의 방송 이야기했다.

“성인 용품을 잔뜩 구해야겠어.”

“그런 것도 물자 교환이 되는 구나….”

가만히 듣고 있던 은지의 한 마디에 가야도 맞장구쳤다.

“그러게. 미군부대 무기하고, 야한 거를 교환한다니.”

“젊은 남자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인데 그럴 수 있죠. 게다가 1년 가까이 지났잖아요.”

그때 1년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인아가 조용히 손을 들고 나니카를 가리켰다.

“오빠, 곧 나니카 생일이예요.”

“응?!”

“아… 신경 안썼는데.”

1년에 가까운 시간에 은지를 시작으로, 마리, 가야, 에밀리, 라나까지 생일을 다 챙겨 줬는데, 이제 나니카의 차례가 왔다.

“오, 생일이 왔구나?”

“저는 그… 안 챙겨줘도 돼요.”

“이제 와서?”

“단 거 잘못 먹어요.”

“이럴 때 다 같이 먹자는 거지! 그럼 케이크는 내가 먹어 줄게.”

나니카 옆에 에밀리가 그녀와 어깨동무하면서 엇비슷한 사이즈의 가슴을 주물거렸다.

“읏!?”

“단 거 많이 먹어야 이렇게 크는 건데.”

여자끼리 가슴 주무르는 상황에서 나니카의 얼굴이 확 빨개지면서 움찔거리자 김준이 또 반응했다.

“준! 이렇게 둘이 나가자.”

“뭐?”

“나는 당연히 US 캠프의 아이돌이니까 가줘야 하고, 얘도 필요할 거야.”

“자, 자꾸 가슴 주무르지 마세…흐앗?!.”

에밀리는 오히려 더 손에 힘을 쥐어 나니카의 가슴을 꽉 잡았고, 보다 못한 가야랑 도경이가 그녀를 붙잡고 질질 끌고 가서 떨어트려 놨다.

그러면서도 에밀리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저패니스 포르노는 쟤가 다 알 거 아니야? 어떤 내용인지 표지 읽어보라고 해야지.”

“그 무슨…?”

“못 해?”

일본인 멤버를 데리고 가는 이유가 바깥에서 일본 AV를 찾으면 그게 무슨 내용인지 번역하는 용도라고 말해주는 에밀리.

나니카는 다시금 얼굴이 새빨개진 상태로 고개를 푹 숙였다.

김준은 보다 못해 나니카에게 다가가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쟤 말 듣지 말고 쉴거면 집에 있어. 내가 다른 애 데리고 갈….”

“아뇨, 갈게요!”

“!”

“그… AV 번역은 몰라도 바깥에 물건 가지러 가는 거는….”

에밀리의 성희롱을 어떻게든 견디면서 이번에 바깥에 나가는 거는 같이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나니카.

그 뒤에서 라나는 왜 자기가 아니냐며 토라진 얼굴이었지만, 김준이 결정했으니 그냥 얌전히 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

이튿날.

김준은 에밀리와 나니카를 데리고 야한 거를 구하러 가는 원정길에 나섰다.

하도 투머치토커로 시끄러워서 에밀리를 뒷좌석에, 조수석에 나니카를 앉히고서 좀비가 없는 곳으로 천천히 가기로 했다.

“오나홀은 직역하면 뭔 뜻이야?”

“자…위… 구멍….”

“흐으응, 그냥 자위 구멍이구나? 그럼 에키벤은 뭔 뜻이야?”

“원래는 열차 도시락이라는 뜻인데, 속어로는 그… 남자가 여자를 들어 올려서….”

“아, 들박이란 뜻이구나.”

에밀리가 고개를 끄덕일 때, 운전하던 김준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이상한 것 좀 물어보지 마!”

“중요한 정보야. 나 일본어 배우려고 하거든. 다이스키 나마스떼~”

“언니, 그건 인도 말….”

괜히 엮이면 더 바보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고, 김준은 한 번만 더 쫑알 거리면 차 돌려서 에밀리 두고 다른 애 데리고 온다는 말로 겨우 조용히 시켰다.

괜히 성인물을 가져오는데, 에밀리를 데려왔다며 후회막심이었지만 이미 나온 지 한 참 된 상태였다.

“일단 헌책방 갈 거야.”

“오! 플레이보이가 있으려나?”

“아, 시끄러.”

“사실 플레이보이는 약해. 진짜는 허슬러나 펜트하우스 같은 건데 그건 한국에 없지?”

에밀리가 계속 지식을 자랑하는데 어째 알고 싶지 않았다.

어쨌건 고물상과 헌책방이 있는 재래시장 인근의 골목에 도착했다.

김준은 언제나 그랬듯이 클락션을 울리고 총을 장전해서 좀비들을 확인한 다음에 들어갈 수 있었다.

“확실히 군락 단위로 잡으니까 좀비가 확 줄었네….”

오늘 여기까지 오면서 좀비는 죽어서 바닥에 흔적만 남은 상태나, 저 멀리서 느릿느릿 걸어 다니는 걸 지나가면서 본 게 전부였다.

확실히 특정 기간이 되면 군락화 되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 틈을 노려서 맘껏 챙길 물건을 챙겨야겠다고 준비한 김준이었다.

“여길 또다시 오네. 일단 말한 대로 책 찾아보자고.”

“자~ 가 볼까?”

“오빠, 저기 딴 책 찾아도 되죠?”

“어, 어~ 나니카 보고 싶은 거 있으면 챙겨.”

헌책방 안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고, 간간이 벌레들이 돌아다녀서 화들짝 놀랐지만 무서우리만치 조용했다.

야한 거 챙기러 왔다고 하지만 김준 역시도 읽을 만한 게 있나 살펴봤다.

예전에 마리가 응급구조사나 간호사 시험에 필요한 참고서나 의학전공책 등을 챙겨서 집에서 공부하던 게 있었고, 은지 역시도 요리책들을 새책을 파는 서점과 같이 많이 챙겼었다.

그때 에밀리가 뭔가 발견한 듯 힘차게 외쳤다.

“찾았다!!!”

“!?”

에밀리는 깊숙한 곳에서 붉은색 노끈으로 묶여 있는 잡지 꾸러미를 확 들어 올렸다.

바깥에는 맥심, 그리고 그 밑에는 오랫동안 깔려 있어서 색이 바랬지만 ‘스파크’가 있었다.

표지에는 모르는 모델이 비키니 차림으로 웃고 있었다.

예쁜 외모긴 하지만 옆에 있는 에밀리나 나니카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흐응, 이런 거 보고 진짜 딸을 칠까?”

“그래도 챙겨달라고 했다잖아요?”

“영상물이 제대로인데, 그런 건 어디서 구해? 여긴 AV샵도 없잖아.”

“찾아볼 테니까 조용.”

“준 요새 자꾸 나 말 못 하게 해.”

김준은 대답 대신 스키니진에 골반이 확 드러나는 에밀리의 엉덩이에 발길질했다.

예전 잡지지만, 성인 잡지를 한가득 챙기고, 혹시 몰라서 집에서 볼 만한 책들도 한가득 가지고 올라와 차에 실은 세 명.

그다음은 바로 다른 곳으로 차 끌거 없이 걸어서 고물상으로 향했다.

“DVD 플레이어 찾아봐.”

과거의 유물이지만, DVD넣고서 태블릿PC 사이즈 화면으로 영상을 돌리는 플레이어들을 하나둘씩 챙기는 김준과 나니카.

에밀리는 그 와중에 라디오나 커피포트, 선풍기 등을 챙겨서 가져 왔다.

그때 김준에 눈에 들어온 게 하나 있었다.

“아, 이것도.”

“오! 에어컨이야?”

“냉풍기.”

“뭐가 됐든 시원한 거지?”

“가서 뜯어봐야겠지.”

선풍기만으로는 견디기 힘든 더위였고, 당장에도 긴팔에 프로텍터까지 끼고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흘렀다.

이것만 챙기고서 좀 쉴 생각으로 냉풍기까지 챙겨서 차 안에 들어온 세 명.

“파하~ 더워~”

에밀리는 주저 없이 재킷을 벗고, 내친김에 티셔츠와 브래지어까지 풀었다.

“완~전 땀찼어.”

새하얀 피부에 가슴을 덜렁이는데, 가슴골 밑으로 땀이 찼다면서 이리저리 움직여댔다.

김준보다 옆에서 보는 나니카가 더 화끈거려 했고, 김준은 이제 말하기도 포기했다.

“준! 등에 물 뿌려 줘!”

“가지가지하네, 진짜.”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건네주며 몸을 숙인 에밀리를 두고 김준은 찬 물을 확 틀어 버렸다.

“푸하- 살 것 같다.”

김준 앞에서는 수치심이 사라진 지 오래인 에밀리였고, 등목을 한 뒤로는 아예 아랫도리까지 전부 벗었다.

“으~ 좋아.”

샤워기를 그 부분에 대고 뿌려대는데, 이젠 야하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쟤 나오면 나니카도 좀 씻어.”

“땀 냄새… 나요?”

“나부터 엄청 심해.”

김준도 프로텍터를 벗어서 걸어놓고는 냉장고에서 아이스티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고물과 성인잡지를 가득 챙기고서 쉬는 김준 일행은 차례대로 샤워하고는 티 타임을 가졌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갈아입을 옷들을 한가득 준비했고, 에밀리 역시 속옷과 트레이닝복을 챙긴 다음, 땀에 절은 아대를 말리고서 차기로 했다.

“다음은 어디 가?”

“톨게이트 쪽으로 갈 거야.”

“흐응?”

“그 일대에 컨테이너 가건물로 성인용품 파는 곳이 여러 곳 있거든.”

말이 성인용품점이지 그냥 트럭과 컨테이너 깔아 놓고서 짝퉁 오나홀이나, 불법 복제 AV를 파는 곳이었다.

아재들이나 갈 법한 곳이었지만, 일단은 거기 가서 있는 대로 털어와서 가져다주면 그걸 소총탄과 권총탄으로 바꿀 수 있다.

“쉴만큼 쉬었으면 다시 가자.”

“예스! 나니카, 자리 바꾸자.”

“넌 계속 여기 있어.”

“칫!”

또 뒷좌석에 남게 된 에밀리를 뒤로하고, 각자 운전석과 조수석에 탄 김준과 나니카.

그리고 성인용품점까지 갔을 때, 에밀리는 헌책방에서 챙긴 성인 잡지 하나를 펼치면서 손가락에 침까지 발라 넘겨봤다.

때마침 잡지에 나온 내용도 ‘남자를 가 버리게 하는 필살의 테크닉’ 종류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