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333화 (333/374)

“안 돼~ 나 오늘 준이랑 같이 있을 거야~ 히히힛~”

“야, 야! 일어나!”

“어우, 진짜 에밀리 언니는 앞으로 소주 먹으면 안 되겠어요.”

새하얀 피부가 완전히 빨개져서 인사불성이 된 에밀리였다.

오른쪽은 가야가, 왼쪽은 라나가 붙잡아서 겨우 일으켰다.

“안 돼~ 준이 방에 갈 거야.”

“아오, 갈수록 주정이 심해지네.”

“히익?!”

보다 못한 김준이 에밀리의 몸을 확 끌어안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공주님처럼 두 손으로 품에 안긴 게 아니라 그녀의 허리가 김준 어깨에 걸쳐져서 쌀가마니처럼 메진 상태였다.

“이대로 안 방 가자~”

찰싹!

“꺄아~”

좀 닥치라며 엉덩이를 찰싹거려 줬지만, 취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에밀리를 겨우 작은방까지 데려간 김준이었다.

“얘 재우고 나갈게!”

“네~”

에밀리 재우고 들어오겠다고 하면서 방문을 닫은 김준.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은지가 소줏잔을 이리저리 들고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30분은 걸려야 나오겠지.”

“으응?”

“바로 안 나올 거야.”

은지의 의미심장한 말에 라나가 작은 방을 슬며시 바라보더니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같이 재우자고 들어갈 걸.”

“라나도 진짜 엄청 눈치 빨라.”

은지와 라나에 이어 뒤늦게 마리도 그 뜻을 알아차리고는 작은방을 슬며시 바라봤다.

그사이에 오늘 회식용으로 먹은 붕장어 구이가 접시에 가득 있었다.

“하필 오늘 먹는 것도 장어잖아?”

“바닷장어도 엄청 맛있긴 한데….”

그 와중에 나니카도 밥 위에 장어 올려놓고 먹어대서 그릇과 입가에 소스가 잔뜩 묻어 있었다.

마리는 테이블 위에 있는 장어 중 김준 자리에 있는 뼛조각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준이 오빠 오늘 꼬리만 10개 먹었어.”

“에밀리가 첨부터 꼬리 부분만 김준 오빠한테 줬죠?”

“가야 언니도 슬며시 하나 올려주더라?”

“나, 나는 그냥 그 오빠가 장어 꼬리 좋아하는 줄 알고….”

“흐으음~?”

내색은 하지 않아도 은근슬쩍 장어가 밥상 위에 올라오자 기대한건지 눈치껏 젓가락으로 장어꼬리를 김준에게 건네줬던 8명이었다.

말은 안 해도 전부 섹스 각을 보고 있는 상황이었고, 안 그래도 초여름의 뜨거운 나날인데 집안도 후끈거리는 분위기였다.

덕분에 뼈가 그득그득한 장어 꼬리는 전부 김준한테 주고, 두툼한 살만 넘치는 그릇이었다.

“근데 이게 진짜 효과가 있나?”

젓가락으로 데리야키 소스가 발라진 장어살 하나를 집고서 이리저리 바라보던 은지는 그동안 뇌진탕으로 못 먹었던 소주와 고기를 맛깔나게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장어가 스테미너에 좋다고 하잖아?”

“좋으니까 아직 안 나오는 거 아닐까요?”

은지의 물음에 라나는 바로 답하면서 에밀리와 김준이 들어 있는 작은 방을 바라봤다.

취한 에밀리를 두고서 재울 때까지 있겠다고 하더니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인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징그러워….”

“어떤 의미로?”

인아 맞은편에 있던 마리가 장난스럽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일어날 준비했다.

“그… 남녀 간의… 사랑은 있을 수 있지만, 저렇게 노골적으로…”

“너도 많이 했잖아?”

“저, 저렇게 대놓고 남들 보는 앞에서는 못 해요!”

안 그래도 선배들이 해 주는 섹드립에 얼굴이 취한 에밀리만큼이나 새빨개진 상태였다.

그 와중에 마리는 인아 놀리는데 재미가 들렸는지 소주를 쭉 들이켜며 말했다.

“언니도 그랬어. 야동 찍는 것도 아니고, 여럿이서 한 남자랑 같이 한다니~ 으으~”

마리의 말에 흠칫하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일단 라나부터 해서, 나니카와 도경이 또한 그때의 4:1을 떠올리고서 추억이라는 듯이 미소를 짓고, 은지는 모르는 사이 모두가 한 번씩 김준을 거쳐 간 기둥자매가 된 상황에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 좀 어질거리기도하고… 난 먼저 일어날래.”

“아, 은지야!”

“언니도 같이 가게?”

“으응?!”

순간 가야는 외통수에 걸렸다.

여기서 남는다고 하면 자신도 김준이랑 뜨밤을 노린다는 거였고, 은지랑 같이 올라가면 오늘 장어 잔뜩 먹은 김준의 스테미너는 체험할 수 없었다.

좀 더 먹고 싶다는 말도 못 하고 머뭇거릴 때, 인아가 나섰다.

“언니, 저 옥탑방 가서 잘래요. 같이 가요.”

“아, 그래. 그럼 방은….”

“그… 인아 네가 언니 방 써도 돼.”

이제는 알 거 다 아는 사이라 결벽증 환자 같이 방을 따로 쓰지도 않으니 누구든 방 쓰는 거 문제없다고 생각한 은지였다.

그렇게 하나둘씩 사라지는 자리가 되자 남은 건 딱 다섯이었다.

“딱 그 멤버에서 은야 언니만 추가됐네.”

“어, 음….”

가야는 그 이야기를 듣고서 얼굴이 새빨개졌다.

네 명이서 옥탑방 점거하고 광란의 섹스 파티를 벌였다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부끄러웠다.

근데 그러면서도 또 동생들 두고서 눈치껏 빠지기는 또 싫었다.

그동안 김준이 먼저 찾아와 그녀를 끌어안았었는데, 오늘은 꼭 같이 있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아가씨들끼리 이야기했을 때, 1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김준이 않았다.

“좀… 오래 걸리지 않아?”

“그러게? 금방 재우고 온다고 했는데….”

재운다는 건 당연히 핑계일 거고, 방에서 몰래 에밀리랑 한다는 눈치껏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엮이기 싫다면서 은지나 인아가 빠졌을 때, 다섯 명이서 누가 먼저 하냐를 생각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김준이 안 나왔다.

결국 원하는 사람이 먼저 움직인다고, 라나가 슬며시 일어나 작은방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그리고 귀를 기울였을 때, 역시나 방 너머로 소리가 들렸다.

“읏- 흐응! 응! 좀 더! 좀 더!”

“하, 좀만 쉬고 싶은데… 이거 진짜!”

찰싹!

“꺄하아앙!”

나무 문 너머로 들리는 격한 신음 소리.

그러다가 들리는 엉덩이 타격음과 격한 살과 살의 소리.

라나는 귀를 기울이며 조용히 기다리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왜 그래?”

“쉿!”

“?”

마리가 뒤따라와서 같이 귀를 기울였을 때, 그녀 역시도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

도경이와 가야는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저 밖에서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아 조용히 소주만 비웠다.

그리고 마리가 다가와 한숨을 쉬며, 자기 잔도 채웠다.

“장어 먹인 거 한 명한테 다 몰빵갔어.”

“얍살한 년… 첨부터 취한척하고서 독점한 거네.”

언제나 과음 하다가 실려 가는 모습만 확인해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게 덫이었나보다.

김준이 재우겠다고 갔을 때, 바로 본색을 드러냈고, 덕분에 오늘 장어 꼬리로 쌓인 스테미너가 에밀리 하나한테 몰빵이 돼 버렸다.

“술이나 먹자.”

“아~ 아쉽네요.”

“날이 아닌 거야.”

하나둘씩 아쉬워하면서 남아 있는 장어구이의 통통한 살점과 소주로 달래면서 정리했다.

덕분에 옥탑방에서 일찍 자려던 은지는 생각보다 빨리 올라온 애들을 보고 놀라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헉… 허억… 어우.”

김준은 작은방에서 눈을 뜨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후우… 죽겠다.”

취한 에밀리 데리고서 방에 데려다줬더니, 이 년이 갑자기 돌변해서 김준을 덮쳤다.

일부러 만취한 척하면서 슬그머니 입을 맞추고, 핫팬츠를 내리자마자 바로 달아오른 보지를 내밀었었다.

결국 잠깐 재우려고 하다가 그 자리에서 3번이고, 4번이고 쉬지도 않고 연달아서 해 댔고, 장어 버프는 한 명한테 모두 쏠렸다.

“괜히 여기서 자서….”

게다가 작은 방에서 묵게 되니 딴 애 하나가 못 들어왔을 테고, 이미 전부 다 알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에밀리는 양기를 잔뜩 받아서 얼굴이 완전 반질반질해진 상태로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요물….”

짜악-

“으으응~”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이불만 대충 덮은 채 늘어져 자는 에밀리 엉덩이를 한 대 치자, 움찔거리면서 안쪽에서 홍수가 터졌다.

생각해 보니 콘돔도 없이 4연발 질싸하고 평소처럼 닦아주지도 못하고 그냥 잠든 상황이었다.

장어 꼬리 줄 때부터 이상하다 했더니만, 처음부터 이러려고 한 것 같았다.

“에휴~ 그래도 당분간은 조용하겠네.”

“으으응~”

잠결에 뒤척이는 에밀리와 의무방어전은 끝이 났고, 대충 옷을 챙겨 입어서 나온 김준이었다.

시간을 보니 애들은 벌써 자는 것 같았고, 지끈거리는 머리에 물이나 좀 마시고 안방 가서 잘 셈이었다.

근데 어째서인지 불이 켜져 있었다.

“!?”

김준은 새벽 1시가 넘었는데, 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슬그머니 거실로 향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바 테이블에 앉아서 혼자서 소주 홀짝거리는 은지가 있었다.

붕장어 이후로 맛있는 술안주를 따로 만든 상태로 말이다.

“뭐 해?”

“한 30분 정도 늦었네요?”

“!?”

“술 덜깨서 나온 거죠? 물 한잔 마시려고.”

“그렇긴 한데….”

은지는 그 모습에 빙긋 웃으면서 소주병 옆에 있는 병을 집고 종이컵으로 따라줬다.

색깔이 찐한 게 보리차나 옥수수차 티백으로 잔뜩 우려 낸 것 같았다.

김준이같이 앉아서 바테이블에 놓인 그 물을 마실 때, 바다의 향이 물씬 풍기는 은지의 술안주를 보고 눈이 돌아갔다.

“아, 이거….”

“이건 내가 술 부족해서 만든 건데.”

은지가 만든 건 장어와 같이 물물교환에 썼던 바지락이었다.

바지락을 잘해감해서 거기다가 마늘, 고추, 쪽파 등을 잘 썰어넣고 소주와 물을 넣고 팔팔 끓여내서 만든 바지락 술찜.

은지가 수저로 국물을 떠주고 김준이 한 입 먹은 순간… 그는 할 말을 잃었다.

“바지락이야 많으니까….”

“은지야.”

“솔직히 소주 더 땡기죠? 장어구이도 좀 남았어요. 꼬리는 다 떼먹고 통통한 살만 가득~”

이렇게까지 말하는 게 에밀리 뿐만 아니라 은지도 이날을 준비한 것 같았다.

먼저 초반에 취해서 에밀리랑 같이 방에 들어간 것을 보고 다른 애들이 눈치를 볼 때 미리 잔다며 슬며시 일어났다.

그리고 거기서 누구랑 더 하든 간에 이제껏 봐 왔던 김준의 패턴을 보면 새벽 1시에서 2시쯤에 분명히 중간에 깨서 나온다.

특히 격한 섹스할 때마다 기력 보충한다면서 물과 같이 뭐 음식 먹으러 나오는 습관이 있었는데, 은지가 딱 그 시간에 몰래 나와 자리를 깔았다.

그것도 소주 잔뜩 들이켜고 숙취에 깼던 인물한테 매콤칼칼한 바지락 술찜에 해장술을 선보이니 이건 미칠 지경이었다.

“아, 이 시간에 먹으면 내일 못일어 나는데.”

“내일 해장은 바지락이랑 게 넣은 된장찌개일 거예요~”

무조건 먹어야 하는 거고, 그래서 소주를 나누면서 술찜을 먹다가 다시 눈이 맞았다.

김준은 그날 에밀리에 이어 은지도 덥썩 끌어안아서 안방까지 무사히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잠근 순간 바로 삽입했는지 은지 입에서 교성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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