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으- 몇 시야?”
김준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안방에는 그 혼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불을 들춘 순간 양옆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알몸의 두 미녀가 있었다.
침대에는 이렇게 셋이고, 그 옆에는 티셔츠 한 장만 걸친채 아래는 팬티 한 장 입지 않고 하반신을 드러낸 채 의자에 누워 잠든 아이도 있었다.
“…후.”
김준에게 있어 어젯밤은 정말 평생 기억에 남았을 거다.
일단 씻으려고 조심조심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디뎠을 때, 물컹한 감촉이 있었다.
“아으-”
바닥에는 다 사용한 콘돔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질내사정의 흔적인 티슈도 잔뜩 있었다.
김준은 조용히 바닥에 널브러진 콘돔과 티슈를 집어 쓰레기통에 담았다.
어젯밤 격렬한 밤의 야한 냄새가 가득한 일과 시작이었다.
쏴아아-
샤워실에서 씻던 도중 갑자기 코가 간질거리는 김준.
주르륵-
“!”
갑자기 머리가 핑 돌더니 코피가 쭉 흘러내렸다.
김준은 헛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식혔고, 샤워를 마치고서 산뜻하게 나왔다.
현재 시각은 6시.
요새는 해가 길어서 곧 있으면 바로 밝아질 거다.
김준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침대에 조용히 올라왔다.
가운데 슬며시 누우니 어제 같이 밤을 보낸 양손의 꽃의 구도가 되었다.
김준은 어젯밤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원래는 라나의 생일이었는데, 주인공이 돼야 할 애가 와인 맛있다고 소주처럼 마시다가 한 방에 가 버렸다.
그 와중에 에밀리도 혼자 마시다가 취해서 헤롱거렸고, 은지와 인아가 각각 한 명씩 챙겨서 올라갔다.
옥탑방에서 네 명이 잠든 뒤로, 뒷정리를 하던 중 도경이가 빈자리를 보고 김준에게 달라붙었고, 안방으로 데려가서 바지만 내린 상태에서 후배위로 격하게 두 번 해버렸다.
그 상황에서 2층에 남아 있던 가야와 나니카까지 불러서 세 명을 돌아가면서 해댔다.
옥탑방에 올라간 애들이 자고 있을 때, 2층은 교성이 끊이지 않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침이었다.
김준은 슬며시 오른쪽을 바라봤다.
가야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얼굴과 몸을 곱슬거리는 장발의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었다.
새빨간 입술에는 어제 입으로만 세 번이나 해서 정액이 살짝 묻어 있었다.
김준이 손을 뻗어서 그 까실 거리는 곱슬머리를 쓸어내렸을 때, 목선부터 어깨까지 이어지는 매끈한 몸이 드러났다.
웅크려서 잠들었을 때, 배에 수술 자국이 보이자 안쓰러운 듯이 어루만지자 움찔거리는 가야.
아랫도리는 아직도 잔뜩 젖어 있었는데, 맹장 수술한다고 싹 밀었던 곱슬 거리는 음모가 다시 자라서 수북했다.
본인은 콤플렉스라고 하지만 김준은 이 수북하고 시커먼 음모가 그녀의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그 속에서 작게 튀어나온 핑크빛 소음순도 귀엽고 말이다.
김준은 가야의 엉덩이를 슬슬 쓸어내렸고, 그러다가 아랫도리가 불끈했다.
반대쪽에는 알몸으로 엎드린 채 잠든 나니카가 있었다.
오랜만에 했는데, 어제 얘한테는 노콘으로 했다.
커다란 가슴이 침대에 묻혔지만, 등부터 내려와 달덩이처럼 하얗고 크게 솟아오른 둔덕이 있었다.
김준이 손을 뻗어 콕콕 찌르자 세상 푹신한 엉덩이가 누를 때마다 바로바로 살이 탱탱하게 올라왔다.
그 상황에서 또다시 성욕이 오른 김준이 슬며시 나니카에게 향했다.
살짝 벌어진 다리를 보면서 육덕진 하체와 대비되는 가느다란 두 발목을 이리저리 주물러봤다.
언제 만져도 정말 찰진 감촉이었고, 발목을 주무르던 두 손이 서서히 종아리로 올라갈 때도 나니카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녀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김준의 손이 점점 올라가 허벅지를 주무르다가 엉덩이를 꽉 잡고 양손으로 벌려봤다.
쯔어억-
엉밑살이 벌어지면서 세상에서 가장 예쁜 구멍 두 개가 잠결에 모습을 드러냈다.
잔뜩 주름진 항문이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꿈틀거렸다.
요새 들어 생긴 성벽으로 어제 시도해 보려고 했지만, 그녀 역시도 당황하면서 다음에 1:1로 하면 그때 하겠다면서 애널은 뒤로 미뤘다.
그 밑으로 짧은 회음부를 따라 한 줄로 쭉 갈라진 꽃잎이 보였다.
대음순으로 꽉 다문 일자 보지는 언제 봐도 절경이었고, 좀 더 힘을 주자 그 안의 속살이 손톱만 한 사이즈로 살짝 보였다.
둔덕에 살도 많고, 힘을 안 주면 절대 안 벌어지는 대음순을 보고서 김준이 좀 더 손을 내렸다.
아예 두 다리의 공간을 넓혀 벌리자 드디어 드러난 속살은 오밀조밀한 돌기가 가득했다.
운동이 아니라 정말 타고난 명기였다.
어젯밤 이 좁은 골짜기를 뚫고 혀로, 손가락으로 지스팟 공략을 하고, 자지로 마구 쑤셔대자 꽉꽉 물어 주면서 치약처럼 정액을 짜내 자궁구에 담았다.
어제도 잔뜩 했는데, 오늘도 아침에 한 번 하려는 순간…
“으으응- 으응-”
잠결에 계속 엉덩이가 괴롭혀진 나니카가 뒤척이면서 눈을 떴다.
그러고는 그 이물감에 고개를 돌린 순간 그 위에 있는 김준을 보고는 반쯤 뜬눈으로도 미소를 지었다.
“….”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아침부터 피가 쏠려 딱딱하게 굳은 자지가 서서히 대음순을 가르고 들어갔다.
“흐에에… 힉!”
살짝 벌어진 입으로 두 눈이 커지는 나니카.
정신이 확 드는 살 주사였고, 질 안의 이물감에 몸이 저절로 꿈틀거리면서 아랫배가 심하게 밀렸다.
김준 역시 샤워 이후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자기 자지를 손으로 쥐듯이 강하게 쪼이는 질육에 머리끝까지 찌릿할 정도였다.
“하아… 아흐… 흐윽!”
정말 다양하게 나는 신음을 듣고 더욱더 허리를 흔들어대는 김준.
보통 엎드리게 한 다음에 엉덩이를 들어 올려서 후배위로하던 경우는 많았지만, 아예 눕힌 상태에서 다리만 살짝 벌린 채로 겹쳐서 하는 후복위 자세는 처음이었다.
김준의 사이즈는 보통 사람보다 좀 더 길었고 그래서 이런 포지션에도 더욱 깊숙이 들어가 자궁구를 쿡쿡 찌를 수 있었다.
나니카는 아침부터 새빨개진 얼굴로 입이 벌어진 채 몽롱해진 눈으로 김준의 대물 자지를 받아 냈다.
“하아… 오빠… 좋아….”
일본인이라고 해서 AV처럼 각종 음외한 일본어를 내뱉는 일은 없었다.
그녀는 순박한 모습 그대로 몸을 움직여 남자의 몸에서 정액을 짜내기 위해 엉덩이를 같이 움직였다.
“우으음-”
침대까지 들썩이는 상황에 반대편에서 자고 있던 가야 역시 깰 수 있었다.
“하앙- 하아… 오빠… 오빠!”
“!”
가야는 아침부터 들리는 살결 부딪치는 소리와 교태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서 눈이 확 떠졌다.
설마 싶어서 고개를 휙 돌렸을 때, 엎드려 누운 채로 김준에게 마구 박히는 나니카가 보였다.
‘아침부터….’
가야는 어제 그렇게 해댔는데, 일어나자마자 또 모닝섹스로 시작하는 둘을 보고 아랫도리가 시큰거렸다.
어제 가야도 입에 자궁에 항문까지 세 구멍에서 정액이 들어갔는데, 갑자기 아랫배가 두근거렸다.
가야는 슬며시 일어나 김준의 뒤로 향했다.
나니카의 뒷태에만 집중한 상태에서 가야가 뒤로 왔는데도 눈치채지 못한 김준.
가야 역시 그런 김준의 넓은 등을 보면서 조용히 입을 벌렸다.
“으읍!?”
할짝-
김준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면 둘이 얼굴을 부딪혔을 거다.
다행히 김준이 귓가를 스치는 혀 놀림에 황급히 몸을 숙였고, 오히려 그래서 가야가 옆에서 안으며 들어갈 수 있었다.
쭈읍- 쭙!
가야는 일어나자마자 바로 섹스에 합류했다.
김준이 거칠게 나니카를 박아댈동안 뒤에서 사정감을 이끌수 있게, 귓불을 잘근잘근 깨물고, 귓속으로 혀를 넣고 뺨부터 날갯죽지까지 혀로 살살 핥아갔다.
김준 역시 그 찌릿한 등골의 쾌감을 느끼면서, 나니카 다음에는 가야도 모닝섹스로 아기씨를 주입해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앞뒤로 오는 자극 속에서 김준의 자지에서 대포처럼 찐득한 정액이 쏟아졌다.
쫘아악- 쫘아아아악-
“으그읏-!!!”
나니카는 침대 시트를 잡고 부들부들 떨다가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하아… 하아….”
아침부터 완전히 가 버린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니카.
김준이 가야가 건네준 티슈를 뽑아서 새빨갛게 부어서 벌어진 보지에서 콸콸 쏟아지는 정액을 닦아냈다.
그리고 김준이 나니카의 보지를 닦아줄 때, 가야는 애액과 정액에 버무려진 자지를 향해 입을 벌려 청소 펠라를 해 줬다.
“크으읏!”
츄읍- 츄르르릅-
가야의 펠라 스킬은 정말 환상적이었고, 귀두 뒤에서 기둥까지 혀로 싹싹 긁어내어 정액 한 방울도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아~ 뭐야. 아침부터….”
좁은 침대에 못 눕고, 의자에 앉은 채 잤던 도경 역시 그 소란 속에서 기어이 눈을 떴다.
“어으- 머리야….”
그녀가 티셔츠를 팔랑이면서 일어났을 때, 어제의 격한 흔적으로 살짝 젖어 있는 음모에 안에 고여 있던 애액 한 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며 허벅지를 타고 내려왔다.
그녀 역시도 모닝 섹스에 흥분이 됐는지 탄탄한 복근 밑의 아랫배를 톡톡 쳤다.
돌기 가득 천연 명기 다음에는 깊은 동굴 숲, 그리고 그다음엔 유압 프레스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화는 11월 24일 18시 업데이트 됩니다.
“느하아아-”
이른 낮부터 소파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던 김준은 몸이 뻐근해서 눈을 떴다.
최근 들어 그의 일상은 완전히 집 안에서 밥-잠-떡만 반복되는 삶이 되었다.
가야-도경-나니카 셋과 밤새 한 뒤로 아침부터 라나가 칭얼대서 그날 밤 살펴주고, 그러니 다른 애들도 하나둘씩 안방 자리를 넘보고 전부 하다 보니 스테미너가 급속도로 떨어져 갔다.
김준은 예전에 TV틀면 가끔 보던 동물의 왕국이 생각났다.
아프리카 초원 보면 숫사자 한 마리가 십 수마리의 암사자들이 있는 프라이드를 이끌고서 경계와 짝짓기 두 개밖에 안 하던 모습이 특히 말이다.
“요새는 작업도 안 하시네요?”
김준이 누워 있던 소파 앞에서 뜨개질하던 은지의 말.
그녀는 잠시도 손을 쉬지 않고 뭔가를 계속하고 있었다.
“오늘은 또 뭐 만드는 거야?”
“수세미요.”
“흐응~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
까끌까끌한 재질의 실을 코바늘로 꿰는 것을 본 김준은 뻐근한 몸을 두들기면서 요새 자신이 너무 나태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 라나하고, 도경이가 못질하고 있어요.”
“응?”
김준이 그 말을 듣고 바로 밖에 나가서 확인하자 정말 둘이서 마당에 나무를 잔뜩 늘여놓은 상태였다.
“자, 언니. 한 방에.”
“아, 이젠 안 그런다고.”
딱-
“와! 한 번에 박혔어!”
그동안 망치질할 때마다 못이 이리 삐져나오고, 저리 삐져나오던 도경의 망치질이 드디어 성공한순간이었다.
김준은 그 모습을 보고 박수를 치며 다가왔다.
“잘하네.”
“아, 오빠!”
“일어났어요? 무슨 잠을 그렇게…”
도경이와 라나가 쪼르르 달려와 안겼을 때, 김준은 둘을 토닥이면서 그녀들이 만들던 것을 바라봤다.
김준이 심심하면 만들어대던 나무 상자를 그녀들이 직접 만들고, 니스까지 꺼내서 칠할 준비했다.
“손 괜찮지?”
“에이- 이제는 안 찧어요.”
도경이가 자신만만하게 손을 펼쳤고, 가늘고 긴 손가락은 연장을 오래 만졌어도 말끔했다.
김준은 그녀들 앞에서 목공 스킬 몇 개를 보여 준 다음에 다른 곳도 향했다.
창고 이곳저곳을 돌면서 그동안 있는 물자 체크를 하는가야와 만나 인사.
그리고 옥탑방에 올라가니 있는 마리가 가르쳐 주는 위급상황 응급처치 강의.
집에 이불을 전부 가져와 세제 푼 물대야에 담그고 신나게 발로 밟아대는 에밀리.
각자가 할 일을 열심히 하는데, 최근에는 김준만 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며칠간의 시간이 더 흘렀을 때, 김준은 계속 지켜만 보다가 마침내 결정했다.
***
“만약에 말이야.”
“네?”
“뭐야, 또 만약?”
“if….”
김준이 또 ‘만약에’라는 이야기를 꺼내자 거기서부터 흠칫하는 아이들.
하지만 이번엔 진중한 이야기였고, 그래서 모두를 조용히 시켰다.
“총기 훈련 한다면, 할 사람 누가 있어?”
“네?”
“초, 총이요?”
“나! 나!”
여기저기서 나오는 목소리를 조용히 시킨 김준은 일단 자기 계획에 대해 말해줬다.
“지난번 실탄사격장 다녀왔을 때, 공기총을 많이 챙겼어.”
“장롱에 있는 그거 말이죠?”
“그래, 원래 사격 경기용이라 단발이고, 에어 컴프레셔로 공기 넣어서 쓰는 총이야. 연지탄을 쓰고.”
김준은 일단 무기에 대해서 천천히 설명했다.
연지탄을 쓰는 공기총이야 김준이 자주 쓰기도 했고, 소음기가 부착되어 있어 ‘띵-’ 이나 ‘찰칵’하는 무기 답지 않은 귀여운 소리가 난다고 말한 애들도 있었다.
“시합용이라 소리도 좀 있을 거야. 뭐, 그렇게 크진 않고… 반동 같은 것도 덜하고.”
“나 쏠래!”
“아니, 그러니까 에밀리 잠깐만….”
김준은 한 번 더 그녀를 제지한 다음에 본론으로 들어갔다.
“전부 알려 줬으면 좋겠지만, 이건 지원제로 하겠어. 배울 사람만 배우는 거야.”
“으음….”
“나, 나!”
김준은 신나서 손을 드는 에밀리를 제외하고 다른 애들을 살폈다.
원래라면 뭐든 하려고 하던 은지도 생각에 잠겨 있었고, 석궁으로 좀비 사냥의 프로패셔널이 된 마리도 총에 대해서는 뭔가 꺼리는지 머뭇거렸다.
가야나 나니카 같은 소심계 애들은 아예 눈치만 살폈고, 라나나 도경, 인아 등도 총이라는 말에 본능적으로 손을 못 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김준은 에밀리를 가리켰다.
“그래, 일단 에밀리 하나.”
“예스!”
“그리고 다음은….”
“….”
김준은 은지까지도 조용히 있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것도 아니고 총이니까 섣불리 안 나서도 돼. 어차피 다른 무기도 많이 있으니까 쓰는 건 문제없을 거야.”
“준, 나는 자신 있어.”
“후….”
김준은 옆으로 다가와서 끈적하게 달라붙는 에밀리의 머리를 말없이 쓰다듬어줬다.
***
“끄으응-”
“자세 잘 잡아.”
가장 먼저 한 것은 PRI였다.
아이돌을 상대로 사격이란 게 피 보고, 알 배기고, 이 갈리는 훈련으로 절대 쉬운 게 아니란 걸 알려줄 셈이었다.
에밀리는 공기총구 위에 동전을 올린 채 고정된 자세로 부들부들 떨었다.
“엉덩이 아파….”
여기저기 자세를 잡으면서 가슴으로 밑이 눌리거나, 쪼그려 앉을 때마다 무릎이랑 엉덩이 통증으로 후들후들 거리는 에밀리를 보고 김준은 계속 자세를 바꿨다.
“자, 다음 자세.”
“끄으응.”
김준은 사격 이전부터 어디에서든 총을 쏠 수 있는 자세를 계속 요구했고, 밖에서 끝나면 차 안으로 데려가 그가 해왔듯이 창문틈으로 총구만 내밀어 발사하고, 스코프를 통해 각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렇게 하루 종일 에밀리를 굴려댄 김준은 녹초가 된 몸으로 총은 쏴 보지도 못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줘 봐.”
“으응.”
에밀리가 힘없이 공기총을 건네줬을 때, 김준은 그것을 확인하고는 주머니에서 바로 연지탄 몇 발을 꺼냈다.
찰칵-
노리쇠를 당기고 손톱만 한 사이즈의 연지탄을 꽂아 넣은 김준.
그러고는 에밀리한테 시켰던 자세를 하나하나 보여 주고는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과거 새총과 석궁 연습을 할 때 쓴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퉁-
소음기가 없는 시합용 공기총은 묵직한 소리를 내며 발사됐고, 너덜너덜한 표적의 한가운데에 연지탄이 정확하게 꽂혔다.
“오….”
“어느 상황에서도 이렇게 쏴야 해.”
하루 종일 굴러다녀서 지쳐 있던 에밀리가 막상 김준이 쏘는 모습을 보자 다시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벌써 내일도 훈련할 준비를 마쳤고, 이후 사격자세부터 스코프 보는 법, 총 분해 후 손질까지 하나하나 다 가르쳐 줬다.
***
푸드득- 푸드드드득-
“어머?!”
까악- 까아아악- 까악-
이제 막 표적을 놓고서 사격을 시키던 중에 저 멀리 까마귀 떼가 보였다.
원래는 일대를 밀어내고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췄던 놈들이 인간이 사라진 땅에서 다시 활개를 친 것이다.
에밀리는 그 모습을 보고서 김준을 바라봤다.
“집중!”
“아얏!”
총알 장전한 상태에서 까마귀 보고 몸을 돌리려고 하자 김준이 바로 엉덩이를 한 대 쳐줬다.
청바지가 찢어질 것 같은 둔덕이 찰진 소리를 냈고, 에밀리는 투덜거리면서 다시 과녁판에 집중했다.
“딴 데 신경 쓰지 마, 저런 거 신경 쓰다가 사고가 나.”
엎드려 있는 에밀리를 향해 다시금 경고했고, 에밀리는 까마귀 소리를 들으면서도 표적만 뚫어지게 응시하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퉁-
빠각!
표적으로 걸어놓은 물병이 꿰뚫리고, 안에 담배가루를 풀어 새카맣게 된 구정물이 콸콸 쏟아졌다.
에밀리는 명중했다는 사실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음 발.”
김준은 바로 옆에 있는 표적을 쏴 보라고 명령했고, 에밀리는 주머니에서 연지탄을 꺼내 본인이 직접 장전하고 차분하게 노려서 다시 한 발 발사했다.
퉁-
파각!!!
이번에도 명중.
그래도 가르쳐 준 만큼 바로바로 하는 건 기특했다.
“됐어. 총 내려놓고.”
“잘했지?”
“잘했다, 우리 에밀리.”
이럴 때 토닥거려 주면서 칭찬해주자 세상 행복한 얼굴로 있는 에밀리였다.
“준, 나 저거 쏴보고 싶어.”
“안 돼.”
“딱 한 발만.”
예전에 인적이 끊겨 콘크리트 벽 틈에 잡초가 자라고,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빌라.
그 옥상성 안테나를 거처 삼아 떼거리로 몰린 까마귀들을 향해 에밀 리가 쏘게 해 달라고 애처롭게 빌었다.
김준은 조용히 에밀리에게 총을 받아 낸 다음 자신이 장전해서 한 발 갈겼다.
퉁-
푸드득- 푸득-
까아악-
가운데 있는 가장 큰 까마귀 하나를 잡아버리자 다른 놈들도 푸닥거리다가 하나둘씩 도망갔다.
김준은 거기서 몇 발 더 쏴서 여러 마리의 까마귀를 떨어트렸고, 옆에서 지켜보는 에밀리를 향해 말했다.
“너 일주일 동안 조용히 사격훈련 다 하면 한 번 쏘게 해 줄게.”
“오케이! 약속!”
드디어 사격을 배워 살아 있는 표적을 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아 신이 난 에밀리.
그리고 일주일 동안 착실하게 훈련한 에밀리는 전신주 위에 있던 까마귀 한 마리의 머리를 꿰뚫어 버린 실력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제는 바깥에 나갈 때, 총을 쓸 수 있는 파트너라는 선택지가 생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