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291화 (291/374)

“하읏- 흑!”

쫘아아아아악!

밤새도록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어댄 김준.

바닥에는 벌써 사용한 콘돔이 잘 묶인 채 널브러져 있었고, 이번에도 시원하게 싸낸 다음에 헐떡이면서 도경이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흐으응… 오빠.”

“음?”

“나, 거기 너무 아파… 조금만 쉬었다 하자.”

도경은 부들거리는 하반신과 연달아서 계속 쑤셔댄 보지에서 통증을 느끼면서 좀만 쉬자고 애처롭게 말했다.

쭈우우욱-

그동안 쪼임으로 콘돔까지 물어대던 것을 손으로 빼내자 안에 고였던 뜨거운 애액이 쫙 뿜어졌다.

연신 박아대서 새빨갛게 부어오른 보지를 본 김준은 조용히 티슈를 뽑아다가 닦아줬다.

“흐읏!”

“이것도 아파?”

“….”

도경은 계속되는 통증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아랫배를 움켜줬다.

김준은 멋쩍은 얼굴로 뺨을 긁적이다가 조용히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줬다.

“말하지.”

“그래도… 오빠가 계속 하니까.”

난간 잡고 숙이게 한 상황에서 정신없이 해댄 불같은 섹스였다.

처음 한 발을 빼낸 뒤로 헐떡일 때, 멈추지도 않고 다음 콘돔 꺼내서 그 자리에서 바로 했고, 그런 다음에 끝나면 또다시 새 콘돔 뜯어서 해 대서, 그 자세로 계속 김준의 대물 자지를 받아 낸 도경이었다.

그나마 도경이가 피지컬이 있어서 오래 서 있던걸지 다른 애들이었으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헉헉 거리다가 김준이 다가오면 그냥 누워서 오나홀처럼 받아 냈을 거다.

“좀 쉬자.”

“….”

자자는 말은 안 하고 캠핑카 침대에 같이 누워서 도경이를 어루만지는 김준.

도경은 시큰거리는 아랫배를 잡고 떨다가 김준에게 살포시 안겼다.

김준이 그녀에게 팔베개도 해 주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면서 기분을 풀어줬고, 결국 정상위로 두 번 정도 더 하고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

***

“차 안에도 세차 한번 해요.”

“응?”

“냄새가 아주….”

은지가 오늘 캠핑카에서 씻으러 들어갔다가 안에서 퍼진 음란한 냄새에 한마디 하자 얼굴이 새빨개진 채 아무 말도 못 하는 도경이었다.

“누가 또 캠핑카에서 이거 함?”

“에밀리… 손가락으로 그런 거 하지 마라.”

어디서 배웠는지, 손가락 꼬아서 성행위를 표현하는 제스처하자 김준이 바로 제지했다.

에밀리는 오히려 밥그릇 들고 김준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와 엉덩이를 밀착했다.

“이번엔 어떤 년이야?”

“너 엉덩이때린다?”

“히잉~”

은근히 집착이 세서 은지 다음으로 김준의 잠자리는 자기가 꽉 잡으려는 에밀리.

쓰리썸도 포썸도 자기가 끼면 가능하지만 자기 놔두고 다른 애들이랑만 보내는 건 또 용납 못 하는 성 관념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뭐 할 거야?”

“그러게요? 상자도 다 만들고, 뭐 고장 난것도 없는데?”

에밀리와 라나의 물음에 김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바깥을 보고 말했다.

“차 손질하고, 저기 쓰레기 소각장 손질 좀 해야겠다.”

“흐응?”

“구덩이 더 파고,벽돌 가지고 덮어야겠어.”

그동안 이 집에 살면서 각종 폐자재나 캠핑카 화장실을 쓰면서 포타팩(용변분해제)으로 분해한걸 쏟아서 태우는 역할이었다.

환경오염이야 되겠지만, 전 세계에 공장도 다 멈췄을 텐데 이 정도는 오존층에 기스도 안 날 거다.

“에밀리가 삽질할래?”

“왜 발리볼 걸 놔두… 아항?”

아침부터 밥을 먹다 다리랑 아랫배를 주물거리는 도경을 보고서 뭔가 알았다는 듯이 히죽 웃는 에밀리.

“까짓거 할게.”

물론 오늘 일 하면서 대가가 뭘지는 김준도 잘 알고 있었다.

이곳은 언제나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했고, 천국과도 같은 삶이었다.

***

한편 또 다른 곳에도 대규모의 생존자가 사는 쉘터에 아침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었다.

“부, 부장님 여기….”

오랜 기간 신릉면 건물에서 살아가던 약사는 상처투성이의 손으로 덜덜 떨면서 만든 약을 내밀었다.

얼굴 이곳저곳에 담배빵과 칼자국이 있던 김 부장은 그것을 받아들고는 확인부터했다.

마치 유리 조각과도 같은 결정을 만져 보고 코로 킁킁 거린 김 부장은 약사에게 물었다.

“순도는?”

“보관 기간도 지나고… 신약 없이 있는 거로만 만들어서 장담은 못하… 죄송합니다.”

“만약 별거 없으면 그땐 손가락 하나 자르고 다시 만드는 거야.”

“네, 넷!”

새하얗게 질린 백발의 약사는 덜덜 떨면서 황급히 제조실로 들어갔다.

“얘들아. 작대기 완성됐다.”

“네, 형님!”

김 부장의 말에 일제히 고개를 숙인 신릉면의 제일파 조폭들.

그들은 웬만한 게 다 털린 약국 안에서 인슐린 주사기를 꺼내고 금속 수저를 챙겨 그 유리 조각 같은 가루들을 물에 개고, 밑에 라이타로 불을 붙였다.

치이이익-

물에 녹으면서 데워진 가루액을 가지고 주사기에 천천히 주입하는 제일파 조폭.

그러고는 두 팔에 이레즈미 문신이 가득한 막내를 붙잡아 팔에 고무밴드를 채우고 혈관을 채웠다.

“긴장풀고! 날뛰면 뒤지는 거다잉?”

“네, 넷! 형님!”

쭈우우우욱-

그것을 주사한순간 거구의 막내의 눈동자가 확 커지더니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 하씨발! 씨발!!!”

감히 형님들 앞에서 욕을 하지만 반응을 보고서 피식 웃는 김 부장.

거기에 맞춰 다른 조직원들도 각각 팔에 고무밴드를 감고, 혈관을 찾아 사정 없이 주사바늘을 찔렀다.

똑똑-

“회장님 나오십니다.”

최상층의 안마시술소 VIP룸에서 샤워를 마치고 온 제일파 보스 박제혁은 줄어드는 식량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으로 부하들을 보내 먹을 것을 챙겨 오게 명했다.

“뭐야, 이것들?”

“크르르륵- 회장님.”

“김 부장! 아직 안 갔어?”

“애들 다 준비됐습니다.”

“그래, 이번에 가면 라면 같은 거 말고… 방앗간 밀가루나 쌀을….”

그 순간 광기에 찬 눈을 한 김 부장이 빠르게 박제혁에게 달려들었다.

“!?”

서걱-

차가운 금속이 살을 찢어나가는 소리.

“꺄아악! 회장님!”

“꺄아아아!!!”

안마시술소 여자들이 황급히 도망쳤고, 갑작스럽게 부하 놈에게 칼을 맞은 박제혁은 피에 젖은 손으로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김 부장의 팔을 잡았다.

“기, 김 부장 너 이 새끼!”

쿠당탕탕!

쿵- 쿵-

그 뒤로 손잡이에 붕대를 감아 고정한 채, 날카로운 사시미칼을 들고 좁은 복도로 올라온 제일파 조직원들.

하나 같이 눈이 풀린 채로, 실실 웃고 있었고, 1년간 이곳을 지켜온 소사벌 밤의 황제를 제끼기 위해 풀무장한 상태였다.

“이, 이 새끼들이!”

“쳐!”

수많은 조직원들이 약에 취해 식칼을 들고 달려들었고, 박제혁은 주먹을 불끈 쥔 채 자기에게 달려든 김 부장의 얼굴을 날려 버리고 배에 박힌 칼을 뽑아냈다.

복도는 피로 물들었고, 건물 전체에 죽음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

딱-

“아얏! 아아앙!”

“뭐야? 뭔데?”

김준이 황급히 달려왔을 때, 라나는 울상이 된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못에 찔렸어요.”

“아유! 조심하지. 봐바.”

“녹슨 건 아니고, 새것요.”

망치질 연습한다고 목재랑 망치가지고 계속 뚝딱거리더니 갓 뜯은 새삥 콘크리트 못에 손바닥을 찔린 라나가 울먹였다.

“인아한테 가서 상처 소독하고, 너 오늘 아무것도 하지 마.”

“히이잉-”

“못질하고 톱질할 때는 다치면 안 된다니까….”

정말 작은 상처였고, 저 정도는 김준이 작업시절에도 그냥 장갑벗고 대일밴드 하나 붙이면 끝이었지만, 여기는 파상풍이 위험한 땅이었다.

“후우-”

김준은 라나가 뭔가 만들려고 했던 목공 현장을 하나하나 치우면서 담배를 물었다.

“라나 다쳤어요?”

“못에 손바닥 살짝 찔렸어.”

“아우, 애 조심하지.”

창고에 있던 가야가 소란을 듣고 달려왔다가 담배를 태우는 김준을 보고 조용히 다가가 그의 몸을 바라봤다.

“왜?”

“그… 오빠는 괜찮으세요? 팔이요.”

“아, 이거?”

반팔 차림이었던 김준이 왼쪽 소매 부분을 올리자 아직도 칼에 맞고 꿰맨 자국이 있는 흉터가 가득했다.

가야는 그걸 볼 때마다 식겁한지 말을 잇지 못했고, 그때의 트라우마가 재발한 것 같았다.

“팔 잘 쓰니까 상관없어.”

“아, 네….”

생각해 보면 좀비 사태 이후 가장 위기였던 게 그때였을 거다.

산 사람을 구하려고 했다가, 생존자 무리 사이에서 약탈을 일삼던 제일파 깡패 새끼들을 응징하는데 생긴 영광의 흉터였다.

“그리고 그때 우리 은야가….”

“꺄앗!?”

“같이 있어 줘서 다행이지!”

김준은 가야의 가느다란 허리를 왼팔로 휘감고는 번쩍 들어 올렸다.

어린애처럼 확 들어 올려지자 겁이 나서 김준의 몸을 꽉 붙잡고 무서워하는가야.

김준은 그녀를 들고 몇 걸음 걷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가 가볍게 내려 줬다.

“저, 많이 가벼워요?”

“응.”

김준은 가야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연신 쓰다듬어 주고는 그녀 역시도 배에 크게 남은 수술 자국 흉터 위치를 바라봤다.

그때 이후로 탱크탑 같은 건 절대 안 입고, 요새도 가끔 화장실 가면 웃옷을 들추고 배에 흉터를 확인하곤 한다는 그녀였다.

“앞으로는 애들 다치면 안 돼.”

“정말로요.”

“다치는 것도 있고, 맹장이나 요로결석같은 거 안 오게 조심해야 하고.”

“물 많이 먹을게요.”

바깥의 풍경과 다르게 너무나도 평화로운 김준의 저택은 오늘도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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