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253화 (253/374)

〈 253화 〉 253­ 리얼 좀비 랜드.

* * *

철컥­ 타앙­

파아앗­

산탄이 발사되며 수많은 쇠구슬들이 미군 좀비를 향해 때려댔다.

하지만 군복 너머로 입고 있는 무장 조끼가 얼마나 탄탄한지 거의 피해를 주지 않고 있었다.

[캬아아악­]

“씨발!”

김준은 바로 창문을 닫고서 뒤로 후진했다.

처음에 골목에 진입전까지 쭈욱 빠진 다음 저 멀리 좀비들을 빽점으로 만들었을 때, 다급하게 외쳤다.

“마리야! 뒤에 석궁 나한테 넘겨!”

“네!?”

“너는 새총 준비해라! 아무래도 저거 총으로 안 돼!”

김준이 바로 내려서 뒷좌석에 있는 마리에게 석궁을 받았고, 예비 화살도 넉넉하게 챙겨서 차에 탔다.

그러고는 공기총과 엽총을 나란히 놓고는 바로 석궁을 장전하며 말했다.

“에밀리, 내가 말할 때까지 절대 나서지 마. 창문 열면 진짜 때릴 거야.”

“아… 오케이!”

“지금 다시 들어갈 거야. 에밀리랑 마리 둘은 창문 살피면서 어디서 좀비 튀어나오는지만 말해! 절대 문 열고 공격할 생각하지 마!”

“네, 알았어요 오빠!”

동탄 때에 이어, 이번에도 뛰는 좀비들의 비중이 많고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공포라 장난이 아니란 걸 확인한 김준 일행.

그때 저 멀리서 뭔가 굉음이 들렸다.

퍼엉! 타앙­ 탕! 타타타탕!!

“!”

김준이 그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을 때, 수많은 상가 건물들 속에서 번득이는 빛이 보였다.

“저거…!”

“총 소리 아니야?”

에밀리의 물음에 김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저 건물은 미군부대 정문에서 좀 더 옆으로 들어가서 나오는 바깥이었다.

저기까지 가려면 아까 그곳을 다시 뚫어야 했다.

“후­”

김준은 결심한 듯 다시 그곳으로 향하면서 석궁에 화살을 장전했다.

미군 좀비들은 바깥에 나와 있으면서도 하이바에 방탄복을 입은 상태이니 지금 가지고 있는 권총과 공기총, 엽총으로는 도저히 뚫을 가능성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잡은 석궁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다시 그 골목에 도착해 좀비들이 서성이고 있는 자리에서 김준은 50m 밖에서 천천히 석궁을 창밖으로 내밀었다.

전문 수렵 보우건이어서 스코프에 화살도 멧돼지나 순록을 잡을 수준의 위력이었고, 그것을 방탄복과 하이바 사이의 얼굴을 노리고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파앙­

빠르게 날아간 화살이 미군 좀비의 머리를 맞췄다.

놈은 비틀거리면서 풀썩 쓰러졌고, 그것을 보고서 다른 좀비들이 달려들었다.

김준은 침착하게 다음 화살을 장전하고 달려오는 좀비 위주를 맞췄다.

파앙­

연지탄이나 산탄으로 방탄복은 못 뚫지만, 화살은 충분히 가능했다.

“방검복이라도 차고 오던가!”

파앙­

원 샷 원킬로 세 번째 뛰는 좀비까지 석궁 화살로 방탄복을 뚫고 목줄을 찢어 버렸다.

김준은 가장 위험했던 무장한 미군 좀비들을 잡은 뒤로 마리와 에밀리를 통해 주변을 살피게 했다.

“후방 어때?”

“아무것도 없어요!”

“에밀리는?”

“뭐 보이는 것도 없는데?”

김준이 다시 확인하면서 차를 돌렸지만, 그녀들의 말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김준이 천천히 골목 안으로 들어갔을 때, 화살에 맞아 쓰러진 좀비들이 움찔움찔거리고 있었다.

확인 사살을 하기에는 총알도 안 먹히는 상황이었고, 그냥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차 바퀴로 지그시 밟고 지나갔을 때 뼈가 박살 나는 소리가 차 안을 메웠다.

그 뒤로 보이는 좀비들은 대부분이 걷는 놈들이었다.

무장한 미군 병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그냥 일반적인 좀비였고, 엽총을 다시 꺼낼 만 했다.

“shit! 총은 없잖아?”

“있었으면 진작에 유인해서 총기 뺏었지.”

김준은 에밀리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엽총으로 남은 좀비들을 잡아갔다.

그때, 김준의 총소리에 응답하듯 다시 한번 큰 총성이 울렸다.

탕­ 타타타탕­ 탕!!!

확실했다.

“근처에 살아 있는 미군이 있나보구만, 소총 쓰는 놈이 있어!”

“!”

김준은 그 소리를 향해서 자신들도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손을 들었다.

“에밀리! 그리고 마리야! 지금부터 눈 크게 떠라! 클락션 한 번 울리거야!”

“!?”

김준은 그대로 경적을 크게 눌렀다.

빠아아아아아아앙­ 빵­ 빠아아아아앙­!!!!!

세 번의 클락션 소리와 함께 그것을 듣고서 서서히 튀어나오는 좀비들이 있었다.

쨍그랑!!!

[캬아아아아!]

3층으로 된 건물에서 2층에 있는 펍의 유리창이 깨지고 복도를 통해 나오는 좀비.

그리고 상가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는 것들을 보고 마리와 에밀 리가 바쁘게 외쳤다.

“사이드로 둘! 워커!”

“뒤에는 없어요! 아! 저기 윗층에 좀비들이 달려오는데 꺄악! 뛰어내렸어!”

김준은 이번에도 후진기어를 넣어서 한 발짝 뒤로 빠진 뒤로 천천히 석궁과 엽총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한 번씩 쓸어 버렸다.

불과 50m를 진입하는데 벌써 수많은 총알과 기름을 쓴 상황.

김준은 여기까지 들어온 상황에서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고, 기어이 일대에서 수십 마리의 좀비를 잡은 다음에야 앞장설 수 있었다.

우우우우웅­

1단기어로 서행하면서 주변을 봤을 때, 미군부대 앞의 유흥가는 피바다의 폐허가 되어 있었고, 반대편의 미군부대 정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어… 못 들어가겠네?”

부대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는데, 그 뒤로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철제 캐비닛과 CRT 텔레비전, 나무 장롱 등으로 쌓아 놓은 채로 아예 막혀 있었다.

“저거는 안에 아미들이 한 거겠지?”

에밀리가 그걸 보고 중얼거릴 때, 김준은 아까 총성이 났던 정문 옆의 길로 향했다.

아무래도 바깥에도 미군들이 일부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가까이 가 봐야 했다.

그리고 200m 쯤 갔을 때, 옆으로 미군부대의 붉은 장벽이 끝없이 이어졌고 그 밑으로는 썩어 문드러진 뼈다귀와 좀비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그 와중에 장벽에는 그라피티로 써진 글자들이 인상적이었다.

The World Mad

God save us

This is a World end.

여기 있던 자들이 죽기 전에 써 써 놓은 건지 바닥에 락카통들도 몇 개 보였다.

탕­ 타타탕­ 탕!!

쨍그랑!

“!?”

김준이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기어를 바꾸고 액셀을 밟았을 때, 그 앞에서 모두가 봤다.

“꺄앗?!”

“오 쉿!”

“씨발!!!”

눈앞에서 유리창이 깨지며 3층 건물에서 떨어지는 미군 병사.

그리고 그것을 따라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 좀비들.

[캬아아아악!]

콰드득­ 콰드드득­

“크어억­ 커어억!!!!”

뛰어내린 좀비들이 떨어진 미군 병사를 사정 없이 물어뜯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발악하던 미군 병사는 좀비에게 물려 죽어 가는 와중에 마지막으로 비명을 질러대다가 입에서 피를 뿜어대고 산 채로 뜯겨나갔다.

김준은 보다 못해 멧돼지 탄을 가득 채운 엽총을 꺼내 미친 듯이 난사해댔다.

탕­ 철컥­ 탕­ 철컥­ 탕­ 탕!!!

엽총 이후 권총까지 꺼내 눈앞에서 미군 병사를 뜯어먹던 좀비를 싸그리 잡아버린 김준.

하지만 이미 물어뜯긴 미군은 고층에서 떨어져 충격까지 받은 상황에서 전신이 물어뜯긴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후우….”

철컥­

헬멧이 벗겨진 채 깨진 머리에서 피가 솟구치는 병사를 향해 김준은 총을 겨눴다.

마지막 가는 길 고통을 덜어 주겠다는 듯이 안락사로 멧돼지탄을 발사했다.

타앙­

“….”

눈앞에서 생존자가 좀비의 습격에 물어뜯기면서 죽어 간 모습에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내려서 적어도 저 병사의 군번줄이라도 회수해서 부대 안의 생존자들에게 건네주고 싶었지만, 그건 무리인 상황이었다.

마리와 에밀리 역시도 자신들이 가자고 했지만, 실시간으로 생존자들이었던 것들이 죽어 나간 것을 보고서 할 말을 잃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때였다.

[으어어­ 어어어어­]

“크으윽­ 큭! 대애애애앰!!!!”

“!?”

김준을 포함해 모두가 소리가 난 곳을 봤을 때, 옥상에서 또 다른 미군들이 날뛰는 게 보였다.

“캬아악! 캬아아아아아!!!!”

몸을 웅크리고서 이리저리 날뛰다가 피눈물을 흘리는 것이 저들 역시도 감염 상태에서 죽어 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미군 하나가 이쪽과 눈이 마주쳤다.

김준이 바로 총알을 장전했을 때, 그 미군은 밑에 있는 차로 뭔가를 힘껏 던졌다.

콰직­

“꺄앗!”

“아, 썅!”

눈앞에서 그 충격에 유리창에 금이 가면서 깨졌다.

김준이 반사적으로 다시 R기어로 후진을 했을 때, 옥상에서 날뛰던 미군들은 하나둘씩 좀비가 되어서 서로를 보고는 이빨로 마구 뜯어대고 있었다.

30분만 더 일찍 왔다면 살 수도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김준을 향해 던져 유리창은 깬 것은 바로…

“라이플….”

“준 거라서 뭐라 할 수도 없고….”

피에 젖어 있는 그 물건은 미군의 제식병기.

M4 카빈 소총이었다.

어떻게 생각한 건지 피탄끈을 강제로 뜯어내고 던진 것이었다.

김준은 조용히 그것을 보고 차를 뒤로 빼면서 아까 석궁으로 무기를 교환한 그곳으로 조용히 향했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그 소총을 장갑 낀 상태로 챙겼을 때 일단 탄창부터 빼냈다.

“총알 있어?”

“….”

30발들이 탄창에 남은 탄은 3발 정도.

하지만 이곳에서 얻은 미군이 쓰던 소총은 엄청난 성과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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