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3화 〉 223 고전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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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고전적인 방법.
탕! 탕!!!
두 발의 총성.
튀어나온 좀비들은 바로 권총탄을 맞아 쓰러졌고, 김준은 다른 리볼버도 꺼내서 쌍권총으로 잡았다.
명국 역시도 화살 시위를 당겼고, 이 근처에서만 좀비 셋을 잡았다.
“후우….”
“클락션은 안 되지만, 공포탄은 되고….”
“!?”
“아, 아 그게, 은지 언니였으면 이렇게 말했을 거라고요.”
인아는 헛기침하면서 황급히 고개를 돌렸고, 김준은 뒤쪽을 슬며시 바라봤다.
마리가 수정을 안으면서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자 김준은 남은 총들 장전하고 나갈 준비했다.
김준이 나왔을 때, 명국 역시도 나와서 더블백을 들고 그와 같이 찾았다.
콰앙
끼이이
날카로운 깨진 유리창이 가득한 곳에서 아예 발로 차서 문을 돌려 버린 뒤로 그 안에 보인 것은 그동안 숨어 있던 좀비 무리의 아지트였다.
“우욱”
퀴퀴한 냄새가 가득했지만, 살기 위해서 물자를 찾아야 했다.
거기에 맞춰 인아 역시도 따라나와 뭘 챙길지 살폈고, 김준은 명국을 향해 말했다.
“바깥 경계좀 서줘. 내가 여기 챙긴다음에 교대할게.”
“아, 네! 형님!”
명국은 김준의 오더를 받고 캠핑카 안에 있는 수영을 부르면서 근처를 살폈다.
“여기서 뭐 챙겨요?”
“일단 모포는 안 되고, 옷도 뭐 아웃도어가 되려나?”
오랜 기간 이곳에 있어서 시취가 잔뜩 밴 곳에서 김준은 일단 쓸 만한 것들을 챙겼다.
촤라락
“일단 이거.”
“아, 등산 나이프… 도끼.”
전부 쇠붙이 들이었고, 인아가 담았을 때, 묵직한 게 바로 들어왔다.
그 뒤로 접이식 야전삽, 램프, 후크, 설상화 등을 하나하나 챙겼다.
어디 산속에 들어가서 캠핑하기엔 좋을 거여도, 왜 굳이 이걸 챙기러 여기까지 왔는지는 인아도 이해하질 못했다.
“버너, 이거 마트에서 챙긴 거랑 똑같은 모델이네? 챙기고.”
“….”
“등산스틱, 이거 챙겨야겠고, 다음은 나침반, 보온병.”
한가득 나와서 좋기는 하지만 아직 김준이 찾는 건 안 나왔다.
일단 처음 쌓은 것을 인아가 가서 명국과 같이 날랐고, 마리가 안에서 정리하고 있을 때, 김준의 외침이 울렸다.
“찾았다!!!”
“!?”
김준의 외침에 인아가 황급히 들어왔다.
김준은 골판지 박스에 가득 담긴 물건과 그 위에 있는 것을 보고 활짝 웃었다.
“이게 뭐예요?”
“통신수단!”
“?!”
김준은 바로 그것을 가지고 명국을 불렀다.
그리고 1차 루팅만 마친 상태에서 모두가 차 안으로 들어왔다.
촤라라락
“무전기?!”
“산악용이야.”
산밑에서 무전기로 연락해서, 정상에서도 무리 없이 교신이 되는 물건이었다.
“이거 집에 있는 거보다 좋은 거예요?”
“말이라고~ 10km까지 커버 가능한 거야.”
“와우~”
김준이 찾은 이유는 그중에서도 이 모델이었다.
“구형은 3~4km가 전부인데, 이건 생활용 사이즈인데 10km까지 커버되는 놈이야. 단점이 전기를 좀 많이 먹는다는 건데 그래도 10시각은 가지.”
김준은 캠핑카 내에 있는 배터리로 충전을 했고, 어느 정도 채워져서 불이 들어왔을 때, 명국에게 하나를 건네줬다.
“안전한 곳에서 한 번 받아봐.”
“네, 형님.”
명국과 김준이 주파수를 맞추고서 테스트를 했을 때, 그가 나가서 오토바이를 타고 어느 정도 거리를 뒀다.
[삑 잘 들려?]
[삐빅 여기 아까 거기 수로 다리인데, 잘 들려요.]
[오케이! 다시 오면 되겠다.]
명국이 돌아온 뒤로 김준은 그걸 다시 집안에서 충전시키며 말했다.
“일단 이건 여기까지 챙기고 다음은 저기 있는 철물점이야.”
“네, 형님.”
“앙카랑 밧줄, 너트 같은 거 챙기고.”
그렇게 주변 일대의 물건을 꽉꽉 채워서 골목에서 나올 수 있었다.
끼이익
세 번째로 온 곳은 약국이었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는 작은 약국이었는데, 수많은 카피약들이 널브러져 있고, 안에 있는 처방전 조제용 가루약은 안 보이는 게 드럭스토어 같은 분위기였다.
“어디 보자. 그래도 여기서 찾을 만한 게….”
마리가 안을 둘러보면서 외상성 진통제와 소독약, 거즈와 파스 등을 챙기는 동안 바깥에서는 또다시 좀비와 싸움이 생겼다.
타앙!!
파앗!!
끼기기긱 슈우우우욱 팍!!!
엽총, 석궁, 활의 다양한 무기들이 다가오는 좀비들을 하나하나 잡아갔다.
“옛날 아파트들이 이래서 지랄 같아.”
아파트 근처에 있는 상가에서 가까스로 약국을 찾았지만, 근처에 보이는 복덕방과 미용실, 치킨집 같은 곳들은 골목이 많아서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복층 구조여서 세 명이 각자 한 곳씩 맡았다.
캬아악 캬아아아악
쿵쾅쿵쿵 쿠우우
크웨에엑!
“뛰는 좀비!!!”
계단을 타고 분노조절을 못 한채 이리저리 비명을 지르는 좀비를 보고 인아가 외치면서 바로 석궁을 날렸다.
파아앗!!
크에에엑!!!
인아가 쏜 석궁화살이 계단 위의 그 좀비를 맞췄지만, 그 상황에서 놈은 계속 달려들었다.
“흐읏!?”
“위험해요!”
순간 옆에 있던 명국이 황급히 손을 뻗어 인아를 확 잡아당겼고, 찰나의 순간에 약국 앞에서 넘어진 좀비를 향해 김준의 총구에 불이 뿜었다.
탕 탕탕!!!
순간적으로 세 발을 발사해서 겨우 쓰러트렸고, 인아의 다리가 후들거리다가 주저앉을뻔한걸 명국이 다시 붙잡아줬다.
“괜찮아요?”
“하, 하아… 네.”
석궁으로 목을 뚫었는데, 거기서 뛰어내려 바로 달려드는 건 생각도 못 했다.
김준 역시도 아차 하는 순간이었고, 황급히 둘의 상태를 살핀 다음에 품 안에서 희석 락스를 가져다가 뿌려댔다.
“명국아. 인아 데리고 그냥 차 안에 있어라.”
“형님, 혼자 여기 있으시게요?”
김준은 인아의 머리를 쓰다듬고 말했다.
“얘, 멘탈 나갔어. 옆에 와이프랑 같이 붙여 줘.”
그동안 능숙하게 싸우다가도 뛰는 좀비 하나 잘못 보면 이 상황이 되어서 김준이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 차로 보냈다.
그리고 약국 안에서 나가려던 마리는 졸지에 앞에 좀비 시체가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겨우 정리하고 다시 돌아왔을 때, 수영을 부축하고 들어간 명국을 보고 인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해요. 병신 짓하다가….”
“됐어. 쉬고 좀 있어라.”
김준은 인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로 오늘 가져온 장비들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기 위해 마리와 같이 나왔다.
마리 역시도 노트와 펜을 가지고 뭔가를 썼는데, 그건 다름 아닌 출산에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딱 딱
김준이 나무를 깎고, 못질하면서 출산에 필요한 의자와 힘을 주기 위해 벽에 앙카를 박고, 줄을 묶었다.
거기에 그릇을 가져오고 소독용 거즈와 요오드를 탄 소독액, 이를 악물것에 대비한 마우스 피스와 지혈거즈까지 든든하게 준비했다.
“후 진짜 감사합니다. 형님.”
혹시라도 오지 못할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게 매뉴얼과 안전하게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도구.
그리고 무전기를 주고 지도를 펼쳤다.
“일단 너희 집하고 우리 집하고 해서 10km는 확실히 넘어. 이거 집에서 써 봤자 안 된다 이거지.”
“그럼 어디까지 가서 연락을 할 수 있겠습니까?”
“신릉교 하천다리 근처. 넘어가면 확실히 연락되고, 거기서 안 되면 상하수도 사업소 올라가는 샛길 쪽으로.”
“아! 네, 그쪽이요?”
시골 길이라는 게 도심처럼 바둑판 형으로 되어 있어서 10km 거리라고 해도 일직선으로 가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꺾고, 돌고, 들어가고 하는 등이 많았다.
김준은 그 상황에 대해서 알린 다음에 아까 말한 신릉교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주변에다가 아예 기지국 설치할 생각도 하고 있어.”
“기지국이요?”
대답 대신 각기 다른 무전기를 집어다가 그걸 양옆으로 포개서 묶었다.
그러고는 명국이 든 것과 김준이 든 무전기를 놓고서 말했다.
“우리가 각각 A형 가지고, B형들을 묶어다가 이어서 연락하는 방식으로.”
A무전기1A무전기2(결합)B무전기2B무전기1
“…그게 돼요?”
“테이큰 영화 봤어? 리암 니슨이 무전기 두 개랑 휴대폰 가지고 저런 식으로 원거리에서 통화하고 추적을 피하더라고.”
물론 지금 당장은 못 쓸 계획이었다.
한 이틀 정도 시간이 있었다면, 직접 장소를 찾아보고 바깥에 노출되면 안 되니 전봇대 같은 곳 위에다가 묶어놔서 쓸 수는 있겠지만, 그거 실험하자고 며칠을 여기서 묵을 순 없었다.
“일단 제수씨 애 낳는 대로 아예 연락망을 만들어 보자. 안 그래도 이걸 구상은 해 봤어.”
“성공만 하면 진짜 대박인데 말이죠. 언제 오나 기다릴 필요도 없이.”
그렇게 이틀 차에도 시간을 많이 보내고서 깜깜해지기 직전에야 겨우 돌아갈 수 있었다.
물론 성과는 풍족해서 계란 두 판에 살이 오른 암탉 다섯 마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당분간 술은 못 먹겠네요.”
조수석에 탄 마리가 나지막이 말했다.
“흐음.”
“안 그래요? 완전 응급실 비상대기 상태~ 그러니까 회식은 자제해 주세요.”
“너만 술 못 먹는다고, 다른 애들까지 다?”
“어, 오빠도 못 먹지 않아요?”
“뭐?”
“오빠가 술먹다 저기 연락오면 운전 누가해서 가요?”
“….”
덕분에 김준 역시도 당분간 금주를 해야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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