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211화 (211/374)

〈 211화 〉 211­ 소원을 말해봐!

* * *

“읏차!”

김준은 가야를 안고 올라와 여닫이방 침대에 눕혀줬다.

이미 이 방은 여러 번 치료의 장소로 만들어서 인아가 침대 시트도 삶아서 소독하고, 바닥도 먼지 한 톨 없이 깨끗이 치운 상태였다.

“몸은 좀 어때?”

“괘, 괜찮아요.”

“말로만 괜찮다고 하지 말고.”

“진짜 괜찮아요.”

가야의 그 색기 있던 얼굴이 맹장 수술 이후 반쪽이 되어서 창백했다.

김준은 씁쓸한 얼굴로 그녀의 곱슬거리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물도 마시지 못하는 그녀한테 거즈를 적셔서 입에 물려줬다.

“잠시만요. 드레싱 할 거니까 다들 나가 주세요.”

마리는 들어오자마자 새로 소독하기 위해 의료가방을 열고 포비드 아이오딘을 꺼냈다.

다른 아이들이 나가는 와중에 김준은 조용히 마리가 하는 드레싱을 지켜봤다.

웃옷을 들어 올리자 군살 하나 없는 잘록한 아랫배에 가로로 길게 찢어진 흉측한 상처가 보였다.

“어우, 아프겠다.”

“그래도 타이는 잘 됐어요.”

마리는 은퇴한 치과의사가 한 개복인데도 깔끔하게 꿰매진 상처를 보고는 거즈에 아이오딘을 발라 소독해줬다.

“언니, 오늘까지 거즈에 물솜으로 버텨야 돼요. 내일부터 물을 드실수 있고, 모레쯤 되면 죽부터 천천히 먹을게요.”

“으, 으응….”

김준은 가야를 안쓰럽게 보고는 마리와 같이 밖으로 나갔다.

한편 안에서는 김준이 없던 동안 난장판이 된 곳이 많았다.

먼저 은지가 말했던 3층의 창고방부터 찾아가 무너진 선반을 보고는 에밀리랑 라나를 시켜서 공구를 가져오게 했다.

땅­ 땅­ 땅!!

쇠못을 콘크리트에 그대로 망치를 두들겨 박아 단단하게 고정시키고는 앵커칩을 가져다가 안쪽에 드릴로 박았다.

“자, 다 됐다.”

“수고하셨어요.”

“못질 몇 번 한건데 뭐.”

김준은 라나와 도경의 보조를 받고서 창고에 선반을 고쳤고, 그 뒤로 가야를 제외하고 애들을 모두 불렀다.

“마리나 도경이한테 들은 애도 있을 거 같은데 말이야. 우리 이제껏 쓰던 석궁 딴 집에 줬어.”

“아~ 그게 손맛이 딱! 맞았는데.”

에밀리가 아쉽다는 듯이 한탄했지만, 다른 아이들은 김준이 새로 꺼낸 전문 보우건을 보고는 무척이나 기대했다.

“특히 이거는 연습용 화살도 구비됐거든? 표적 새로 만들었고, 이제부터는 이 석궁으로 익숙해져야 해.”

두 자루이니 하나는 김준이 가지면서 먼저 쏴 보기로 했다.

“나도 옛날에 수렵용 석궁 써 봤는데, 새 잡을땐 이게 더 낫게도 해.”

김준은 자신이 만들었던 석궁과 같은 방식, 그것도 좀 더 인체공학적으로 편하게 장전 렉이 있는 줄에 화살을 장전하고는 스코프가 있는 가늠쇠로 과녁을 노렸다.

그리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긴 순간 아주 부드럽게 화살이 나갔다.

슈우우우욱­

파각!!!

별로 빨라보이진 않는데 파괴력은 전에 만든 석궁보다 훨씬 강력했다.

합판 두 개를 합쳐서 만든 과녁을 단숨에 꿰뚫어버리고, 화살 중간이 걸린 걸 보면 말이다.

“이건 진짜 좀비도 원턴 킬 나와.”

김준이 먼저 다섯 발쯤 쏘면서 시범을 보이자, 그것을 보고 먼저 나온 것은 은지였다.

“제가 한 번 쏴 볼게요.”

“자세 잡아줄게.”

김준은 이전 것보다 조금 크면서 개머리판이 있는 곳에 견착 자세를 확실히 잡아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미 석궁은 다뤄 봤으니 그 위험성은 잘 아니 겨누는 방법만 잘 알려주면 될 것이다.

“자, 전에처럼 하나, 둘, 셋~ 세고서 쏘면 돼.”

“으음­”

“좋아, 발사!”

파아아앙­

은지가 스코프를 통해 석궁의 방아쇠를 당겼고, 엄청난 위력의 화살이 과녁을 꿰뚫었다.

“후우­”

“오케이! 잘하네.”

“다음은 나 할래! 나!”

에밀리가 다른 석궁을 보이며 눈을 밝힐 때, 김준은 차례대로 애들에게 쏘게 했다.

저녁이 될 때까지 석궁 발사 훈련을 한 뒤로, 오늘의 메뉴는 은지와 인아가 만들었다는 찜갈비였다.

“자, 먹자!”

사격 훈련으로 고달팠던 아이들은 바로 젓가락을 부딪히면서 맛나게 먹었다.

다만, 김준을 포함해서 먹지 못하는 셋이 있었다.

은지랑 나니카였다.

둘 다 뒤에 있는 미닫이 방을 힐끗힐끗 보는게, 안에 있는 가야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은지, 그리고 나니카.”

“네?”

“네­”

“밥 먹고 있어.”

김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앞에 있는 손 세정제를 바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쪽­ 쪼옥­

입에 물린 거즈를 연신 빨아대던 가야는 김준을 보고 일어나려고 했다.

“됐어, 그냥 가만히 있어!”

“그, 그래도 좀 움직여야… 크읏!”

아랫배를 부여잡는 가야를 보고 그녀의 손을 잡아 조용히 위로 올린다음 이불과 옷을 들춰서 상처부터 봤다.

“자, 새로 소독할게.”

알코올로 굳은 피딱지를 닦아내자 움찔움찔 거리는 가야.

그리고 아이오딘을 새로 발라주자 인상을 한껏 찡그리면서도 참아냈다.

“빨리 나아야지.”

“네­ 나으면 뵐게요.”

김준이 가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얼굴에 입을 맞추자 그녀는 아픈 와중에도 웃으면서 입술을 포갰다.

드르륵­

“오빠, 제가 할테니까 식사 하시… 어우­”

마리가 들어왔다가 환자와 찐하게 키스하는 그 장면에 멈칫했다.

“흠, 흐음~”

마리는 일부러 헛기침을 하면서 조용히 응급키트를 챙겼고, 김준은 그녀에 등도 토닥여주면서 나왔다.

식사 이후로 한가로운 시간이 되었다.

김준은 런닝머신도 뛰고, 싸이클도 밟으면서 최근 소홀했던 하체운동을 엄청나게 해 댔다.

그 모습에 힐끗거리면서 김준을 노리는 시선이 있었지만, 아무도 먼저 나서지 않았다.

그래도 2층 가장 넓은 방에 가야가 아파서 누워있는데, 안방 들어가서 쾌락의 교성을 내뱉는 건 좀 그러니 말이다.

그렇게 눈치는 보고 있지만, 결국 타이밍 때문에 하나둘씩 자러가려는 아이돌들.

그나마 마지막까지 에밀리가 루팅해서 가져온 나시티와 레깅스로 유혹을 했지만, 김준은 조용히 만화책이나 보고 있었다.

결국 에밀리도 떠났지만, 김준 역시도 사실은 뭔가 땡기는 게 있었다.

‘술 먹고 싶어….’

최근에 안 먹은 지도 좀 됐고, 가야만 아니었다면 거실에 술상 펼쳐놓고 애들하고 한잔 꺾고 싶었다.

김준은 한숨을 내쉬고는 미닫이방에서 깊이 잠든 가야를 보고는 조용히 나왔다.

냉장고에 소주랑 비상식량으로 구비한 컵라면이 있으니 그거라도 먹을 셈이었다.

덜컥­

“…아!?”

“너, 여기 왜 있냐?”

“오, 오빠.”

안에는 나니카가 있었다.

화장실 두 곳이나 샤워를 위해서 간간이 캠핑카를 쓰는 애들이 있었지만, 나니카는 이미 2층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것을 봤었다.

그리고 화장실도 아닌게 2층과 3층은 모두 비어있었다.

“뭐 하냐니….”

그때 김준의 눈에 들어온 그녀의 몸매가 드러났다.

얇은 어깨끈에 가슴골과 겨드랑이가 드러나는 흰 나시티.

그리고 밑에는 평소 잘 안 입던 돌핀팬츠를 입어 탄탄한 하체가 드러났다.

“오….”

김준이 뚫어져라 자기 다리를 보자 나니카는 얼굴이 새빨개진 상황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심해서 말은 못해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

김준은 테이블을 펼치고서 소주를 자작하고 있었다.

나니카는 김준의 무릎에 딱 누워있었고, 그가 소주 한 잔을 마신다음에 다른 손으로 그녀의 등을 슬슬 쓰다듬었다.

얇은 나시티 너머로 속살의 감촉은 너무도 좋았다.

“아, 해 봐.”

“아~”

나니카가 입을 벌리자 육포를 입에 넣어줬다.

그녀가 오물거리면서 육포를 먹을 때, 김준은 무릎을 배고 누워있는 나니카의 몸을 봤다.

매끈한 두 다리에 라나와는 달리, 짤뚱하면서 찰진 몸의 통통한 다리, 에밀리와 도경 다음으로 큰 엉덩이에 손이 간 순간 스펀지같이 부드러웠다.

“으응, 응….”

김준은 돌핀 팬츠차림의 나니카 엉덩이를 마구 주물러댔고, 그녀가 점점 다리를 배배꼬았다.

짧은 돌핀팬츠에는 나니카의 엉밑살이 특히 부각됐고, 그걸 일부러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보다가 엉덩이골로 손이 갔다.

손가락이 움직일때마다 무릎을 배고 있던 머리가 계속 오싹움찔거리는 반응이었고, 김준 역시 계속 만지다보니 아랫도리에 피가 몰렸다.

그때 김준이 잡고 있던 엉덩이에서 좀더 깊숙이 돌핀팬츠 안으로 들어갔을 때, 순간 발기한 자지가 무릎을 배던 나니카의 귀를 건드렸다.

“으흥!”

옷을 찢고 올라올 기세로 딴딴하게 텐트를 친 상황이 되자 김준은 주무르는 건 여기까지 하고, 본게임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때 나니카가 조용히 머리를 들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저기….”

“응?”

“저는 그… 이번에 필을 안 먹어서….”

거의 비타민 수준으로 8명이 먹어대던 피임약에 대해 나니카는 이번엔 걸렀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침대 밑에 테이프를 붙여 숨겨둔 콘돔을 꺼냈다.

김준은 남은 소줏잔을 쭉 비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나니카을 안아 허릿춤을 붙잡더니 입고 있던 돌핀팬츠와 속옷까지 확 내려버렸다.

“흐읏!?”

새하얀 맨몸의 하체가 드러났지만, 그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피하진 않았다.

김준은 맨살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꽉 잡아 계속 주물주물거렸고, 새빨개진 얼굴로 눈을 감은 그녀의 입술을 포갰다.

끈적한 혀가 뒤섞이면서 알콜 향이 점점 지워질 때, 김준은 그녀를 침대 위로 올리고는 조용히 엎드리게 했다.

“스스로 벌려봐.”

“…네.”

나니카는 두 손을 뻗어서 가느다랗고 작은 손으로 직접 엉덩이를 벌렸다.

쯔악­

애액을 머금어 질척이는 소리와 함께 그 안으로 핑크빛 속살이 눈앞에 환하게 드러났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