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화 〉 202 요새 왜 이리 스테미너가 넘쳐?
* * *
“으으으 몇 시냐?”
김준이 눈을 떴을 때, 아침 햇살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옆에는 팬티 한 장 걸치지 않은 채, 김준의 팔을 베며 새근새근 잠들어있는 에밀리가 있었다.
드르륵
안방의 욕실 문이 열리면서 막 씻고 온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건으로 몸을 닦고 있는데, 어제 살짝 까실까실했던 털 자국이 다시 한번 왁싱으로 맨들맨들거렸다.
“아, 일어나셨어요?”
“으음~”
마리는 몸을 닦아내고 바닥에 있는 속옷을 집어 들었다.
팬티를 입고, 브래지어를 차서 후크를 닫고서 어제 입던 옷 대신 서랍을 열어 김준의 티셔츠를 찾았다.
저번에 다른 애들도 그러더니, 자기 옷보다 XXL의 김준의 티셔츠를 꺼내 티셔츠처럼 입었다.
“바지는?”
“이거 좀 찜찜하긴 하지만….”
마리는 질척거렸던 애액이 묻어있는 바지를 천천히 입었다.
지이익
지퍼까지 올리고 나갈 준비를 한 마리는 조용히 김준에게 다가와 입술을 내밀었다.
쪽
김준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고는 손을 흔들면서 나갈 때, 그 역시도 일어나서 에밀리를 흔들었다.
“일어나, 아침 먹어야지.”
“으음~ 으으응~ 피곤해.”
짝
김준은 손을 들어 에밀리의 새하얗고 커다란 엉덩이를 내리쳤다.
“으응!!!”
“빨랑 일어나.”
짝
누운 상황에서 계속 엉덩이를 두들겨 대자 아파하면서 결국 눈을 뜨는 에밀리였다.
“어제 그렇게 두들겨대고 또….”
에밀리는 아침부터 빨갛게 부어오른 엉덩이를 어루만지면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아랫배를 긁어댈 때마다 황금빛 털이 살짝 흔들렸다.
김준 앞에서 수치심이 전혀 없는지 알몸으로 들어가 씻는 에밀리를 보고 김준은 먼저 밖으로 나갔다.
어차피 저기 말고도 다른 욕실을 쓰면 돼고, 이제는 눈치 보면서 몰래 나갈 필요도 없다.
“오빠~ 좋은 아침!”
막 씻고 나온 라나가 김준을 보고는 확 끌어안았다.
포도오일의 바디워시향이 코를 찔렀고, 부드러운 살결이 느껴졌다.
“으~ 씻어야지.”
“흐응~ 그래요. 씻으셔야죠.”
라나는 손을 흔들면서 묘한 표정으로 김준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어젯밤의 그 일을 아는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이미 거리낄게 없으니 그냥 들어가서 물부터 트는 김준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된장찌개가 아주 제대로 됐다.
“오~ 소고기 된장찌개.”
“차돌박이 식으로 얇게 썰어봤어요.”
덕분에 냄새가 아주 좋았고, 모두가 좋아하면서 여기저기 숟가락이 식탁 위에서 부딪혔다.
“아 쫌!”
“천천히 먹어! 숟가락 섞지 마!”
“미, 미안해요! 그냥 이것만….”
“쉣, 너만 먹냐?”
수저와 젓가락이 창칼처럼 부딪히면서 시끌시끌하자 김준이 조용히 박수를 쳤다.
“자! 그만, 다른 음식 많이 있으니까 천천히들 먹어.”
“네~ 네~ 찌개 추가로 왔어요. 따로 담아 드세요.”
인아는 냄비 채로 들고 와 앞접시에 하나하나 담아주면서 언니들의 식사를 챙겨줬다.
식사를 마친 뒤로 식후 연초를 하려고 할 때, 도경은 김준을 묘한 얼굴로 바라봤다.
“왜?”
“오빠, 어제요.”
“응?”
“너~무 격하더라고요.”
“….”
모두가 앉아있는 가운데 그 말을 하니 김준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들었구나?”
“옆 방에서 잠 못 잘 뻔~ 소리는 또 얼마나 큰거야?”
도경의 말에 마리가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제는 알 거 다 아는 애들끼리 이야기가 나왔다.
“저는 작은 방에서 다 들었죠~ 와~ 새벽 3시까지 하는 건 진짜 오랜만 아니에요?”
라나까지 한 마디 하자, 옆에 있던 나니카는 홍당무처럼 얼굴이 빨개져 후배의 옷을 잡아당겼다.
“어째 그럴 것 같더라니….”
은지가 디저트로 커피를 타와서 한 잔씩 돌리자 2층에서 잤던 아이들은 히죽 웃으면서 은지를 바라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락당했던 인아 역시 이제는 그 대화에 자연스럽게 껴서 언니들의 그 야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너희들과 내 차이가 뭔지 알아? 이거야. 이거~”
에밀리는 오히려 그 반응을 즐기면서 자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거유를 어필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히 큰 사이즈에 도경과 라나가 보고는 슬며시 손을 뻗었다.
“아앙~”
“으음, 역시 이건가요?”
“인정하긴 싫지만 확실히….”
두 소녀는 에밀리의 큰 가슴을 이리저리 주무르고, 찔러보면서 놀랍도록 부드럽게 들어가는 감촉을 느꼈다.
그 와중에 다른 아이들 역시도 사이즈가 약간 빈약한 아이들이 슬며시 시선이 내려가고 있었다.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인아하고 마리였다.
하지만 마리는 그 상황에서 자신이 있는지 당당하게 말했다.
“어제 에밀리만 한 거… 아니라고!”
“!?!”
그 순간 다른 아이들의 시선이 마리쪽으로 향했고, 김준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무거나 막 질러댄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째 오늘은 아침부터 섹스로 시작해 섹스로 끝날 섹무새들의 섹토크가 될 거 같았다.
어차피 어제 물자 풍족한 상태에서 요새는 작업할 것도 없으니 그냥 개인정비로 휴식을 하기로 했다.
“그럼 어제 둘이… 준이 오빠랑 한거야?”
“예스~”
“쓰리…썸.”
도경과 라나가 고개를 휙 돌려 김준 쪽을 봤을 때, 왜 자기들 안 불렀냐는 투로 말했다.
물론 모두가 그런게 아니라 나니카나 인아 같은 애들은 그 이야기에 서로를 바라봤다.
“어떻게 여럿이서 그걸….”
“그, 그게… 사실은 나도….”
“진짜요? 언니까지?”
징그럽게 난교를 해대는 거냐고 질색하는 인아였고, 자신은 부드럽게 1:1로 만날때만 할지 말지 생각하기로 했다.
“여튼 가슴이 다가 아니야.”
“없는 애들이 꼭 그러더라고~”
“아니야, 이 언니만 하더라도 준이 오빠가 엄청 찾아대잖아. 격하게 하면서….”
마리가 가야를 가리키고 말하자 가야는 화들짝 놀라면서 그녀 역시도 얼굴이 새빨개졌다.
‘왜 그런데서 나를 또 언급하냐?’ 하는 얼굴로 부끄러워 하는 모습에 어느새 다른 아이들도 그거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야 언니가 얼굴은 진짜 이쁘지”
“인정! 외모로만 보면 진짜 여자가 봐도 뭐랄까… 색기 있어.”
한쪽 눈만 자연스럽게 새겨진 짝눈 쌍커풀에 도드라지는 속눈썹.
곱슬거리는 머리는 젖으면 개털 소리는 들어도 뒤로 묶어 올려 포니테일로 다니면 굉장히 아름다웠다.
“저기 이런 이야기 계속 해야 하나?”
“맏언니로써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준 오빠가 계속 찾아주면서, 몇 번이고 하는 이유가 뭘까요?”
마리가 아예 가야를 타겟 삼아서 말하자, 그녀는 김준을 슬며시 보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생각해보니…”
김준은 종이컵에 비운 커피를 두고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하룻밤에 한 명한테 가장 많이 한 횟수 생각하면… 역시 가야네?”
공교롭게도 전부 김준이 눈이 번득여서 조용히 집안일을 하던 가야를 덥~썩! 붙잡아다가 마구잡이로 박아댔다.
물론 가야 역시도 그걸 알아서 김준과 눈이 맞았을때는 일부러 스타킹이나 갓 다림질을 마친 흰 와이셔츠를 준비하면서 거기에 맞춰줬다.
“뭔가 스킬 같은 게 있나?”
“그, 그게….”
“섹스 스킬은 나도 좋은데.”
라나의 한 마디에 그것에 대해 알고 있는 몇몇은 고개를 끄덕였고, 김준과 눈을 마주치자 작은 손으로 이리저리 허공을 흔들고 있는 그녀의 눈웃음이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어떻게 된게 이 이야기는 끝날 생각이 없었고, 몇몇은 아예 작정하고서 화투패나 음료수를 가져와서 점심때까지 섹섹섹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사이에 낀 김준은 조용히 나가서 바람을 쑀다.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고, 어제 털어온 물건들을 확인하기 위해 창고를 열어보니 그 안에 또 누가 있었다.
“여기서 뭐해?”
“아, 오빠?”
2층에 섹스 토크에 끼지 않았던 은지가 가야 대신 물자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둘은 조용히 오늘 할 일을 위해서 창고를 둘러보고, 이번엔 쥐가 들어오지 않게 틈마다 실리콘을 바르고, 바깥에 묽은 락스를 뿌려대서 다시는 이 안에 유해조수가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후우”
락스 냄새 가득한 손을 캠핑카에서 씻고 그 안의 냉장고에서 아이스티를 꺼내 은지에게 건네줬다.
그녀는 조용히 그걸 마시다가 김준을 보면서 말했다.
“인기 많으시네요.”
“응?”
“애들이 한다는 소리가 오빠하고 얼마나 했냐는 거잖아요? 엄청난 거죠.”
은지는 그 말을 하면서 입가에 작게 미소가 생겼다.
예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밝아진 모습, 게다가 자연스럽게 김준과 앉아 이렇게 티 타임을 가지는 여유도 보였다.
“뭔가 내가 했던 일인데도 뭔가 화끈거려.”
“좋아해도 될 거에요. 적어도 모두의 마음을 얻었다는 거잖아?”
“그러는 은지 너는 어떤데?”
이쯤에서 은지에 대한 마음을 알고 싶어서 넌지시 던져 본 질문.
그녀는 그 말에 잠시 멈칫 하더니 바로 고개를 돌렸다.
김준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면서 말이 없는 그녀.
역시나 아직도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얻기는 힘들다고 생각이 든 김준을 향해 은지가 넌지시 중얼거렸다.
“우리 이렇게 사는 것도… 얼마나 갈지 모르겠네요.”
“!”
“살면서 1년이 이렇게 길었던 건, 데뷔조 앞둘 때 빼고는 없었네요.”
물론 그때는 마지막에 있었던 불의의 사고로 인생 최악의 트라우마로 남았지만, 지금은 좀 다를 것이다.
“괜찮을 거야.”
“네~ 네~”
은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김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으응?”
“냉장고에 있는 소뼈로 오늘 사골 끓일까요?”
결국 사랑은 아니고 먹는 이야기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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