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124화 (124/374)

〈 124화 〉 124­ 존재의 이유.

* * *

“하악, 악… 아앙~!”

결국 참지 못하고 교성을 내지른 라나는 부들부들 떨다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거기에 맞춰 아름다운 아이돌을 뒤에서 마구 박아댔던 김준도 사정감이 올라와 마지막으로 허리를 튕겼다.

쫘아악­ 쫘아악­

“윽… 흐윽….”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시트를 붙잡은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라나.

김준은 콘돔을 낀 자신의 대물이 라나의 질 안을 마음껏 휘젓고서 사정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후우~”

김준은 최대한의 쾌감을 느끼고 아직도 달아오른 자지를 천천히 빼내면서 콘돔을 벗겨내고 티슈를 뽑았다.

“좋았어요… 오빠.”

“갑자기 왜들 그러냐?”

오늘은 정말 엄청난 성과의 루팅이었다.

서해안 공단에서 자신이 구해준 황여사 일행을 만나서 음식도 대접받고, 된장, 간장, 고추장 담가놓은 것들과 쌀과 밀, 찹쌀, 고춧가루, 거기에 인아가 말했던 화분흙과 농기구까지 원하는거 전부에 식량도 풍족했고, 좀비 위기도 없었다.

집에 돌아와 가져온 물자 전부 창고에 담고 편하게 쉬려고 하는데 갑자기 오늘 파트너인 라나나 가야나 상태가 이상했다.

그리고는 결국 눈치싸움 속에서 라나가 먼저 달려들어 잔뜩 달아오른 몸으로 안절부절못한 상태로 안겼고, 소원을 들어줬다.

“흐윽… 흑!”

“응? 오늘 우리 차나라 양이 왜 이럴까?”

김준은 쪼그려 앉아 침대에 걸쳐 있는 라나의 엉덩이를 확 붙잡았다.

그리고 두 손으로 슬쩍 벌리자 색스러운 핑크빛 두 구멍이 벌려졌다.

움찔움찔하는 작은 항문과 조금 전까지 마구 쑤셔대서 새빨갛게 부어올라 애액에 젖어 벌어진 보지가 드러났다.

“쪽­”

“으읏?!”

라나의 엉덩이를 벌린 채 코를 박고 소음순에 입을 맞추자 그녀의 두 다리가 부르르 떨렸다.

잔뜩 젖어있는 애액을 천천히 핥아주자 엉덩이를 뒤틀며 피하려고 했지만, 김준은 더욱 집요하게 붙었다.

이제껏 섹스할 때 자기가 애무해주면서 이거저거 다 하던 애가, 막상 자기가 받을 때는 조금만 혀끝이 닿아도 몸부림을 치면서 몸을 뒤틀었다.

“흣! 으응!!”

베개 속으로 계속 신음이 흘러나왔고, 김준은 그 모습이 귀여워서 티슈를 뽑아 보송보송하게 닦아줬다.

라나는 김준의 손길이 끝나자 바로 침대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이불 속에서 두 눈만 슬며시 내민 다음 조용히 김준에게 물었다.

“이 침대에서… 자고 가도 되죠?”

“그래. 이불만 잘 펴놔.”

김준은 오늘 설치한 모텔용 소형 냉장고를 열었다.

오늘 가져온 세 대의 냉장고는 김준의 방에 하나, 각각 2층과 3층 옥탑방의 주방에 설치돼, 빗물에 티백 넣고 끓인 보리차와 옥수수 차를 전부 집어넣었다.

한 병 꺼내서 목을 축일 때, 침대에서 뒤척이는 알몸의 아이돌 소녀를 보고, 진짜 모텔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준은 목을 축이고는 자신도 침대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한 이불을 덮었을 때, 라나는 슬며시 김준의 몸에 파고들어 왔고,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 주면서 토닥였다.

그게 안심이 되는지 고양이처럼 숨소리를 내면서 잠드는 라나.

왜 그러는지는 몰라도 오늘은 남자의 애간장을 태우는 아이돌 라나가 아니라, 눈앞에서 잘 때까지 애정을 갈구하는 소녀 차나라였다.

***

“으으음~”

잠에서 깬 김준은 시계를 보고는 새벽 3시라는 것을 보고 몸을 뒤척였다.

새근새근 잘도 자는 라나와 달리 김준은 오늘 몇 번씩 깬 것 같았다.

“몸 상태가 왜 이러냐.”

오늘은 술도 안 마시고, 격한 섹스 이후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는데 다시 잠을 청하려니 안 온다.

김준은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소변 한 번 보고는 담배를 태웠다.

안방 욕실 창문 너머로 연기가 뿜어졌을 때, 찬 바람이 확 들어왔다.

그동안 하늘에 구멍 뚫린 것처럼 쏟아지던 비가 드디어 그쳤고, 그 대가인지 기온이 확 떨어져있었다.

사실 지금의 날짜를 생각하면 지금이 정상적인 온도였고, 그동안이 이상기온으로 포근하던 날이었다.

“동파 준비해야 하나? 옷가지 가지고 한 번씩 쓱 감으면 될거 같긴 한데….”

지금 이곳 욕실에 걸린 호스, 그리고 2층과 3층에 관정파이프와 빗물탱크 양수기 관 꽂아서 위로 올리는 파이프.

이것들은 설치도 힘들었지만, 영하의 날씨에 얼면 답도 안 나왔다.

김준은 혹시 모르니 폐의류를 가지고 한번씩 감아 보기로 했고, 혹시 얼 것을 대비해 최후의 수단으로 열선도 꺼내서 한 번 정비해보기로 했다.

담배 한 대를 태우면서 오늘 하루 일과를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침대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으, 으응~ 어디갔어….”

“?”

김준이 슬쩍 얼굴을 내밀자 침대에서 뒤척거리며 두 손으로 담요를 이리저리 훑는 라나가 보였다.

“어디 갔어… 옆에 있어 달라니까요.”

“쟤 저거 잠꼬대야?”

김준이 신기해서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고서 라나를 지켜봤다.

그리고는 침대에서 계속 뒤척이던 라나는 아무리 뒤적여도 김준이 안 보이자 갑자기 몸을 웅크렸다.

그러더니 방 안은 그렇게 춥지도 않은데 막 떨고 있었다.

“…으응, 언니… 언니….”

“!”

“더 이상 못 버틸 거 같아요… 이러다 죽을 거야….”

김준은 이게 잠꼬대가 맞나 싶어서 천천히 침대로 올라갔다.

“여기서 살아나가면… 라면 배터지게 먹을 거야….”

“그래, 맘껏 먹어라.”

“응, 으응… 으응….”

잠꼬대하는 말에 대답해 주니 다시 비음을 내다가 뒤척이는 라나.

김준은 조용히 이불을 펼쳐서 웅크리고 있는 그녀의 몸에 덮어줬고, 잠깐이라도 좀 더 자려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다시 잠결에 움직이던 라나가 손에 김준의 몸이 잡히자 바로 다가와 꽉 끌어안아 파고들었다.

오늘따라 더 심한 것 같은 잠버릇이었고, 내일 아침 이거 말할까 생각이 드는 김준이었다.

***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나온 김준은 라나를 깨우고 옷을 입혀서 같이 나왔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아침 시간이 돼도 은지나 인아가 조금 늦었다.

“세탁실에 곰탕용 스뎅냄비 있어. 그거 꺼내와.”

“오늘 뭐 만드시게요?”

“아침은 라면이야.”

“네?”

“배터지게 먹어야지?”

“…??”

라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지만, 일단 김준이 시킨대로 세탁실 선반에 있는 커다란 스테인레스 냄비를 꺼내 가져왔다.

김준은 그것을 씻은 다음 물을 가득 채우고 찬장에 라면을 꺼냈다.

다섯봉들이 라면 두 개 꺼내서 하나하나 뜯었고, 라나는 오늘 아침 메뉴를 보고서 눈치껏 김치와 콩나물, 계란 등을 꺼내 준비했다.

라면이 다 끓어갈 때쯤, 후다닥 내려온 인아가 왔지만, 김준은 상이나 펴라고 손을 흔들었다.

2층집 전체에 퍼진 매콤한 냄새에 하나둘씩 일어난 애들은 아침 라면을 보고서 각자 젓가락을 준비했다.

“후~ 후~”

“후르릅!”

밥상 한가운데, 10개 통째로 삶은 라면 냄비에서 하나씩 푼 애들이 정신없이 먹고 있었다.

라면은 구호식량 중에서도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이었다.

그래서 굳이 쌓아놓을 필요는 없었고, 밖에 나가서 챙겨는 와도 가져온 족족 소비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뭐… 그래도 올해까지는 나오는 대로 먹을 수 있겠지만.’

김준은 냄비에서 두 번째 라면을 퍼 담은 다음 먹으면서 다른 아이들을 바라봤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안 좋아보이는 은지, 밑반찬 가져오고 인아, 아무 생각 없이 먹는 에밀리, 나니카, 마리, 도경, 잠꼬대로 라면 이야기 하더니 진짜 무섭게 먹는 라나.

그리고 오늘따라 유독 깨작거리며 별로 먹질 못하는 가야가 있었다.

“라면~ 진짜 이것만 생각하면~”

“뭐, CF라도 찍었어?”

김준의 물음에 에밀리는 손가락을 까딱이면서 대답했다.

“그때 운동장에서 살았을 때 있잖아? 쟤가 여기서 살아나가면 계란 올린 라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거든.”

“아… 그랬었죠.”

라나는 자신의 이야기에 얼굴을 붉혔고, 진짜로 잠꼬대를 기억 못 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오는 김준이었다.

***

식사 이후로 김준은 추운 날씨에 밖에 나와 작업을 시작했다.

“옥탑방 위에 파이프 덮고 왔어요.”

“어, 도경아. 수고했어.”

김준이 밖에서 작업을 할 때, 오늘 도와주는 보조는 가야와 도경이었다.

바깥 작업이야 자주 하는 거였지만, 오늘따라 분위기가 이상했다.

“오늘 무슨 일 있나?”

“네, 뭐가요?”

도경은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귀를 쫑긋 세웠다.

김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다른 쪽에서 작업하는 가야쪽으로 다가갔다.

“하아… 이거도 아닌 것 같은데?”

2층으로 올라가는 파이프 싸매라고 했는데, 연신 옷으로 묶다가 맘에 안드는지 풀고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이 시킨 작업을 가지고 이리저리 머리를 쓰는 그녀를 보고 김준이 조용히 다가갔다.

“봉투 가져와.”

“네?”

“창고가서 봉투 가져오라고.”

“아, 네….”

가야가 달려가서 검은색 비닐봉투를 가져오자 김준은 가야가 파이프를 감은 옷 위에다가 덮고서는 그대로 당겼다.

“이렇게 비닐봉투로 감싸면 돼. 쭉 늘려서 매듭으로 묶으면 되니까.”

“그렇군요. 죄송해요. 생각을 못 했어요.”

“응? 아니야. 죄송할 것 까지….”

확실히 가야가 뭔가 침울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원래 차분한 애긴 했지만, 지금은 그걸 넘어 얼굴에 그늘이 져 있었고 아침에도 다른 애들 이야기할 때 대화를 거의 안 했다.

김준은 오전 작업 이후로 오후에는 공구 손보는 것 외에 다들 알아서 하라고 자유 시간을 줬다.

그때 가야는 에밀리나 마리와 같이 새총과 석궁을 들고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딱­ 빠캉­

“후우….”

“언니! 그러다가 손 다쳐!”

“오우, 스나이퍼 하려고 하나? 벌써 몇 시간째야?”

마리가 에밀리가 만류하는 가운데도 가야는 얼얼한 손가락을 가지고 계속 시위를 당겼다.

“이럴 때 계속 연습해야 해.”

가야는 그렇게 석궁을 반 독점하다 시피 쏘아대면서 표적에 핀포인트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저녁 시간.

딱­ 딱­ 딱­

서빙을 하는 것처럼 능숙하게 반찬 그릇을 올리는 가야.

그리고는 은지와 인아가 독점했던 주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찌개를 가져왔다.

“오빠, 오늘 찌개는 가야 언니가 끓였어요.”

“응? 가야가?”

뚜껑을 열자 버섯된장찌개가 드러났는데, 이거저거 넣을 건 다 넣은 것 같았다.

김준은 수저로 한 입 떠 봤고,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네? 잘 끓였다.”

“어디~ 먹어볼까?”

“국자 어딨어? 국자!”

김준 이후로 다른 아이돌들도 먹어보면서 가야가 처음으로 만든 음식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깥 작업에, 좀비 대비 훈련에, 요리까지… 모든 것을 해 보려고 하는 가야를 보고 김준은 그러려니 하면서 칭찬을 해 주면서 넘어갔다.

***

하지만 그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넘어가고, 점점 달라지고 있는 가야였다.

마치 편집증에 쌓인 것처럼 가만히 있지 못하고 손을 계속 놀리면서 집 안에서 뭐든 하려고 하는 통에 다른 아이들까지도 저 언니 갑자기 왜 저러냐는 반응이었다.

며칠 동안 그러는 분위기를 지켜본 김준은 그날 밤 조용히 밖으로 나와 담배를 태웠다.

쌀쌀한 날씨에 겨울 잠바까지 꺼내 왔는데, 차 안에서는 물 소리가 들렸다.

“흐음~”

김준은 그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렸고, 안에서 샤워가 끝났는지 물 소리가 났을 때, 담배 한 대를 더 태우고는 슬며시 문을 열었다.

덜컥­

“아!?”

안에서는 가야가 막 샤워를 마치고 옷을 입고 있었다.

“저기, 오빠?”

“얘기 좀 하자. 여기서 할까? 아니면 집에 들어갈래?”

“….”

가야는 그 순간 샤워 가운의 허리끈 묶던 것을 내려놓고 조용히 말했다.

“여기서… 하죠.”

김준은 차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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