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 92 안방에서…
* * *
김준이 가야를 오른팔로 안으면서 그녀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연신 쓰다듬자 그녀도 조용히 받아들였다.
무릎 위에 톱 아이돌을 앉혀놓고 서로 부비대는 모습이 이제는 다정한 연인관계 같았다.
말없이 그냥 서로가 달라붙어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말을 꺼낸 건 가야였다.
“다음 주에 그 신릉면이라는 곳 정말 갈 거예요?”
“약속했으니 가야지.”
“뭐, 거기 상황이 그렇긴 했죠. 게다가 상대가 조폭…”
“흐음.”
그리고 다르게 생각해 보면, 만약 김준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들도 그렇게 남아있었다면 그 안에서 굶어죽거나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 탈출했었어도 촬영차 온 생판 처음 오는 동네에서 헤매다가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녀들에게 있어선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고, 순간적으로 공포에 몸이 떨렸다.
김준이 안고 있을 때 몸을 떨어서 그대로 느껴졌고, 그녀의 계속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등을 토닥이며 달랬다.
“뭘 그렇게 떨고 그래?”
“….”
그래도 다른 아이들보다 연장자인 맏언니지만, 이렇게 있을 때는 정신적으로 몰린 평범한 20대 여성이었다.
“다들 잘하고 있어.”
김준은 그녀를 안고 있다가 슬며시 배로 손이 갔다.
“아읏…!?”
갑자기 자기 배를 주물거리는 김준을 보고 화들짝 놀랐지만, 그 손을 잡다가 뿌리치진 않는다.
“운동 열심히 하네?”
예전에는 말랑거리는 아랫배였는데, 요즘 들어 체력 단련한다고 운동을 하면서 탄탄한 복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가야는 그 상황이 부끄러운지 양쪽 귀가 새빨개졌지만, 김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 부비대면서 자신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엉덩이를 찌르는 감촉이 있자 결심한 듯 김준의 손을 잡았다.
“잠깐만요.”
“음?”
“그… 일단은 이거 밖에 놓고 정리 좀 하고 다시 올게요.”
“그래.”
김준은 쿨하게 말하면서 슬며시 손을 풀었고, 가야가 일어나서 조용히 구급상자를 들고 방문을 열었다.
“후우”
가야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면서, 일단 손에 들린 구급상자부터 제 자리에 놓으러 갔다.
“언니, 아직 안 자요?”
“어, 어! 인아야!”
밤 중에 아직 깨어 있는 멤버가 있어서 잘못했다간 또 큰일 날 뻔했다.
인아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자 가야도 물병을 들고 컵에 따랐다.
“저도 들어가야죠.”
“오늘 2층 방 쓰는 거야?”
“아, 네. 저 라나랑 같이 방 써요.”
인아는 최근 다녀온 루팅 이후로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 그동안 다니던 바깥 탐사에서 이번엔 정말 공포스러웠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주변에 의존을 많이 했다.
“준이 오빠는… 괜찮죠?”
“오늘 드레싱 하니까 상처 많이 나은 것 같더라.”
“그래요?”
인아는 김준의 안방을 슬며시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면서 조용히 맞은 편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가야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가 거실에 남은 짐 정리를 하고, 3층으로 올라갔다가 콘돔을 챙기고 내려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조용히 2층으로 들어와 모두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안방에 노크했다.
똑똑
그리고 안에서 맞이해준 김준을 향해 가야가 조용히 안겼다.
***
아까와 같이 김준의 무릎 위에 앉은채로 조용히 그의 몸에 기대고 있는 가야.
“솔직히 말해도 돼요?”
“응, 말해.”
프릴 원피스 차림의 아이돌을 뒤로 안고 있던 김준은 뭐든 말하라면서 그녀의 머리칼을 연신 쓸어내렸다.
“요새 들어 점점 불안해요.”
“뭐가?”
“바깥 나가는 것부터… 지금 사는 것까지 전부요.”
“….”
뭔가 그 이야기를 하면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가야를 향해 김준이 슬며시 손을 풀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야는 김준의 무릎 위에서 일어나지 않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뒤통수만 보이는 가야는 움찔거리다가 이내 다시 말했다.
“이렇게 오래갈지 생각 못했어요.”
“나도 그래.”
“그러니까요.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 집에서 크리스마스랑 새해 준비까지 하고….”
가야는 지금의 상황에서 생각이 복잡했다.
바깥의 좀비를 상대로 싸우는 김준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게다가 그를 의존하면서 가 본 곳에서 느낀 살아남은 다른 여자 일행들의 삶을 본 다음에 다시한 번 공포가 치밀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또 언제쯤 이 상황이 끝날, 과연 모두가 옛날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냥 그런 이야기요.”
“…하지 말까?”
“….”
손을 푼 상태에서 마음대로 하라면서 무릎에 앉힌 가야에게 말하자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대로 김준의 가슴에 몸을 뉘였다.
“그냥, 이렇게 있는게 낫겠네요.”
그러면서 고개를 돌렸을 때, 김준과 가야가 눈이 마주쳤다.
둘은 서로를 지긋이 응시하고 아무 말이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정말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쌩얼로도 굉장한 미모였다.
한참 방송계에서 활동할 어린 톱스타와 아이 컨택이 계속됐고, 누가 먼저 움직일지 무드가 잡힌 상황 속에서 가야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쪽
먼저 선을 넘은 것은 가야 쪽이었다.
조용히 김준에게 입을 맞췄고, 혀를 섞으면서 딥키스가 이어졌다.
츄읍 츕
두 남녀의 입이 벌어지며 혀가 뒤섞였고, 끌어안은 상태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계속 달아올랐다.
“후우….”
키스가 끝났을 때 가야의 혀 끝에 침이 길게 이어졌고, 입을 낼름거리던 가야는 천천히 김준의 품 안에 안기다가 점점 내려갔다.
“맨 처음 생각 나?”
“….”
“그거 해줘.”
맨 처음 김준을 만나고 둘이 있던 방 안에서 있었던 일.
가야는 그것을 알아듣고 몸이 서서히 미끄러지면서 의자에 앉은 김준의 앞에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한쪽 상반신이 망가진 김준을 배려해서 자신이 다 알아서 해주겠다는 듯이 입을 벌려 그의 트레이닝 바지 끝을 물고 당겼다.
거기에 맞춰 김준이 엉덩이를 살짝 들자 점점 내려가는 바지.
그리고 팬츠 위에 불끈거리는 것을 보면서 다시 입으로 물고 내렸다.
그러자 스프링처럼 튕겨 나오는 김준의 대물을 보고 가야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자기 얼굴만 한 사이즈의 대물이 뺨에 톡톡 닿고 있을 때, 가야는 입을 크게 벌리고 귀두부터 천천히 집어넣었다.
“으으응~ 우읍!”
가야가 입술을 오물거리면서 천천히 들어가고 따뜻한 입 안의 감촉이 전신에 퍼지는 것 같았다.
귀두가 입천장에 닿았을 때, 가야의 혀가 기둥을 휘감으면서 이리저리 움직였다.
미끌거리는 감촉에 가야의 작은 머리가 움직이자, 김준은 반사적으로 오른팔을 뻗어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붙잡았다.
“으븝?!”
머리가 붙잡힌 채로 입이 꽉 막힌 가야는 두 손을 뻗어서 이리저리 주물거렸다.
한 손으로는 옷 안으로 손을 넣어서 유두를 조물거리고, 다른 손으로는 불알을 받치면서 어루만지다가 위아래로 혀를 움직였다.
펠라 스킬 하나는 정말 끝내줘서 탄식이 나올 정도였고, 몸을 계속 움직여 가야가 애무하기 편하게 리드를 맡겼다.
“크으읏!”
계속되는 펠라에 김준이 작게 신음을 터트리자 슬슬 올라올 것이란 걸 직감한 가야가 입술을 모아서 침을 발라 점점 더 속도를 높였다.
찔꺽 찔꺽 쯔쁩!
침이 가득한 입 안에서 반복되는 소리, 그리고 김준이 순간적으로 다시한번 가야의 머리를 잡았다.
뷰릇 뷰르르릇
“으븝! 읍…!!”
뿌리까지 입 안에 담은 상태에서 대포처럼 뿜어지는 정액이 그녀의 목젖을 때리고 들어갔다.
순간 뿜을 뻔했지만 입술을 계속 오므리면서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은 가야.
“쯔으으으읍!”
그리고는 한 번에 쭈욱 쓸어올린 가야를 보고 김준이 옆에 티슈를 바로 뽑아줬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 들고 입 안을 벌려 안에 있는 정액을 보여준 다음 천천히 티슈에 쏟아냈다.
“후우, 후우….”
입으로 한 발 빼낸 다음 김준에 이어 가야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혓바닥까지 티슈로 싹싹 닦은 가야는 다시 김준의 위로 슬며시 올라오려 했고, 그 순간 바로 몸을 돌려서 뒤로 앉게 했다.
“으응?”
얼굴은 못 마주치고, 뒷모습만 보이는 상태인데, 김준은 그 상황에서 오른팔을 뻗어 휘감았다.
“앉은채로 이렇게 하는 자세… 좋다.”
배면좌위 체위로 뒤에서 계속 주물거리는 김준의 손길.
원피스 너머로 브래지어가 슬며시 풀렸고, 그 안으로 손길이 가슴을 주물렀다.
“으으응!”
가야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고, 가슴을 주물거리는 오른손이 점점 내려왔다.
운동해서 만지기 좋다는 탄탄한 복근을 타고 내려가 배꼽을 손가락으로 간질이자 계속 움찔움찔하는 가야.
점점 달아오르는 지 가야의 목덜미로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김준이 혀로 살살 핥자 바로 반응이 오는 가야였다.
“하아… 하응….”
그리고 김준의 손이 배꼽까지 내려와 팬티 속으로 향하자 까실거리는 털 안으로 손가락에 젖은 감촉이 느껴졌다.
엄청 홍수 상태였고, 더욱 엉덩이를 비트는 가야를 향해 더 기다릴 수 없어 원피스 속에서 팬티를 내렸다.
입싸 이후 다시 발기한 상태에서 가야를 일으키자 그녀는 무슨 상황인지 알겠다는 듯이 원피스 치마 부분을 확 들어올리고 가져온 콘돔을 건네줬다.
탐스러운 엉덩이에 잔뜩 젖어서 물방울이 고인 털을 보고서 김준이 바로 콘돔을 차고 그녀를 앉히면서 바로 삽입했다.
“흐으으윽!!”
앉은 상태로 바로 삽입되자 오싹움찔거리면서 움직이지 못하는 가야.
김준은 그녀의 머리카락과 등을 쓸어내면서 그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덜컥 덜컥
“끄으으 아아앙♥”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다가 신음이 터져 나왔고, 뒤돌아 앉아있는 가야는 잔뜩 달아오른 채로 가버린 얼굴이었다.
김준은 계속 허리를 움직였고, 가야 역시도 상위에서 엉덩이를 들썩여서 거기에 맞춰줬다.
***
“후~ 다 됐다.”
“우음… 언니 이제 불 꺼줘.”
“아, 미안!”
라나와 같은 방을 쓰면서 밤새 꼼지락거리고 있던 인아는 완성된 털 스웨터를 보고 자랑스러운 듯 연신 바라봤다.
그동안 길었던 뜨개질에서 옷 한 벌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사이즈는 보통 아이들이 입을 수 없는 XXL의 대형.
그렇게 크게 만든 이유는 단 한명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요새 어색했는데, 내일 아침 이거 선물로 드려야지….”
인아는 자신이 만든 스웨터를 들고 뭔가 포장할 것을 찾기 위해 방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나왔다.
모두가 자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살금살금 움직이려 했는데, 맞은편 안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하앙 으읏! 아아앙♥”
“…!?”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언니의 목소리가 애처롭게 들렸다.
철퍽 철퍽 쩍
그리고 안 방에서 들리는 살과 살의 타격음이 계속되자 인아의 얼굴이 점점 빨개졌다.
“…으.”
포장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바로 들어간 인아는 바로 이불 안으로 파고 들었다.
이불을 뒤집어써야 들리지 않는 남녀의 신음에 인아는 부들부들 떨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