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 47 갑자기 분위기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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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팅을 안 나가고 집 안에서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됐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름다운 톱스타들이 레깅스에 돌핀팬츠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음식을 만들어주면서 다 같이 오붓한 자리를 가진다.
그리고 같이 운동하고, 생존 훈련을 하면서 눈 닿는 곳마다 여신급 포스를 풍기는 미녀들이 돌아다닌다.
김준에게 살아온 인생에서 아마 여복이 제일 터지면서 사는 삶이 지금일 거다.
“자 다 됐다.”
“오우~”
갑자기 불이 나갔던 방에서 LED 무선등을 교체해준 김준은 바로 들어오는 조명을 확인하자 그 방을 쓰는 나니카와 에밀리가 환호했다.
“땡스맨!”
감사의 표시를 김준을 와락 끌어안으면서 육체적으로 해주는 에밀리.
다이너마이트 바디에 가슴이 몸에 닿았을 때, 그 뒤에서 나니카 역시도 김준을 끌어안았다.
E컵 이상의 두 거유의 부비댐에 순간적으로 아래쪽에 피가 몰렸지만, 지금은 참기로 했다.
김준은 두 연예인을 안아주면서 조용히 내려갔고, 조만간 날을 잡으려고 미소를 짓는 에밀리와 또 한번 안기고 싶은 나니카의 마음이었다.
3층 조명 수리 이후 저녁 이후에 소파에서 책을 보고 있던 김준은 그 앞에서 움직이는 아이돌들을 바라봤다.
레깅스 입고서 숨 막히는 뒷태를 자랑하는 라나의 런닝, 오랜만에 사이클 운동을 하는 가야, 그리고 지난번 자신이 직접 챙겨온 매트와 짐볼로 요새 살찐 것 같다면서 운동을 하는 도경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저녁까지 알찬 활동을 보이던 중에 김준은 그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 나날이 지속될 때 김준은 창고에서 뭔가를 또 만들고 있었다.
“톱.”
“여기요.”
“못.”
“어, 사이즈는요?”
“가장 긴거.”
“잠깐만요. 여깄다!”
김준은 라나와 도경이 건네주는 공구로 망치질을 하면서 그럴듯한 테이블을 만들었다.
“니스칠할거니까 뒤로 물러나 있어.”
“네.”
김준은 칠까지 한 다음 안 쓰는 의자들을 잘 손질하고, 거기다가 찬장도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2층 거실에 적당한 자리를 만들어서 설치했다.
전기만 좀 더 풍족했다면, 조명도 괜찮게 만들었겠지만, 아쉬운대로 캔들을 설치해서 밤에 은은하게 불빛을 만들기로 했다.
“와~ 집안에 바를 만들었어.”
김준의 손재주로 인해서 만들어진 간이 바를 보고 연예인들은 그동안 편의점 등에서 챙긴 소주와 와인, 위스키 등을 차례차례 만든 술장에 담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에서 김준은 첫 술을 땄다.
“칵테일 할 줄 아는 사람?”
서로가 서로를 보고 있었을 때, 은지가 조용히 나섰다.
“탄산수만 있으면 좋겠지만….”
은지는 위스키와 주스 등을 섞거나 가벼운 럼콕이나 잭콕 정도 수준의 간단한 위스키를 만들었고, 얼음 두 개를 띄워서 언더락으로 한 모금 마셨을 때 김준은 엄지를 올렸다.
그때 에밀리가 잠시 3층으로 가더니 바로 옷을 갈아입고 왔다.
“바 분위기는 이거지!”
“!?”
에밀리는 가슴이 도드라지는 검은색 브래지어가 비치는 흰 와이셔츠, 그리고 팔랑이는 미니스커트에 스타킹까지 신고서 도도한 모습으로 나왔다.
“검은 와이셔츠만 있으면 딱인데.”
“얼씨구? 제대로 준비하셨네?”
“나 이런 컨셉 복장 좋아해!”
검스에 미니스커트+와이셔츠 조합으로 나온 에밀리는 은지의 옆에서서 와인잔을 준비하고 그녀가 만든 위스키를 따랐다.
“자~ 천천히 음미해봐요.”
그 광경에 김준 옆으로 가야나 마리, 라나같은 아이들도 다가왔고, 모두가 즐길수 있는 바가 되었다.
그렇게 나름대로 뭔가를 계속 만들고, 그러면서 2층과 3층 이곳저곳에 하자가 난 곳을 보수해주는 만능 일꾼으로 김준이 활약하고 있을때였다.
새벽에 잠이 안 오던 김준은 뒤척거리다가 일어나서 한 잔 하려고 나왔다.
그때 모두가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촛불의 은은한 조명 속에서 은지가 앉아있었다.
“어?”
“안 잤어요?”
“내가 할 말 같은데….”
김준은 조용히 바 테이블에 앉았고, 은지는 거기서 칵테일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수요가 계속 늘어나니까 만들기를 백번 잘했다고 생각하는 김준이었다.
“칵테일 한 잔 만들어 드려요?”
“엉.”
은지는 가루 주스를 물에타고 준비한 얼음과 위스키를 가지고 잘 섞어서 달달한 맛의 칵테일을 만들었다.
레몬이나 라임을 썰면 금상첨화겠지만, 없는대로도 나름 괜찮았다.
그때 김준의 뒤에 또 들어온게 있었다.
“저건 또 뭐야?”
“지난 번에 인아랑 같이 따온 대추요. 담금주 만들어 보려고요.”
“오~”
“제가 술은 잘 안마셔도 만드는 건 할 수 있어요.”
은지가 미소를 짓자 김준은 마음이 녹아내렸다.
처음과 달리 많이 밝아진 그녀를 보고서 김준은 과거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노래 한 곡 듣고 싶다.”
“네?”
“너희 데뷔곡, 진실게임.”
“아….”
그 곡은 에잇틴의 첫 앨범이었고, 은지는 리더로써 나와 힘차게 불렀었다.
그녀는 아이돌이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시작할까~ 너와 나의 진실게임~ 이 자리에 우리 모여~ 거짓말 없이~”
이 노래는 당시에 상당한 히트를 쳤고, 특히 대학생들 MT에서 그 노래에 맞춰 남학생과 여학생들 사이에 진실게임 놀이라면서 많은 커플 양산에 성공한 노래였다.
반주도 없이 야심한 밤 감성터지게 부르는 은지를 보고서 김준은 그래선 안되는데 아포칼립스의 세계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나만 볼 수 있는 독무대에서 최애 아이돌이 불러준 노래에 김준이 박수쳤고,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여 화답했다.
“진짜 명곡이었어.”
“다음 곡은 별로 못 떴지만요.”
“그래도 활동할 때 얼마나 음반 챙겼는데? 특히 군대 있었을 때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영상 틀어서.”
그 상황에서 은지는 조용히 김준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진실게임….”
“응?”
“해볼까요? 이 상황에서?”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리얼 진실게임을 제안하는 은지의 말에 김준은 칵테일 한 잔을 먹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뭐.”
평소에 살짝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먼저 접근해서 제안한거니 김준은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제한 없이 시작하는 톱스타와 집주인의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나 말고 다른 아이들하고 잔 적 많죠?”
“…어우, 세다.”
처음부터 물어본게 같이 살고 있는 다른 7명의 톱스타들 하고 잔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많다고는 못하지만 있지.”
그 다음으로 김준이 물었다.
“내가 싫어?”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은지의 말에 김준은 내심 안도했고, 초면에 빈총 머리에 겨누던 그 멘탈은 치료된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은지가 묻는 차례가 되었을 때, 그녀는 조용히 물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지금의 사생활을 오픈할 생각 있어요?”
“음… 있긴 하지만, 극혐할 애들 있을거 같아서 고민 중이야.”
“아, 저 빼고 다 잔 건 아니구나.”
뭔가 그 말뜻은 묘했지만, 지금 동거인들의 구도는 ‘김준하고 섹스한 쪽’ ‘안한쪽’으로 나뉘어지긴 했다.
그리고 다시 김준의 차례.
“처음 만났을 때, 정말 안 가려고 했어?”
“네. 차라리 이런 상황이면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그때를 후회하지?”
“질문 두 번 안 되요.”
은지의 말에 김준은 머리를 긁적였고, 다시 그녀의 질문이 되었다.
“저한테도 관심 있어요?”
“응, 서로가 좋다면.”
직접적인 물음이었지만, 은지는 얼굴을 붉히는 일도 없었고, 그냥 담담하게 그렇다는 분위기로 넘어갔다.
그런 다음 김준이 아까 물은 질문에 대해도 답했다.
“후회… 조금은 해요. 오빠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괜히 기분 좋아지네?”
“이 상황이 언제끝날지 모르는데 계속해서 저희를 데리고 있을 수 있나요?”
“5년이고, 10년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김준의 말에 은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김준은 슬슬 진중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초반부터 해서 긴 옷으로 몸을 가리던데 좀비하고 관계있는 거야?”
“음… 아니요.”
김준은 그 말을 듣고서 거기에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은지의 차례가 되었을 때,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만약 우리 중에 감염자가 나온다면 주저 없이 죽일건가요?”
“어… 나머지를 살려야 한다면… 정말 가슴 아프지만… 그래야지.”
“그렇군요.”
“이 좀비 상황이 끝난다면 그 뒤로도 다시 만날 수 있어?”
“예전의 삶으로 돌아간다면 그땐 언제고 만날 수 있죠. 우리들 생명의 은인이니까요.”
그렇게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둘은 시간이 흘렀을때였다.
뭔가 밀당 같은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안 자리였지만, 눈이 맞지는 않았다.
“오늘의 진실게임 바는 여기까지 하죠.”
“그래, 나도 자야지.”
“올라가볼게요.”
라나 에밀리, 가야, 마리 때와는 다르게 조용히 떠나는 은지, 그리고 잡지 않는 김준.
갑자기 엄청 삘이 오기는 했지만 모두들 곤히 자고 있는데 자기 성욕 때문에 한 명 깨우기는 그런 상황이었다.
결국 오늘은 독수공방이다.
그리고 지난번 말했듯이 삘 받았을때는 이제 한 명씩 골라서 하기로 했으니 내일 한 명 데리고 진짜 뜨거운 밤을 보낼 계획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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