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46화 (46/374)

〈 46화 〉 46­ 다들 모여봐. 죽이는걸 가르쳐주지.

* * *

“으으음.”

김준이 일어났을 때, 눈앞에는 아름다운 미소녀가 헐벗은 몸으로 바닥에 떨어진 속옷을 집어들고 있었다.

슥­ 스슥­

그리고는 팬티부터 입고, 브래지어를 들어 탱탱한 가슴을 감싸면서 후크를 채우려고 할 때 김준이 일어났다.

“아, 깼어요?”

“밖에 누가 있을까 두렵네.”

“괜찮아요. 다들 그럴수 있다 생각할 거예요.”

아주 안방마님이 다 됐다.

다른 아이들은 이 방에서 섹스를 해도 다른 멤버들에게 들킬까봐 바로 나가거나, 김준보다 먼저 일어나서 살금살금 나가고는 했는데 라나는 달랐다.

끝까지 여기 남아서 같이 눈을 뜨고 옷을 챙겨입으면서 별 일 없다는 듯이 쿨하게 나간다.

김준은 그런 라나를 뒤에서 살포시 안았고, 그녀 역시도 그의 팔을 붙잡으면서 부비대고 키스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 불끈거렸지만, 시간 상 여기까지 하고 라나는 자신이 먼저 슬며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욕실로 들어갔고, 김준 역시도 자신의 방에서 씻을 준비를 했다.

하루의 시간 동안 세 명의 톱스타와 돌아가면서 한 판씩 한 김준은 아침식사로 갓 김장한 싱싱한 김치에 밥도 잔뜩 먹으면서 완전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는 소화 겸 싸이클과 런닝머신을 뛰면서 점심까지 운동을 하고, 식사 자리에서 말했다.

“당분간은 밖에 안 나가고 교육을 좀 해야겠다.”

“네?”

교육이라는 말에 다들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각자 쓸 무기를 만들거야. 그리고 내 부재시 좀비를 상대할 때 2인1조로 싸우는 방법도 알려주고.”

“오! 그럼 우리도 이제 전선으로 가는건가?”

에밀리가 손뼉을 쳤을 때, 김준은 손가락을 까딱였다.

“어디까지나 생존술이지. 니네 더러 직접 나가 싸우라고는 안 해.”

“저는 찬성이요.”

가야가 손을 들자 다른 애들도 하나둘씩 동의했다.

언제까지 짐셔틀로 오가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거라고는 좀비가 오면 냅다 밀쳐버리고, 김준의 총알이 날아올때까지 기다리는 것만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녀들은 본격적으로 무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김준은 먼저 창고에서 무기를 만들 재료를 찾았다.

“어떻게, 창칼이라도 만드려는거야?”

“아니.”

“그럼 활? 나 그거 해보고 싶었어. 호크아이 같이!”

옆에서 재잘대는 에밀리의 말을 뒤로 한 채 김준은 못쓰는 공구들, 그리고 나무와 그라인더 등을 안에서 꺼내 그것들로 도구를 만들었다.

Y자로 된 뼈대를 만들고, 못쓰는 헌옷들에서 꺼낸 고무줄을 꼬아서 두 개를 합치고, 발사체로는 투척용으로 쓰던 30mm 너트 대신에 좀 더 작은 너트들을 골랐다.

손재주 하나로 자신의 집을 지금의 생존 쉘터로 만든 김준이 선택하고 만든 무기는 새총이었다.

다음날 표적까지 만들어서 1층에 모두를 모아놓고 먼저 5m 거리에 금을 그었다.

“이제부터 이걸 쓴다.”

“새총이네요? 이거 당겨서 이렇게 쓰는 거 맞죠?”

가야가 집었을 때 생각 이상에 탄성에 낑낑거리면서 겨우 당겼다.

“참고로 탄은 이거야.”

공업용 소형 너트를 보여주자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 아이들.

“이거 맞았다간 수박 깨지겠네.”

“이걸 저희가 쏘는 거라고요?”

“와우….”

웅성거리는 아이들 속에서 먼저 김준이 시범을 보였다.

자신이 튼튼하게 만든 새총을 두고 5m 앞에 있는 나무판 표적을 향해 잘 겨눈 다음 그대로 고무줄을 당긴다음 발사했다.

퓨웃­

빠각!!!

빠르게 날아간 너트가 합판 표적에 꽂혔고, 연달아서 몇 개 더 발사하자 순식간에 합판이 너덜너덜해졌다.

만화에서나 봤지 실제로 쏘는 것은 처음 봤고, 상상 이상의 위력에 침을 삼키는 연예인들.

그리고 이제 자세를 잡은 다음 김준의 지도에 맞춰 한 명씩 쐈다.

“자, 고개 올리고, 그쪽 눈이 아니지! 반대쪽 눈을 감은 다음에 조준하는거야.”

“으으으읏!”

당기기도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굳어있는 팔을 잡고 자세를 교정시켜준다음 그대로 당기게 했다.

따앙­

“꺄앗!”

자기가 쏘고도 그 반동을 못이겨서 휘청거린 가야를 김준이 받아줬다.

순간 화끈거리는 얼굴이었지만, 김준은 대수롭지 않게 다시 해보라고 해서 최소한 표적의 끄트머리라고 맞추라고 했지만 10번의 발사 끝에서 다 빗나가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다음 사람을 시켰다.

“이게 뭐가 어렵다고!”

빠캉­

“어? 어어어?”

다음 차례는 에밀리.

힘차게 날린 것 까지는 좋았으나 표적하고는 한참 떨어진데다가 자칫하면 유리창을 깰 순간이었다.

그래도 어느정도 하다 보니 표적은 맞출 수 있었다.

“이잇!”

따악­

“오! 한 번에?”

표적 끄트머리지만 일단은 맞춘 인아, 그다음으로 탄착군이 형성될 정도로 근처를 맞춘 것을 보고 김준은 자세를 교정시켜줬다.

그 다음으로 나니카, 마리, 라나가 차례대로 했지만, 아직까지 불즈아이인 가운데 과녁을 맞춘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김준 역시 예상은 했기 때문에 계속 봐주면서 전부 다 과녁샷이 될 때까지 가르쳐 주기로 했다.

그때 거기에서 아주 부각되는 둘이 있었다.

파앗!

“오?”

따캉!

“와우!”

무서운 집중력으로 말 없이 표적을 맞춰가는 은지, 그리고 우월한 피지컬로 쫙 당긴다음 한 방에 날려서 표적이 흔들리고 날린 소리가 배 이상으로 큰 도경이 있었다.

“너희 둘이 새총에 재능이 있구나?”

“고마워요.”

“이거 결국은 힘이 필요한거네요? 하핫!”

집중력은 은지가, 당기는 힘은 도경이 확실히 좋았다.

김준은 그녀들에게 계속해서 새총 사격을 연습시켰다.

처음에는 정자세로 시작해서 이후에는 무릎샷, 그 다음은 엎드리거나 차 밖에서 몸을 기울이고 날리는 것 역시 주변 지형을 이용해서 쓰게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당부한 게 있는데, 만약 앞에서 총알로 쓰는 너트 줍는데 발사하거나 당기는 시늉이라도 하는 녀석이 있으면 그때는 정말 때릴수도 있다고 위험성을 특히 강조했다.

***

“으으읏! 끄응!”

“야, 하지마, 손 다쳐!”

예시용으로 만든 새총 이후로 훗날을 대비해 직접 만들라고 가르쳤는데, 커다란 나무를 가지고 칼로 깎는 모습이 너무 위험해 보여 김준이 제지 했다.

“헤엑, 헥!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데요?”

굳은 일이라고는 거의 해본적 없는 새하얗게 깨끗한 손을 보이는 라나를 보고 김준은 장갑을 낀다음 깎을 부분을 잡았다.

“이게 낫으로 하면 직빵인데 말이지. 도구가 부족하단 말이야.”

그 낫은 인아가 쓰고 있었고, 위험하지 않게 나무를 다리로 고정하고 슥슥 깎아내서 그럴듯한 모양을 만들었다.

“고무줄 탄성이 중요해. 200원짜리 가느다란거 썼다간 바로 끊어질걸?”

튼튼한 고무줄로 두겹으로 뭉쳐서 확 당겨보고 탄성을 확인한 다음 그럭저럭 하나씩 만드는 아이들을 보고 김준은 미소를 지었다.

***

“다음은 2인 1조로 좀비를 상대하는거야. 일단 지팡이 준비하고.”

김준은 그동안 요긴하게 썼던 안장 지팡이를 깨끗이 씻어서 쥐여줬다.

그리고 2인 1조로 파트너를 만들어서 첫 시범으로 가야와 은지를 붙여줬다.

“많이 썼던 거지? 이건 좀비를 발견하는 순간 바로 이렇게 밀쳐내는 용도였어. 그리고 내가 바로 갈기는거지.”

“휘두르는 용도로도 좋아요. 저거 튼튼하더라고.”

실제로 에밀리는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좀비를 향해 저 지팡이 철제 부분으로 머리를 후려쳐서 벽으로 밀쳐냈고, 김준이 쏴서 마무리 한 적이 있었다.

“휘두르는건 위험해, 삐끗해서 넘어지면 바로 죽는거야.”

“인정!”

그렇게 해서 먼저 예시를 들었다.

물론 훈련이니까 지팡이는 그대로라 하더라도, 새총은 너트 대신에 골판지를 찢어서 손가락만한 조각에 고추장을 발랐다.

헤드캡을 쓴 김준은 그 둘에게 말했다.

“자, 내가 좀비야 이렇게 달려드는 순간 가르쳐준대로 해봐.”

그러면서 리얼하게 두 팔을 들어올리고 그 소리를 내면서 서서히 다가갔다.

“으어어어어­”

“에잇!”

2인 1조를 해서 가야가 바로 지팡이 안장 부분으로 김준의 가슴팍을 밀쳤지만, 일부러 힘을 쥐었다.

“우으읏?!”

따악­

그때 바로 근거리에서 은지가 새총을 쐈고, 헤드캡에 고추장이 묻어났다.

밀친다음 뒤에서 헤드샷.

딱 김준이 가르쳐준 대로 FM으로 한 것이었다.

“합격!”

“감사합니다.”

김준은 헤드캡에 묻은 고추장을 손가락으로 찍어 먹으면서 그 다음으로 인아&나니카의 훈련을 했다.

“이, 이렇게­”

나니카가 밀고, 인아가 땅겼지만, 너무 살살 해서 가슴팍에서 미끄러져 빗나갔다.

“꺄앗?!”

그대로 힘을 주고 밀고 나가다가 빗나가자 휘청거리는 나니카, 그 상황에서 인아가 쏴서 머리는 맞췄지만, 나니카는 김준에게 두 팔을 잡혔다.

“어, 이러면 인아는 살아도 나니카는 물리는거야.”

“으, 으으… 죄송해요.”

“다시 한 번 해보자!”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서 인아와 나니카 조합도 통과.

다음으로는 도경과 에밀리다.

“우우웃?!”

도경이 힘차게 돌진했을 때, 김준은 하마터면 밀릴뻔했다.

그 상황에서 힘으로 버텼을 때, 에밀리가 바로 발사했지만, 그 상황에서 빗나갔다.

“다시!”

“Shit! 여기서 삑사리라니.”

에밀리 본인도 열받는지 다시 할 준비를 했고, 도경의 힘 원툴로 밀어내기는 잘하지만 새총 명중률이 문제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리와 라나가 움직였을 때, 그들은 심플했다.

“이얍!”

딱!

마리가 밀치고, 바로 라나가 발사했을 때, 문제는 먼저 맞춰 버렸다.

“나쁘진 않은데… 손발이 안 맞았어. 팀웤이 중요해.”

“미안해요. 내가 너무 먼저 쐈다.”

“다시 해 보자!”

그래도 애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근접전에 대해서도 점점 적응해나갔다.

그 다음으로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똑같이 훈련을 했고, 나중에는 무작위로 둘을 지명해서 어느쪽도 새총과 지팡이술 모두 습득할 수 있게 하나하나 가리켰다.

“절대 해서 안되는거.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이렇게 두 손으로 잡고서 봉 부분으로 밀치는거… 니네 물린다.”

김준은 예시를 들기위해 자신에게 가로로 봉을 들고 밀쳐보라고 했고, 에밀리가 여기에서 나서서 밀쳤다.

“얍!”

덥썩!

그 상황에서 김준은 에밀리의 새하얀 어깨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앗?”

순간 어깨가 잡힌채로 페이스 투 페이스로 가까워졌을 때, 에밀리는 당황하기는커녕 싱긋 웃으면서 그대로 김준에게 다가갔다.

쪽­

“!?”

그 상황에서 입을 맞추자 순간 보고 있던 다른 연예인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갑분싸의 상황에서 싱긋 웃는 에밀리를 보고 다른 멤버들은 ‘저 썅년이 또!’ 라거나 뭐라고 한 소리 하는 언니들의 말에도 손가락을 까딱였다.

어차피 섹스도 한 사이인데 남들 앞에서 입맞춤 정도야 대수롭지 않다는 상황이지만, 김준은 한 대 쥐어박으려다 말았다.

그 뒤로 계속 이어지는 훈련, 앞으로 매일같이 2시간을 할애해서 개인 훈련을 계속하게 했다.

그리고 점점 그녀들이 익숙해갈때쯤 김준은 밤에 홀로 나와 집을 둘러보다가 옥탑방을 바라보고 생각에 잠겼다.

“저기다 크게 슬링을 하나 만들까?”

훗날 좀비들이 이 집을 포위해도 대형 무기를 위해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 것으로 발사하는건 커다란 볼베어링, 혹은 화염병이 될 수도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중에는 화염병 만드는것도 가르쳐 줘야 하나?”

그건 정말로 위험하긴 하지만, 생존을 위해서 어찌 할지 김준의 생각은 점점 깊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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