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 44 위로받았다.
* * *
집까지 돌아오는 길에 김준의 정신상태는 혼란스러웠다.
새벽부터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총탄을 쐈던 사람들.
그것도 지난 두 건의 사례를 두고서 주저했지만, 알고 봤지만 누구보다도 생존자들을 위해 수십, 수백 km를 오가면서 여기까지 왔던 사람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인간을 믿었다.
그래서 돌아가는 길까지 김준의 머릿속에는 ‘만약 내가 1시간만 더 빨리 갔다면?’이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런 상황에서 집으로 가는 김준의 앞을 막는 좀비들이 있었다.
으어어어어어
우워어 어어어어
인간의 형상을 하지만 인간이 아니다.
할 줄 아는건 짐승의 소리를 내며 사람을 깨물어 그 고기와 피를 먹고 감염시킨다.
그러면서 시각 청각은 멀쩡해서 움직일때마다 달려든다.
“개 씨발!”
탕
김준은 분노해서 바로 창문을 열고 총을 겨눴다.
그리고 사람의 형상을 한 괴물인 그 좀비들을 향해 미친 듯이 총을 난사했다.
이새끼들만 아니었어도 평화로운 삶을 살았을텐데 그 모든 것을 부수고 아포칼립스로 만든 원흉들을 향해 분노의 총질은 계속됐다.
김준은 집으로 가기 전까지 앞을 막는 좀비들을 모두 죽인다음에 도착했다.
그 순간은 무척이나 길었고, 오후에 김준의 차가 집 안에 들어오고 마중을 나온 아이들이 그의 얼굴을 보고서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며 슬금슬금 물러날 정도였다.
김준은 챙겨온 기름을 1호 창고에 넣고, 차를 치우고, 총알을 안방에 넣는다는 FM적인 움직임, 그리고 피 묻은 몸을 샤워로 씻어낸 뒤로 8명의 톱스타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
“준 오빠~ 어떻게 혼자 루팅은 잘 된거야?”
“….”
그 싸늘한 상황속에서 에밀리가 먼저 다가와서 슬며시 물었지만, 김준은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소주를 꺼냈다.
“흐응~ 오늘은 꽝인가 보구나?”
“쟤 끌고 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가야가 바로 도경하고 라나 시켜서 김준 옆에 붙어있는 에밀리를 끌어냈다.
“왜 이래들?!”
“진짜 눈치 없게!”
“에밀리 언니, 눈치챙겨!”
김준이 조용히 소주를 마실 때 소란스럽게 에밀리가 물러났고, 그 뒤로 은지와 인아는 묵묵히 안줏거리를 만들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김준은 그것을 마시다가 한숨을 길게 내 쉬면서 줄담배를 태웠고, 그 분위기에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와중에 조용히 테이블에서 김준의 말을 기다리는 은지, 그리고 다시 한 번 접근하려는 에밀리나 라나, 마리 등이 있었다.
김준은 그녀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서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꺼냈다.
“새로운 생존자를 발견했는데, 경찰 일행이었어.”
“아… 그럼 새벽의 그 폭죽 소리가….”
그걸 가장 먼저 알아차렸던 은지는 김준과 같이 봤던 그 광경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 일행이라면… 총도 있었겠네?”
“오늘 권총탄 두 박스 구했다.”
“오… 그럼 나머지 생존자 또 만나고 교환한거야?”
“….”
“못 구했나보구… 아얏! 꼬집지 마!”
눈치라고는 미국에 놔두고 온 에밀리의 말에 양 옆에 있던 가야와 마리가 바로 엉덩이를 한 쪽씩 꼬집어당겼다.
그동안 김준에게 스스로 안겼던 라나나 나니카 역시도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가지도 못했다.
“눈 앞에서 다 죽었어. 마지막까지 물자 건네주고, 감염된 경찰이 머리에다가 총을 당기더라고.”
“세상에….”
도경은 입이 떡 벌어졌다가 두 손으로 막았고, 아까까지 깐족대던 에밀리도 영웅적인 희생의 이야기를 듣자 입을 꾹 다물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여친인 경찰하고 같이 생존하며 다니다가… 그 여친한테 물렸다고 하더라고, 둘이 마지막으로….”
“….”
몇몇 마음 약했던 아이들은 눈물을 보였다.
그 찡한 이야기에 도경이 먼저 눈시울이 촉촉해졌고, 나니카나 은지 같은 아이들도 서로의 손을 잡으면서 고개를 떨궜다.
“미안, 가슴이 아픈 이야기였는데, 내가 멋도 모르고….”
“됐어. 할 말 다 했다.”
김준은 늦은 밤 각자 알아서 자라면서 소주 몇 병을 들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오늘의 집안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도 침울햇다.
***
딱
이빨로 돌려서 소주병을 깐 김준은 그냥 스트레이트로 벌컥벌컥 들이켰다.
벌써 몇 병째 마시는지 모를 엄청난 양이었고, 이미 빈 병이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면서, 담배도 잔뜩 펴서 방 안에 연기가 자욱하고, 재떨이에 꽁초 선인장이 만들어졌다.
최근에 이 정도로 멘탈이 나갔던 것은 처음 만난 생존자라고 반가워 다가갔다가 기습당하고 마리가 끔찍한 일을 당할뻔한 그때 정도였다.
안주도 없이 계속 마셔대던 김준은 다음 술도 떨어지자 슬쩍 시계를 봤다.
지금 시간은 새벽 2시.
온종일 방 안에서만 틀어박혀 잔뜩 마셔댔던 김준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술병을 두고 문을 열었다.
얼마나 마시고 피워댔으면 문 열고 거실만 걷는데도 상쾌한 공기가 확 들어올 정도였다.
이미 모두가 잠들어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고 조용히 기다리는 여성이 한 명 있었다.
“아, 한번쯤은 나오실 것 같았어요.”
“….”
기다리고 있던 이는 가야였다.
이제는 어제가 된 새벽의 상황에서 유이하게 김준이 일찍 움직일 때 같이 서포트를 한 맏언니다.
김준은 말 없이 냉장고를 열고 안에 있는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알코올에 절여진 몸이 겨우 수분이 보충되고 있을 때, 가야는 조용히 김준의 뒤로 지나가면서 안방으로 향했다.
퀴퀴한 냄새의 재떨이와 빈 술병들을 주섬주섬 챙기면서 치우기 시작했고, 김준이 방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런 가야의 모습을 보고 멈칫했다.
“아무래도 며칠간 힘드실거 같은데, 다른 애들은 제가 맡을게요.”
“….”
“걱정 마세요. 지금 물자는 충분해요.”
알아서 눈치껏 움직여주겠다면서 빈 병들을 모두 치운 가야.
맏언니가 총대를 메고 김준의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이 새벽까지 기다린 것 같았다.
그때 김준은 그런 가야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봤다.
단촐한 원피스 차림에 씻은지 얼마 안되서 쌩얼의 모습인데도 도드라지는 속눈썹과 붉은 입술.
그리고 스트레스와 취기가 최대한 올라온 상황에서 김준은 그대로 가야의 두 어깨를 붙잡았다.
“웃!?”
김준이 퀭한 눈으로 자신을 부여잡으면서 슬금슬금 침대쪽으로 밀어붙이자 가야는 마른 침을 삼키면서 떨리는 가슴을 진정했다.
“저기, 오빠? 일단… 문이라도 좀 잠그고…”
“아, 그래.”
딸깍
바로 문을 잠그고 가야를 들어올려 그대로 침대에 올리고 그 위로 김준이 올라갔다.
이미 처음 있었던 일도 아니었고, 그때는 콘돔이 없다면서 어물쩍거리다가 입으로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김준이 그대로 원피스 안쪽으로 바로 두 손을 넣자 가야가 움찔하면서 두 다리가 오싹거렸다.
그대로 골반을 부여잡고 중얼거릴 때 점점 더 움찔거리는 가야.
그리고 까끌거리는 감촉이 좋은 레이스 팬티가 서서히 내려갔다.
어두운 조명 속에서 각선미를 타고 내려오는 팬티를 뒤로 휙 집어던진 김준은 그 뒤로 상의쪽으로 손을 뻗었고, 가야가 한쪽 손으로 등의 브라끈을 풀자 손쉽게 풀려나간 브래지어가 풀리고 원피스 너머로 굴곡있는 가슴이 드러났다.
속옷을 모두 벗기고, 알몸에 원피스 차림 하나만 남은 채 침대에 누운 가야는 김준의 모습을 보고서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리고 김준은 곧바로 바지를 벗으면서 애무 없이 그대로 밀어 넣었다.
“하읏!!”
순식간에 들어온 상황에서 자궁구까지 닿을 정도로 꽉 찬 감촉에 가야의 몸이 점점 더 떨리면서 그녀의 두 다리가 허공에서 꿈틀거렸다.
얼굴이 점점 벌게지는 가야의 위로 김준이 피스톤질을 시작했고, 침대가 점점 들썩였다.
들썩 들썩!
“우읏, 크으으읏!”
어금니 꽉 깨물고 신음을 참아내면서, 자신의 몸을 바쳐 패닉에 빠진 김준에게 안겼다.
만취한 상황에서도 미친 듯이 박아대며 아래 깔린 가야의 숨이 점점 더 거칠어졌다.
질 안이 점점 더 빡빡해졌고, 김준이 그대로 심호흡을 한 번 하다가 멈추고는 그대로 롱샷으로 들어갔다.
“아하아악?!”
점점 더 빡빡해지는 질 안에서 뿌리까지 들어온 순간 가야는 꾹 참고 있던 비명을 내질렀다.
그 상황에 멈추지 않고 계속 피스톤질을 하던 김준은 가야의 얼굴이 굉장하게 변할 때쯤 그대로 사정했다.
촤앗 촤아아앗
“흐아아앙!”
조수와 정액이 뒤섞이면서 침대를 적실 때, 가야는 부들부들 떨면서 김준의 얼굴에 손을 내밀었다.
위로해주려고 한 순간에서 예상은 했지만 엄청나게 격렬한 섹스로 하반신 감각이 잠깐 안 들어올 정도였다.
입 한 번 맞추지 않고 그냥 마구 박힌 상황에서 김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한번 몸을 움직였다.
“으읏?!”
질 안에서 빠지지 않았던 김준의 대물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한 번 빼낸 상태에서 애무도 필요없이 박힌 상태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을 느낀 가야는 오늘 정말로 날 잡은 것 같아서 살짝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커진 순간 쉴 틈도 없이 바로 2차전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김준이 얼굴을 점점 밀착해서 가야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봤고, 부끄러운 상황에서 그녀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혀… 내밀어봐.”
“네, 우웁!?
김준의 말을 따라 가야의 촉촉한 입술에서 긴 혀가 나오자 바로 입으로 휘감으면서 타액이 뒤섞였다.
위아래로 잔뜩 들어간 상태에서 김준의 허리놀림은 점점 더 세졌고, 가야는 극한까지 올라오는 오르가즘에 자신도 침대 시트를 질척였다.
이후 잔뜩 위로해 주는 밤은 아주아주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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