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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32화 (32/374)

〈 32화 〉 32­ 우리는 최후의 생존자가 아니었다.

* * *

차에 올라탄 마리를 두고 김준은 문을 나서기 전에 주변을 살펴봤다.

언제나 문을 나서기 전 집 일대 확인을 한 다음에야 문을 열고 캠핑카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일정에 없던 갑작스러운 루팅이었고, 그것도 경험이 없는 마리를 대동하고 움직이는 일이었다.

“일단 병원이 두 곳이 있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으음.”

김준은 더 알기 쉽게 설명했다.

“지난번에 은지랑 읍내 일대로 루팅을 갔거든? 거기 5층짜리 건물로 외과 개인병원 큰 게 하나 있어.”

“5층이요? 전부 병원인가요?”

“음, 1층이 안경점이고, 2층이 그 무료 건강기구 임대해주고, 그 위로 헬스장하고….”

전형적인 시골 동네 역이나 터미널 앞에 있을 법한 빌딩에 위치한 동네 병원이다.

“게다가 개인병원은 죄다 재래시장하고, 그 근처거든. 그중에서도 외과 찾으려면….”

“다른 병원은 어디죠?”

“음, 요양병원인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논밭 한가운데 떨어진 곳이야. 아마도 좀비가 있다면 환자들이겠지.”

“흐으음.”

개인병원으로 가면 가는 길마다 좀비를 상대해야 하고, 5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있을 리 없으니 계단타고 올라가서 내부를 쓸어 버린 다음 장비 챙기고 와야 한다.

요양병원 역시 가면 복잡한 병원 구조 속에서 상대해야 하지만 외진 곳이라면 가는 길을 자동차로 가면서 천천히 처리하고 루팅을 할 수 있다.

[많은 좀비를 잡아가며 읍내까지 가서 개인병원에서 빠르게 루팅해서 돌아온다.] vs [시간이 걸리지만 외진 곳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안에 좀비만 잡고 루팅해서 나온다.]

“요양병원이 나을 것 같아요. 보통 그런 곳에는 전문약과 항생제가 많이 구비돼 있으니까요.”

“알았어. 그럼 그리로 가야겠네.”

김준은 핸들을 돌려서 요양병원 쪽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가는 고가도로 길에서 시골로 빠지면 나오는 국도는 몇 번이고 좀비를 퇴치해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간간이 보이는 좀비가 있었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 김준에게는 마치 사파리의 동물과도 같은 느낌으로 지나쳤다.

반면 조수석에 앉은 마리는 ‘그 참극’ 이후 처음으로 나온 바깥에서 그 참상을 보고 입술을 짓씹었다.

처음 촬영을 위해 이곳 소사벌 시에 왔고, 리허설을 앞두고서 갑자기 촬영 구경을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스태프들에게 달려들고, 다급하게 모두가 피했으나 미처 대피소로 못 들어온 촬영팀과 관중들 모두가 서로를 죽고 죽였고, 지금도 호시탐탐 인간들을 노린다.

마리는 그 상황에서 나지막이 말했다.

“진짜 참혹하네요.”

“처음엔 나도 그런 반응이었어.”

김준 역시 벌써 몇 번째 하는 제 모를 루팅이었지만, 이제는 덤덤해져서 저것들이 과거 인간이었다는 자각도 희미해져갔다.

살기 위해 좀비를 쓰러트려야 하고, 쉘터 안의 아이돌들과 자신 외에 살아 있는 인간을 발견하지 못했다.

고가 밑으로 지나 시골길을 쭉 달릴 때, 김준은 멀리 보이는 흰 건물, 그리고 표지판으로 있는 [예솔요양병원]을 보고서 잠시 멈췄다.

“앞에 저것들은 잡아야겠다.”

“여기서요?!”

수십 미터 밖에 좀비가 느릿느릿 다니고 있을 때, 김준은 총을 꺼냈고 마리는 다른 동료들이 말했던 그 사냥 장면이 나오자 동요하지 않기 위해 입과 귀를 막았다.

띵­

경쾌한 공기총 소리와 함께 30m 밖에 있는 좀비의 머리에 피가 튀면서 비틀거렸다.

철컥­ 띵!

눈앞에서 사람의 형상을 한 좀비가 저격으로 쓰러지는 것을 본 마리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30분에 걸쳐서 좀비들을 잡아낸 김준은 스코프로 쓰러진 좀비들의 움직임을 확인했고, 다시 차의 시동을 걸었다.

마리는 좀비 사냥이 끝난 것에 대해 안도했고, 김준은 그 좀비들을 지나가며 요양병원에 도착했다.

“오빠, 저기 좀비들이….”

“어, 봤어.”

병원 근처에 느릿느릿 기어 다니는 좀비를 보고 김준은 다시 총을 들었다.

100병상 남짓의 그렇게 크지 않은 병원이었지만, 주차장 일대부터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가 있었고, 김준은 바로 총을 겨누면서 마리에게 말했다.

“백미러하고, 사이드미러 봐서 근처에 좀비 보이면 바로 말해줘!”

“아, 네!”

아까와 같이 멀리서 총을 쏘아 핀포인트로 좀비들을 천천히 잡아나가는 김준이었다.

리볼버 권총탄이 부족해서 그렇지, 공기총 연지탄은 지금 보이는 좀비를 다 쓰러트릴 정도로 충분했다.

띵­

[크어!]

간간이 한 방 맞고 몸부림치다가 뛰는 좀비가 나왔지만, 차가 가득 주차된 곳에서 여기까지 발견도 못하고 픽픽 쓰러져나갔다.

“후우….”

김준은 힘겹게 남은 좀비들까지 처리했고,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슬슬 내릴 준비했다.

“마리야. 뒷칸 문 열고 말통이랑 호스 챙겨라.”

“아, 네!”

약과 수술도구를 챙겨야 할 자리에서 김준은 먼저 말통과 주름호스를 가지고서 병원 주차장으로 접근했다.

그러고는 손도끼를 꺼내서 예전에 주차된 자동차들의 주유구를 강제로 뜯어 버렸다.

콰직­ 뚜두둑­

어차피 주인이 와서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버려진 차들.

그리고 주유구를 열어 호스를 넣은 다음 말통으로 차 안의 기름을 빨아들였다.

‘D’라고 쓴 말통에는 경유를, ‘휘’라고 쓴 말통에는 휘발유 차량을 골라서 차 안의 기름을 싹싹 긁어모아서 채웠다.

그렇게 말통 두 개가 꽉꽉 찼을 때, 시간만 더 있다면 더 기름을 수급하겠지만, 좀비 시체들이 널브러진 주차장에서 악취와 언제 또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김준은 마리를 데리고 차에 기름통을 수급해 채운 다음 이제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안에는 어떻게 들어가야 해요?”

“다 방법이 있지.”

김준은 정문을 한번 둘러본 다음 조명 하나 없이 어두운 곳에서 1층 창문 쪽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유리창 하나를 열고서 거기다 대고 호루라기를 크게 불었다

WRY!!!!!!!

호루라기 소리에 반응한 좀비의 음성이 들렸고, 김준은 그곳으로 유인을 한 다음 품 안에서 신나가 담긴 드링크 병을 던졌다.

파각!

병원 안에 던진 병이 깨지고 바닥에 가솔린이 솟았을 때, 김준은 커튼을 찢어 라이타로 불을 붙이고 창문 너머로 달려오는 좀비를 확인했다.

그리고 놈들이 다가올 때 그대로 불을 당겼다.

화르르르륵­

병원 안에 불길이 치솟았고, 스프링클러가 작동할 리가 없어 그대로 달려온 좀비들은 불길을 직빵으로 맞았다.

한둘이 아니라 여러 좀비가 눈앞에서 타는 모습에 마리는 마스크를 착용하고서도 역한 매연에 고개를 돌렸다.

그동안 지포라이터 신나로 저렇게 태우면 기름만 사라지는 순간 금방 불길이 사그라들어 대화재는 생기지 않았다.

김준은 그 상황에서 대문으로 향했고, 어그로가 한곳으로 몰린 곳에서 공기총 대신 샷건을 꺼내 불길에 날뛰는 좀비들을 쏘았다.

타앙­ 철컥­ 탕!

불타는 좀비가 슬러그탄에 찢겨나가 쓰러졌고, 그렇게 병원 안으로 들어온 뒤로 마리를 데리고 병원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요양병원이라 1층에 체력단련과 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실이 있었지만, 그곳은 접었다.

그다음으로 원무과 등도 나올 게 없으니 탐색을 접고, 약제실을 찾았다.

“아, 저기요.”

“음?”

마리가 가리킨 곳은 외래 진료실이었다.

하필 불길하게 문이 잠겨 있었다.

김준은 나무 문에 대고 한 방 갈긴 다음 그대로 발로 차 문을 열었고, 다행히 피가 여기저기 배어 있었지만 좀비는 없는 방이 보였다.

사건이 터지고 피하려고 했는지 옷가지를 벗어 놓은 오래된 흔적이 있었는데, 차마 안을 뒤지기에는 찝찝했다.

“아, 이거!”

마리는 그 안에서 바로 유리찬장 열어 그 안에 있는 도구를 챙겼다.

메스, 스테인레스 스틸컵, 트레이, 가위, 실크 타이 등이 깔끔하게 놓여 있었다.

거기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잘 사용했을 청진기와 소독약 솜 등을 모두 가방에 담았다.

“근데 수술 할 수 있어?”

“실습생 시절에 맹장 개복이랑 타이는 해 봤어요.”

“그래도 째거나 꼬매는 건 되는구나.”

그래도 의사 면허는 있는 친구라고 한다니 돌아간다면, 봉와직염 정도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다.

“아무래도 약은 2층으로 가서 찾아야 하겠네.”

“맞아요. 간호데스크! 아마 그 옆에 약조제실이 있을 거예요.”

결국, 여기서는 기본적인 진료도구 등만 챙기게 됐고, 위로 올라가서 제대로 루팅을 해야 했다.

김준은 진료실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고는 2층 계단으로 향했다.

에스컬레이터로 된 곳에는 올라갈 때마다 좀비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두 남녀가 전후좌우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김준은 빠르게 올라가 기둥을 등진 채로 가장 먼저 보이는 좀비를 향해 한 방 갈겼다.

탕! 탕!

인근의 좀비부터 처리하고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2층 복도에서 김준은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마리 역시도 김준을 돕기 위해 안장 지팡이를 들고서 주변을 살폈고, 김준은 그 상황에서 빠르게 총알 장전했다.

불과 10m만 걸어가면 간호사실과 약 조제실이 보이는데 그 앞으로 좁은 길에 좀비들이 네다섯 정도였다.

간호사 좀비, 환자복을 입은 노인 좀비들이 여기저기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 속에서 슬슬 뛰어오려고 시동을 거는 좀비 하나의 머리를 날려 버린 뒤로 연달아 엽총을 발사했다.

김준이 좀비를 상대할 때, 마리는 약제실로 접근하진 못하고 그와 등을 맞대면서 반대편에서 혹시 튀어나올지 모르는 좀비 기습을 막기 위해 지팡이를 꾹 쥐었다.

그때였다.

복도 끝에서 문이 열리더니 사람의 손이 나왔다.

“우웃!”

“여기야! 여기!”

“!!!”

좀비의 기괴한 목소리가 아니라 분명 사람의 말이었다.

마리는 반사적으로 김준을 불렀다.

“오빠!”

“야이 씨! 좀비 잡는 거 안 보이냐!?”

“저기 사람!!!”

“뭐!?”

뛰는 좀비는 전부 잡았고, 나머지는 시속 1km가 될까말까 한 느릿느릿한 좀비의 행렬이었다.

김준은 그곳을 보고 총을 겨누면서 달려왔고, 그들은 바로 여닫이 문으로 열어서 둘을 들어올 수 있게 해 줬다.

“헉, 허억!”

“진짜 사람이 있었잖아요!”

이곳은 요양병원 내에서도 돈 있는 환자들이 오는 특실이었다.

그 넓은 병실 안에서 석 달 가까돼서 만난 살아 있는 사람들은 의사로 보였다.

“아이고! 저 괴물들 말고 산 사람 만난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소!”

“그러게나 말입니다! 정말로 반가워요!”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두 중년.

한쪽은 피에 젖은 가운을 입은 의사였고, 다른 한쪽은 경비원으로 보였다.

분명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갑기는 했지만, 김준은 그 상황에서 총을 들었다.

“아, 저…저기! 총은….”

“그럼 그쪽도 들고 있는 그 식칼이랑 쇠파이프 같이 내려놓읍시다.”

그들 역시 생존을 위해서 든 무기가 있었고, 김준이 눈짓하는 대치 상황에서 그들이 먼저 칼과 삽 등의 무기를 천천히 내려놓자 그도 총구를 서서히 내렸다.

대치가 풀리는데 5분이 걸렸고, 그들은 뒤늦게야 인사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에서 오래 생존을 했는지 안에는 석유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고, 수많은 생수통과 병원식으로 각종 통조림과 냉장고 안에 주스등을 쌓아 놓고 있었다.

“아이고! 사람들 만나서 반갑구만! 물이라도 좀 마시며 말합시다.”

생수병 하나를 의사가 건네주자 김준은 손을 내밀어 사양했다.

“우리도 준비한 게 있어요. 마리 너부터 마실래?”

허리춤에서 수통을 꺼내 건네주자 마리는 그것을 마시면서 두 사내에게 일단 감사를 표했다.

“두 분은 여기… 얼마나 있었나요?”

“갑자기 사람들이 서로서로 뜯어먹을 때부터 여기 숨게 됐어요. 나가지도 못하고 이 상황이었죠.”

“후우, 이왕 이렇게 산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구만.”

김준은 두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깥에서 다가오는 걷는 좀비들을 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마리는 의사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희가 지금 약이 필요하거든요? 수급이 될까요?”

“으, 으음? 약이라고요? 환자가 있소?”

“네, 셀룰라이티스(Cellulitis:연조직염) 환자가 있는데, MRSA(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항생제 면역 포도상구균)감염 위험도 있어서 관련 항생제가 필요해요!”

“아, 그거라면… 네, 그렇죠. 항생제….”

그때 경비원이 창가 쪽을 보면서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구해도 문제겠구만. 돌아갈 수나 있겠소?”

“네?”

경비원은 밖을 보면서 손짓 했다.

그리고 김준이 창밖을 보자 자신이 잡은 좀비들 이후로 어디서 또 그렇게 달려들고 있었다.

특히 파란색 수의를 입은 좀비들이 튀어나와 일대를 헤집고 있었다.

“젠장! 환자에 이어 이번엔 범죄자 좀비인가?”

요양병원 인근에 소사벌구치소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풀려난 죄수들이 좀비가 된 것 같았다.

이러면 계산 착오였다.

읍내 개인병원을 놔두고 여기까지 온 것은 오는 데까지 상대할 좀비가 상대적으로 반의반도 안 되는 적은 수의 길이어서인데, 10km 밖의 구치소에서 나온 좀비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

“어림잡아 열 마리는 되겠는데….”

“어떻게 저걸 뚫고 가야 하지 않겠소?”

“아, 말 나온 김에 여기서 저격을 하긴 해야 하는데.”

“오호, 그렇군요?”

한편 마리는 의사에게 필요한 약을 의뢰했지만, 우물쭈물하는 모습에 답답해했다.

김준은 이 상황에서 마리를 불러 조용히 속삭였다.

‘약만 챙기고 바로 빠져나갈 방법 찾자.’

‘아, 네. 여기 사람들은 아마도….’

‘여기를 쉘터로 삼은 사람들인데 뭔 상관이야?’

‘그렇죠?’

‘혹시 모르니까 뭐 물이나 그런 거 주는 거 함부로 받지 말고 저 양반들 움직이는 거 잘 지켜봐. 나한테 접근 못하게 하고. 방해된다.’

‘네, 제가 막을게요.’

설마 하니 이 좁은 병실 내에서 뒤통수에 칼이라도 꽂겠냐만, 일단 공동의 적인 좀비 빼고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니 이 정도의 경계는 해야 했다.

마리는 김준의 말을 듣고 달려가 다시 의사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희는 그냥 그람 음성균 항생제만 챙길 테니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주세요!”

“하, 그것참….”

난처해하는 의사와 김준 옆에서 창가가에서 좀비를 잡는 모습을 바라보는 경비원.

김준은 뭔가 신경이 쓰여서 경비원에게 말했다.

“근처 오지 마세요. 총 소리도 그렇고, 잡는데 방해 돼요.”

“아, 아아! 미안 해요! 내가 물러날 테니 저것들 좀 어떻게 잡아주세요! 약을 구하는 길을 알려드릴 테니!”

그렇게 경비원과 의사가 밖에 있는 약제소의 위치를 알려주겠다며 마리를 문 근처에서 떨어진 비상구 지도쪽으로 보였다.

김준은 그 상태에서 좀비 하나의 머리를 겨누고서 총알을 장전하고 서서히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수의를 입은 좀비 중 하나의 미간을 정확히 뚫어서 한 마리 날려 버렸을 때 김준은 자기 캠핑카로 접근하는 좀비를 겨눴다.

그때였다.

별안간 마리에게 복도 약제실 길을 알려주겠다고 한, 의사가 별안간 마리의 뺨을 후려치고, 무슨 소리인가 뒤돌아보려는 김준의 앞에 기습적으로 달려온 두 사내가 그대로 자신을 들이받았다.

콰아아앙!

쨍강!!!!

“!?”

상반신을 내민채 차에 접근하는 좀비를 겨누던 김준의 몸이 갑자기 들썩였고, 그대로 창가에서 몸이 부딪치며 중심을 잃었다.

“크악!?”

생각지도 못했던 기습.

그리고 그대로 창문에 떨어진 김준이었다.

“아아아아악!!!!”

마리는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절규하면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김준을 창가로 떨어트린 두 사내는 마리를 돌아보면서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하, 거 새끼 이것저것 재더니만.”

“그래도 가시나 하나는 건졌잖아요? 하, 저게 얼마 만에 보는 꽃순이야?”

바깥에는 좀비, 그리고 자신과 같이 동행하던 김준의 추락.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은 그 반가움이 사라진 인간의 탈을 쓴 악귀들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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