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밤의 톱스타-29화 (29/374)

〈 29화 〉 29­ 쉘터의 대공사!

* * *

어제의 생일 파티는 아주 성황리에 끝났고, 이제는 다시 일할 때가 되었다.

“작업 좀 크게 하려고 한다.”

“작업이요? 또 전기 만져야 하나요?”

벌써 작업이라는 말에 움찔하는 아이들을 보니, 자신이 톱스타들을 데리고 사는 건지, 여군 신병들을 키우는 건지 모를 김준이었다.

“물 수급을 위한 공사야. 아마 몇 날 며칠 매달려도 언제 끝날지 장담 못 해.”

“어머!”

그렇게 괴롭혔던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김준.

그리고 모두가 그것에 대해 깜짝 놀라면서 지금처럼 빗물이나 생수 루팅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어떻게 방법이 있어요?”

“있지. 그동안 불안 해서 안 쓰려고 했지만.”

김준은 그러면서 은지를 슬며시 바라봤고, 그 시선 속에서도 그녀는 묵묵히 밥을 먹었다.

“지금부터 두 개 조로 나뉜다. 어제부터 해서 기존에 있는 식량을 정리하고 내부에 있는 짐 정리할 애들. 그리고 나가서 작업할 애들.”

“이를테면 집안일과 집 밖일하는 두 개 조로 나뉘는 거군요?”

은지의 말에 김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눈치싸움이 시작될 때 가야가 말했다.

“난 하던 대로 오빠 따라 밖의 작업 해야겠지.”

“나도… 반강제겠지?”

가야와 도경은 이번에도 자신들이 나가서 일하기로 했다.

뭐가 됐든 나가서 좀비 잡으러 루팅 다니는 것보다는 이 울타리 안에서 하는 일이니 몸이 고달퍼도 따르기로 했다.

“그럼 나도 밖!”

에밀리가 힘차게 손을 들며 말하자, 남은 슬롯은 하나였다.

아무래도 은지가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때 라나가 슬며시 손을 들었다.

“저도 나갈게요.”

“음? 너는 뭐 해본 거 없잖아?”

“그~러니까 해 봐야죠! 솔직히 여기서 김준 오빠 따라 각자 생존 기술 배운다고 하는데, 나는 여기 있으면서 루팅 보조 빼고는 맨날 설거지 아니면 청소, 빨래였잖아요?”

“그래도 하던 게 낫지 않아?”

“최소한 뭐라도 해 봐야죠. 전선은 만지고요.”

“…그 말도 맞네?”

그렇게 해서 집안조/집 밖조로 며칠간 일할게 편성됐다.

집안조: 인아, 은지, 마리, 나니카

집 밖조: 가야, 도경, 라나, 에밀리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일 시작을 하기 위해 김준은 창고에서 대형 공구들을 잔뜩 준비했다.

좀비 머리통도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슬래지 해머, 그동안 고이 묻혀 있었던 드릴과 톱, 그라인더까지 대공사를 위해 꺼낸 것들. 그리고 딱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캠핑용 발전기를 하나 꺼내 왔다.

“자~ 다들 손발 조심하고, 오늘은 특히 위험한 작업이다.”

“어우, 뭘 부수고 자르고 그런 거여요?”

“응, 못하겠으면 다른 애들 하는 거 구경해 보고.”

김준은 좀비 루팅때 만큼의 장비를 착용하고서 먼저 계획에 대해 말했다.

“오늘 이 시간에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1층의 저 상가. 저곳을 뜯어낼 거야.”

담벼락 쪽에서 약간 돌출됐던 1층상가.

그동안 그 옆에 차를 대면서도 한 번도 신경 쓰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이었다.

“이제껏 오가면서 [임대문의] 써진 거 보이지? 싹 비어 있는 곳이야.”

“근데 저기서 뭘 하는 대요?”

“들어가서 알려줄게.”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동안 쓰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로 쓸 게 하나도 없고 콘크리트만 가능한 텅 빈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을 1층 창고의 뒷문을 통해 들어갔을 때 그들이 본 것은 넓은 상가였다.

“나 이런 거 해안 가에서 많이 봤어. 조명 간판 달고 감성 바 하면 딱이겠네?”

그 와중에 감상평을 한 마디 한 라나의 말에 에밀리가 손가락을 까딱였다.

“아니야, 여긴 동네가 목이 안 좋아. 게다가 들어오는 곳도 뭔가 구석 같잖아? 차라리 쇼핑몰 창고로 써서 주문받는 용도지.”

“그동안 돌아다녀보는데, 이 동네 은근히 있을 거 다 있어요.”

“그러게? 인구 10만 겨우 된다면서.”

“자~ 자~ 잡담 그만하고 나 따라와!”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을 걸으면서 상가 구석에 있는 간이 화장실을 가리킨 김준은 들고 오라는 장비들을 내려놓고 발전기부터 가동할 준비했다.

“이게 휘발유로 돌아가는 거거든? 일단 라나가 배우고 싶다니 발전기 돌리는 법부터 배우자.”

“아, 이거 야간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쓰는 거!”

“그래, 그래~ 직접 네가 써 보는 거야.”

먼저 친절하게 기름을 채우는 것부터 가동하는 법,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전기를 돼지코에 끼워서 쓰는 법과 사용 시간까지 하나하나 김준이 알려 줬다.

그사이 김준은 도경과 가야, 에밀리에게 말했다.

“니들은 저기 세면대 있지? 그거 뜯어라.”

“네?”

“저거 세면대 밑에 하부 커버 있지? 실리콘 안 칠한 거니 들면 바로 빠져. 저걸 빼내서 밖으로 빼줘.”

일단 시키는 대로 세 아이돌이 들어가 낑낑거리며 세라믹으로 된 커버를 빼냈다.

“야, 야! 조심조심!”

“이거 놓치면 깨져! 발등 아작난다!”

“와우! 어제 스테이크 먹기를 잘했어!”

겨우겨우 그들이 빼내자 김준은 칭찬해 준 다음 돌아가는 발전기를 두고 유선 드릴 코드를 꽂았다.

그러고는 세면대 내부에 붙어 있던 파이프 수도관들을 하나하나 분해해서 빼내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나중에 쓸 거니까 좀 닦아야겠다.”

김준은 수도관 부품들을 분해해서 애들에게 솔로 닦아내라고 명했고, 큼지막한 슬래지 해머를 들어 올렸다.

“와우~ 그걸로 뭘 부수려고….”

에밀리의 장난스러운 질문에 김준이 바로 답했다.

“천장.”

“음?”

김준은 그대로 상가 화장실 천장을 해머로 올려 쳤다.

콰직­ 콰앙!

이미 전구는 빼내서 유리 조각이 떨어질 일은 없었다.

김준의 해머질에 균열이 오른 천장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석고보드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푸­ 푸푸!”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던 김준은 마스크를 쓰고서 석고보드 다음으로 합판으로 된 천장을 두들겨서 내부를 확인했다.

“찾았다.”

합판까지 걷어내자 그 안에 있는 수도 파이프를 발견한 김준은 밖으로 나와서 애들하고 같이 떨어진 잔해 들을 치웠다.

정리가 끝나자 김준은 뚫린 천장 위를 보면서 발판을 가져오게 하고, 계획을 말했다.

“이게 상가 쪽으로 뚫렸던 수도관이야. 그리고 여기 변기랑 수도로 통하고 이 바닥에 밑으로 빠지는 거지.”

“그럼 저 파이프를 어떡하게요?”

“싹 다 뜯어내서 다른 곳에 쓸 거다.”

“!”

어차피 물이 끊긴 지 수 일이 지났으니 사실상 텅텅 빈 수도관들이다.

그래서 김준은 새로운 수도공급을 위해서 아무도 쓰지 않는 1층 상가의 수도관들을 모두 해체해서 다른 곳에 사용할 셈이었다.

“자, 이제 다 치웠으면 내가 올라가서 뜯어낸 것들 니들이 받아줘야 한다?”

“휘유~ 완전 체험 삶의 현장 같잖아?”

에밀 리가 너스레를 떨면서 팔을 걷어 붙였고, 다른 아이들은 김준이 요청하는 대로 공구를 앞에 배치했다.

“라나, 아까 말한 그라인더 가져와.”

“네!”

공구 이름 하나하나 알려 줬고, 거기서 그라인더를 가져오자 김준은 그걸 받고 모두 떨어지라 한 다음 스위치를 올렸다.

위이이이잉­ 기기기기기기기긱!!!!

불꽃이 튀면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파이프를 잘라 내는 김준을 보고 모두가 흠칫해서 물러났다.

그렇게 계속되는 그라인더질에 하나둘씩 잘려 나간 쇠 파이프가 떨어졌다.

“야, 밑에 떨어진 거 잡아.”

황급히 도경과 가야가 잡았을 때 김준이 말했다.

“이거, 반대편 잘리면 뚝 떨어진다. 잘 잡아라.”

“끄으응! 잡고 있어요!”

김준은 반대쪽도 잘라 냈고 마침내 떨어진 수도관 파이프가 떨어져 나갔다.

김준은 그 뒤로 여러 개를 잘라낸 다음 완전히 갈린 그라인더를 가지고 네 명의 아이돌을 불렀다.

“다들 모여봐. 그라인더 날 교체하는 법 가르쳐 줄게.”

김준은 안전하게 코드를 뽑고 렌치로 뜯어 날을 교체하는 법을 알려주고, 다시 푼다음 한 번씩 해 보라고 네 명에게 테스트를 시켜봤다.

“그렇지! 음! 야야, 손으로 조인다고 안 돼! 렌치 쓰라니까.”

“어우, 이거 베이는 거 아니야?”

“안 베여! 이거 만져 봐라. 날이 돌이다 돌! 겁내지 말고 차분하게 해.”

김준은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또 다른 그라인더를 가져와 날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이번엔 돌 대신 브러쉬를 달아 끼워 보라고 직접 시켜봤다.

“오케이! 됐다!”

에밀리가 빠르게 끼고 훌륭하게 작동할 때 흠칫했다.

“좋아. 그럼 내가 빼놓은 저 파이프 녹슨것들 싹 벗겨내.”

“아~ 새것처럼 말이죠? 그거야 문제 없지.”

“꽉 잡아야 한… 아니다. 너 못 믿겠어. 봐바!”

김준은 직접 에밀리 손 위를 잡고서 직접 리드하면서 그라인더의 위험성을 알렸다.

헤드캡까지 확실히 쓰라고 일러둔 다음 겨우 작업을 시켰고, 그 뒤로 상가의 수도관들을 얼추 다 뜯어낸 김준은 쌓여 있는 것들을 보고서 오전동안 꽤 큰 공사를 마쳐서 땀을 닦았다.

“휘유, 다들 수고했….”

“꺄아아악!”

“!?”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 라나, 김준이 뭔가 했을 때 유리 벽 문에서 좀비가 있었다.

[으어어어어어!]

쿵­ 쿠웅!

오전동안 그라인더에 해머질에, 발전기까지 돌린 소음에 반응한 좀비들이 찾아온 것이다.

두꺼운 유리문 너머로 착 달라붙어 피를 뿜어내는 좀비를 보고 그 자리에 굳어 버린 아이돌들을 두고 김준은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정리할 테니까 다들 안으로 들어가.”

“네, 넷!”

“오우 쉣!”

가야, 도경, 에밀리는 주저앉은 라나를 일으키고 후다닥 도망쳤으며, 김준은 가까이 다가가 발판을 챙기면서 유리 벽 너머로 있는 좀비 옆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벽 위에 있는 통풍구 창문을 향해서 상반신을 내밀고 혹시나 해서 차고 있던 공기권총을 뒷주머니에서 꺼냈다.

“내가 씨발, 작업할 때도 총을 들고 다니길 다행이지.”

4­5m의 초 근거리에서 팔을 뻗어 공기권총을 겨눈 김준은 그대로 문을 두들기는 좀비의 머리통을 뚫어 버렸다.

파각­

한 방 맞고 비틀거리는 좀비를 향해 연달아 머리에 또 날리자 문에 붙어 있던 좀비는 비틀거리다가 구석으로 피식 쓰러졌다.

썩은 고목이 무너지듯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이 없자 김준은 기름을 부어서 태워 버리려 하다가 유리문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아까 화장실 뜯어면서 나왔던 천장의 합판들을 모아 유리 벽문에 붙이고, 그 일대에 세면대 커버, 석고보드 등을 쌓아서 누가 밀쳐도 못 들어오게 바리케이드를 제대로 만들었다.

“후우­”

그걸 정리했을 때, 김준이 돌아가려고 하니 슬금슬금 돌아오는 아이돌들이었다.

“야, 니들 안 피하고 뭐….”

“이건 챙겨야죠.”

“그러게. 뒷정리가 중요하잖아.”

라나가 곧바로 발전기를 꺼버리고, 그라인더와 각종 공구들을 챙겼고, 에밀리는 자신이 반짝반짝하게 만든 파이프들을 도경과 같이 집어 들었다.

“아이고.... 그래서 뒷정리들 하러 오셨어? 기특하네.”

“좀비는 처리 된 거죠?”

“그럼! 여기 바리케이드도 쳐 놨잖니?”

가야는 그 말에 담담하게 뒷정리를 마치고서 다른 아이들과 같이 챙긴걸 김준의 명에 따라 창고에 차곡차곡 담았다.

기특하게도 자기 등 뒤에만 숨는 게 아니라 뭔가하려고 도우는 애들을 보고 흐뭇해진 김준이었고, 그때 문이 열리면서 인아의 외침이 울렸다.

“점심시간! 모두 식사하러 오세요!”

“가자!”

“으윽, 좀비 보고 밥을 먹어야 한다니. 케찹은 못 먹겠어.”

에밀리의 드립에 웃어넘길 정도로 이제는 좀비 잡는 것에 대해 담담해진 아이들이었다.

오늘 점심으로 나온 것은 남은 미역국에 스팸야채볶음이었는데, 특히 작업한 아이들은 과식이라 할 정도로 허겁지겁 비웠다.

“킥!”

아까까지만 해도 좀비 봐서 밥이 어떻게 들어가냐는 애들이었는데, 바로 태세 전환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란 걸 느꼈다.

“아 맞다. 오늘 방 바꾸는 날 아닌가?”

에밀리의 말에 라나가 말했다.

“나, 이제 옥탑 내려가고 다시 2층 작은방 쓸래요. 그래도 거기가 벽이 시원해서 부비대다가 잠들어.”

“나야 뭐, 아침에 오기 전에 농작물 보려면 2층이나 3층이나 상관없지.”

그렇게 방 변경으로 서로 이야기가 나왔다.

“근데 방 바꾸는 거 계속해야 하나? 이제는 고정 방 써도 되잖아.”

“작업 담당이랑 루팅 순번 때문에 그렇죠.”

“그거 뿐이겠어? 3층에서 일어나자마자 좀비 발견했을 때… 으으으, 나니카 그때 지렸지?”

“어, 언니!”

3층 옥탑방이 어째서인지 위험지역으로 여겨져서 자기들끼리 협의해서 돌아가며 2,3층 방을 서로 돌아가면서 묵기로 했다.

김준은 그냥 가만히 지켜봤고,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은지랑 가야는 3층에 계속 있고, 인아와 도경이 올라가고, 에밀리랑 라나가 내려온다.

숙소교통정리가 끝나고 점심 식사도 마친 김준은 식후연초 이후로 잠깐 쉬다가 또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가야와 에밀리는 아까 하던 파이프 손질하고, 물통 일대를 닦으라고 오더를 내렸다.

그리고 도경은 루팅할 때 가져온 전선들을 가져다가 이걸 길게 이어놓으라고 선을 만들게 했다.

“이게 양수기라는 거야.”

“뭐 하는데 쓰는 건데요?”

“고여 있는 물 펌프로 돌려서 끌어낸 다음에 다른 곳에 뿌리는 거지.”

“흐음~”

김준은 라나를 데리고, 그것을 조립하기 위해 하나하나 시켰다.

“저기 창고 안쪽에 천막호스 있을 거다.”

“그게 어떻게 생긴 건데요?”

“…말 그대로 천막처럼 생긴 호스인데 철사로 돌돌 말린 거 있어. 시골 논밭가면 있는 거.”

“흐으음~”

라나는 일단 설명을 듣고 창고를 뒤적거리다가 용케 그것을 찾아 가져 왔다.

“오케이! 수고했어. 그럼 이걸 가져가서 끼우는 법 알려줄게.”

오늘 발전기부터 그라인더에 양수기까지 기계 돌리는 법 여러 개 알려 준 김준은 아마 한 달만 지나면 웬만한 공구들은 다들 숙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와~ 오늘 진짜 많은 거 배우네요.”

“응, 앞으로도 할 거 많아.”

“그러게요. 어떻게 보답해야 하지?”

은근슬쩍 티셔츠 앞섬을 어루만지는 라나를 보고서 김준은 안 당한다며 피식 웃어넘겼다.

“지난번도 그렇고, 오늘도 좀 삘이 왔는데….”

암코양이가 지난번 이후 조용하다 또 부뚜막의 각을 재는 것 같다.

얼굴이 발그레해진 라나를 뒤로한 채 김준은 밖으로 가서 양수기 작동을 위해 세 개의 물탱크 중 하나를 선택했다.

그러고는 물탱크의 뚜껑을 살짝 열고 그 안에 끝에 추가 달린 천막 호스를 넣었다.

다음으로 반대편에 25m짜리 다용도 릴 호스를 꽂고, 철사로 단단이 묶으라고 애들에게 시켰다.

“됐다. 그럼 이제 이걸 2층까지 벽에 붙여서 올려야 돼.”

“어디로 가는데요?”

“2층 욕실.”

김준이 호스 고정클립으로 밀착해서 올렸고, 이미 그 작업만 해도 깜깜해질 정도였다.

오늘은 아까 좀비 잡은 거 빼고는 물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2층으로 올렸다.

그러고는 도경이랑 에밀리에게 2층 욕실로 올려보내 선 잡으라고 했고, 도경에게 연결한 선을 가지고 창고 안쪽에 있는 코드에 꽂게 했다.

[선 제대로 잡혀?]

[치지직­ 치직­ 오빠, 욕조에다가 고정시켜놨어요.]

[응, 기다려. 가서 고정시킬 테니까.]

김준은 창고에서 실리콘을 가지고 가서 2층 욕실에서 직접 연결했고, 대공사라 하더니만, 공사일꾼처럼 움직이는 집 밖조 아이돌들을 보고, 집안조는 청소 다 마치고 저녁상 크게 차려야겠다고 움직였다.

그렇게 깜깜해질 때까지 작업을 마친 집 밖조 일행은 모두가 땀과 먼지를 푹 뒤집어쓴 채로 나왔다.

“휴, 욕봤어요.”

“인아야! 빨리 밥 준비!”

“뭐야? 8시가 넘었는데, 아직 안 먹었어?”

“다 같이 먹으려고요. 얼른 손들 씻으세요.”

그렇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에 밥상이 차려지자 너나 할 것 없이 다가와 식사의 자리가 되었다.

“많이 먹어. 오늘 고생했어.”

“캬~ 밥이 진짜 잘 넘어가네? 막 예능에서도 안 해본거라 더.”

김준은 그래도 첫날치고는 굉장히 잘해준 아이들을 보고서 오늘도 소주를 깠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삘이 왔다는 그녀는 김준을 유심히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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