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 25 오늘은 파밍 운수가 좋더니만...
* * *
타앙!
촤아아악
기어이 일곱 번째 좀비까지 모두 쓰러트린 김준은 매캐한 연기가 뿜어지는 총구를 훅 불면서 총을 어깨에 맸다.
“휘유”
김준은 전부 해결한 다음 차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운전석 수납함에 있는 슬러그 탄을 꺼내 천천히 장전했다.
잠시 소강상태 와중에 은지는 안경을 끼고서 남은 상가들을 둘러봤다.
안경점은 내부가 박살 나서 구할게 없을 것 같다.
그 옆으로 성인오락실이나 PC방, 노래방도 지금에서는 딱히 쓰일게 없을 거다.
게다가 지하로 이뤄진곳이라 안에 파밍하러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꺼려질 상황이다.
은지는 그 큰 눈을 가늘게 뜨면서 최대한 멀리서 살펴봤고, 그러던 중 보이는 곳이 있었다.
“오빠.”
“음, 왜?”
“계속 물자를 챙긴다면, 저기 갈 수 있나요?”
은지가 가리킨 곳은 전방에 멀리 있는 곳을 확인했다.
그곳은 다름 아닌 미용실이었다.
대학가에 있기에는 조금 레트로한 분위기였는데, 은지가 말하자 김준은 다른 곳 루팅을 할 만한 곳이 안 나오자 바로 기어를 올렸다.
“미용실이라, 그래. 가자!”
안 그래도 스포츠머리를 고수하던 자기 머리카락도 많이 자라 부스스해져서 앞머리가 눈썹을 찌르고, 다른 애들 역시도 최소한 치렁치렁한 장발을 다듬을 도구는 필요할 테니 말이다.
김준은 얼마 되지 않는 그 거리를 향해 차를 움직였고, 미용실 앞에 도착해서 2차 루팅을 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안에 모습을 보고서 김준과 은지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
[키에에에]
[캬아아!!!]
미용실 안에 좀비가 있다.
총 셋인데, 미용사와 손님들이었는지 모두 나이가 있는 할머니들이었다.
“후우, 조졌네.”
“바로 저 앞에 있는데….”
“!”
그나마 내부에 있는 포장이 잘 된 샴푸나 비누, 각종 미용용품은 확실히 욕심나는 생필품이지만, 상황이 애매했다.
“아, 아쉽네. 그렇지 않아도 드라이기 두 개밖에 없어서 아침마다 니들 머리 말리는 것도 전쟁이드만.”
김준은 입맛을 다시면서, 할 수 없이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은지는 계속 그 안을 응시하다가 넌지시 김준에게 물었다.
“오빠.”
“왜?”
“제가 나가서 저 녀석들 유인해볼까요?”
“…미쳤니?”
아까까지 파트너로 손발이 잘 맞았던 은지가 갑자기 무리수를 던지자 김준이 정색했다.
“너 목숨이 몇 개인데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아뇨, 가능성 있어요.”
“가능성이고 뭐고! 맨몸으로 나갔다가 무슨 일을 겪을 줄 알고!”
하지만 은지는 주변을 둘러보고 자기 생각을 말했다.
“목에 이 호루라기 있죠? 제가 차에서 내려서 저 문 앞에서 불면 좀비들이 반응해서 올 거예요. 그때 오빠가 총으로 잡으면 되죠.”
“혼자서… 미끼가 되겠다?”
“그래야 중요 물품을 찾을 수 있지 않아요?”
김준은 이 녀석이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서 유심히 바라봤다.
초면부터 구해 달라고 하는 톱스타들을 구할 때, ‘좀비에게 물린 상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니 전부 벗어라.’ 라는 말에 ‘차라리 나 남기고 다른 애들 데려가라.’ 하면서 거부했던 아가씨.
집 안에 들어와도 김준을 경계하면서 눈치껏 집안일을 전부 도맡아 하면서 묵묵히 있던 가사전담.
그러면서 김준이 다른 아이들과 섹스 한 것을 콘돔을 발견해서 눈치채면서 ‘이해는 하지만 나는 그럴 일 없을 거다.’라고 거리를 두는 철벽녀, 그러면서 맞언니 가야 빼고는 몇 년간 호흡맞춘 예능멤버들하고도 거리 두면서 막상 루팅때는 기계적으로 김준을 돕는 파트너.
그리고 이제는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던져 생필품을 마련하려고 한다.
도대체가 어떤 타입이라고 딱 정의할 수 없는 은지의 행동을 보고서 김준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웃긴 것은 차와 미용실 사이에서 거리를 두고 좀비가 보이는데도, 안에 있는 세 구의 좀비는 느릿느릿한 모습으로 바깥까지 나올 생각이 없었다.
“그냥 한 번에 해요.”
“그 정도로 미용실 용품이 중요한 거야?”
“아, 위생용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그리고 안에 보니까 민감성 두피에 쓸 샴푸랑 바디워시가 있어서요. 저거 내가 많이 쓰던 건데….”
“아, 전용샴푸가 있으니 저 미용실은 꼭 털어야 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필요해요. 그래서 제가 위험 무릅쓰고 미끼가 된다고 한 거고요.”
“후우 그래 알았다.”
김준은 수긍하면서 저 좀비들을 잡고 미용실을 털기로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 은지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잠갔다.
“!?”
“물자가 필요하지만 그게 사람 목숨만큼은 아니지.”
직접 나가서 미끼가 되겠다는 은지의 제안을 씹은 김준은 샷건을 장전하고, 권총 두 자로도 확인해 본다음 결심했다.
빠아아아아아아아아앙!!!!!
“?!”
김준이 힘차게 누른 클락션이 골목 일대에 퍼졌다.
빛과 소음을 써서 좀비에게 어그로를 끄는 것을 터득한 김준의 회심의 한 방이었다.
빵 빵 빠아아아아아앙!
연달아서 클락션을 눌러대자, 미용실 안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쨍그랑!
콰직
[크어어어어]
[샤샤샤샤아아아아!]
안에 있던 세 구의 좀비가 그 소리를 듣고 닫힌 유리문을 부수면서 저벅저벅 걸어왔다.
다행히 셋 다 걷는 좀비, 그리고 클락션의 임펙트로 주변에 다른 좀비가 나오나 싶었다.
은지는 전후좌우를 확인하면서 다른 좀비들을 캐치해냈다.
“후방 30m 정도, 걷는 좀비예요. 네다섯 정도.”
“앞엔 안 보인다. 골목 주택가는?”
“애매한데 한참 떨어져 있어요. 뛰는 애들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아요.”
김준은 그 말을 듣고서 바로 차의 시동을 걸었다.
미용실 안의 좀비들이 문밖으로 나왔을 때, 일부러 거리를 벌린 것이었고, 10m 정도 떨어져서 차를 멈추자 기어이 따라오고 있었다.
느릿느릿한 모습에 준비할 것은 많았다.
김준은 다시 한번 돌아보고 심호흡을 한 다음 5m 정도 다가올 때쯤 두 번째 권총을 꺼냈다.
지난번 에밀리랑 총포상에 갇혀 하룻밤을 보냈을 때 그곳에서 구해온 사격경기용 공기총.
연지탄이 호환이 되는데다가 휴대용으로 여러발을 발사할 수 있었다.
김준은 슬쩍 창문을 열고 미용실에 나와 차로 걸어오는 좀비 셋을 향해 연지탄을 날렸다.
띵 띵 띠잉
공기압축 터지는 소리와 함께 연지탄이 맞았을 때, 좀비들이 하나하나 쓰러졌다.
세 좀비를 쓰러트린 다음 좁은 골목길에서 차를 겨우 돌려서 전방에서 쓰러진 좀비를 확인했다.
추가로 저 멀리서 느릿느릿 걸어오는 좀비를 향해서는 김준이 샷건을 들어서 겨누고 그대로 발사했다.
한산한 골목길에서 총소리만 들리고, 좀비들이 죽어 나간다.
김준은 그 상황에서도 연신 지근거리에서 쓰러트린 미용실 좀비 세구가 움직이는지를 확인했다.
파마 하다가 당하신 건지 곱슬거리는 머리의 노인 좀비 셋은 연지탄 한 방에 풀썩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멀리 있는 좀비까지 쓰러트린 김준은 은지에게 대쉬보드에 있는 기름 꺼내라면서 차에 내렸다.
그러고는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인다음 은지가 가져다준 지포라이터 기름을 쓰러진 미용실 좀비 앞에 뿌려댄 다음 담배를 던졌다.
화르르륵
휘발유에 시체 타는 냄새가 났지만, 둘 다 마스크로 견딘 채 그들을 넘어가 미용실 안으로 들어갔다.
“자, 짧고 굵게 한번 털어봐.”
김준의 말에 은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달려가 민감성 두피에 쓰는 샴푸들과, 각종 케어용품들을 한가득 집어 들었다.
그 상황에서 서점때처럼 김준이 다시 엄호를 했고, 조금이라도 수상한 느낌이 있으면 총구를 겨눌 상황으로 전후좌후 전방을 살핀다.
미용실 안에 있던 위생용품을 다 챙긴 은지는 그다음으로 일대의 서랍을 뒤졌다.
그러고는 안에서 미사용품인 면도칼, 숱가위, 바리깡, 드라이기, 고데기, 퍼머핀, 염색약 등의 미용용품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거 쓸 줄 알아?”
“…학창 시절 미용반 출신이었어요.”
“오!”
안 그래도 머리카락이 점점 자라서 개털이 된다고 투덜대는 애들이 있었는데, 또 장기생존에 필요한 물건이 생긴 것 같았다.
그리고 미용실 일대에서 더 필요한 물건이 없을까 챙기던 은지는 거울을 마지막으로 파밍을 끝냈다.
그때 김준은 그것을 보고 안을 둘러보다가 물었다.
“다 했어?”
“네.”
“그럼 다음엔 나도 챙기자.”
“!”
김준은 총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세면대 앞으로 가서 허릿춤에 도끼를 꺼내 그대로 보일러통의 코드들을 향해 내리쳤다.
쾅 쾅
보일러를 뜯어내고, 전선은 전선대로, 파이프는 파이프대로 챙겨서 그것을 챙기자 은지는 주변에 떨어진 잡동사니를 주워서 모두 담았다.
두 건의 루팅을 끝내다보니 어느새 또다시 날이 어두워졌다.
김준은 오늘만큼 풍족하게 파밍하면서, 파트너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일은 처음이라 흡족한 얼굴로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까지는 또 역경의 시간이었다.
차량용 헤드라이트에 비추는 좀비들이 불쑥 튀어나오는 모습은 갑자기 장르가 생존물에서 공포물로 바뀌는 것 같았다.
헤드라이트 하나를 제외하고는 한줄기 빛이 없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침묵은 계속 이어졌고, 오는 길 동안 좀비를 잡으면서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끼이익 띵 띵띵
차가 멈추고서 시동을 끄자 들리는 소리가 집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렸다.
“고생했어요. 오빠.”
“너도, 수고했다.”
한바탕 큰 털이를 한 두 남녀는 서로를 격려한 다음 밖에서 내렸다.
김준이 오늘도 처리하고 온 좀비들의 잔해를 치우기 위해 락스 스프레이로 차에 묻은 좀비들의 피를 씻어냈고, 그 잔해 들 역시 긁어다가 라이타 기름으로 태워냈다.
“휴우, 됐다.”
마지막으로 둘 다 신발밑을 락스로 닦아낸 다음 기분 좋게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오늘 돌아온 뒤로 물자를 잔뜩 챙겼는데도 표정이 곱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전부 챙긴다음에 한 자리에 모인 아이들.
그리고 김준과 은지가 다녀올 때동안 벌어진 일에 대해 아이들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오빠….”
“왜? 무슨 일인데?”
“물 끊겼어요.”
“…아이고.”
전기가 끊긴 뒤로 오래간다 했지만, 기어이 수도 역시도 끝난 상황이었다.
김준은 일단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욕실로 향했다.
욕조 안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고, 세면대와 대야 등에 한가득 물을 채워져 있다.
그리고 수도꼭지를 아무리 돌려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김준은 싱크대 역시도 물이 끊긴 것을 확인했고, 3층 옥탑방 역시도 똑같았다.
그나마 애들이 기특한 것은 세숫대야와 고무통은 물론이고, 지난번 만두 만들던 그릇과 빈 소주병까지 싹싹 긁어서 물을 채운 것이었다.
“흐으음.”
김준은 그 상황에서 일단 일대에 있는 물을 계산했다.
그러고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서 늦은 저녁을 최소한으로 물을 줄여 만든 샐러드로 식사했다.
“자, 하나씩 따져 보자. 일단 긴급상황에서 장기 생존할 때는 물이 필수야. 그것도 먹는물만 평균 2.5L는 필요해.”
“씻는 거와 음식만드는 거 생각하면 그 10배는 필요하고요.”
군시절에 질리도록 들었던, 위급 시 생존에 필요한 식수와 식량.
원래는 전시에 상수도가 파괴될 때를 대비한 것이었는데, 지금에도 쓰일 이야기였다.
“발전소 전기 다 끊기고, 파이프에 남은 물까지 탈탈 털어서 이 상황이란 말이지.”
“당장에 밥부터가 문제겠네요. 게다가 식기 씻는 것도….”
“지난번에도 한 번 손질해서 1회용품 위주로 썼고, 게다가 물 받아 놓고 모두가 그걸로 씻었지. 그동안 잘 견뎌줬어.”
김준은 그렇게 말한 다음에 앞으로의 방침을 말했다.
“일단 식수는 오늘 루팅해온 정수기 물통이 세 개 있어. 이게 60L 가량이다.”
최소한 씻는 거는 몰라도, 먹는 용도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샤워부터가 문제네. 지금도 네다섯 명씩 물 받아 놓은 걸로 공유해서 씻었지만요.”
가장 위생에 민감해하는 의사 마리의 말에 라나가 넌지시 물었다.
“그럼 씻은 물을 받아 놓고 끓인다음 정수해서 며칠간 계속 쓰면 안 돼요?”
지금까지 계속 쓴 물을 변기에 쓰고 내리는 용도로 버렸는데, 그것도 아껴야 하는 거 아닌가 물어본 질문, 하지만 마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짓 오래 하면 더 큰 일 나. 이미 씻어서 노폐물이 가득한데 그걸 걸러내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면 나중엔 씻는 의미가 없지.”
“그래요?”
“몸씻고 고인물이 오래되봐, 안에 세균이 가득한데, 그걸 또 몸에 끼얹고 그걸 여러 명이 반복하면….”
“똥물 목욕이네… 어우, 차라리 안 씻고 말죠.”
라나가 금방 포기하자 에밀 리가 물었다.
“그럼 물티슈라도 배치해야 할까? 급한 대로 눈곱만 떼네고 양치만 하자고.”
에밀리의 말에 지저분하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이전까지 부족한 물을 두고서 사흘에 한 번에 샤워도 하고, 몇몇은 많은 물로 씻고와서 김준이랑 한 판 거하게 한 애들도 있었던 호화생활이었다.
“가장 중요한 게 일단 화장실 아니예요?”
최대한 알뜰하게 씻은물로 변기 용수를 쓴다 하더라도 그 역시 한정이다.
“그거는 저번에 추가한 캠핑카 안에 변기, 그걸 자주 써야 돼. 물 없이 화학 약품으로 변을 내리고 그게 알아서 녹으니까 오물통만 비우면 되니까.”
“후우,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써야 하네.”
김준은 그 상황에서 먼저 하나씩 오더를 내렸다.
“좋아, 먼저 가야는 애들 중 연장자니까 다른 애들 물 쓰는 거에 대해서 매일 같이 체크를 해 줘. 특히 그릇으로 채워 놓은 물들.”
“네, 오빠.”
“마리랑 나니카는 지난번 만든 정수필터 있지? 그걸로 계속 물 재활용을 해야 해. 그리고 지금부터 차 끓여서 그걸로 식수를 쓰자.”
“네, 그렇게 할게요! 나니카, 같이 움직이자.”
“네, 넷!”
그다음으로 둘러본 이는 도경이었다.
“도경이 네가 여기서 여자애들 중 가장 힘이 좋지? 에밀리랑 같이 물 부족하면 뒤꼍에 빗물 탱크 열어서 길어와줘. 할 수 있겠지?”
“네, 뭐… 그 주름호스랑 밸브렌치 쓰는 거 배웠으니 할게요.”
“물장수가 된 느낌이네.”
그 둘에 대한 오더 이후 다음은 인아다.
“지금까지 물가지고 농사다 음식이다 다 해줬는데, 농사는 필요니까 넘어갈게, 중요한 건 음식인데, 역시 밥이랑 국이지?”
“네, 그래서 말인데. 저녁 샐러드 같이 최대한 물 안 쓰고 만드는 음식을 만들어볼게요.”
“소금도 최소한으로.”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건 라나와 은지다.
“은지는 다음 루팅때도 쓰일 때 물을 찾아야겠고, 라나가 지금 집안일 하지?”
“네. 그렇죠.”
“조금 집이 건조하더라도 물걸레는 쓰지 말자. 그리고 빨래가 문제인데, 일단 세탁기 사용은 당분간 보류! 정말 필요한 속옷 정도만 빨때 손빨래로 끝내자. 역시 다 씻은 물은 변기에 쓰고. 무슨 말인지 알지?”
“네,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그렇게 한 번 더 허리띠를 졸라매서 물 아끼기에 들어간 생존 톱스타들이다.
그날 밤 김준은 오늘 챙겨 온 장비 중 보일러를 가져다가 뜯고 있었다.
수많은 호스와 파이프, 전선, 그리고 안에 있는 펌프와 열교환기 센서를 보자 손이 근질거렸다.
“마지막까지 최후의 수로 생각한 게 있는데, 결국은 쓰게 되네?”
두 달 이상 지낸 나름의 풍족한 삶이 길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죽으란 법은 없는 법. 김준은 자기 머리와 창고에 있는 기계들을 이용해서 전기처럼 수도도 자체 수급을 계획을 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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