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24 또 그들이 온다.
* * *
김준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빳빳해지는 하루를 느꼈다.
자고 일어나서 텐트치는 거야 아직 젊은 나이이니 그렇다 치지만, 팔다리에 허리까지 빳빳해서 쑤셔 죽을 것 같았다.
“들박은 자주 하면 안 되겠어.”
스테미너를 엄청나게 썼던 어제의 쓰리썸을 기억하며, 몸을 풀었다.
씻고 나왔을 때, 어제의 회식으로 인해 숙취 기운이 있는 아이들이 고개를 가누지 못했다.
“아이고, 애들 피곤해 보이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에밀리와 옆에서 술 냄새난다고 코를 막는 도경, 다크써클이 진 라나, 그리고 나니카는 김준과 눈이 마주쳤다가 얼굴이 빨개지며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김준은 삐걱거리는 몸으로 상석에 앉아 아침을 기다렸다.
“자~ 자고로 숙취 해소에는 미역국이 제일이예요!”
참치미역국을 준비한 인아는 모두의 그릇에 넉넉히 담아서 오늘의 일용할 아침 식사를 세팅했다.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미역국부터 먹고 몇몇은 속이 풀리는 탄성을 내뱉었다.
“생각해 보니 말이지. 요새 생일도 아닌데 미역국 정말 자주 먹는단 말이야.”
생일이라는 말에 갑자기 라나가 떠올린 게 있었다.
“어머, 그러고 보니….”
“음?”
“이번 주 토요일이 은지 언니 생일 아니예요?”
“!”
세상이 멸망한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어쩌다 보니 다 같이 살면서 시각은 또 흘러간다.
“진짜야? 잠깐만 이제는 시간 개념도 희미하네. 토요일이 언제… 사흘 뒤잖아?”
“세상에! 축하해요. 은지 언니!”
“…아, 뭐. 그냥… 난 신경 안 썼는데, 다른 애가 먼저 말했네?”
은지는 생일을 앞두고 있으면서 내색하지 않고 조용히 밥을 먹었다.
그런 은지를 향해 김준이 물었다.
“올해 스물여섯이지?”
“네, 맞아요.”
김준은 잠시 8명과 같이 살면서 나이를 계산했다.
일단 자기 빼고 가장 나이가 많은 게, 맞언니 가야가 27살.
그 뒤로 은지가 26살, 마리가 빠른생일로 25살, 에밀리가 25살.
그리고 도경이 24살에, 인아 23살, 그 뒤로 막내라인인 나니카가 21살에 라나가 20살이다.
어쨌건 나이 따라 움직이는 애들이 잘 따라줬는데, 여기에서 생일이라…
그래도 가족같은 삶인데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2층이랑 3층에 정리할 공간 좀 만들어 보자. 그리고 다시 물자 루팅하러 다녀야지.”
“제가 식사하고 정리 준비할게요.”
“그래, 생일 준비 전에 고생 좀 해 줘.”
김준은 은지에게 이번 생일 확실히 챙겨 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뭐, 필요한 거 있어?”
“…괜찮아요.”
묵묵히 짐을 정리하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은지다.
“그럼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글쎄요. 저는 딱히 가리는 게 없어서… 오늘 같이 미역국이면 될 거 같아요.”
“에이~ 그건 기본이고.”
“그럼 그거면 충분하네요.”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을 때, 조용히 옆에서 일을 돕던 다른 애들도 뭔가 말을 못 꺼냈다.
그나마 유일하게 은지보다 언니인 가야가 말했다.
“그러면, 이번 루팅때 얘를 빼줘요.”
“음?”
“순번을 저희가 정했거든요. 지난번까지 에밀리가 마지막이었죠? 원래 다음이 은지이고, 다음 차례가 마리였어요.”
“어, 그럼 마리를 데리고 가야 하나?”
어차피 걔는 의사니까 병원과 약품 일대를 찾으면서 특수용품 파밍에 활약을 보일 것이다.
김준은 그럼 내일 파밍은 그녀하고 가야겠다고 준비를 하려 했지만, 은지가 나섰다.
“그럴 필요 없어요.”
“야, 그래도 생일 앞두고.”
김준도 이건 아니라 생각하고 배려해주려고 했지만, 은지는 저번에 만두 만들고 깨끗이 씻은 찜기와 다라이를 선반 위에 올리며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생일 신경 쓰기에는 지금 상황이 상황이잖아요.”
“괜찮아, 굳이 네가 오지 않아도.”
“그래, 은지야. 차라리 집에서 쉬는 게.”
가야도 거들었지만, 은지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예요. 오히려 저도 알아 둬야지 다른 동생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줄 수 있죠.”
“하아, 파밍 순위는 따로 생각했고?”
“차차 생각해 볼게요. 일단 일대 지도부터 찾아봐야 할까요?”
은지는 앞선 파밍 보조로 온 멤버들에게 어디어디를 돌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움직였다.
김준은 그 상황에서 은지가 떠났을 때 조용히 중얼거렸다.
“벽이 있는 거 같네.”
“조금… 그렇죠?”
가야도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때 뒤에 있던 도경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뭘 그렇게 새삼스럽게 그래요? 예전부터 그랬는데.”
“…야!”
가야가 제지하려고 했지만, 김준은 오히려 가야를 만류하며 둘 다 잠깐 나오라고 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부터 그랬어요. 걸스 파이팅 초창기 멤버로 했을 때, 그래도 예능이지만, 매주 하는 거잖아요?’
‘한 번도 안 어울렸어요. 한 번도! 소속사가 문제인가 했는데, 그냥 저 언니가 거리를 두는거예요.’
‘그렇다고 구설수도 딱히 없잖아? 방송에서도 언제나 철저하고 작가들 각본 맞춰서 잘 움직여서 에이스 컨셉이었고.’
‘그래도 농사일 안 하는 건 선넘었지. 인아도 그래서 은지 언니에겐 텃밭 일 안 시키잖아.’
‘너무 그러지 마. 그래도 쟤는 자기 할 일은 다 하는 스타일이니까. 여기 헌 옷 수선해서 우리 입을 거리 만들어 주는 것도 그렇고.’
TV의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가 다른 건 에밀리나 라나뿐이 아니었다.
미디어의 은지는 활기차고, 에이스 컨셉의 매력적인 아이돌이었지만, 실제 성격은 굉장히 과묵하고 붙임성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매일 살면서 샤워도 혼자 하거나, 끽해야 가야 정도만 같이 씻는 정도라서 결벽증이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데려가도 괜찮나?”
오랜만에 루팅이라 무기들도 전부 다듬고, 전기가 끊긴 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썩은 음식이 가득한 곳들은 전부 빼야 한다.
“정육점 아웃, 횟집 아웃, 빵집도 아웃, 웬만한 식당에서 남은 게 조미료랑 소주 정도일 텐데?”
김준은 그 외에도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를 따지다가 집 밖의 창고를 둘러봤다.
그러고는 오늘 점심을 먹은 뒤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
“정말 괜찮겠어?”
“문제없어요.”
은지는 준비를 탄탄히 하고 있었다.
움직이기 편한 트레이닝복에 발목과 팔에 아대, 그리고 런닝화를 신으면서 좀비를 발견하면 밀쳐 낼 안장 지팡이를 들었다.
김준 역시 오랜만에 장비를 챙기고서 지난번 루팅으로 가져온 무기들에게 총알을 든든히 채워 놓고 캠핑카를 손봤다.
어제까지는 사랑의 방, 그리고 이제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온 생존물품을 수급할 장갑차가 되어 움직인다.
출발전 준비를 마친 김준은 시동을 걸고 문을 열어 힘차게 엑셀을 밟았다.
오늘은 운이 좋게도 나오자마자 좀비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리스트를 정해 보긴 했는데, 우선순위는 역시 물이야.”
“오빠가 길을 다 아실 테니, 도착하면 바로 챙길 준비할게요.”
“음, 이제 나온 이상 파트너니까 물어보자. 우리가 물과 식량 다음으로 뭐가 필요할까?”
운전 중 주변을 돌아보면서 넌지시 물어본 김준의 말에 은지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서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서점? 흐음, 서점….”
김준은 생각해 보다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핸들을 돌렸다.
이제껏 고가나 우회한 시내, 서해안쪽이 아닌 반대편 대학교 쪽이었다.
지난날 라나하고 갔을 때 이후로 저 일대 루팅을 안 했는데, 대학가 골목에 서점이 하나 있었다.
“곧 도착할 거야. 하지만 그 전에…”
김준은 밖에서 만난 좀비들을 보고 바로 총을 준비했다.
지난번 옆집 옥상에서 잡은 뒤로, 다시 보는 좀비 무리였다.
그때 조수석에 있던 은지는 품 안에서 안경을 꺼내 조용히 썼다.
그러고는 창 너머로 보이는 좀비를 겨누는 김준을 보고 말했다.
앞에는 총 네 마리의 좀비가 있었는데, 은지도 그걸 안경 너머로 보고 말했다.
“가장 오른쪽 좀비가 가장 빨라 보이네요?”
“!”
넷 중 누구를 먼저 잡을지 겨누던 김준은 스코프를 통해 정말 다른 좀비보다 유독 건들거리는 녀석을 발견하고, 바로 당겼다.
띵
촤악!
[크어어어어어어!!]
이마를 뚫었는데도 버티면서, 그대로 캠핑카에 달려드는 좀비.
다른 좀비 셋은 흐느적거리면서 천천히 오지만, 무서운 속도로 달려드는 뛰는 좀비 하나를 김준이 침착하게 다시 겨눠서 방아쇠를 당겼다.
띵!
공기총의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한 방 더 맞은 좀비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 뒤로 꿈틀거리는 모습에 김준은 확실히 처리하자는 생각으로 세 발을 쏴서 그 뛰는 좀비를 쓰러트렸다.
“씨발, 감이 떨어졌나?”
세 방을 정통으로 맞춰서 겨우 쓰러트린 좀비를 보고 이전과 달리 놈들이 좀 세진 게 아닌가, 신경이 쓰였다.
김준은 일단 남은 세 좀비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총을 장전했다.
그 순간 은지가 외쳤다.
“오빠! 뒤에 뛰는 좀비!!!”
“!?”
[으어어어어어!]
쿵 쿠웅
“큭! 이런, 썅!”
김준은 창 밖으로 총구와 상체를 기울여 겨눴다가 은지의 말을 듣고 곧바로 몸을 집어넣었고, 그 뒤로 달려왔다가 캠핑카 문을 두들기는 뛰는 좀비의 얼굴이 보였다.
10초만 늦었어도, 좀비에게 뒷목을 물릴뻔한 상황이었다.
김준은 일단 리볼버 권총을 손가락 두 개정도의 창문틈으로 내밀어 발사했다.
타앙 콰직!
순간적으로 유리창에 좀비의 피가 쫙 튀어서 뇌수와 같이 흘러내렸다.
천만다행으로 차 안에 좀비의 피가 안 튄 게 기적이었다.
김준은 총구 끝에 살짝 묻은 피를 보고 라이타를 꺼내 그 부분을 바로 지져서 급한대로 소독했고, 새까맣게 그을린 리볼버를 든 채로 그대로 앞에 있는 남은 걷는 좀비들을 향해 엑셀을 밟아 돌진했다.
그러고는 남은 걷는 좀비 셋을 권총으로 날려 버렸다.
초반부터 총알을 너무 낭비했고, 차량에 대한 오염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먼저 해야 될 것은…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뒈질 뻔했다.”
그동안 옆에 많은 아이들을 태워 봤지만, 전후좌우를 살펴보다가 뒤에서 달려드는 기습을 캐치한 건 은지가 처음이다.
은지는 김준의 감사를 받으며 고개를 숙이고 뒤를 가리켰다.
지난번 에밀리랑 갇혔을 때 1박2일을 보낸 뒤로 캠핑카 후방을 좀 더 편하게 보기 위해 열어놓은 창이었다.
그 뒤로 좀비들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고, 김준은 그대로 엑셀을 밟아 놈들을 따돌린다음 대학가 골목으로 향했다.
지난번 라나가 갔던 곳과는 반대편에 있는 서점은 제법 규모가 되는 1층의 대형 매장이었다.
“후우, 잠시 주변 좀 살펴보자.”
“이쪽은 괜찮아요.”
은지가 먼저 자기 쪽 있는 곳을 확인하고, 엄지를 올리자 김준 역시 전후방 확인을 한 다음 공기총 대신 산탄총을 챙기고 나왔다.
그리고 은지 앞에 엄호를 서주며 나오라고 했고, 그녀는 나오면서 곧바로 뒤로 가 캠핑카 문부터 슬쩍 열었다.
‘알아서 잘하네?’
아무 말없이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스스로 움직이는 은지를 보고 김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오랫동안 전기가 끊긴 서점 안으로 들어왔다.
퀴퀴한 피 냄새와 적막감이 가득한 서점이었다.
김준은 먼저 천장에 대고 산탄총을 한 방 갈겼다.
콰앙!
총알 아깝게 한 발 날린 짓이었지만, 그 소리에도 3분 동안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점까지 왔으니 뭐 챙겨올까?”
“제가 움직일게요.”
은지는 조용히 달려가서 빠르게 아이스캔을 한 다음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챙겼다.
그러고는 빠르게 달려와 그것을 보였다.
요리책, DIY책, 귀농이나 기계설비에 관련된 생활정보 전문서적들을 가져와 먼저 담았다.
그 뒤로 달려갔을 때, 김준은 엄호해주면서 주변을 보다가 좀비를 발견했다.
[으어어 어어어어]
신음과 함께 느릿느릿 움직이는 걷는 좀비가 주차장 골목에서 나오자 김준은 그대로 겨누고서 침착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한 방에 쓰러진 걷는 좀비를 두고 또 있을지 몰라 주변을 둘러볼 때, 예전에 전기가 끊긴 전신주와 전깃줄 위에 수많은 까마귀들이 있었다.
노려보고 있던 까마귀들을 보고서 저것들을 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만약 지금 잡은 좀비로 달려가 그 시체를 뜯어먹고 피를 튀긴다면 당장 죽여야 할 보균자다.
혹시라도 놈들이 자기 머리 맡 위에 날아다닌다면 쫓아내기 위해 총구를 하늘로 겨눈 김준.
옛날 같았으면 저것들은 10분 컷인데, 지금은 최대한 경계해서 피해야 했다.
그때 은지가 서점 안의 쇼핑 바구니에 뭔가를 또 잔뜩 실어왔다.
“이게 다 뭐야?”
“서점 내에서 파는 전자제품이요.”
자세히 보니 스마트폰 배터리가 20개, CD플레이어에 이어폰, 음반들까지 아주 골고루 챙겨 왔다.
요새 서점은 책만 파는 게 아니라 팬시점 기능도 한다더니 정말 안에 별게 다 있었다.
김준은 그걸 보다가 말했다.
“다음 갈 때 유선 이어폰좀 잔뜩 챙겨줘.”
“네.”
은지 역시 뭘 말하는지 알겠다는 듯 달려서 라디오, 스피커, 이어폰 등을 가득챙겼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이걸 여기서 왜 파냐?’ 하는 말도 안 되는 제품들도 있었다.
“하, 서점… 왜 초반에 이 생각을 못 했지?”
필기구에 베란다 용품으로 꽃삽과 미니화분, 톱밥에 각종 꽃,야채씨를 추가로 획득하여 가져온 은지는 마지막돼서야 서점에서 쓰는 진짜 책들을 가져 왔다.
그것도 완결돼서 한 번에 파는 들기 쉬운 양장본위주로만 알차게 챙겨서 말이다.
그렇게 은지가 캠핑카 안을 넉넉하게 챙겼을 때, 김준은 엄지를 들어 올렸다.
은지는 고개를 숙이면서 김준에게 말했다.
“저 안은 같이 들어가야 할 거 같아요.”
“음, 뭐가 있는데? 무거운 거야?”
“정수기 생수통… 세 통 있어요.”
“…진작 말하지!”
김준은 곧바로 은지를 따라 달려가서 서점 안쪽 구석에 있는 [관계자외 출입 금지]라고 써진 창고에서 고이 놓여 있는 청소 도구와 바닥의 생수통을 보고 쾌재를 불렀다.
생각같아선 양손에 두 통을 들고 달리고 싶었지만, 지난번에 그랬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좀비의 대처 못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움직일 것이다.
“끄응!”
“무리하지 마!”
김준이 물통 하나를 어깨에 메고, 권총을 들었을 때, 은지 역시도 힘겹게 물통을 들려고 했다.
그러다 안 되니 겨드랑이에 안장 지팡이를 끼고 겨우 들어 올렸다.
그때 은지의 몸이 살짝 기울어졌고, 체육복 차림의 그녀의 상의가 살짝 올라온 게 김준의 눈에 들어왔다.
“!?”
순간적으로 드러난 살에 뭔가를 본 김준이었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고 그대로 차로 향했다.
그렇게 물까지 챙기고 오늘 루팅 한 번에 끝냈다고 생각했을 때 은지가 외쳤다.
“오빠, 앞에!”
저 멀리서 스멀스멀 걸어오는 수 마리의 좀비 무리.
느릿느릿 거려도 20m 정도의 거리라 안심할 수 없었다.
“짐 내려놓고… 차 안에 들어가 있어라.”
“아, 네.”
빠르게 차 안으로 들어가 다른 방향에서도 좀비의 위치를 찾는 은지를 뒤로한 채 김준은 웃으면서 샷건을 들었다.
“역할 분담 아주 좋아…”
타앙!
슬러그탄이 뭉쳐 있는 좀비들의 머리를 찢어나갔다.
“오늘 손맛도 아주 좋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