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13 - 613화. 범인은 이호연이었습니다. (22)
"이, 이게 뭐죠? 지옥의 마력이 몸 안에서 느껴집니다."
스칼렛은 당황을 감추지못하고 자신의 몸에 들어온 마력을 느꼈다.
손 끝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감각.
확실하다.
자신의 몸 안에 지옥의 마력이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었던 것이, 이호연의 손길 한 번에 몸 안으로 들어왔다.
"네 몸에 지옥의 마력을 넣는 방법을 찾았어."
"이게 지옥의 마력이군요…."
스칼렛은 눈을 감고 배에 힘을 주며 마력을 움직였다.
하지만 스칼렛의 몸에서 지옥의 마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았따.
지옥의 마력을 의지대로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다.
"지옥의 마력을 다루는 건 힘들 거야. 그 정도로 많이 넣은 건 아니거든."
스칼렛은 신기한 듯 자신의 아랫배를 바라봤다.
그 순수한 눈빛을 보니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번엔 안 아팠지?"
"예. 이상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네가 지속성이 없는 고통이라고 했잖아? 그 말에서 힌트를 얻었어. 지옥의 마력을 넣을 때 느껴지는 고통보다 더 큰 쾌락을 동시에 주입하면 고통을 못 느낄 것 같더라."
정확히는 지옥의 마력으로 쾌락을 선사하면서 그녀의 몸에 마력을 두고 오는 거지만, 그런 설명은 필요 없을 거다.
중요한 건 스칼렛에게 지옥의 마력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방법을 찾아서 다행이네.'
스칼렛이 겪었던 고통이 무의미한 건 아니었다.
그녀는 지옥의 마력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마나 회로도 튼튼했고, 지금도 몸에 이상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사실 스칼렛 정도면 강한 편인데, 다은이나 레베카 씨랑 비교하는 게 문제야."
이해는 한다.
주변에 있는 천재들 때문에 스칼렛도 더욱 조바심이 났을 거다.
어쩌면 그녀의 마음속에 박혀있는, '난 재능이 없다'라는 인식때문에 더욱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뭐, 그래도 내가 도와주면 되니까.'
이제와서 원인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호연의 도움으로 그녀의 몸에 지옥의 마력을 자리 잡게 하면 된다.
방식은 지금처럼 고통을 쾌락으로 잊는 것.
'오랜만에 스칼렛하고 놀아주면 되겠네.'
이호연은 미소를 지었다.
스칼렛의 고민을 해결하면서 자신의 욕구도 채울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찾았으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자. 스칼렛. 오늘 밤은 나랑 특훈으로 불태우자."
기세등등하게 말을 꺼냈는데, 스칼렛의 반응이 영 시답지 않았다.
이호연은 다시 스칼렛의 이름을 불렀다.
"스칼렛?"
"절 그런 눈으로 보고 있었군요."
"그런 눈이라니?"
스칼렛은 몸을 일으키고 이호연을 노려보며 양 팔로 자신의 가슴을 가렸다.
마치 치한을 경계하는 자세 같았다.
"당신의 얼굴에서 릴리아나 님이 치킨을 볼 때 짓는 표정이 보였습니다."
"… 쯧."
눈치가 빠르네.
이호연은 스칼렛을 보며 혀를 찼다.
그래. 솔직히 조금은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부 그녀를 위한 행동이다.
그 과정에서 이호연의 재미는 극히 일부일 것이다.
이호연은 고개를 저은 뒤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스칼렛. 무슨 소리야. 지옥의 마력을 배우는 방법을 찾았잖아. 기뻐해야지."
"으음…. 예. 그렇긴 합니다."
스칼렛은 수상한 듯 이호연을 바라봤지만, 그의 말이 맞았다.
결국 이호연은 자신의 훈련을 도와주는 것이다.
설령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을 조금 희롱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그런 건 평소에도 매일 같이 당하고 있다.
"왜 눈을 피하는거야. 혹시 이상한 생각 하는 거 아니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스칼렛은 이호연의 말대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에게 몸을 맡기기 위해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럼 전 뭘 하면 되겠습니까?"
"일단 배꼽이 보이게 옷 좀 들어봐."
"역시 그런 눈으로 보는 게 맞았군요."
"아니라니까. 맨 살에 해야 효과가 더 좋아."
이호연은 스칼렛의 옷을 들추고 그녀의 배에 다시 손을 올렸다.
손을 얹자마자 그녀의 몸 안에 들어있는 지옥의 마력이 느껴진다.
"한 번에 많이 넣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천천히 해볼게."
"알겠습니다. 호연 님이 편하신대로 진행하시죠."
"정확한 건 해봐야 알겠지만… 내 생각에 24시간 정도면 될 것 같아."
"예…. 예? 24시간을…. 하, 하읏…!"
움찔-
스칼렛은 갑자기 몸으로 파고드는 쾌락에 몸을 비틀었다.
허리와 옆구리 부근이 간질간질거리는 이상한 느낌.
"흐읍… 후, 후. 후으…."
스칼렛은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마력이 주는 쾌감은 이호연이 보지 주변을 마사지하는 것과는 또 다른 쾌감이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서큐버스가 주는 쾌락.
릴리아나의 꼬리가 처음 들어왔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기분 좋았다.
'이걸 24시간을 버티라고…?'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
스칼렛은 다리를 비비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처음과 다르게 달콤한 숨이 새어 나오고,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거렸다.
'벌써. 벌써…?'
레베카와의 대련으로 뜨거워진 몸이 순식간에
그때, 이호연의 손이 배에서 떨어졌다.
"스칼렛, 이 정도면 안 아프지?"
"… 아."
스칼렛은 멍하니 눈을 깜박거리다가, 볼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자신도 모르게 이호연의 존재를 잊고 쾌락에 빠질 뻔했다.
"하, 하아. 후우…."
스칼렛은 빠르게 숨을 들이마쉬며 달궈진 얼굴을 식혔다.
그 모습을 본 이호연은 걱정쓰럽게 물었다.
"괜찮은 거 맞지?"
"예, 예! 괜찮습니다. 이런 걸 얼마나 버텨야 하는 거죠?"
"24시간이라고 했잖아. 이제 30초 지났네."
"…."
겨우 30초로 이 정도라면, 24시간 동안 대체 얼마나 기분 좋아져야 할까.
미래를 생각한 스칼렛은 눈을 질끈 감았다.
*
"흐읏, 흐. 으읍, 으으읏…."
이호연은 스칼렛의 신음을 들으며 그녀에게 마력을 집어넣었다.
처음에 살짝 들려있던 스칼렛의 훈련복은 몸을 배배 꼬며 다리를 비비작거리다보니 완전히 흐트러졌다.
그 야한 반응을 보며, 이호연은 스칼렛의 배와 옆구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우면서 매끈한 살결에 손을 얹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하아, 후읍…. 으, 으읏."
이호연은 손을 허벅지 안 쪽으로 집어넣었다.
손가락을 꽉 채우는 탱탱한 허벅지.
평소라면 또 성희롱이라며 한 마디 했을텐데, 스칼렛은 자신이 허벅지를 만져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앙…. 응. 응…! 으급…!"
지옥의 마력을 조종하면서 스칼렛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고, 한 손으로 팬티 위를 건드렸다.
흠뻑 젖어있는 팬티는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미끌미끌했다.
스칼렛에게 마력을 주입한 지 이제 막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주변의 공기가 후끈 달아오른 기분이다.
훈련 과정은 간단했다.
이호연이 스칼렛의 몸에 지옥의 마력을 흘려 넣는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고통을 잠재우기 위해 자궁과 클리토리스를 마력으로 자극한다.
엘리스라는 교보재가 있는 이호연에겐 굉장히 간단한 과정이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다.
"아아, 아. 아흑, 흡… 합…."
스칼렛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숨을 헐떡거렸다.
처음 30분 정도는 버틸 수 있었지만, 그 다음부턴 가벼운 절정이 계속되었다.
몇 번이나 절정한 흐트러진 얼굴을 이호연에게 보여줄 순 없었다.
'1시간 동안 5번은 간 거 같은데.'
마력을 조절하고 있다 보니 강하게 보내진 못했지만, 가벼운 절정을 5번이나 보냈다.
처음엔 이를 악물고 침대를 붙잡고 버티던 스칼렛도 세 번째부턴 그냥 얼굴을 가리고 가버렸다.
"흐윽. 흡. 하아, 하아…."
"스칼렛. 정신 차리고 있지?"
"에읏, 예. 예…. 괜찮습니다."
이호연은 중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마력을 거두었다.
슬쩍 스칼렛의 양 팔을 들자, 입술이 벌벌 떨리는 게 보였다.
"너무 무리했나?"
"아, 아닙니다. 하아. 후으…."
"조금만 기다려봐. 스칼렛."
이호연은 그녀의 몸 안에 들어있는 마력을 확인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많은 지옥의 마력이 스칼렛의 마나 회로에 흐르고 있었다.
'이 속도면 6시간 정도 걸리겠네.'
대충 24시간 정도라고 계산했는데, 스칼렛의 몸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이호연의 생각 이상으로 지옥의 마력을 잘 받아들였다.
이 속도라면 금방 끝날지도 모른다.
"스칼렛. 몸에 흐르는 마력이 느껴져?"
"… 예. 느껴집니다."
스칼렛은 침을 삼키며 몸 내부의 마력을 확인했다.
강한 절정이 아니라 잠깐 쉬다보니 금방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자신의 몸 안에 지옥의 마력이 퍼져있었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조금은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금방 될 일이었군요. 기분이 참 이상합니다."
"네가 재능이 있어서 그래. 좋아. 잠깐 쉬었으니 다시 시작해볼까?"
"아까 릴리아나 님이 밥 먹을 시간이라고 말하고 가시지 않았나요?"
"… 다 들었구나?"
아쉽네.
저녁먹을 시간에 스칼렛과 좀 더 놀아주려고 했는데.
"역시 즐기고 있는 거였군요."
"아니야. 훈련이라니까. 이왕 시작한 김에 끝내려고 한 거지."
"휴우…."
스칼렛은 고개를 저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어차피 이 남자에게 희롱당하는 정도는 예상했다.
오히려 효과가 너무 좋아서 문제였다.
'… 더 했으면 버티기 힘들었을거야.'
가벼운 절정 때문에 몸에 힘이 쭉 빠지긴 했지만, 다행히 정신은 잡고 있었다.
기분이 좋긴 해도 이런 걸 쉬지 않고 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
"호연 님. 올라가시죠."
"아, 잠시만. 금방 끝나."
스륵-
이호연은 허공에 작은 마력구 하나를 띄웠다.
'아크 컨저레이션.'
이호연이 개발한 마법 중 하나.
마법진의 핵심 술식을 새기면 혼자서 마법진을 그리는 마법이다.
이호연은 한 시간 동안 스칼렛의 몸을 탐구하며 얻은 정보로 마법진을 만들었다.
스칼렛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지옥의 마력과 쾌락을 꾸준히 주입하는 마법.
이걸 아크에 새기면, 이호연이 생각한 자동화 시스템의 완성이다.
"자, 스칼렛. 이걸 속옷에 집어넣고 올라가면 돼."
"… 예?"
"밤에 내가 다시 봐줄 테니까, 그전까지 계속 마력을 주입해야지. 이 마력구가 너한테 지옥의 마력을 조금씩 넘겨줄거야."
"그냥 잠시 쉬었다가 밤에 시작하면 안 되는 건가요?"
"1분 1초가 급하잖아. 내일부터 검은 기둥을 부수러 다닐 건데 혹시나 시간이 안 맞으면 어떡해?"
"그건…."
스칼렛은 이호연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지옥의 마력을 익히는 이유가 이호연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다.
정작 그가 도움이 필요할 때 자신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이런 노력을 하는 이유가 없다.
"… 꼭 속옷에 넣어야 합니까?"
스칼렛은 못마땅한 얼굴로 물었다.
주머니에 넣거나 들고다니면 안되는 건가?
"당연하지. 네가 기분 좋은 곳에 가깝게 놔주면 더 좋아. 그럼 덜 아플걸?"
"당신은 여성의 수치심을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하아."
스칼렛은 한숨을 쉬며 이호연이 준 마력구를 집어 들었다.
푸른 빛을 내는 마력구는 스칼렛의 손에 들어오자마자 까맣게 물들었다.
지금 바로 자신을 써달라는 것 같았다.
"밥 먹으러 가자. 스칼렛."
"역시 이건… 으, 음…."
스칼렛이 고민하는 동안 이호연은 앞장서서 훈련장을 빠져나왔다.
뒤에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마력구를 노려보던 스칼렛은, 한숨을 쉬며 그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