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2화 > 범인은 이호연이었습니다.
마법은 임솔에게 인생이었다.
평생 집보다 연구실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고, 항상 새로운 걸 깨닫기 위해 노력했다.
아카데미 교수를 하고 있는 것도 연구비와 재료를 무제한으로 제공해줬기에 수락했다.
그녀는 마법을 사랑했으니까.
하지만 마법을 사랑하는만큼 늙은 원로 마법사들과 틀에 박혀있는 관습은 혐오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대우받는 것도 싫었다.
날 무시하는 늙은이들은 성과로 눌러버리겠다.
그런 강한 자존심도 임솔이 마법에 몰두하는 데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마법만 알던 여자에게 더 소중한 게 생겼으니까.
"임솔 교수님. 어… 솔아?"
"가만히 있어."
콰아앙-!
몇 걸음 뒤에 있는 훈련실에서 터져 나오는 굉음.
루시와 루미는 아직도 훈련에 몰두하는 중이다.
교수로서 지금 하는 행동이 올바르지 못한 것도 알고 있다.
'나도 내가 이해가 안 되네.'
임솔은 당황한 표정의 이호연을 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는 소파에 앉은 채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벗길게."
"으, 으음. 네. 알겠습니다…."
이호연은 군말 없이 룬의 결계를 펼쳤다.
임솔을 말리는 건 불가능해 보였으니, 적어도 쌍둥이한테 들키진 말아야지.
스륵-
바지를 아래로 내린 임솔은 오랜만에 보는 이호연의 물건에 괜히 긴장했다.
임솔도 알고 있다. 이건 이호연이 잘못한 게 아니다.
다음에 루시와 루미를 데려오라고 한 것도, 아마 자신이 먼저 꺼낸 말이겠지.
마법의 재능에 빠진 임솔은 잠시 기억을 잃기도 한다.
'그래도 짜증 나는 걸 어떡해.'
천재 마법사 임솔가 고를 수 있는 남자는 이호연 밖에 없다.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호연에게 최대한 맞춰주려는 임솔이지만, 오늘처럼 교수 취급만 받는 건 기분이 별로였다.
그래서 펠라치오를 하는 거다.
교수가 아니라 여자로 보이기 위해선 이게 제일 쉬우니까.
"… 오랜만이네."
임솔은 하늘로 솟아있는 자지를 보며 침을 삼켰다.
생각해 보면 오랜만에 보는 제자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자지를 먼저 꺼냈다.
'좀 이상한 건가?'
고개를 갸웃거린 임솔은 별생각 없이 자지를 쥐었다.
평소에도 이랬으니 괜찮지 않을까.
자지도 단단한 게 이미 준비완료였다.
"솔아. 적어도 쌍둥이들을 보내고…."
"튕기지 말라니까. 우리 제자가 또 이러네."
"…."
이호연은 튕기지 말라며 위아래로 자지를 쓸어 올리는 임솔을 보며 입을 다물었다.
튕기는 게 아니라 진짜 무서운 거라고요.
하지만 임솔은 이호연의 바람을 배신하고 자지를 입에 물었다.
"하아… 암. 옵… 읍. 으응…."
"으으. 하아. 솔아…."
"읍읍읍? 으으읍?"
"괜찮으니까 그냥 해."
자지를 물고 위를 올려다보는 임솔의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녀가 무슨 말하는 건 지 잘 모르겠다.
별로 중요한 건 아니겠지.
이호연은 오랜만에 받는 교수님의 펠라치오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개를 들자 자연스럽게 훈련실이 보였다.
날아오는 마법을 막는 루미의 실드와 적의 핵심술식을 파괴하는 루시의 불화살.
저 둘이 고생하는 걸 보며 펠라치오를 받는 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이게 배덕감이라는 건가?'
엘리스가 내 섹스를 훔쳐보며 자위하던 게 이런 기분이었을까.
… 꼴리긴 하네.
이호연은 임솔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쌍둥이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흐음, 으응… 읍. 쫍. 즈읏…."
임솔은 이호연의 자지를 핥으며 귀두를 쪽쪽 빨았다.
자지를 빨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호연의 자지는 굉장히 달았다.
물론 다른 걸 빨아본 적이 없으니 비교군은 없다.
'그리고… 흥분돼.'
질척한 쿠퍼액과 귀두의 감촉.
짙은 남자의 냄새까지.
이제 임솔에게 펠라치오는 단순한 당충전이 아니었다.
이호연의 자지가 움찔거리며 사정을 준비하는 과정이 귀여워 보였다.
임솔은 목을 움직이며 이호연의 자지를 빨아들였다.
마치 마법 연구에 깊게 몰두했을 때 처럼, 주변의 소리가 안들리고 집중하게 된다.
끈적한 무언가가 달콤하게 입 안에 퍼지고, 임솔은 달콤한 액을 조금 더 짜내기 위해 요도를 혀로 긁어댔다.
"솔아. 읏…."
이호연의 몸이 오싹하게 떨린다.
평소의 당충전도 꽤나 힘들어서 버티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자지에 달라붙어왔다.
쮸븝- 쮸븝-
"읍, 윽… 크. 으븝…."
목 안 쪽에 긁히는 귀두와 기둥을 훑는 혀의 까슬까슬한 감촉.
이호연은 자신도 모르게 임솔의 머리를 꽉 잡았다.
"하, 그냥 쌀게요!"
"읍, 으읍?! 읍… 그, 극…. 흡. 으읍…."
임솔은 목구멍에 쏟아지는 정액을 삼키며 눈을 찡그렸다.
무아지경으로 펠라치오를 하다 보니 사정의 진조를 읽지 못했다.
'아깝네. 정액은 입 안에서 굴리면서 삼켜야 하는데.'
지금처럼 꿀꺽꿀꺽 삼키는 것도 맛있지만, 그래야 입 안에 달콤함이 오래 남는다.
임솔은 천천히 정액을 삼키며 자지를 핥았다.
이내 완전히 사정이 끝나고, 고개를 들었다.
"후우… 호연아, 그렇게 세게 당기면 어떡해. 깜짝 놀랐잖아."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걸로 봐주는 거야."
따악-
임솔이 손가락을 튕기자 그녀의 얼굴과 이호연의 사타구니가 보송보송하게 변했다.
클린.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마친 임솔은 핑크색 운동복을 툭툭 털어내며 일어났다.
"당충전도 끝났으니 다시 제자들을 보러 가볼까?"
"되게 밝아지셨네요."
"응. 기분이 좋거든."
임솔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렸다.
다시 루시와 루미의 훈련을 지켜볼 생각인 것 같았다.
★ 히로인 상태창
[임솔]
- [ 호감도 : 100 ] ( + 0.2)
- [ 성욕 : 85 ]
- [ 식욕 : 40 ]
- [ 피로도 : 50 ]
현재 상태 : 이 정도면 애인이라는 게 각인됐겠지.
[호감도 100 달성시 무엇보다 이호연을 우선합니다.]
'애인이라는 걸 왜 이런 방식으로 각인시키는 거야.'
그래.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우리 교수님이 루시랑 루미를 데려와서 조금 불안했던 모양이다.
쩝. 임솔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너무 힘들다.
이호연은 훈련실로 다가가는 임솔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탁-
그리고 임솔의 손목을 붙잡았다.
"…?"
"이리 와. 솔아."
고개를 돌린 임솔의 몸을 끌어당겼다.
확 풍겨오는 향기로운 냄새.
매일 입고 있는 분홍색 티 위에 손을 얹자, 바로 임솔의 몸이 느껴졌다.
"제자야. 왜 그래?"
"솔아.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잘못된 소통방식은 고쳐줘야 한다.
게다가, 프랑스에서 엘리스 자매에게 무시당하고 왔는데 여기서도 무시당할 순 없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호연은 언제나 상남자를 지망했다.
"아니, 이제 루시랑 루미의 훈련이…."
"당하고만 살 순 없어! 나도 상남자라고요."
"무슨 개소리야!"
제자의 개소리가 하루이틀은 아니지만, 오늘은 더욱 심해 보였다.
프랑스에서 음식을 잘못 먹고 온 걸까.
임솔은 자신을 끌어당기는 이호연을 보며 눈을 떨었다.
"호연아, 이제 훈련이 곧 끝나. 잠시만…!"
"걱정 마세요. 제 마법은 프랑스에 갔을 때 보다 훨씬 성장했거든요."
"기, 기다리라니까! 으, 으읍…?!"
이호연은 임솔의 말에 키스로 대답했다.
방금까지 자신의 자지를 물고 있던 입이지만 괜찮다.
임솔의 클린은 수준급이거든.
"으, 으읏. 흐, 흐으응…."
*
치이익-
훈련실에서 공기가 빠져나온다.
루시와 루미가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훈련실에서 걸어 나왔다.
"휴우! 고생했다. 루미. 실드 완전 나이스였어!"
"응. 루시도…. 흐으, 힘들었어."
"다들 잘했어."
짝짝짝-
이호연은 박수를 치며 루시와 루미를 맞이했다.
루시는 달려와서 이호연에게 안기려다가, 주변을 살폈다.
"응? 임솔 교수 님은?"
"우리가 오기 전부터 훈련 중이셨잖아. 잠을 못 자셨나 봐. 너무 피곤해 보이시길래 좀 쉬라고 했더니 방금 잠드셨어."
"아… 우리 때문에 무리하신 거구나. 어떡하지…?"
"루시, 교수 님한테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아니야. 너무 피곤하셔서 너희가 나오면 알아서 돌아가라고 하셨거든. 다음에 초콜릿이라도 사 오자."
이호연은 루시와 루미를 설득하며 바깥으로 나왔다.
"… 우리 제자의 마법이 정말로 또 강해졌네."
한편, 남아있던 임솔은 몸을 움찔거리며 중얼거렸다.
분명 30분 정도 섹스를 당한 것 같은데, 결계 바깥의 시간은 10분 밖에 안 지났다.
공간을 가속하는 술식일까.
아니면 룬의 결계 내부 인간의 인식을 가속시키는…
"흐으읏."
임솔은 방금 봤던 마법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아직 절정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다.
*
갓 내린 커피의 향과 달콤한 케이크의 냄새.
임솔의 연구실에서 나온 이호연과 루시 루미 자매는 아늑한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
조잘조잘 들려오는 대화소리와 점심시간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는 이호연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그래서요. 제가 실드를 썼는데요. 루시의 불꽃이 실드에 튕겨서…."
"루미! 그니까 케이크 사준다고 했잖아."
이호연은 루시루미 쌍둥이와 잡담을 나누며 미소를 지었다.
양손의 꽃.
루시와 루미를 데리고 놀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른 히로인들과 있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루시와 루미랑 놀 때는 부담이 없는 기분이었다.
냠냠.
옴뇸뇸.
이호연은 테이블 너머로 손을 뻗어 귀 위로 흩어진 루미의 머리를 넘겼다.
케이크를 허겁지겁 먹느라 머리카락에 크림이 묻기 직전이었다.
"아… 호연 씨. 고맙습니다….'
"… 으으음."
별 의미 없는 행동이었지만, 루미의 볼이 붉어졌다.
그걸 본 루시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어색할 정도로 케이크 접시에 얼굴을 갖다 댔다.
"큭… 루시. 뭐 하는 거야."
"케, 케이크 먹는 중인데. 왜 그래?"
이호연은 케이크에 머리를 비비려는 루시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쌍둥이들과 보내는 알찬 시간.
힐링이 이런 거구나.
"크, 크흠. 그러고보니 이호연! 요즘 바빠보이던데, 이렇게 여유롭게 있어도 괜찮은거야?"
루시는 부끄러운듯 볼을 붉히며 대화주제를 돌렸다.
원래도 유명했지만, 자신의 남자친구 이호연은 이제 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유명인이 되어버렸다.
특히 검은 기둥을 부수는 건 아직도 세계에서 이호연 밖에 못하는 일이다.
"바빠도 너희들 볼 시간은 있지."
"호연 씨… 그래도 조심하세요. 최근 태평양에 이상한 섬이 나타났다는 뉴스가 있거든요. 사람들 말로는 괴물들이 언제 습격해올 지 모른다고 해요…."
"아, 맞다. 그러고보니 너희들한테 부탁할 게 있었어."
"부탁? 할 수 있는 거면 괜찮지."
"응. 검은 기둥을 부수려고 하는데…?"
그때, 이상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검은 기둥.
검은 기둥….
뭐지?
중요한 걸 까먹은 것 같은데.
'아.'
이호연은 눈 앞에 있는 초콜릿 케이크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검은 기둥.
솔이한테 같이 부수자고 했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