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1화 > 정말 좋은 방법 (1)
VIP숙소의 최상층.
아이린의 방.
아이린의 뒤를 따라 방에 들어온 이호연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방 좋네요."
고급스러운 의자와 소파.
따뜻한 분위기의 인테리어.
라벤더 향이 가득한 공기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게 성인 여성의 방이구나.
아이린은 엘리스에 관련된 일만 아니라면 참 어른스럽다.
"진짜해도 되는 거야? 너랑 섹스하려면 엘리스한테 허락을 맡아야 하는데…."
"제가 허락받아왔다니까요. 이런 거로 거짓말을 하겠어요?"
이호연은 테이블에 있던 잡지책을 들었다.
여성 패션에 대한 잡지라 재미는 없었다.
"그리고 여기서 하면 옆 방에 있는 엘리스한테 들킨다니까."
"괜찮아요."
"괜찮지 않아. 벽이 두껍긴 해도 우리 수준이면 소리나 진동으로 알아챌걸?"
"그럼 아이린 씨도 매일 밤 힘들었겠네요."
"…."
틀린 말은 아니다.
옆 방의 엘리스가 매일 밤 지르는 신음 때문에 아이린도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호연과 엘리스의 관계가 끝날 때까지 자위에 몰두해야 했으니까.
"엘리스가 아이린 씨 숙소 비밀번호도 안다면서요."
"응. 내가 알려줬어."
혹시나 밤에 들어와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엘리스에게 넌지시 흘린 적이 있다.
물론 엘리스가 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됐어요 그럼."
"된 게 아니라… 아, 잠시만…."
이호연은 아이린의 말을 무시하며 그녀의 정장을 벗겼다.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며 미니스커트를 아래로 내리자 야한 각선미가 눈에 들어왔다.
여성의 옷을 벗기는 건 이제 눈감고도 할 수 있었다.
"좀, 그만… 아, 아읏…."
와이셔츠를 벗긴 후 소파에 집어던지자, 섹시한 속옷이 드러났다.
이호연은 그대로 아이린의 몸을 들어 침실로 데려갔다.
"아윽. 뭐, 뭐야. 내 옷이…."
아이린은 순식간에 옷이 벗겨진 채 침대에 누워 눈을 깜박거렸다.
어떻게 이렇게 빠른 거야.
정신을 차려보니 반나체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거지?"
아이린은 아직도 의심스러운 눈으로 이호연을 바라봤다.
★ 히로인 상태창
[아이린]
- [ 호감도 : 98 ] (+ 1.8)
- [ 성욕 : 89 ]
- [ 식욕 : 20 ]
- [ 피로도 : 30 ]
현재 상태 : 이 자식 그냥 하고 싶어서 이러는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의심이 많은가 했더니, 엘리스한테 허락받았다는 걸 못 믿는 모양이다.
혹시나 엘리스에게 들켰다가 미움이라도 받으면 어떡하나 싶은 거겠지.
"아이린 씨. 진짜 허락 맡았다니까요. 제 마법사의 이름을 걸고 약속할게요. 정 불안하면 결계라도 칠까요?"
"… 응. 엘리스한테 들리면 엘리스 기분이 안 좋아질 거야."
이호연은 피식 웃었다.
그게 자신이 노리는 거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자, 이제 집중."
"아, 아음…."
섹시한 브래지어를 벗기자 깨물고 싶은 가슴이 튀어나왔다.
이호연은 가슴을 주무르며 한 손으로는 부드러운 배를 쓰다듬었다.
"오늘은 천천히 할게요."
"가,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
자신의 배를 쓰다듬는 손이 너무나 창피해서 밀어내고 싶었지만 이호연의 완력은 자신보다 강했다.
어차피 마력을 써도 못 이길 테니, 아이린은 창피해하며 양손으로 가슴가를 가렸다.
"아, 하으, 으응…."
이호연은 벌써 단단해진 유두를 천천히 굴리며 아이린의 반응을 구경했다.
최근 아이린과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조금 친구 같아진 면이 있다.
친해지는 건 당연히 좋지만, 침대에서 만큼은 이호연이 주도권을 가지고 싶었다.
"손 내려요."
"으, 응…."
아이린은 평소와 다른 말투에 괜히 놀라 손을 후다닥 내렸다.
사실 막무가내로 침대에 쓰러진 터라 아직도 혼란스러움이 가시지 않았는데, 이호연은 차분해 보였다.
"이제 그만… 그만 만지고 하면 안 되는 거야?"
"시간은 많아요. 걱정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세요."
아이린은 가슴이 약하다.
특히 젖꼭지.
이 부근을 주무르다 보면 전기에 감전된 듯 몸을 파르르 떤다.
"아, 아으. 음… 아, 흐응…."
지금처럼 말이다.
이호연은 한 손으로 가슴을 만지며 배를 쓰다듬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
아직 스타킹을 벗지 않은 아이린은 그제서야 무릎을 비비며 스타킹을 아래로 내렸다.
일련의 행위를 보고 있다 보니 하고 싶은 게 생겼다.
아이린의 사타구니 부근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뒤, 그 손가락의 냄새를 맡았다.
별생각 없이 한 행동이지만 반응은 빨랐다.
가슴을 만져지며 눈이 풀리던 아이린이 깜짝 놀라며 베개로 날 때리기 시작했으니까.
"이, 이 미친놈! 씻지도 않았는데 뭐 하는 거야!"
"잠시만. 잠시만. 알았어요. 안 할게. 안 할 테니까. 그만해요."
따악-
이호연은 아이린을 안심시키며 클린을 사용했다.
왜 여자들은 남자와 흥분하는 게 다를까?
아이린이 자신의 사타구니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도 이호연은 창피해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런데 이걸 받아주지 못하다니.
"이 냄새가 엄청 흥분되는 건데."
"하지말라고! 으, 으읍. 하, 하읍… 읏…."
아이린이 얼굴을 붉히며 주먹질을 하려고 하길래, 그보다 빨리 움직여 입술로 입을 막았다.
흠칫하고 놀란 아이린은 몸을 굳혔다.
하지만 이호연이 혀를 집어넣자 이내 그에 맞춰오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아, 아읍, 하으으…."
짧은 키스를 끝낸 뒤, 이호연은 아이린의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흠뻑 젖어있는 보지를 풀어주며 구멍을 찾아 손가락을 놀렸다.
"힘 풀고 다리 벌리셔야죠. 오랜만이라 까먹은 거예요?"
"아, 아읏. 창피한 말은 좀… 하지 말라고…."
아이린은 입술을 깨물면서도 순순히 다리를 벌렸다.
간질간질한 느낌이 온몸을 타고 지나간다.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가 씰룩거리고 다리를 배배 꼬게 된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호연의 손길에 순식간에 반응이 올라왔다.
"흐으, 하, 하흡. 하으으응…."
질구 주변을 주무르던 손가락이 안 쪽으로 파고들었다.
저항 없이 들어온 이물의 감촉에 깜짝 놀라기도 잠시.
찔걱- 찔걱-
음란한 물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그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자신이 가장 잘 알았기에, 아이린은 더욱 창피했다.
"아, 아… 아으앗…."
젖꼭지를 건드리는 손길은 너무나 능숙했고, 질 천장을 두드리는 손가락에서 쾌감이 몰아쳤다.
엘리스의 간드러진 신음을 들으며 혼자 자위했을 때 보다 더욱 엄청난 쾌감.
아이린은 허리를 들어 올리며 부풀어 오르는 쾌락에 몸을 맡겼다.
"아하아앗… 아, 아읍… 자, 잠깐만… 아. 아으으응…!"
"금방 끝나요. 저한테 맡기세요."
"나, 나 지금. 아, 아아, 하아읏… 아, 아아앙… 아, 아앙! 아흣! 흐, 흐으읏!"
무섭다.
무서울 정도로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다.
몸을 부들부들 떨던 아이린은, 파도처럼 몰려오는 쾌감에 그대로 몸을 맡겼다.
*
"이해를 할 수가 없네. 검은 기둥을 부숴준다는데 왜 불만인 거야?"
오늘도 늦은 시간에 퇴근한 엘리스는 투덜대며 VIP 숙소의 엘리베이터에 탔다.
이호연을 도우며 전 세계를 상대하다 보니 할 일이 많긴 했지만, 그만큼 이득도 많았다.
그의 이미지가 있다보니 상대에서 아이리스 길드의 요청을 거절하기 애매했기 때문이다.
'역시 이호연을 앞세우는 게 정답이었어.'
천재 마법사 이호연.
한국에서는 마인의 테러를 막아낸 생도로 유명했다.
프랑스에서 켄타우로스를 생포하는 데 도움을 주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마법사 학회 데뷔에서 핵심 술식을 발표하며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또 뭐가 있었지? 판데믹의 테러를 막은 건 너무 많고… 아, 맞아. 임솔 교수랑 대련."
임솔 교수와 이호연의 대련.
그 대련은 신기하게도 승자와 패자의 위상이 전부 올라갔다.
비록 임솔이 졌지만 그녀가 보여준 마법은 엄청났으니까.
임솔과의 대련 이후로 이호연을 부르는 호칭이 생도에서 마법사로 변했다.
"루시퍼의 습격도 결국 이호연이 대부분 막은 걸로 보도됐고… 이제 검은 기둥까지 부수니까… 하아. 미리 붙잡아놔서 다행이네."
만약 엘리스가 지금 쯤 이호연과 접촉하는 길드라면 심정이 어떨까.
어떤 조건을 제시해야 할지 상상하기도 싫었다.
"어차피 내줄 생각도 없지만."
아이리스 길드도 이호연을 앞세워 엄청난 이득을 거두고 있다.
길드원은 아니지만, 다른 곳으로 보내면 안 되는 인재다.
'… 내 남자기도 하고.'
엘리스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자신의 숙소로 향했다.
피곤한 몸이 숙소에 가까워질수록 활기가 돈다.
최근 매일같이 피곤했는데도 편하게 잠들 수 있었던 이유는 이호연이 그의 숙소에서 머물기 때문이다.
그녀는 걸음의 속도를 높였다.
최근 이틀간 제대로 섹스를 못했다.
이호연이 검은 기둥을 부순다고 매일 녹초가 되어 돌아왔기 때문이다.
'두 번은 넘어가지만… 오늘은 무조건 해야 해.'
자신도 오늘은 힘들다고 마사지만 시킨 적이 있었다.
그때 이호연의 섹스하고 싶다는 말을 무시했던 게 양심에 찔려서 두 번의 밤을 그냥 보냈다.
그리고 오늘, 엘리스는 어젯밤에 그냥 잔 것을 엄청나게 후회했다.
'4일 내내 하다가 며칠 안 하니까… 미칠 것 같아.'
띡. 띠딕.
문을 열 때부터 조금씩 몸이 뜨거워진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방에 들어올 때부터 아래가 젖기 시작했다.
하지만 엘리스의 흥분은 금방 식었다.
"왜 아무도 없지?"
항상 이 시간에 여기 있던 이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퇴근하는 시간을 모르는 건 아닐 텐데, 왜 없는 거지?
엘리스는 겉옷을 대충 옷걸이에 걸어놓고 침대에 누웠다.
하루의 피로가 쏟아지는 것 같다.
그녀의 계획대로였다면 곧바로 마사지를 받고, 뜨거운 밤을 보냈어야 했는데.
"… 정말 도움이 안 되네."
미친 바람둥이 같으니라고.
또 어디서 시간을 버리고 있는 거야.
하아.
한숨을 내쉰 엘리스는 본능적으로 다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거칠거칠한 스타킹에 느껴질 정도로 젖어있는 보지가 괜히 원망스러웠다.
"미친놈. 미친 바람둥이… 아, 하아…."
움찔-
엄청나게 쌓여있는 성욕이 가벼운 터치만으로 반응한다.
바로 지금.
엘리스는 이호연이 필요했다.
"어디 있는 거야… 아읏."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이자 미약한 쾌감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엘리스는 점점 손가락의 속도를 높였다.
[하아, 아, 아아앙!]
그때, 엘리스의 감각에 미세한 소리가 잡혔다.
너무나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 언니?"
몸을 채우던 흥분이 가라앉는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킨 엘리스는 벽에 귀를 대고 마력을 집중했다.
[아, 아앙. 으, 그만, 그마. 아, 아아아앙!]
방금보다 더욱 선명한 신음소리.
엘리스는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했다.
'언니랑 하고있구나.'
그래.
분명히 며칠 전에 허락한 적이 있다.
언니의 상태가 좋지않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 시간을 빼앗으라는 말은 아니었는데….'
내일이면 이호연이 돌아간다.
마지막 날이었기에 이호연과의 밤을 최대한 길게 보내고 싶었다.
"… 비밀번호."
얼마 전, 아이린이 흘러가는 대화에서 자신의 방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있었다.
심심하면 언제든 놀러오라는 말도 기억에 남아있다.
… 언니를 보러가는 동생이 어색한 일은 아니지.
자신이 방의 비밀번호를 누르면 둘은 자연스럽게 떨어질거다.
'언니한테 미안하긴하지만…. 나중에 또 하라고 허락해주면 되겠지.'
한 번 방해했으니 세 번 허락해주면 된다.
그만큼 엘리스의 몸은 달아올라있었다.
엘리스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옆 방으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