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6화 〉 456화. 아이리스 자매 (7)
* * *
엘리스는 자기 자신의 매력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객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관대한 평가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도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아버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 중에 가장 강한 힘은 아이리스 길드가 아니라 이 외모였다.
외적인 부분이든 내적인 부분이든,엘리스는 실제로 자신이 완벽에 가까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한 자신도 이호연의 앞에서는 약해지는 게 바로 사랑의 힘이라는 걸까.
'하아.'
엘리스는 속으로 한숨을 쉬다가, 피식 웃었다.
만약 몇 달 전의 자신이었다면 이런 일을 했을까.
설령 이호연이 무릎을 꿇고 부탁했더라도 절대 하지 않았을 거다.
엘리스도 살면서 그런 사람을 자주 봤다.
이성에게 눈이 멀어 중요한 걸 놓치는 사람
남들이 보기엔 누가 봐도 아닌 것 같은 상황에서 사랑하는 이성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사람.
저런 멍청한 짓은 왜 하는 걸까라고 생각했는데.
'… 그게 내가 되다니.'
엘리스는 옆에 앉아있는 이호연을 보며 주먹을 꽉 쥐고 중얼거렸다.
"미쳤어. 진짜 미쳤어. 이 미친놈. 죽여버릴 거야."
"… 미안하다. 나 같은 놈을 남자 친구로 만나서 고생이 많네."
"정말, 정말로… 하아."
이호연은 입을 다문 채 엘리스에게 사과했다.
쓰레기 짓을 했으니 욕먹는 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런 짓을 당하고도 같이 있어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감사를 해야겠지.
"… 있잖아. 호연아."
"응. 엘리스."
"난 아직도 모르겠어. 언니가 왜 나를 좋아하는 건지. 너는 왜 언니를 감싸주려 하는 건지. 솔직히 말하면 둘이 날 놀리는 건 아닌 가 하는 생각도 들어."
"… 그건 절대 아니야. 널 놀리다니."
"하지만 그렇잖아. 아름답다고? 언니가 예쁜 건 알겠어. 내가 예쁜 것도 알고. 하지만 그게 날 좋아해야 할 이유가 되진 않아. 그리고 너까지 언니 편을 드는 걸 보면, 이제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미안해. 하지만 편을 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내가 해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거짓말은 하지 마. 몇 번이나 말했지만, 넌 표정에 다 드러난다니까."
"크흠."
이호연은 부끄러움에 헛기침을 했다.
분명 감정을 숨기는 데는 자신이 있었는데, 여자들이 다들 부정하니 이제 슬슬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엘리스의 말에는 틀린 게 하나도 없다.
아이린이 엘리스를 좋아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도 맞고, 자신이 아이린을 감싸는 것도 맞으니까.
하지만 이 모든 걸 설명할 자신은 더더욱 없었다.
"아이린 씨는… 보기보다 엄청 순수하잖아.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아이린 씨한테 나쁜 짓을 많이 했더니 나도 해주고 싶었어."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하겠다고 한 이상 나도 시도는 할 거야. 근데… 그런다고 언니가 좋아질지는 모르겠어."
"굳이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어. 그냥 지금처럼만 있어도… 아이린 씨는 만족할걸."
"너는?"
"나?"
"너는 그걸로 만족해? 내가 오늘 이후로도 지금처럼 지내면, 네가 만족할까?"
"… 그렇겠지."
이호연의 목표는 아이린과 엘리스가 싸우지않는 것.
사실 방학 내내 아이린과 자주 돌아다니며 아이린에게도 꽤 친근함이 생겼다.
아이린이 슬퍼하면 이호연도 슬프겠지.
… 물론 그것때문에 엘리스가 슬퍼하면 본말전도지만, 다행히 엘리스는 이호연에게 관대했다.
"그럼 됐어. 나도 노력할게."
"… 손이라도 잡고 있을래?"
이호연은 엘리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3p를 하자는 건 이호연의 억지였다.
그걸 받아준 이유는 엘리스가 이호연을 좋아하기 때문.
잠깐의 대화로도 엘리스가 자신에게 가진 애정을 알 수 있었다.
"… 손?"
이호연의 손을 본 엘리스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섹스는 자주 했지만, 이렇게 손을 잡은 적은 거의 없었다.
꼬옥.
엘리스는 이호연의 손을 쥐었다.
따뜻하다.
이호연의 몸이 따뜻한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도, 따뜻함을 느꼈다.
겨우 손을 잡는 행위로 엘리스의 가슴에 기쁜 감정이 가득 들어선다.
'… 나도 참 멍청한 여자였네.'
이 남자가 아니면 안 된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잡아야 한다.
몇 초 손을 잡은 것만으로 확신하게 된다.
완벽한 자신에게도 흠집이 있다는 거겠지.
미소를 지은 엘리스는 태연한 척 이호연의 손을 꽉 잡았다.
"언니… 는 뭐 하고 있어?"
"옆 방에서 기다리고 있겠지."
아이린은 옆 방에서 잠시 기다리는 중이었다.
엘리스가 마음의 정리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제 괜찮아."
"그래?"
"응. … 뭐. 별 것도 아니잖아. 섹스는 아까도 한 건데."
고민을 끝낸 엘리스는 아이린을 불렀다.
사실 시간으로 따지면 이호연과 섹스를 끝낸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다만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몸에 흥분이 남아있진 않았다.
다시 섹스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이대로 있을 수도 없다.
이호연이 스마트워치로 아이린에게 연락을 보낸 후.
똑똑.
짧은 노크를 한 아이린이 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아이린은 살며시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엘리스의 눈빛을 읽었기 때문이다.
이호연과 대화를 하며 마음의 정리를 다 끝낸 엘리스의 눈에는 경악이나 놀람의 감정이 사라져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프랑스에 오기 전, 아이린을 불편해하던 엘리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아이린은 기뻤다.
자신의 감정을 알고도 그 정도에서 멈춘거니까.
"… 언니."
"으응. 엘리스."
"…."
아이린의 얼굴을 보니 다시 주저하게 된다.
엘리스는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말로 옮겼다.
"언니. 난 언니를 봐도 아무런 감정이 안 들어. 이호연을 위해서 노력해보긴 하겠지만, … 섹스가 끝나도 언니를 사랑하게 될 것 같진 않아."
"괜찮아. 언니는 엘리스가 편한 게 좋거든. 평소에는 지금처럼 대해주는 게 더 좋아. 오늘처럼 가끔 끼워주기만 하면 좋겠어."
"…."
"엘리스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이호연과 단 둘이 관계도 안 할 거야. 아, 그래도 가끔은 허락해줬으면 좋겠지만… 엘리스가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아이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참 무시무시했지만, 엘리스를 배려하는 말투는 평소의 아이린과 똑같았다.
그 이질감이 어색했던 엘리스는 고개를 돌리며 슬쩍 윗 옷을 벗었다.
아이린은 엘리스의 살결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엘리스. 예뻐…."
"… 하아. 난 몰라. 하고 싶은 대로 해. 언니는 어떤 걸 하고 싶은 거야."
"나는 천천히 할게. 호연이랑 해줘."
"호연이랑?"
엘리스는 고개를 돌려 이호연을 바라봤다.
이호연도 상황을 잘 모르는 걸 보면 둘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진 않은 모양.
엘리스는 자신의 몸을 두르는 이호연의 팔에 침을 꿀꺽 삼켰다.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으응, 읍…."
이호연의 키스에 템포를 맞춘 엘리스는 몸을 파르르 떨었다.
원래 키스할 때는 눈을 살며시 감으며 분위기를 즐기지만, 지금은 옆에 아이린이 앉아있었다.
흥미진진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린을 보니 그제야 현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
"부, 부끄러워. 진짜 너무 부끄러워."
남이 보는 곳에서 섹스라니.
이건 너무….
"괜찮아. 나만 바라보면 되잖아."
이호연은 웃음을 참으며 표정이 보이지 않도록 엘리스를 끌어안았다.
자신의 섹스 영상을 구해다가 자위하던 여자라고는 상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갭이 귀여운 거겠지.
이호연은 엘리스의 옆구리를 간질이며 천천히 속옷을 벗겼다.
엘리스는 아직도 주저하고 있다.
아이린도 가만히 있겠다고 말했으니, 자신이 주도해야한다.
엘리스의 뽀얀 피부가 드러난다.
옆에 앉아있던 아이린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고, 엘리스의 얼굴은 익을 정도로 새빨개졌다.
이호연은 최대한 아이린을 신경 쓰지 않으며 엘리스에게 집중했다.
사실 루시 루미 쌍둥이와 볼 때마다 3p를 하는 이호연으로서는 이 정도로 집중력이 깨지지 않았다.
그저 창피해하는 엘리스를 보는 게 귀여울 뿐.
"하으읏…. 나으아… 아, 아앙…."
이호연은 엘리스의 가슴을 입에 물고 손을 팬티 안으로 집어넣었다.
입 안에서 유두를 돌리며 젖어있는 보지를 건드렸다.
아까 3번이나 했는데도 엘리스의 보지는 익숙하게 이호연의 손가락을 받아들였다.
순식간에 젖은 보지에서는 찔걱찔걱하는 음란한 소리가 터져 나왔고, 탱탱한 보짓살이 이호연의 손을 감쌌다.
순간 찾아온 기분 좋음에 엘리스의 허리가 휘어지며 발등이 펴졌다.
엘리스는 가볍게 절정 한 자신에게 놀라며 슬쩍 옆을 바라봤다.
아이린은 아직도 엘리스와 이호연의 관계를 바라볼 뿐, 개입하지 않았다.
"넣어도 될까?"
"… 마음대로 해."
엘리스는 조심스럽게 양다리를 벌렸다.
본래 이호연이었다면 애무를 길게 가져갔겠지만, 지금은 옆에 아이린도 있으니 빨리 삽입해야했다.
몇 번 절정 하고 나면 분위기에 취한 엘리스가 조금은 경계를 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엘리스의 몸 위에 올라간 이호연은 몇 번이나 사정하고도 빳빳하게 선 자지 끝으로 보지를 슥슥 건드렸다.
"아, 아흐흣…. 아, 하으…."
"엘리스. 넣는다?"
"마, 마음대로 하라니까… 하으읏… 아… 흡…."
자지를 받아들인 엘리스의 몸이 요동치며 떨었다.
끈적하게 자지에 달라붙어오는 보지는 엘리스의 마음도 모르는 듯 애액을 울컥울컥 쏟아냈다.
엘리스는 이런 상황에서도 기분 좋아지는 자신이 너무 창피해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아…유두는.아,하지마읏…."
"미안,아팠어? 가슴이 귀여워서그랬는데."
"아,아니…아픈게아니라…흐,흐응…."
엘리스는 얼굴을 가리던 손으로 자신의가슴을빠는이호연의머리를 끌어안은채발등을곧게뻗었다.
가슴과보지에서느껴지는쾌감.
아까그렇게절정했는데도또기분좋아지는자신의몸에놀란엘리스는아이린을잊어버린채이호연의 몸에 매달렸다.
꾸욱.꾸욱.
자지가안쪽으로들어오고이호연의몸이엘리스를누를 때 마다, 엘리스는 느꼈다.
자신의몸과마음이이호연과함께하고싶어한다.
'여성'으로서,이호연에게안기는것만으로기쁨을느낀다.
평생함께있고싶다.
무슨짓을해서라도,이호연이원하는대로해주고싶다.
"엘리스…잠시만,크읍.왜이렇게조이는거야."
이호연은갑작스럽게강해진조임에엘리스의가슴에서머리를떼려했지만,엘리스가그렇게내버려두지않았다.
엘리스는 이호연의머리를자신의가슴에끌어안으며양다리로이호연의허리를꾹눌렀다.
"흐아,더,더…좋,좋아…."
"엘리스, 응.나도좋아."
"나도,아.흐아으…으,으응…."
자지에찔릴때마다가슴이저린다.
점점더솔직해지고점점더뜨거워진다.
이남자를사랑하는마음이가슴에새겨진다.
이게애정.
엘리스는이호연에게애정을느꼈다.
마음이채워지는것같은느낌.
엘리스는이호연의몸을꼭끌어안은채속삭였다.
"더,더격하게…안에채워줘.응?"
"…응.걱정하지마"
"정말?아,아응…."
이호연은엘리스의격한반응에허리를들어올리며엘리스의가슴에얼굴을묻었다.
자지에딱달라붙은자궁구가귀두를빨면서정액을뽑아내려하고,엘리스의손은이호연의몸을쓰다듬으며애정을갈구했다.
이호연마저도옆에있던아이린을까먹을정도로섹스에몰두했을때.
'아름다워…. 엘리스.'
둘을 보며 자위에 몰두하던 아이린은자신도모르게둘에게점점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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