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6화 〉 436화. 엘리스의 집에서
* * *
습기로 가득 찬 욕실.
이호연은 손가락을 튕기며 시야를 가리는 수증기를 내보냈다.
깔끔한 욕실에서 느끼는 기분 좋은 여운. 이호연은 기지개를 켜며 몸에 묻은 잔여물을 클린 마법으로 청소했다.
"흐윽. 흐으으…."
욕실 바닥에는 몸을 부들부들 떠는 레베카가 누워있었다.
그녀는 창피한 줄도 모르고 이호연에게 들박당하던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방금까지 자지가 박혀있던 보지에서 정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남아일언 중천금(男?一????).
4번 싸겠다고 했으면 4번 싸는 게 도리.
"맞다. 이것도 해줘야지. 안 해줬다가 또 무슨 욕을 먹을지 몰라."
이호연은 마력을 뭉쳐 작은 고무마개 같은 걸 만들어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레베카의 보지 입구를 꾸욱 막아줬다.
레베카의 부탁이었다.
두 번째 섹스였나? 지금처럼 절정 하다가 정신을 잃은 레베카가 일어나보니 침대에 정액이 다 새어나와서 슬퍼한 적이 있었다.
그때 임신을 신경 쓰지 않은 애기 아빠의 탓이라며 엄청나게 욕을 먹었었다.
그때 이후로는 이렇게 보지를 막아준다.
시각적으로도 꽤 보기 좋다. 레베카도 만족하는 것 같았다. 진작 할 걸 그랬네.
마개를 꾹꾹 눌러 정액이 새어 나오지 않는 걸 확인한 이호연은 레베카의 옆에 쭈그려 앉아 볼을 챱챱 때리기 시작했다.
"레베카 씨. 정신 차려요. 여기서 자면 입 돌아갑니다."
"애, 애기 아빠… 나, 나 죽어… 보지가, 배가…."
"그 정도로 안 죽는 거 아시면서. 몇 번이나 했는데 슬슬 정신 좀 챙겨보세요. 언제까지 마지막 사정이랑 동시에 기절할 거예요."
"애기 아빠가 네 번이나 해서 그렇잖아…. 세 번 했을 때 까지는 버텼으니 저번보다 발전한 거야. 끄으."
으으.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 레베카는 보지가 막혀있는 걸 확인한 후에 다시 드러누웠다.
이호연은 어이없는 눈초리로 레베카를 쳐다봤다.
"… 일어나라니까요. 마법진 테스트하러 가야 해요."
"힘들어…. 허리도 아파."
"허리 아파도 마법진 테스트는 할 수 있어요."
이호연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누워있는 레베카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아프다는 건 당연히 엄살이다.
레베카 정도의 마법사라면 절정 정도로 저렇게 힘들어하지 않는다.
연속된 절정으로 몸을 채우는 노곤함에 자고싶은 거겠지.
"애기 아빠. 나를 엄살이나 부리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보고 있구나."
"그럴 리가요. 제가 레베카 씨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난 억울해.이건 진짜 직접 당해봐야 해. 애기 아빠가 한 번 쌀 때마다 나는 몇 번이나 가버려서, 체력적으로 내가 훨씬 힘들고 지친다니까."
"네네. 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엄살이나 부리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본 적 없어요."
레베카는 아직도 단단한 자지를 보며 벌벌 떨었다.
다른 남자가 얼마나 하는지는 모르지만, 레베카도 어느 정도 성적인 지식이 생겼고, 처녀를 뗀 이후로는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성인용 미디어에도 자주 접촉했다.
확실히 이호연은 이상했다.
다른 남자들은 한 번 싸고나면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는 여자가 기절할 때까지 자지를 박아댄다.
집 안에 있는 여자들중에서는 그의 체력을 버티는 사람이 없다. 그나마 릴리아나가 오래 버티긴하지만, 이호연의 만족만 늘어날 뿐 마지막에는 기절해버린다.
서큐버스를 섹스로 이기다니, 역시 인큐버스는 방 안에 있는 그 놈이 아니라 애기 아빠 아닐까.
레베카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애기 아빠는 분명 괴물이야."
"사실 제가 괴물이라는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해요."
"애기 아빠는 미친 변태 새끼야."
"… 네. 뭐, 그냥 마음대로 부르세요."
"치사하게 애기 아빠만 항상 여유롭네."
"그런 걸 낮져밤이라고 해요. 낮져밤이."
평소에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레베카는 침대에서 볼 수 없다.
밤에는 오히려 이호연에게 여유가 생기고, 레베카는 평소보다 다급해진다.
그 갭이 귀여워서 레베카를 좀 더 놀리게 된다.
이호연은 허리를 툭툭 때리는 레베카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 인큐버스를 잡으면서 얻은 게 있거든요. 그거 테스트나 해보러 가요."
"청소는 안 해도 되는 거야?"
욕실 청소를 말하는 게 아니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레베카가 쓰러져있을 때 이호연이 마법으로 청소를 끝내놨다.
레베카는 입을 오므리고 손을 동그랗게 말아 입 앞에서 앞뒤로 흔들었다.
이것도 이호연이 가르친 예절.
섹스 후에는 자지를 꼭 빨아줘야 한다.
"시간이 좀 없을 거 같은데. 여기 한 시간도 넘게 있었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의심할거에요."
"그렇긴 하지. 그럼 오늘은…."
"그래도 매너라는 게 괜히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 말도 있잖아요. Manners, Maketh, Man."
"그냥 처음부터 빨아달라고 하면 되잖아. 애기 아빠. 왜 이상한 소리를 붙이는거야?"
"넵. 죄송합니다."
부드러운 혀가 귀두를 감싼다. 클린 마법으로 이미 잔여물은 지웠지만, 매너는 지켜야 하는 법.
이호연은 욕조에 걸터앉은 채 레베카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
레베카와 마법에 관한 대화를 끝낸 이호연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지옥의 마력이 가짜 던전 계획에 도움이 된다는 건 확실했다.
물론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애초부터 지옥의 마력을 섞으려는 계획이었다.
계획이 더 편해졌으니 마법 완성 시간도 단축되겠지.
화동 던전을 직접 갔다 온 경험도 도움이 많이 됐다.
이 정도면 되겠다 싶은 선이 있으니 마법진을 짜는 게 한결 편했다.
아이린의 도움을 받아 던전 조사팀의 협력까지 받으면 완벽하다.
계획의 완성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 임솔 교수님인데….'
천재라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재능을 가진 교수님을 속이려면 정말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레베카도 그 점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고민이 길어지는 것이다.
"… 잠시만."
문득 생각났다.
지옥의 마력은 가짜 던전 계획의 핵심이다.
해석하기 힘든 불길한 마력은 자연스럽게 이상 현상을 떠올리게 만든다.
세계 곳곳의 던전이 이상한 지금 시기에 딱 맞는다.
하지만 지옥의 마력은 임솔과 대련에서도 핵심이다.
지옥의 마력을 마법에 섞어 역산을 막는 게 임솔을 파훼하는 방법이었다.
… 과연 임솔이 그 연관성을 눈치채지 못할까?
"이건 다시 생각해봐야 겠는데. 아닌가. 알베도를 임솔이랑 같이 잡았으니까 설득할 수 있을지도?"
알베도가 사용하는 마력을 재능으로 배웠다는 설정도 가능은 하겠지.
이호연은 고민을 이어가며 자신의 방 문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방 한가운데에 앉아있는 세 명의 여자를 발견했다.
"… 이게 인큐버스인가요? 생각보다는 좀… 그래요."
"그러게 말입니다. 호연 님 정도는 돼야 인큐버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데요."
"이상하넹. 아까는 이렇지 않았는데. 상해버렸나."
세 명의 여자 뒤에는 알베도의 하체가 보였다.
남다은과 스칼렛, 그리고 릴리아나가 이호연의 방에서 알베도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호연은 손으로 미간을 집었다가 입을 열었다.
"… 저기. 여기서 다들 뭐하세요. 일부러 내 방에 가둬놨는데 왜 구경하고 있는 거야."
"내가 들어오라고 했어. 이제 안전하거든."
이호연은 헤헤 웃으며 말하는 릴리아나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 미친 서큐버스가 일을 벌였구나.
"미안해… 호연아. 릴리아나 님이 괜찮다고 해서…."
"죄송합니다. 저도 릴리아나 님이 안전하니까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스카웃 너도 보고 싶었잖아."
"궁금한 건 이해하겠는데…."
아무리 안전해도 인큐버스인데. 예쁜 여자들의 얼굴을 보여주기 싫었다.
이호연은 방의 중심에 있는 알베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마력 밧줄은 아직 단단히 걸려있었지만, 얼굴은 볼 수 있었다.
혹시나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눈을 찌르려 했다.
"… 뭐야?"
이호연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알베도를 바라봤다.
욕실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정상이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폭삭 늙어버렸다.
몇 시간 사이에 생도에서 할아버지가 되어있었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생명 활동을 유지하기 힘들어졌으니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거야. 보기보다 나이가 많았나 봐."
이호연의 표정을 읽은 릴리아나가 말을 이었다.
릴리아나는 단순히 알베도의 정기를 흡수한 게 아니다.
노예를 만들 때 쓰는 방식 그대로.
아예 정기와 관련된 기관을 파괴해버렸다.
즉 지금의 알베도는 인큐버스라고 할 수 없는 상태다.
"… 그럼 정기는 필요 없는 거야?"
"필요 없다기보다는 아예 다른 몸이 된 거지. 버스라니까. 아, 참고로 버스는 인큐버스에서 인큐를 뺀 유머인데…."
릴리아나가 하는 헛소리를 익숙하게 넘긴 이호연은 알베도를 바라봤다.
알베도는 눈을 멍하니 뜨고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 아무것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여성체를 봐도, 이제 아무것도…."
"…."
이호연의 집에 있는 여자들은 방금 레베카에게 네 번 싸고 온 이호연이 봐도 섹시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래서 보여주기 싫었던 것이다.
하지만 알베도는 힘이 빠진 할아버지처럼 처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에잉. 재미없어. 저녁이나 먹으러 갈랭."
"호연아. 저녁은 뭐 먹고 싶어?"
"… 나는 장어구이."
이호연은 구경거리가 된 알베도에게 처량한 감정을 느꼈다.
… 하지만 나는 살아야지.
*
이호연이 인큐버스를 잡은 건 몇몇 사람만 아는 비밀이었다. 이호연의 집에 사는 여자들을 제외하면 임솔 뿐.
임솔은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그런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가장 친한 백아영에게도 혹시 몰라 숨겼다. 현장도 완벽하게 처리해놨으니 들킬 수가 없었다.
아이리스 길드라도 임솔의 마음을 읽어 정보를 캐낼 순 없다.
즉 아이린은 아직 인큐버스에 대한 걸 몰랐다. 화동 던전에서 나타난 인큐버스는 아직도 그녀의 고민거리였다.
조용한 저택.
그녀는 방에서 끙끙대며 고민을 이어갔다.
엘리스는 아직도 프랑스에서 돌아올 생각을 안 했다. 들어온 보고로는 아마 방학이 끝나갈 때쯤에야 돌아온다고 한다.
'…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으면 그냥 프랑스에 있었을 텐데.'
길어봤자 일주일이라고 생각했던 엘리스의 일정이 점점 길어졌고, 아이린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도 길어졌다.
그녀는 몇 개 없는 일정을 보며 와인잔에 와인을 따랐다.
"내일은… 인터뷰가 있네. 남는 시간엔 뭐하지?"
띠링
스마트 워치를 보며 일정을 조율하던 아이린은 화면 상단에 떠오르는 이름을 확인했다.
이호연.
화동 던전 이후로 연락은 처음이었다.
그때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인큐버스 때문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가버렸다.
이호연 : 인큐버스 잡았어요. 내일 데려갑니다.
나 : 뭐? 어떻게. 언제. 어디서? 우리도 계속 조사 중이었는데…!
인큐버스를 잡았다는 뜬금없는 연락. 아이린은 정보를 요구했지만, 이호연에게는 답이 없었다.
아이린은 답장이 없는 이호연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자기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나쁜 새끼.
"…."
이호연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저번처럼 억지로 덮쳐주는 게 마음 편할 텐데, 그는 다가오질 않았다.
엘리스가 한국에 오기 전까지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고 싶었지만, 쉽지가 않았다.
"으응…. 엘리스가 오기 전까지…."
아이린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비비며 어깨를 떨었다.
그 날밤을 생각하면 몸이 반응해버린다. 아무리 저항해도 벗어날 수 없던 쾌락이 다시 아이린의 몸을 덮쳤다.
엘리스.
사랑하는 내 동생.
… 내가 대신 그 마수에서 지켜줘야한다.
그 불온한 남자에게서….
아이린은 책상에 엎드린 채 다리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찔걱. 찔걱.
아이린의 야한 숨결과 음란한 물소리가 방을 가득 채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걸리지 않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