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7화 〉 397화. 아이린, 엘리스 (3)
* * *
나는 엘리스의 손길을 즐기며 가슴을 주물렀다.
손으로 빼주는 건 당연히 섹스보다 쾌감이 적지만,가끔은 다른 자극도 필요한 법이다.
매일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어도 라면이 땡기는 날이 있거든.
그게 오늘이다.
그래도 날 위해 노력해주는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게 마음에 드네.
"으, 으응…."
엘리스는 가슴을 주물러도 딱히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야한 소리를 내주는 걸 보면 엘리스도 조금은 즐기는 거 아닐까.
가슴을 주무르고 젖꼭지를 찾아 손가락으로 비빌 때마다 엘리스는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 반응이 너무 꼴리다 보니 엘리스의 대딸로도 금방 사정감이 올라왔다.
역시 스킨십 중에는 여자의 반응을 보는 게 제일 재밌다.
저런 모습을 보여주면 어떻게 참냐고.
챱 챱
자지에서 나온 쿠퍼액때문에 엘리스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찔걱대는 야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윤활액이 있는 상태에서 자극이 이어지다 보니 바로 쌀 것만 같았다.
"엘리스, 나 쌀 것 같아."
"싸도 돼."
"이 상태로 싸면 더러워지잖아. 입으로 받아줘."
"… 으으, 진짜. 하아."
엘리스는 고개를 들어 날 노려봤지만, 나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더러워지니까 입으로 받아달라니까.
얼마나 합리적인 선택이야.
"으읍… 스읍, 합…."
결국 엘리스는 내 자지를 입에 물었고, 나는 바로 사정을 시작했다.
"하아. 하아…."
엘리스는 내 말 없이도 혀를 날름거리며 정액을 삼켰다.
이래서 조기교육이 중요하다.
내 여자들은 항상 정액을 빨아주거든.
처음부터 그렇게 배웠으니 그게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아, 엘리스… 후우…."
섹시한 분홍빛 입술과 집중하고 있는 눈빛.
사소한 요소 하나하나가 내 흥분도를 올려줬다.
나는 기분 좋게 한숨을 뱉으며 엘리스의 머리를 누른 상태로 사정을 끝냈다.
기분 좋은 쾌감이 몸을 감싸고, 사정의 여운이 끝나자 엘리스의 머리를 놔줬다.
"콜록콜록. 왜 머리르, 누르는 거야. 케흑."
"미안. 너무 좋아서 그랬어."
"으으… 아, 아읏."
나는 엘리스의 가슴을 만졌다.
옷 위로도 느껴지는 유두를 괴롭혀주니 엘리스의 반응이 확실하게 보였다.
"자, 잠깐. 끝났잖아… 으응…."
"나도 한 번 해줄게."
"아읏, 한 번만 해달라고했으면서…!"
엘리스는 내 손길에 저항하기 위해 반항했지만, 안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두를 꼬집고 엄지와 검지로 돌려주니까 결국 내게 달라붙어 오기 시작했으니까.
"아, 아으… 흥…."
"좋아?"
"하지 마… 하지, 흣…."
엘리스는 내 팔을 꽉 잡으며 부들부들 떨었다.
반응이 귀엽네. 가슴만으로 이렇게 느끼는 것도 재능인데.
몇 분 정도 엘리스의 가슴을 괴롭히다 보니 가벼운 몸의 떨림이 느껴졌다.
가슴을 괴롭히는 것만으로 약하게 절정한 것이다.
"하아, 으…."
나는 엘리스의 얼굴을 확인했다.
가벼운 절정에 살짝 정신이 멍해진 상태.
지금이라면 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왼손으로 엘리스의 몸을 지탱하면서 오른손으로 허리를 두르며 엘리스의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펑퍼짐한 옷을 입고 있어서 손을 집어넣기도 쉬웠다.
"머, 뭐 하는 거야!"
"가만히 있어. 괜찮아."
"괜찮은 게 아니라… 흡, 흐으응…!"
엘리스는 깜짝 놀라며 내게 벗어나려고 했지만, 이 상태에서 힘으로 탈출하는 건 쉽지 않을 거다.
설마 나한테 마력을 사용하진 않을 테니, 엘리스가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나는 좀 더 깊숙이 손을 넣었다.
팬티 안쪽으로 손이 들어가자 축축한 습기가 느껴졌다.
가슴을 만져지는 것만으로 젖어버린 거다.
"하지 마. 내가 분명 하지 말라고… 아, 아앙…."
엘리스가 상기된 목소리로 내게 경고했지만, 남자가 칼을 꺼냈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는 법.
지금 손을 빼면 패배자가 되어버리는 거다.
나는 살짝 마력을 뿜어내며 엘리스의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앙… 너무, 진짜로… 흐, 흐으응…."
엘리스의 반항은 내가 마력을 사용하자마자 달콤한 목소리로 바뀌었다.
그래도 마력으로 계속 하면 재미가 없지.
나는 마력을 멈추고 손가락에 질구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을 듬뿍 묻혔다.
그리고 클리토리스를 비벼주기 시작했다.
"아… 아, 아앗… 흐으응…."
엘리스는 뜨거운 숨결을 뱉으며 내게 어깨를 기댔다.
클리토리스를 쓰다듬어 주는 손길에 결국 저항을 멈춘 것이다.
'이럴 줄 알았지.'
내가 몇 번이나 교육했는데.
조금 건드리기만 하면 바로 무너질 거라 예상했다.
"흐, 하읏… 제발, 아… 이호연… 그만, 아앙…."
엘리스는 내 팔을 꽉 잡으며 내게 안겨 왔다.
점점 밀려오는 쾌락에 어떻게 반응 해야 할 지 모르는 것 같았다.
이것도 교육의 일환이지.
내 손길로 받는 쾌락은 저항할 수 없다는 걸 머리에 심어줬으니 내게 매달리는 거다.
엘리스의 반응을 보며 더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점점 물이 많아지는 보지와 뜨거워지는 체온.
그리고 격한 떨림.
엘리스는 절정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 아아, 아흐읏… 히, 히읏… 이호연… 아, 호연아…."
엘리스의 숨결이 점점 거칠어졌다.
절정에 이르기 직전 상태.
나는 더 빠르게 손을 움직이며 엘리스의 몸을 끌어안았다.
"흐, 아… 아, 아아, 아아아앙…. 흐, 흐으읍…. 가, 갈 것 같아… 하, 하앙…."
부르르
엘리스는 떨다 못해 몸을 경련하며 허리를 쭉 폈다.
나는 불편하지 않도록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엘리스를 살짝 들어 올렸다.
엘리스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천천히 절정의 여운을 즐겼고, 나는 그 옆에서 엘리스를 바라봤다.
"엘리스."
"아, 아으…."
엘리스는 부끄러운 듯 내 눈을 피했다.
지금 밀어붙이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슬쩍 몸을 들이밀었다.
단단해진 자지를 엘리스의 허벅지에 문지르며 엘리스를 의자에서 일으켜 세웠다.
"침대로 갈까…? 엘리스."
"으, 으응…."
엘리스는 거의 다 넘어온 듯 멍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히익…!"
하지만 엘리스는 몇 걸음 정도 걷다가 바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눈을 크게 뜨고 주먹을 쥐었다.
"엘리스?"
"이, 이… 짐승 같은 놈!"
팍 팍
"악. 때리지마. 아파."
"나, 나나나한테 무슨 짓을 시키려고…!"
엘리스는 얼굴을 붉히며 내 몸을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거 좀 많이 아픈데.
왜 진심으로 때리는 거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내가 분명. 분명 안 한다고 했는데, 이 악마 같은…."
"미안. 미안해. 안 할게. 알았어. 안 할게."
"진짜…."
"근데 너도 좋았잖아. 엘리스."
"이, 이…."
엘리스의 얼굴은 붉어지다 못해 용암같이 끓어올랐다.
그리고 다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사실 근접 전투는 스칼렛과 남다은이 아니라 엘리스에게 배워야 하는 거 아닐까.
나는 엘리스의 주먹을 막으며 진지하게 생각했다.
*
"이제 돌아갈게."
"가든지 말든지."
"에이. 왜 그래. 엘리스. 내가 좋아해서 그런 거 알잖아."
"… 오늘은 안된다고 했잖아."
"알았어. 미안해. 다신 안 그럴게."
"…… 나도 때려서 미안."
나는 엘리스의 팔을 꽉 안았고, 엘리스도 조심스럽게 내 팔을 잡았다.
드디어 삐진 엘리스를 달랠 수 있었다.
섹스 한 번 해보려다가 한 시간이나 걸렸네. 젠장.
엘리스는 내게 몸을 기댄 채 물었다.
"집에 돌아가면 뭐 할 거야?"
"응? 글쎄. 아마 좀 쉬다가 마법 수련을 할 것 같아. 요즘 노력중이거든."
요즘 마법 수련을 엄청나게 하는 중이다.
임솔 교수님을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냥 내 강함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니까.
"나랑 하는 걸 실패했으니 다른 여자랑 하려는 거 아니야?"
"…… 그럴 리가. 그건 따로지."
뭐 이렇게 스트레이트로 꽂아.
일부러 다른 여자 얘기는 안 하고 있는데, 엘리스 쪽에서 먼저 꺼내니 참 당황스럽다.
하지만 당황하는 나와 다르게 엘리스는 미소를 지었다.
"그런 표정 지을 필요 없어. 괜찮으니까."
"…."
"정말이야.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건 신경 안쓰거든. 어차피 내가 이길거야."
"크흠. 아무튼, 즐거웠어. 나중에 또 놀러 올게."
"응. 현관까지 같이 가줄게."
"아니야. 어차피 옆집인데 뭐. 마중은 안 나와도 돼."
"그럼… 알겠어. 잘 가."
나는 엘리스와 인사를 나누고 방 밖으로 나왔다.
확실히 엘리스는 대하기가 편했다.
물론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편하지만, 편함의 종류가 다르다고 해야겠지.
친구로서 편함. 가족 같은 편함. 친한 직장 선배 같은 편함.
여러모로 모두가 편하지만… 엘리스는 뭐라고 할까.
파트너 같은 느낌의 편함이 있다.
'레베카 씨랑 던전이나 만들어야겠네.'
요즘 히로인들의 상태를 보면 하루 빨리 던전을 완성시켜야한다.
이러다가 진짜 사고라도 나겠어.
나는 1층으로 내려와 현관으로 걸어갔다.
'… 그 전에 릴리아나랑 한 번만 할까.'
엘리스에게 허락도 받았으니 괜찮잖아.
이대로 던전을 만들기엔 집중력이 떨어질 거다.
확실히 잡념을 다 빼내야….
"너, 너 뭐야…."
"응?"
앞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놀란 듯 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이린이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네요. 아이린 씨. 한국에는 무슨 일이세요?"
"너… 어째서 여기 있는 거야. 왜!"
"소리 지르지 마세요. 엘리스가 알면 어쩌려고."
아이린은 그제서야 입을 다물었지만, 화가 난 표정은 그대로였다.
나는 미소를 유지하며 아이린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무슨 말을 하려고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약속… 했잖아. 엘리스와 관계를 끊기로 했잖아. 왜 약속을 안 지키는 거야. 왜 나랑 엘리스에게 계속 끼어드는 거냐고…!"
아이린은 정말 억울한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억울하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적은 없는데.
"잘 기억을 못하시나 봐요. 관계를 끊는 게 아니라 친구 사이로 돌아가기로 했잖아요. 친구끼리 집에서 놀 수도 있죠."
"뭐…?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난 분명 '친구 사이로 돌아가겠다.'라고 했거든.
내가 바보도 아니고, 여지를 남겨놓지 않을 리가 없잖아.
"그게 무슨 말장난 같은…."
"말장난이라니요. 정말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는데."
"… 불안해서 안 되겠어. 그냥 엘리스와 관계를 끊어줘."
"그건 아이린 씨가 관여할 바가 아니죠. 저랑 엘리스의 관계잖아요."
"그렇지만 분명…."
아이린은 분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사기라도 당한 얼굴.
하지만 더 과한 걸 요구하는 건 내가 아니라 아이린이지.
인생은 기브 앤 테이크다.
받고싶으면 먼저 줘야하는 법.
나는 분한 표정을 짓는 아이린에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추가적인 약속이 더 생기면 말이 달라지겠죠."
"추가적인 약속?"
"제가 드린 연락처 가지고 있죠? 생각이 정리되면 연락해주세요."
"그게 무슨 뜻이야…?"
"알면서 또 모르는 척하시네."
나는 웃으며 아이린의 옆을 지나쳐갔다.
아이린은 멍하니 날 바라보고 있었지만, 내 뒤를 잡지는 않았다.
그녀도 내 말을 다 이해하고 있겠지.
'아이린은 내 말을 들어줄까.'
아이린의 공략은 웬만해서 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엘리스와의 관계가 무너지는 게 두려운 것도 있지만, 아이린의 마음가짐이 중요했다.
그녀가 먼저 생각하고 그녀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그 운명이라는 걸 극복할 수 있는 지 알 수 있겠지.
나는 고민을 이어가며 엘리스의 집을 빠져나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