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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야겜에 빙의했다-382화 (382/648)

〈 382화 〉 382화. 레베카는 유명해 (3)

* * *

"하지, 하지마. 하지마…!"

"왜?"

"아니…! 정말로 컨디션이 안 좋아. 내일 와줘. 제발…!"

엘리스는 등을 주먹으로 때리다 못해 내 어깨를 밀어냈다.

이거 이 정도면 진심인데.

더 하다가 화낼지도 모르겠네.

힘을 빼고 살짝 고개를 들어보니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의 엘리스가 보였다.

뭐야. 이거 내가 나쁜 놈이야?

연인간의 스킨십과 장난 아니었어?

"미안해. 엘리스. 진짜 싫어할 줄은 몰랐어."

"괜찮아. 괜찮으니까 일단 놔. 후우…."

"미안. 진짜 싫은 줄 몰랐네."

사과하며 엘리스에게 맞은 곳을 쓰다듬자, 엘리스는 날 쳐다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잘생긴 사람만 가능한 '연인이 화났다면 잘생긴 얼굴을 보여줘라' 작전이다.

"… 싫은 게 아니라 오늘만 별로인 것뿐이야. 때린 건 미안. 와인 한 잔 줄 테니까 진정해."

엘리스는 침대에서 일어나 테이블로 다가갔다.

나한테 와인이라도 따라줄 생각이겠지.

나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엘리스의 뒷모습을 보며 슬쩍 마력을 움직였다.

'개안'

수상하단 말이지.

날 저렇게까지 피하는 이유가 뭘까.

와인을 따라주는 걸 보면 내게 서운한 게 있는 건 아닐 거다.

정말 싫으면 애초에 도움을 주지도 않았을거고 집에 들이지도 않았겠지.

그럼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건데, 그걸 알아내야겠다.

'혹시 다치기라도 한 건가?'

제일 먼저 생각난 건 상처.

몸에 심한 상처나 흉터가 생겨서 보여주기 싫은 걸지도 모른다.

물론 얼마전에도 알몸을 봤으니 가능성은 적지만….

혹시 훈련중에 다쳤을지도 모르지.

나는 눈에 마력을 집중하며 와인을 따르는 엘리스의 뒷모습을 뚫어지도록 쳐다봤다.

그러자 곧 엘리스의 얇은 파자마가 옅어지기 시작했다.

마법의 이미지는 단순했다.

저 얇은 천 너머를 보고 싶다는 의지를 마력에 담으면 끝.

마력을 천천히 조절하며 엘리스의 몸을 살피자, 딱히 특이한 점은 없었다.

혹시 흉터라도 생긴 건가 싶었는데, 다행히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그럼 왜 거절하는 거야.

그렇게 엘리스의 몸을 보다 보니 이상한 걸 발견했다.

바로 검은색 팬티.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엘리스가 훔쳐 간 릴리아나의 팬티였다.

릴리아나도 이미 까먹어버린 그 팬티를 엘리스가 입고 있었다.

나는 눈을 크게 뜨며 생각했다.

'… 저걸 왜 쟤가 입고 있지?'

아니, 자기가 입을 생각으로 압수해간 거였냐?

나한테 보여주려는 거면 칭찬을 해주고 싶다.

엘리스치고 참 기특한 생각이거든.

'근데 왜 안 보여주는 거야.'

엘리스는 야한 옷을 혼자 입어보면서 만족하는 성격은 아니다.

분명 나한테 보여주려고 입은걸텐데, 정작 보여주지 않는 건 좀 이상하네.

그때, 와인을 다 따른 엘리스가 고개를 돌렸다.

"마셔봐. 표정은 왜 그래?"

"아, 응. 아무것도 아니야. 고마워."

엘리스가 뒤를 도는 바람에 개안은 종료했지만, 억울함은 가시지 않았다.

쩝. 일단 와인이라도 한 잔 마시고 생각해볼까.

나는 글래스 잔을 들고 엘리스에게 물었다.

"와인은 처음 마셔보는데, 어떻게 해야 해?"

"어떻게 하다니?"

"시음하고 그래야하는 거 아니야?"

나는 잔을 코에 가져간 상태로 킁킁 냄새를 맡았다.

전문가들이 하는 걸 따라 한 건데, 역시 잘 모르겠네.

그냥 달달한 냄새다.

"편하게 마시면 돼. 와인은 그냥 술이야. 소주를 마실 때 시음을 하진 않잖아."

"그렇다면 뭐…."

꼴깍꼴깍­

나는 와인을 원샷했다.

과일 향도 나고 달달하니 맛있네.

엘리스는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며 천천히 와인의 향을 즐겼다.

나한테 막 마시라고 해놓고 자기는 저렇게 하는 건 뭐야.

"맞다. 엘리스. 나 물어볼 거 있어."

"물어봐."

"학생회장님 알지?"

"당연히 알지. 학생회에 안 간 지는 꽤 됐지만."

"회장님 아버지가 마인이라는 것도 알아?"

"… 그걸 네가 어떻게 아는 거야?"

"나도 최근에 알았어. 이번 마인 조사하는 게 그것도 겸하는 일이거든. 나는 회장님한테 직접 들은 건데, 너는 어떻게 아는 거야?"

"문수린 회장님과 마인이 대치하는 걸 직접 봤어. 같이 싸우기도 했고."

"아…."

그런 비밀이 있을 줄은 몰랐네.

하긴, 그 정도는 되니까 엘리스가 알고 있겠지.

수린 누나가 엘리스한테 그런 기밀을 말할 리가 없으니까.

"학생회장이 연관되어 있으면 잘됐네. 잘 해결되면 회장님께 내가 도와줬다는 말 좀 전해줘."

엘리스는 뜬금없는 부탁을 해왔다.

도움을 받았으니 상관은 없지만 이유가 뭐지?

"왜?"

"안 그래도 최근 아이리스 길드에서 한국에 활동무대를 넓히려고 하고 있거든. 기반을 잡을 때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서."

"아하. 꼭 전해줄게. 다른 건 없어?"

"응."

엘리스는 갑자기 생긴 이득에 만족스러운 듯 와인을 마셨다.

단순히 날 도와주려고 했다가 다른 걸 얻어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지금 말해도 되겠는데?'

장난칠 때는 상대의 기분이 좋을 때 해야 한다.

나는 엘리스에게 다가가며 웃음을 지었다.

"근데 엘리스."

"응?"

"나한테서 압수한 팬티는 왜 입고 있는 거야?"

"커흡! 너, 그걸… 콜록콜록!"

엘리스는 들고 있던 와인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재채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살며시 웃으며 엘리스의 뒤에 다가가 살짝 어깨를 잡았다.

엘리스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물었다.

"어떻게, 어떻게… 알았어?"

"원피스에 비쳐 보이던데."

"거짓말. 거짓말하지 마."

"아니면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나 보여주려고 입은 거지?"

"아니야. 아니야!"

"에이, 맞잖아. 아까 왜 거절했어."

"그냥 써본 거야. 네가 좋아하는 거 같길래…."

"오, 정말? 그러면 빨리 보여줘."

기특한 생각이네.

엘리스도 귀여운 성격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서…. 후우."

엘리스는 분한 듯 입술을 깨물며 날 째려봤다.

내가 온다는 소리에 입긴 입었는데, 막상 공개하려니 너무 창피했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귀엽네.

"안 되겠다. 침대로 와. 엘리스."

"싫어. 싫다고…."

"에이. 다 알았는데 뭘."

"으, 으응…."

난 억지로 엘리스를 침대에 눕혔다.

들켜서 반항할 의지가 없어진 엘리스는 내 손이 움직이는 걸 그대로 내버려 뒀고, 난 원피스를 허리 위로 올려서 엘리스의 팬티를 확인했다.

"오… 야해."

"말로 하지 마…."

나는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가리는 엘리스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귀여운 레이스가 달려있는 검정색 팬티.

가운데에는 갈라진 틈이 있었는데, 그 틈 사이로 엘리스의 야한 음부가 전부 보였다.

이건 도저히 못 참겠다.

코를 박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비주얼이잖아.

"잠시만, 잠시만…!"

나는 엘리스의 다리를 벌리며 보지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엘리스는 내 얼굴을 밀어냈지만, 나는 그만큼 허벅지를 꽉 잡고 조금씩 다가갔다.

"금방 좋게 해줄게."

"그, 그마… 아, 하앙…"

나는 조금씩 약해지는 엘리스의 힘을 느끼며 혀를 움직였다.

*

아이리스 건물의 지하, 1팀 업무실.

길드원들이 두루두루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요즘 1팀장 님의 텐션이 낮지 않아?"

"그치. 엘리스 아가씨가 없어서 그런가?"

"하긴. 동생을 끔찍하게 아끼시니까."

요즘따라 1팀장 아이린의 얼굴이 어두웠다.

같이 생활하는 길드원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번아웃이 온 거 아니야? 1팀장 님도 휴식이 필요할지도 몰라."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

"야, 오셨다. 좋은 아침입니다. 1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응. 좋은 아침."

아이리스 길드의 1팀장 아이린은 팀원들에게 인사를 하며 업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피곤한 듯 하품을 하며 팀원들의 인사를 받은 후에 일을 시작했다.

'….'

아이린은 가슴을 채우는 답답한 느낌에 눈을 찌푸렸다.

벌써 며칠째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직전까지 가슴에 무언가 얹힌 느낌이었다.

살짝 눈을 돌려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엘리스의 사진을 바라봐도 그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엘리스의 얼굴만 봐도 기분 나쁨이 사라졌는데, 지금은 원인이 무엇일까 고민해봐도 알 수 없었기에 더욱 짜증 났다.

'일단 일이나 하자.'

집에 돌아가 엘리스의 어릴 적 영상을 보면 기분이 좀 괜찮아지겠지.

아이린은 오늘의 업무를 확인했다.

­ 최근 판데믹의 한국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 지부에 파견 인원 1명 필요.

가끔씩 오는 파견 업무.

보통 오지가 대부분이라 선호도가 낮은 업무인데, 이번 파견은 한국이었다.

게다가 판데믹의 활동이 늘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테러가 몇 번 더 일어난다는 뜻.

위험도도 낮은 업무였다.

"한국지부… 모두 메일 확인했어? 한국에 파견 인원이 필요한 모양이야."

"예. 확인했습니다!"

"아마 일이 힘들지는 않을 거야. 판데믹이 활동하는 것도 아마 금방 사라질테고… 혹시 지원자 있어?"

""….""

아이린은 조용한 팀원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렇게 쉬운 파견업무에 반응이 없다니?

평상시였다면 모두가 가려고 해서 골치가 아팠을 정도의 쉬운 파견이었다.

"진짜 아무도 없어? 한국이면 휴가 느낌으로 다녀와도 괜찮잖아. 위험하지도 않을거고. 난 제비뽑기라도 하려고 했는데."

"1팀장 님이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맞아요. 팀장님. 요즘 피곤한 것 같은데… 휴식이 필요하신 것 같아요."

"뭐? 내가 한국까지 어떻게 가."

"동생분도 있으니까… 얼굴도 볼 겸 다녀오세요!"

아이린은 고개를 저었다.

챙겨주는 팀원들의 마음은 고마웠지만,1팀장의 자리는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니다.

팀 하나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할 일도 많은 법이다.

"마음은 고맙지만…."

"맞아요. 최근에 한국으로 돌아간 이호연 생도도 1팀장 님의 팬이라던데."

"…."

하지만 아이린은 이어지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이호연.

그 이름을 들은 순간,아이린은 생각이 많아졌다.

자신의 동생과 애인 관계인 남자.

물론 자신과 한 약속을 지켰다면 아무 관계도 아니겠지만….

'진짜 지키고 있을까?'

한 번쯤은 확인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엘리스의 얼굴도 좀 보고, 그가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도 해야 한다.

꿀꺽.

아이린은 침을 삼켰다.

왜 그 날 밤이 계속 떠오르는걸까.

"… 그럼 내 이름으로 결재한다? 나는 몰라."

"오, 정말요?!"

"그래."

아이린은 결국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약속.

약속을 지키고 있는 지 확인만 하면 된다.

그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을지.

만약 못 지키고 있다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지.

아이린은 고민을 멈추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행동방침은 한국에 가서 생각해도 늦지않겠지.

"자, 오늘 일도 힘내자!"

""예! 알겠습니다!""

아이린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그녀의 가슴에 답답함은 사라져있었다.

*

"아, 아앙… 앙, 흐으응…."

"쌀게. 이게 마지막이야."

"하, 하악, 하악, 하아……."

나는 몸을 부들부들 떠는 엘리스의 안에 사정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섹스가 목적이 아니었으니, 가볍게 두 번 정도면 되겠지.

"가볍게 두 번만 쌀게. 괜찮지?"

"이미 했으면서 그런 말을 하면… 하앙…."

나는 불만을 말하는 엘리스의 가슴을 살살 돌렸다.

날 표독스럽게 쳐다보다가도 내가 만져주면 눈을 질끈 감는 게 귀여웠다.

"후우. 후우…."

"이제 진정했어?"

"…."

"팬티 엄청 섹시하더라. 다음에도 입어주면 안 돼?"

"진짜 죽여버릴 거야."

"미안."

사과하며 엘리스에게서 자지를 빼냈다.

팬티 사이로 정액이 살살 흘러나오는 걸 보니 다시 반응이 왔지만, 참아야지.

엘리스는 침대에 누운 채 절정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매일 실신하기 직전까지 박아대서 그런지 두 번으로는 편안한 모양이네.

나는 엘리스의 옆에 누워 몸에 팔을 올리며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에 켄타우로스는 무슨 상태야?"

"케이론 말하는 거지? 아직 조용히 감옥에 있다던데. 의외로 정보를 많이 말해줘서 좋은 취급을 받고 있나 봐."

"다행이네."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었구나.

그 이상한 영어만 안 썼다면 한국에 데려왔을 텐데. 아쉽네.

주물주물.

"그만 좀 만져...!"

"살살 만질게. 봐줘."

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엘리스의 가슴을 주물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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