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야겜에 빙의했다-381화 (381/648)

〈 381화 〉 381화. 레베카는 유명해 (2)

* * *

해가중천에떠있는시간.

사람과차가지나다니는대로변바로옆의골목.

그안에서는섬뜩한소리가울려퍼졌다.

콰드득­퍽­

뼈가부서지고살이짓이겨지는소리가뒷골목에울려퍼졌다.

골목안에있는사람은두명.

중년남자가양복을차려입은사내의멱살을잡은채벽에박고있었다.

이미양복을입은사내는당장이라도구급차를불러야할정도로상태가심각했지만,중년남자는오히려주먹을들었다.

콰직­

"끄,끄아악…."

중년남자는온몸의뼈가부러진사내에게주먹을휘둘렀다.

상대가살려달라고빌거나눈물을흘려도멈추지않았다.

"끄으윽…그만,제발그만.이유가뭐냐.대체이러는이유가…."

"…이유?"

"커헉!"

꾸득­

촤악­

사내의몸을뚫어버린남자는피범벅이된손을털어내고아무반응이없어진시체를골목길에집어던졌다.

그에게쓰레기를줍는취미는없었다.

"이유라…."

분명시작은복수였다.

자신의아내를죽인놈들에게복수하기위해서.

오갈곳없는분노를마인들에게쏟아내기위해서였다.

그런세월이10년.

지금자신은어떤마음으로마인을죽이고있는걸까.

저벅저벅.

골목에서빠져나온남자,문성민은조용히거리로섞여들어갔다.

혐오하던마인이되어가면서까지마인들을죽이는이유.

문성민은결국그이유를떠올리지못했다.

아무감정도떠오르지않았다.

복수심.통쾌함.기쁨.슬픔.

그는아무것도느끼지못했다.

'이유는중요하지않아.'

한놈더처리했으니오늘만벌써10명째.

하루하루살아갈의지를얻을때는마인을죽일때뿐이었다.

문성민은품에서쪽지하나를꺼냈다.

방금죽인마인의품에서나온것이다.

아마꽤강한놈이었으니다른마인들이있는곳의정보가있을지도모른다.

­고급주택가.미친놈의영역일가능성있음.

"…."

내용을확인한문성민은다시종이를구겨주머니에쑤셔넣었다.

고급주택가.

미친놈이누구인지는몰라도강한마인이겠지.

다음에는그쪽으로가봐야겠네.

*

토요일아침.

나는테이블에앉아커피를마시며잠을깼다.

어젯밤에계획을짜려고했는데,시간이너무늦어서오늘아침에생각하기로했거든.

"좋은아침입니다.호연님."

"응,스칼렛.좋은아침."

"애기아빠는의외로일찍일어나는타입이네."

"딱봐도부지런하게생겼잖아요."

테이블에앉아남다은이준커피를마시다보니하나둘씩사람들이모였다.

다희는주말이라푹자게내버려뒀고,남다은은자신의커피를휘휘저으며이쪽으로다가왔다.

"냠.근데아침먹고얘기하면안돼?나배고팡."

"금방끝나.밥먹으면집중력이떨어져서안돼."

"치."

아쉬운듯빵을입에넣는릴리아나를내버려둔채,내가먼저말을꺼냈다.

"일단마인들에대한조사를좀해보죠?"

"조사라니?"

"가만히맞고있을수는없잖아.우리가먼저손을써야지."

"음…그렇긴하지."

남다은은내말에고개를끄덕거렸지만,스칼렛과레베카는뭔가떨떠름한표정이었다.

뭐에요.분명어젯밤에는다같이열심히하자고했잖아.

나만진심이었어?

내가억울한표정을짓자레베카가쓰게웃으며말을걸었다.

"애기아빠.조사하는건좋은데,어떻게시작하려고?다짜고짜마인들을찾을생각이야?"

"네.그러려고했는데요.뒷골목에서한명씩잡아패다보면정보를불겠죠."

"…."

"왜요?"

나름진지하게말한건데둘의표정이좋지않았다.

괜찮지않나?

최근마인을살해하는사건도많이일어나고있으니,그것도같이조사할수있다.

생생한인터뷰를받을수있잖아.

한번에두가지사건을조사할수있는데.개이득아닌가?

"그런식으로해서언제윗선에닿겠어."

"애초에저희들이돌아다니면마인들이꽁꽁숨어서나오지도않을겁니다."

"…그렇네?"

생각해보니저게맞는말같다.

이렇게강한사람들이마인들을잡으러다닌다는소문이퍼지면,내가마인이여도숨어있겠지.

"사실제가어제밤부터조사를시작했습니다.개인적인인맥이있어서요."

"뭐야.벌써시작했다고?설마레베카씨도요?"

"당연히했지."

뭐야.다들너무능력이좋잖아.

나만아무생각없이잔거야?

"애기아빠는일단기다리고있어.나랑스칼렛양이정보를구해올테니까."

"맞습니다.그렇게오래걸리지않을겁니다."

"…으음."

뭔가지는것같은기분인데.

어떻게된게매일같이여자들의능력에업혀사는느낌이다.

이래선안돼.

더발전해야한다.

내여자들한테남자다운모습을보여야지.

'나도직접정보를구하고싶은데.'

난정보가나올만한구석을생각했다.

스칼렛과레베카를빼고,그나마저런정보에접근이쉬운사람.

'…딱한명있구나.'

아이리스길드의후계자인엘리스.

생각해보니엘리스도수린누나의비밀을안다고했잖아.

그점에대해서도물어볼수도있을거다.

게다가레베카와스칼렛의인맥이라도아이리스길드보다는정보가느리지않을까.

물론엘리스한테물어보는건여자의능력에업혀사는게아니냐고할수있지만….

'포기할건포기한다.'

안되는걸어떡해.

그렇다고내발로뛸수는없잖아.

"오케이.저도나름대로정보를구해볼게요."

"좋아.그럼정보를좀더얻고얘기해볼까?"

"이제막행동방침을정했으니까여유를가져도좋을것같아요.다희는제가챙길게요."

"저도도와드리겠습니다."

"나는다희랑놀아주는역할을할게!아,그래도레베카가필요하다면다른것도도와줄수있어!"

나는스마트워치를키고엘리스에게메시지를보냈다.

­나:엘리스.할말이있는데만날수있을까?

이런건메시지보다직접얼굴을보고부탁하는게맞겠지.

"일단아침부터먹을까요?릴리아나씨가배고파보이는데."

"배고파!"

"사실나도배고프긴했어."

나는릴리아나의옆에앉아남다은이아침을차려주길기다렸다.

*

­엘리스:응.점심시간즈음에우리집으로와.

나는엘리스가보낸메시지를보며혼자중얼거렸다.

"신기한기분이네."

스칼렛에게잠시엘리스를보러갔다온다고말한후에,집밖으로나와10초정도걸었다.

그랬더니엘리스의집에도착해있었다.

바로옆집에친구가살면이런느낌이구나.

처음겪는경험이라왠지신기했다.

나는초인종을눌렀다.

덜컹­

잠시후대문의잠금장치가해제되었고,나는대문을밀며안으로들어갔다.

마당을지나익숙한길을걷다보니앞에서중년남자가걸어왔다.

"이호연님."

"아,세바스찬씨?"

"예.기억해주고계셨군요."

"당연하죠."

세바스찬은날보며고개를숙였다.

분명저번에는이호연생도라고불렀는데오늘은이호연님이라고부르네.

이것도나름대우를해주는거겠지.

이제나도아이리스길드의사위가된거아닐까.

"아가씨는방에서기다리고계십니다."

"고마워요."

세바스찬은엘리스의집문을열어주고는뒤로살짝빠졌다.

그리고갑자기혼잣말을하기시작했다.

"저는이제부터쉬는시간이기에,저택에는이호연님과아가씨밖에남지않습니다."

"네?"

"좋은시간보내시길."

세바스찬은허리를깊게숙이고는저벅저벅사라졌다.

…뭐야.

원래저런사람이었나.

나는천천히층계를올라가며엘리스의방으로향했다.

마사지를할때몇번이나왔으니길은알수있었다.

똑똑­

"엘리스,나왔어."

"응.들어와."

대답을듣고문을열자편한복장을하고있는엘리스가보였다.

파자마라고해야할까.

엘리스는얇은재질의원피스를입고있었다.

오랜만에보는엘리스의방.

가운데에있는테이블에마시던와인잔이놓여있는걸보니주말이라쉬고있었던모양이다.

엘리스는침대에걸터앉았고,나도그옆에거리를두고앉았다.

"미안.쉬고있었는데방해했나보네."

"괜찮아.무슨일인데?"

"좀도와줬으면하는일이있어서."

나는엘리스에게최대한상황을풀어서설명했다.

말할내용이많긴했지만켄타우로스추적작전때레베카의얼굴을본적이있으니,그래도조금설명하기편했다.

"그러니까,그레베카씨가판데믹을배신하고너한테붙었고그거때문에쫓기고있다는거지?"

"응."

"그래서마인들의본거지를알기를원하는거야?"

"맞아."

"…."

내말을들은엘리스는고개를끄덕이며팔짱을꼈다.

나는가만히엘리스가입을열기를기다렸다.

그사이에슬쩍눈을돌려방을훑었는데,아무리봐도방이너무여성스럽다.

엘리스의성격이랑은느낌이좀다르단말이지.

그게또귀여운포인트다.

"그래.알려줄게.딱히어려운건아니니까."

"고마워.엘리스."

엘리스는짧은고민뒤쉽게허락해줬다.

나는엘리스와눈을마주치고감사를전했다.

다행이다.

갑자기찾아와서부탁한거라거절당할각오도했는데,역시엘리스야.

싫은척하면서도다해준다니까.

"괜찮아.어려운일이아니라고했잖아."

"그래도고마운건고마운거지.진짜고마워.내가뭐해줄거있을까?오랜만에마사지라도해줄까?"

"읏…….아니.오늘은됐어.대신괜히마인들하고싸우다가다치치는마."

"엘리스,지금걱정해주는거야?감동인데."

"…그런거아니야.다른여자때문에다치는게싫은거뿐이니까."

엘리스는미간을좁히며날째려봤다.

이제저렇게봐도무섭지가않네.

오히려귀엽다.

난미소를지으며대답했다.

"알겠어.엘리스가걱정해주면무조건조심할게."

"걱정이아니고귀찮은일이생길까봐그러는거라고."

"응응."

나는엘리스에게몸을딱붙이며흐흐웃었다.

다른여자때문에다치는게싫다니저렇게말을귀엽게할수가있나?

엘리스는내표정에겁을먹었는지내게서떨어지려했지만,난빠르게엘리스의어깨를잡았다.

"지금무슨표정을…으응,응…."

난엘리스와입을겹쳤다.

처음에읍읍거리던엘리스도금방나와혀를섞어줬다.

짧은키스가끝난후.얼굴이상기된엘리스는입술을깨물며날쳐다봤다.

"엘리스,한국에왔으니까한번만할까."

"아니,오늘은안돼.정말로…."

"안된다고?왜?"

"컨디션,컨디션이안좋아."

누가봐도팔팔해보이는데….

나는엘리스의표정을살폈다.

내게서눈을피하는느낌.

평소라면컨디션이안좋으니챙겨줬을텐데,엘리스의반응이뭔가찜찜해서상태창을켜봤다.

★히로인상태창

[엘리스]

­[호감도:98](+0.6)

­[성욕:80]

­[식욕:20]

­[피로도:30]

현재상태:안돼.절대안돼.들키면난끝이야.내인생이끝나버릴거야…

이걸보니까더궁금해지는데.

난엘리스의품으로파고들었다.

이건 조금 더 해볼 가치가 있어.

"엘리스!"

"이,이하지마.정말로…아응…."

엘리스는내등을주먹으로팍팍때리기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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