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8화 〉 378화. 야근하는 학생회장님 (2)
* * *
문성민.
문수린의 아버지이자 아내를 마인에게 잃은 충격으로 마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마인이 되어버린 남자.
원작에서는 각성한 문수린을 납치하려는 빌런 역할이다.
한참 나중에 등장했어야 할 그가 벌써 등장한 원인은 수린 누나의 각성.
내가 스토리에 개입하면서 생긴 변화점들이 모여 나비효과로 돌아온 것이다.
'수린 누나가 목적인가?'
결국 그의 복수는 실패로 끝날 예정이다.
원작에서 그랬듯이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린 누나의 상처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 수린 누나."
"난 괜찮아."
수린 누나는 날 보며 웃었지만, 내 가슴은 영 편하지 않았다.
실제로 겪어보니 스토커부터 시작해 문수린이 겪는 시련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게임이 아니다.
나랑 섹스 한 번 한다고 상처가 지워지는 것도 아니고, 방치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소중한 사람의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
꼬옥
나는 좀 더 강하게 문수린의 손을 쥐었다.
아무리 강한 척해도 괜찮을 리가 없다.
게다가 이 일을 해결해야 하는 건 결국 그녀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뿐.
기껏 해봐야 나 혹은 이사장.
이사장은 사실상 싸울 수 있는 몸이 아니니 나와 수린 누나 단 둘이 해결해야 한다.
수린 누나도 그걸 알기에 지금처럼 밤낮으로 정보를 모으는 거다.
아마 내 도움없이 혼자서 처리하고 싶겠지.
"누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저랑 이사장님 빼고 없죠?"
"내 아버지가 마인인 거 말하는 거지?"
"응. 그거요."
"아무래도 말하기 힘든 사안이라… 아, 잠시만. 한 명 더 있어."
"그래요?"
다행이다.
수린 누나에게도 믿을만한 충신은 있구나.
"응. 엘리스."
"… 엘리스요? 제가 아는 엘리스?"
난 눈을 끔벅거리며 누나의 얼굴을 바라봤다.
갑자기 엘리스가 왜 나와?
둘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맞아. 학생회 소속인 엘리스 생도가 알고 있어."
문수린은 언짢은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가 마인이라는 사실을 알 정도면 꽤 깊은 사이일 줄 알았는데, 내가 알기로 엘리스와 문수린은 그렇게 깊은 사이가 아니다.
오히려 안 좋은 사이라고 하면 납득이 갈 정도.
엘리스는 프랑스에 가기 전까지 내 하렘에 불만이 많았으니까.
실제로 그걸 다른 여자들에게 표출한 적도 있었다.
그 중 한 번은 수린 누나가 있는 곳에서 터트린 적도 있었지.
크흠.
나는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 이유는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일단 알아놓을게요."
"응. 고마워."
일단 이건 패스.
나중에 엘리스에게 슬쩍 떠보든지 해야겠네.
난 화제를 돌릴 겸 다른 서류들을 확인했다.
사실 문성민이 범인이라는 증거는 없었다. 나와 문수린이야 사정을 알고 있으니 심증으로 유추할 수 있지만, 그는 거의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이래서는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기 힘들겠지.
"제 힘이 필요하면 부르세요. 제가 어떻게든 도와드릴 테니까요."
"말만으로도 고마워."
"말로만이 아니라 진심이에요. 저 전투 요원으로도 엄청 강해요."
"호연이 마음은 당연히 알지."
"아니, 아오. 이 답답한 사람이."
지금 내 안전이 중요한 게 아닌데.
어차피 당신 죽으면 나도 죽어요.
날 생각해주는 건 고맙지만 수린 누나의 안전을 더 신경써야한다.
"안 되겠다. 누나 집 주소라도 좀 알려줘요."
"집 주소…?"
"그래야 무슨 일 생기면 구하러 갈 거 아니에요."
난 스마트 워치의 지도를 켰다.
원래 쓰던 기숙사는 알고 있었지만, 저번에 습격당한 이후로 누나도 바깥에 집을 구했다고 한다.
혹시 모르니까 위치를 받아놔야겠어.
의심가면 바로 달려가야지.
"으으음… 주소. 호연이라면 알려줄 수 있지. 대신 꼭 연락하고 와야 해?"
"당연하죠."
연락없이 막 쳐들어가는 매너없는 남자는 아니다.
'근데 상관없지않나?'
생얼이 자신없는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내가 아는 여자들은 화장없이도 엄청난 미인들이다.
뭐, 그래도 자기 나름대로 신경쓰는 게 있겠지.
나는 수린 누나가 불러주는 주소를 스마트 워치에 저장했다.
여자의 번호를 받는 것도 아니고 집 주소를 받는 건 또 신기한 경험이네.
"저도 나름대로 조사해볼게요. 그러니까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난 책상의 서류들을 들었다.
거의 서류의 산에 덮인 느낌이다.
"고마워. 하지만 호연이도 조심해야 해. 분명 널 노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워낙 인기가 많으니까 힘들긴 하네요."
여자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든데, 괴롭히는 놈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게. 나만의 이호연이면 참 좋을 텐데."
수린 누나는 팔짱을 풀고 내 무릎 위에 앉았다.
사랑스러운 눈빛을 팡팡 쏘아대는데, 가까이서 저런 미소를 보내면 넘어갈 수 밖에 없다.
"수린 누나."
"그래도 지금은 나만의 이호연 아니야?"
"당연하죠."
"난 호연이가 다치진 않을까 너무 걱정돼. 그러니까, 내가 걱정하지 않게 해줘."
"… 제가 얼마나 강한 남자인지 알려드릴게요."
내 물건은 곧 있을 거사를 대비하듯 벌써부터 단단해져 있었다.
나는 들고있던 서류를 테이블에 내려놨다.
일은 일이고, 할 건 해야지.
어떻게 보면 이게 제일 중요한 일이다.
*
"호연아… 아, 으응…."
찌걱 찌걱
수린 누나는 내 위에 앉은 채 허리를 앞뒤로 돌렸다.
자지를 빨아들이는 눅진한 보지는 탄탄하게 자지를 조여왔고, 다리 사이에애액이 얼마나 흥건한지 음란한 소리가 학생회실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이미 두 번이나 쌌는데도 문수린은 허리를 튕기는 걸 멈추지않았다.
"수린 누나… 또 싸고싶어요."
"안에, 하아. 응. 안에 싸줘…."
문수린은 내 목을 두른 채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임신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안에 싸달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흥분을 참기가 힘들다.
그러면서 몸을 벌벌 떠는 게 제대로 쾌감에 빠진 것 같다.
"아흐응… 좋아, 아… 호연아, 아응…."
수린 누나는 땀에 젖은 머리를 넘기며 숨을 헐떡거렸다.
나는 쫀득한 엉덩이를 꽉 쥐고 몸을 고정한 채 허리를 쳐올렸다.
마지막에 갈 때는 같이 가는 게 국룰이지.
"아, 아…, 흐으으읏."
수린 누나는 내가 자지를 찌를 때 마다 야한 신음을 흘렸다.
몸 전체에 실리는 편안한 무게감과 수린 누나의 기분좋은 체향.
귀두 끝이 질벽에 긁힐 때 마다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고,음란한 신음은 보너스였다.
이러니까 빨리 쌀 수밖에.
"흐아, 앙…. 호연아. 저번처럼 해줘. 이름…."
"… 수린아, 내 정액 받아줘."
"아읏… 응, 으으응… 하앙…."
문수린은 보지를 조이며 눈을 질끈 감고 날 끌어안았다.
보지의 감도도 좋지만, 이 누나는 성욕이 너무 강한 것 같은데.
무슨 서큐버스라도 보는 것 같다.
츄웁 츕
수린 누나는 내 얼굴을 꽉 잡고 키스를 이어갔고,동시에 질벽이 꿈틀거리며 내 자지를 옥죄어왔다.
"으흐읍…, 하아, 아앙…. 조아, 호연아. 호연아…. 나 갈 거 같아…. 흐읏…."
"누나. 아니, 수린아. 같이 가자."
"흐으으읏…! 나, 나…. 흐으…! 가, 가버려…!"
이름을 속삭일 때 마다 떨리는 몸과 조여오는 보지에 나도 사정을 참을 수 없었다.
뷰릇 뷰릇
마지막 정액 한 방울까지 안 쪽에 집어넣었다.
역시 좋네.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는 언제나 최고였다.
게다가 내가 첫 경험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지.
나는 사정의 여운을 즐기며 수린 누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가, 간지러. 호연아… 흐으…."
여자의 가슴을 빨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왠지 모르게 재밌단 말이야.
난 문수린을 올려다보며 살짝 웃었다.
"누나, 좋았어요?"
"응…."
문수린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입술을 내밀었다.
방금까지 좋아하다가 왜 이러실까.
"왜 그래요. 누나."
"이제 갈 시간이잖아…."
"누나도 집에 가야 하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내 목을 꽉 조이는 문수린을 보며 나는 쓰게 웃었다.
이 누나는 항상 자지도 안 빼고 이러네.
어차피 단순한 투정에 불과하니 이런 건 받아줄 만하다.
수린 누나는 대책없이 징징대는 사람이 아니다.
"그럼 딱 10 분만 이러고 있자. 응?"
"…."
"… 5분?"
"10 분."
"고마워. 호연아."
쩝.
저번에도 이랬던 거 같은데.
저렇게 행복하게 웃으니까 거절할 수가 없네.
난 미소짓는 수린 누나를 꽉 끌어안으며 따뜻한 체온을 즐겼다.
*
"후우, 피곤해라."
학생회실에서 나오니 이미 컴컴한 밤이었다.
난 임솔 교수님이 알려준 백아영의 일터로 향했다.
백아영 : 여보… 오늘까지는 너무 바쁠 거 같은데, 혹시 내일 볼 수 있을까? 바뀐 직책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ㅠㅠ
백아영에게 이런 연락이 오긴 했는데, 내일 보는 건 좀 아쉽거든.
일주일이나 못 봐서 오랜만에 얼굴을 좀 보고 싶다.
난 백아영이 있는 빅토리아 아카데미 의료팀으로 향했다.
양호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었는데, 양호실은 영업을 안 하는 지 문이 닫혀있었다.
양호 선생님은 진짜 그만뒀구나.
메시지로 들었지만 진짜 보니까 신기하네.
밤이 늦었는데도 불이 환하게 빛나고 있는 의료팀 건물에 들어갔다.
안쪽은 마치 병원처럼 생겼는데, 평범하게 진료를 의뢰하는 곳과 응급실이 분리되어 있었다.
아마 백아영은 응급실 쪽이겠지.
"이, 이호연 생도…?!"
"네. 안녕하세요."
내 얼굴을 보자마자 직원이 화들짝 놀랐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내 이름을 막 부르는구나.
유명인의 삶은 참 힘들어.
"호, 혹시 사인 하나만… 가능할까요!"
"네네. 해드릴 수 있죠."
"아! 감사합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신 건가요? 응급환자가 아니라면 지금은 진료를 받지 않고 있거든요. 물론 이호연 생도가 부탁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아니요. 안에 백아영 선생님 있나요? 백아영 선생님을 보러 왔거든요."
"아하. 성녀님은 10시에 교대에요. 마침 응급실이 한가한데 잠깐 불러드릴까요?"
"으음… 괜찮아요. 앉아서 기다릴게요."
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려는 직원을 말렸다.
늦게 찾아와놓고 일을 방해하는 건 양심이 없지.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 게 이미지에 더 좋을 거다.
마치 퇴근하는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스윗한 남자친구.
좋네.오늘은 그런 느낌으로 가야겠다.
"그럼 저쪽에 앉아서 기다리시면 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그, 혹시 가기 전에 싸인…."
"해드릴게요."
"혹시 사진도…."
"… 네네."
나는 직원과 사진을 찍어주고 의자에 앉아 백아영을 기다렸다.
직원은 사진을 찍자마자 히히덕거리며 스마트워치를 건드렸다.
친구들한테 자랑이라도 하나보네.
'10시에 교대라고 했었지.'
지금 시간은 9시 40분.
20분 정도는 충분히 기다릴 만 하다.
응급실에 와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기다리는동안 환자가 새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내일이 주말이라 다들 훈련을 안하고 쉬러 간 걸까.
'나 때는 하루하루 훈련에 목숨을 걸었는데. 쯧쯧.'
잡생각을하며 멍하니 앉아있다보니 안에서 '수고하셨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교대인가 보네.
"고생했어요. 다들."
"아닙니다! 성녀님이 제일 고생하셨죠!"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모두… 어?"
잠시 후 응급실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빠져나왔다.
그중 제일 돋보이는 건 당연히 백아영이었고, 그녀는 날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눈을 크게 떴다.
"여ㅂ… 이호연 생도?"
나는 백아영을 보며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저 얼빠진 표정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나오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