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야겜에 빙의했다-377화 (377/648)

〈 377화 〉 377화. 야근하는 학생회장님

* * *

"그, 그마앙… 으응…."

"호연 씨이, 흐."

쮸븝­ 찔걱­

난 엎드려 있는 루시의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흐으…."

살짝 사타구니를 비비자 아랫배에 느껴지는 통통한 엉덩이살이 기분 좋았다.

이 자세는 엉덩이가 작은 루시루미에게 할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았다.

엉덩이가 너무 크면 움직일 때 배가 아프거든.

"으, 으으응…."

천천히 자지를 빼자 루시의 보짓살이 딸려나왔고, 루시는 다시 신음을 흘렸다.

좁은 보지에서 정액이 뽈뽈 흘러나오는 모습을 보니 또 자신감이 올라오네.

챱챱­

엉덩이를 톡톡 때리자 루시는 몸을 움찔거리며 반응했다.

가슴과 비교하면 부드러움은 덜하지만 특유의 탱탱함은 살아있다.

엎드려있는 루시의 옆에는 보지로 내 손가락을 꽉 물고 있는 루미가 있었다.

"히, 히잉…. 흣…."

나는 둘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이번에도 너무 심했나?

루시루미 쌍둥이와 섹스할 때마다 이렇게 되는 느낌이네.

사실 여자가 많아도 3P를 할 기회가 적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든단 말이지.

"루시, 괜찮아?"

"아으…."

"괜찮구나. 루미는?"

"힘들어요…."

쓰담쓰담.

루미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빼낸 후, 툭툭 털어내고 루미의 등을 쓰다듬었다.

루시와 루미의 몸을 만지며 슬쩍 스마트워치를 확인했다.

'7시….'

늦다면 늦고 이르다면 이른 시간.

다행히 수린 누나와 백아영에게 답장이 오진 않았다.

"클린."

더러워진 침대를 정리하고, 둘이 누워있는 곳 사이에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양팔로 둘을 끌어안았더니 루시와 루미는 아기고양이처럼 안겨 왔다.

"앙."

"루시, 그만. 그만… 진짜 혼날래?"

"아, 미안. 미안해. 으응…."

"호연 씨…."

내 젖꼭지를 빨려던 루시는 다리 사이로 들어가는 내 팔에 깜짝 놀라 매달렸고, 루미는 피곤한 듯 내 몸에 손을 올린 채 눈을 감았다.

둘 다 지친 모양이네.

하긴, 6번이나 싸고서 팔팔한 내가 이상한 거겠지.

"힘들다. 그치?"

"응…."

"호연 씨…."

나는 딱 달라붙는 둘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섹스를 끝내고 이 나른한 기분이 제일 좋긴하지.

특히 여자와 끌어안고 있으면 최고다.

그러고 보니 루시와 루미는 방학에 일정이 있나?

"너희는 곧 방학인데 뭐 할 거야?"

"일단은 루미랑 같이 훈련을 하기로 하긴 했는데…."

"나머지 시간은 모르겠어요. 호연 씨랑도 자주 놀고 싶어요."

"나도 마법사 학회 일정이 있긴 하지만 그거만 끝나면 시간이 많을 거야."

"다행이네… 방학 내내 못 보면 어쩌나 걱정했어."

"맞아요…."

"그럴 리가. 금방 끝내고 올게."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지만, 길어도 이 주 안으로 끝나지않을까.

경험해본 적은 없어도 정기학회를 일주일 넘게 하는 것도 웃기다.

"기대할게…. 하음."

"호연 씨랑 만나면 졸려요…."

루시와 루미는 하품을 하며 내게 더욱 안겨 왔고, 나는웃으며 둘을 꽉 안았다.

만날 때마다 이렇게 해대면 졸릴 수 밖에.

"좀 자. 내가 다 치우고 갈게."

"안 되는데… 으음."

"하으으…."

둘은 싫다고 하면서도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눈을 감았고, 동아리방에 색색 편안한 숨소리가 들리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

"빨리빨리…."

지이잉­

나는 2층으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시간이 꽤 늦었기 때문이다.

루시루미와 있는 동안은 둘에게 집중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놀아버렸다.

게다가 침대에서 자는 둘을 보며 뒷정리까지 마쳤으니 더 늦었다.

띠링­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타고, 꼭대기인 17층을 눌렀다.

아마 다른 학생회 인원이 퇴근했어도 수린 누나는 아직 남아있을 거다.

답장을 안하는 걸 보면 일하는 중일테니까.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학생회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역시 방 하나에 불이 켜져 있었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학생회장실.

안쪽으로 걸어간 나는 그 사이로 슬쩍 얼굴을 집어넣었다.

"으음…."

탁­ 타닥­

수린 누나는 눈을 찌푸리며 홀로그램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에 떠 있는 다섯 개의 홀로그램 모니터와 널려있는 서류들.

마치 전문적인 해커라도 보는 것 같았다.

'일단 전화를 해볼까.'

이제 보니 왜 연락을 못 했는지 알겠네.

저렇게 집중하고 있으니 당연하지.

지금 들어갔다가는 놀라서 하던 일을 망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조심스럽게 스마트워치로 전화를 걸었다.

­ 누나. 수린 누나…? 누나. 수린 누나…?

"아… 호연이네?"

문수린은 벨 소리를 듣자마자 모니터를 끄더니 스마트워치를 들었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당연히 내게도 수린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벨소리가 저게 뭐야.'

왜 내 목소리가 벨소리로 되어있는 거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벨 소리를 바꾸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왜 그게 내 목소리인 거야.

보통 그렇게 안 하지 않나?

귀엽거나 사랑스러운 노래로 바꾸는 게….

"호연아, 밖에 있어?"

나를 부르는 수린 누나의 목소리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이상한 생각하지 말자.

"네. 누나. 바로 들어가면 놀랄까 봐 먼저 전화 걸었어요."

"으으응. 고마워. 역시 센스 있네."

나는 자연스럽게 학생회장실로 들어갔다.

날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 수린 누나를 보며소파에 앉자, 서류를 한쪽으로 밀어놓은 수린 누나가 내 옆에 앉았다.

"옆에 앉으시려고요?"

"안돼?"

"그럴 리가요."

소파에 앉은 문수린은 스마트워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미안해. 연락을 안 받아서 직접 온 거구나."

"괜찮아요. 바쁠 거라고는 예상했으니까."

"으응.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데 답장도 못 해줬네.

수린 누나는 내게 어깨를 기대며 팔짱을 꼈다.

나한테 보여줄 게 있다고 했었는데… 음, 일단은 이러고 있을까.

표정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차마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도 눈치가 없는 놈은 아니거든.

"일주일 만에 우리 호연이가 엄청 인기남이 됐던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미리 차지해놔서 다행이네. 후후."

더욱 강하게 팔짱을 끼는 누나가 귀여워서, 나도 괜히 웃음을 지었다.

이런 취급을 받는 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 잡담을 이어갔다.

프랑스에서도 계속 메시지를 교환했지만 못 한 얘기는 쌓여있었다.

"그래서말이지. 내가 무조건 허락하라고 했거든."

"아하…. 어쩐지."

하지만 이래서는 대화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도 예쁜 여자와 얘기하다보면 주체를 못하거든.

결국 내가 먼저 본론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누나, 보여줄 게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 맞아. 네 정보를 수집하는 놈들이 있어."

"제 정보요?"

"응. 마인들의 집단인데 아마 판데믹 아래의 소조직 같아."

아.

판데믹 아래의 소조직이라고 하니까 알겠네.

레베카가 분명 그랬었지.

판데믹에서 날 눈치챘다고.

아마 그 놈들일거다.

"판데믹이 최근에 한국에서 영역을 엄청나게 넓히고 있어. 원래도 마인 사회에서는 넓은 편이었는데… 최근 며칠간 말도 안 되게 넓히는 중이야."

"… 아, 그래요?"

"응. 그 때문에 다른 마인 들이 거의 사라지긴 했지만…."

타닥­ 탁­

수린 누나는 말하면서 모니터를 띄워줬다.

뭔가 양심에 찔리네.

나 때문에 한국에 있는 마인 들이 일자리를 잃었구나.

"이게 그 대표들인데, 판데믹의 앞잡이들이거든."

"아…."

나야 봐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름을 찾는 놈들이라니까 얼굴은 기억해둬야겠지.

혹시나 길거리에서 만나면 머리통을 부숴야한다.

"그리고 또 늘어난 게…. 붉은 머리의 결계술사."

"… 붉은 머리의 결계술사요?"

"응. 붉은 머리의 결계술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이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 유명한 결계술사중에 붉은 머리는 없거든. 판데믹에서 이호연과 붉은 머리의 결계술사에 대한 정보를 엄청나게 끌어모으고 있어. 혹시 아는 사람이야?"

"… 잘 모르겠는데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레베카 씨한테 당분간 나가지 말라고 전해줘야겠네.

그 사람은 백수 생활이 길어진다고 좋아하겠지.

"아무튼, 꼭 몸 조심해. 어디 갈 때 꼭 연락하고. 나도 계속 확인할게."

"고마워요. 누나."

"고맙긴 뭘. 호연이를 노리면 내 적이나 마찬가지야."

"감동이긴한데… 설마 저 때문에 밤까지 일하고 있던 건 아니죠?"

"그런 건 아니야. 나도 처리해야 하는 게 있거든."

"그래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거면 도와드릴 텐데."

나는 슬쩍 서류들을 살폈다.

엄청나게 많은 자료가 널려있었는데,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자료도 있었다.

"으응. 이건 내가 최대한 알아서 해볼게. 호연이도 바쁘잖아."

문수린은 자료들을 정리하며 괜찮다고 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

딱 봐도 엄청나게 힘들어 보이는데 어떻게 안 도와줘.

"… 줘보세요."

나는 수린 누나가 정리하는 서류들을 들어 직접 확인했다.

아마 판데믹에 관련된 일이 분명하다.

판데믹의 일이라면 나도 상관이 있으니 남 일이라고만 하기에도 뭐하지.

"이건 내 개인적인 일이라 정말 괜찮은데…."

"그런 게 어딨어요. 누나. 남자친구한테 개인적인 일이라니."

착­ 착­

난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 누나의 손에서 서류를 빼앗았다.

하나 둘 씩 서류를 넘겨보니, 내용은 꽤 섬뜩했다.

마인들의 시체가 계속 발견된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범인을 좁힐 기준이 없었다.

조직이나 강함에 상관없이, 하루에도 100구가 넘는 시체가 발견된다는 내용이었다.

"… 생각해보니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스쳐 지나가듯 들은 거지만, 확실하게 기억났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마인 간의 세력 경쟁이라는 뉴스였지.

"응. 여론에서도 주목하고 있을 정도로 큰 규모거든. 아카데미에서도 지원을 고려 중이야. 아마 교수나 3학년 생도들이 지원을 나갈 것 같아."

"아카데미에서도요?"

나는 스마트워치를 키고 뉴스를 확인했다.

이제보니 작은 기사가 난 것도 아니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주목할 정도로 큰 규모.

전문가들은 토론을 하고 있었고, 헌터 협회에서도 지원을 약속했다.

프랑스에 있을 때 한국 뉴스 확인을 잘 안했더니 그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원작에 이런 내용은 없었는데.'

하루에 발견되는 마인들의 시체만 100구 이상.

이렇게 큰 세력 경쟁에 아카데미까지 관련되어있다면 당연히 원작에서도 나와야 한다.

애당초 내가 보기엔 '마인들의 세력 경쟁'이라는 문구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판데믹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 있는 마인들의 뿌리를 뽑을 수 있을 텐데, 경쟁을 며칠이나 이어간다고?

이건 판데믹이 범인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랑 레베카 씨의 조사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인 건가?'

그것도 이상한데.

나는 조금 더 생각을 이어갔다.

나 때문에 일어난 나비효과인 건 확실하니, 다른 정보들을 생각해야한다.

'살해당하는 마인들.'

'그걸 조사하는 문수린.'

'나 때문에 일어난 나비효과.'

기억들을 되짚다보니, 하나 떠오르는 게 있었다.

저 세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을, 나는 딱 한 명 알고 있다.

슬쩍 고개를 돌려 수린 누나를 바라봤다.

"수린 누나. 이거 혹시 범인이…."

"응."

문수린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 부끄러웠던 걸까.

"아마 내 아버지… 라고 생각해."

마인에 대한 복수심으로 마인이 되어버린 그녀의 아버지.

그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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