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3화 〉 373화. 기말고사 (2)
* * *
"밥먹자!나배고팡."
"네.릴리아나씨."
"릴리아나언니.나도밥먹을래."
식사가준비되자다들테이블로모였다.
릴리아나와남다희는언제나처럼테이블에서히히덕거렸다.
나는남다은을도우려했지만,가만히있으라는스칼렛의말에조용히테이블에앉았다.
드디어도와주려고해도욕을먹는세상이왔구나.
"오빠!언니가오늘맛있는거해준댔어."
"응.많이먹어.다희야."
테이블에앉자남다희가히히웃으며말을걸어왔다.
오랜만에릴리아나와놀아서그런지텐션이많이올라간것같았다.
"오빠가없을때는매일쉬운반찬들만먹었는데…오빠덕분에맛있는언니음식먹을수있겠다!"
"…다희야.그런말은안해도돼.그리고언니가자주맛있는거해줬잖아."
나는부끄러워하는남다은을보며살며시웃었다.
나를위해서열심히요리하는거였구나.
최대한맛있게먹어줘야겠네.
식사를시작하자남다희도열심히식사에집중했다.
"다희야.야채도챙겨먹어."
"알게써…."
남다은은언제나처럼다희를케어하고있었고,릴리아나는맛있는냄새를맡고방에서나온레베카와대화를하고있었다.
"레베카.나햄좀만줘.응?"
"가져가.그리고릴리아나.레베카씨라고불러줄생각은정말없는거지?"
"너도반말하잖아!언제나말했지만네가언니라고불러야맞는거라구!너희들은지옥의법을강요하지않는내게감사해야해."
"감사합니다.릴리아나님.레베카씨의햄대신제고기라도드시죠."
"역시스카웃뿐이야…!"
릴리아나는스카웃.아니스칼렛의그릇에서고기를가져가며헤헤웃었고,레베카씨는내게몸을붙이며말을걸었다.
"애기아빠.릴리아나가정말나보다나이가많아?"
"어…그럴걸요."
"지옥식나이표기?혹시엘프가250살이면인간나이로는25살같은거야?"
"무슨뜻인지모르겠는데요….아마레베카씨보다오래산건맞을거에요."
"으음…알겠어.그렇다면나도포기할게."
레베카는왠지시무룩해진표정으로식사를이어갔다.
뭐지.혹시연상한테는약한타입인가.
냠.
나도따뜻한순두부를입에넣었다.
그래도화기애애하니까참좋네.
테이블에레베카와스칼렛이늘어났지만언제나와비슷한분위기였다.
오히려더좋은것같기도하고.
"그러고보니다은양.그검은어디서난거야?항상가지고다니던데."
"…아,소중한물건이거든요.혹시나잃어버릴까봐잘때도같이자요."
"아하.애기아빠가사줬나보네."
"레,레베카씨.어떻게아셨어요?"
"다은양은귀엽다니까."
레베카는웃으면서식사를이어갔고,나는남다은을보며실소를지었다.
소중한물건이라고검을꽉잡으면서날힐끔힐끔쳐다보면모를리가있겠냐고.
말이나온김에확인해보니남다은의검상태가별로좋아보이진않았다.
손잡이가헤진게벌써교체시기가온모양이다.
대체얼마나열심히훈련한거야.
"다은아.검손잡이가많이헤졌네."
"으응…요즘남는시간마다훈련을하니까."
"더좋은소재로바꾸는게낫겠지?검이네마력을못버티는걸지도몰라."
느껴지는기세를보면내예상이맞을거다.
남다은은어느새정말강해졌으니까.
이러다가따라잡히는거아닐까무서울정도였다.
"…아니.괜찮아."
남다은은검을품에안으며말했다.
"그래?"
"응.추억이많이담겨있거든.호연이가처음준선물이기도하고."
그렇게신경쓴선물이아닌데도저렇게생각해주니까기쁘긴하네.
이런사람일수록선물할맛이난다.
그러고보니남다은에게할말이있었지.
"맞아.다은아,나한테검술좀알려줄수있어?"
"…갑자기?"
"애기아빠.아무리마법의길이힘들어도포기하면안돼."
"아니요.그냥한번배워둘까해서요.세상이얼마나무서운데마법만믿겠어요."
예전에당했던마법차단결계.
그때의기억은아직도생생했다.
그결계를파훼하는마법을개발하기전까지는몸을지킬수단이라도만들어놔야지.
물론아직진지하게생각하는건아니다.
아니다싶으면포기하지뭐.
"검이아니라근접전투를바라시는거면제가알려드릴수있습니다."
"스칼렛네가?"
"네.저도근접전투를지향하고있으니까요."
"어…그랬나?"
생각해보면스칼렛이싸우는장면을거의못보긴했네.
길드에서에이스취급을받긴하지만,정작첫만남때도나랑싸운적은없으니까.
물론프랑스에서같이작전을하며힐끔힐끔보긴했는데…그때도스칼렛의진심을본적은없었다.
"일단부탁할게.배우고싶은게한두개가아니거든."
"기회가되면알려드리겠습니다."
스칼렛은고개를끄덕이며미소를지었다.
…왜저렇게만족스러운미소를짓는거지.
나는스승을구하는거지스트레스해소를해주겠다고한게아닌데.
"레베카.그럼이제집에서뭐하는거야?레베카도백수야?"
"으음…마법연구?애기아빠가부탁한게있거든."
"그럼내방송도와줘!레베카도예쁘니까인기가많을거야."
"내가얼굴을막팔수있는입장이아니라서그건좀…."
"저라도도와드리겠습니다.릴리아나님."
"오,스카웃!역시너뿐이야!다은아.너도할래?"
"어…제가도움이된다면…."
시끌시끌한테이블을보니예전이생각났다.
릴리아나와단둘이기숙사에서지내던시절.
가끔릴리아나랑놀아줄때빼고는항상집이조용했었다.
스칼렛을만나고남다은을만나며임시로우리집에데려왔는데,설마이렇게같이살게될줄이야.
여자들과같이지내는것도어느새적응해버렸다.
하루종일예쁜여자들과지내는삶.
행복하긴하다.
아쉬운점은딱하나.
'가끔은밤에쉬고싶은데.'
쩝.
나는순두부를떠먹으며입맛을다셨다.
*
식사를마치고,릴리아나의방송설정을도와주다보니순식간에어두워졌다.
릴리아나도컴맹이고나도컴맹이라시간이꽤걸렸다.
참고로컴퓨터는스칼렛이고쳐줬다.
직장생활경험자라아는게많았거든.
"으음.도착했네."
잡생각을멈추면서걸음을멈췄다.
이곳은남다은과남다희의방.
남는방이많은데도둘은아직같은방을쓰고있었다.
나는방문앞에서침을꿀꺽삼켰다.
밤에찾아오라고했으니오긴했는데…다희는잠들었겠지?
'노크하지말고조용히들어오라고했었지.'
릴리아나의컴퓨터를고치고있을때남다은이스쳐지나가며한말이다.
나는조용히문을열고안을확인했다.
침대위에는남다은이앉아있었고,나는속삭이듯말을걸었다.
"다은아."
"응?생각보다일찍왔구나.릴리아나씨가엄청괴롭히던거같은데."
"지나가던스칼렛이고쳐줬어."
"역시스칼렛씨는못하는게없구나."
조심스럽게안으로들어갔다.
침대에는곤히자는다희의모습이보였다.
"다희도방금잠들었어."
"그런것같네.요즘다희상태는괜찮아?"
"응.친구도많이생긴것같고…예전일도거의잊었어."
"다행이네…."
남다은은잠든남다희를쓰다듬으며미소를지었다.
남다희는어린시절부터 바이어 길드의병원에인질처럼잡혀있던바람에다른아이들보다아이같은부분이많다.
계속걱정했는데다행히안좋은일은없는모양이다.
나는가까이에있던의자에앉으며남다은에게말을걸었다.
"나없는동안에무슨일이생기지는않았지?"
"응.시험도잘봤어."
"다행이네.공부도시작했다면서."
"호연이덕분에쉽게할수있었어."
그녀가 바이어길드에게잡혀있던시절에는필기시험을아예보지않았다.
길드에서원하는건오로지실기1등이었으니까.
이제는남다은이아카데미생활도즐겼으면좋겠다.
"내가뭘했다고.다네가열심히한덕이지."
"아니야.언제나감사하고있어.호연이나릴리아나씨,스칼렛씨까지도."
"그래?"
"응.모두친절하잖아.레베카씨도대화를할수록친절한것같아.나는재미도없고대화도잘못하니까…."
남다은은자조적으로웃으며날바라봤다.
나는손을내밀어그녀의손을잡아줬다.
"아무도그런생각안할거야."
"고마워."
"맞다.아까스칼렛하고무슨말했는지물어봐도돼?"
"으으응.그건…여자들만의비밀이야."
"그러지말고알려줘.나랑관계된일이잖아."
"아,안돼….미안…."
"알겠어.알겠어.안물어볼테니까일어나."
남다은은허리를숙여무릎에얼굴을파묻으며대답했다.
궁금하긴하지만어쩔수없네.
나중에스칼렛한테찔러보든지해야지.
"다희가이렇게밝아진것도릴리아나씨덕분이야."
"다행이네.부정적인영향을끼치진않았구나."
"응.오히려다희의상처를덮어주고있어."
"…그랬구나."
사실남다은도신경쓰인다.
바이어 길드의일에서제일상처받은건남다은이니까.
그녀는모든사실을알면서도버티면서살아왔다.
만약내가나타나지않았다면어떻게됐을지상상하기싫을정도.
원작에서도모두죽이고자살하는끔찍한엔딩이있으니그녀가얼마나힘들었는지굳이설명하지않아도알겠지.
"다은이너는필요한거있어?꼭필요하지않더라도갖고싶은게있으면언제든지말해."
"나는…잘모르겠어."
"왜?"
"그냥.나는호연이랑같이있는거로만족해.예전보다너무행복하거든."
"그래도.정말뭐든지괜찮아."
"정말인데…."
남다은은억울한듯입술을내밀었다.
이거참,답답하긴한데어떻게해야할지모르겠네.
착한건좋지만,매번이런반응이오니까좀그렇거든.
"내가얘기했잖아.너는좀더욕심부려도된다니까."
"으응.난이거면돼."
남다은은침대에서일어나내게다가와양팔을벌렸다.
나는살짝미소를지으며남다은을끌어안았다.
이렇게반응하니까뭘할수가없네.
"그럼나중에단둘이저녁이라도먹으러나갈래?"
"…응.그건좋을것같아."
스윽
남다은은내등을쓰다듬으며팔을올렸다.
"호연아…키스해도될까?으,으음…."
나는대답대신입술로그녀의입을막았다.
오랜만이라그런지긴장한남다은의허리를지탱해주며키스를이어가자,남다은의얼굴도금방붉어졌다.
"…사랑해."
"응.나도사랑해.다은아."
"호연아…하아,나이제못참겠어."
"응.내방으로가자.여긴다희가있잖아."
"아니…한번만.한번만하고가면안될까?"
"…어?"
나는눈을동그랗게뜨며되물었다.
갑자기무슨소리야.
저기다희가자고있잖아.
"기다릴수가없어…몸이너무뜨거워."
"다은아.남다은?"
남다은은내말을무시하고바닥에무릎을꿇은채바지를붙잡았다.
분명이런애가아니었는데왜이렇게된걸까.
이것도내가잘못인가?
"…."
"하아,하아…."
남다은은내바지를끌어내렸고,속옷바깥으로도보이도록커진내물건에볼을갖다대었다.
부드러운감촉이위아래로움직이자나도몸을움찔거릴수밖에없었다.
"오랜만이네…그렇지?"
"다은아.괜찮아?"
"미안해….다희가깨지않도록조용히할테니까한번만참아줘."
"…응."
내가이런말을할처지가될까.
우뚝선내물건은 남다은의숨결을받으며더욱단단해졌다.
다희가자는모습을보는데도단단해지다니점점내쓰레기력이늘어나는것같다.
아니,이제는받아들이자.
이게남자의숙명이겠지.
"쪽…쫍…."
츄릅쪼옥
방에는곧음란한소리가울려퍼졌고,나는남다은의머리에손을올린채눈을감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