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9화 〉 369화. 일족 늘리기 (2)
* * *
레베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자, 꽤 넓은 방이 나왔다.
집이 워낙 넓어서 창고로 쓰는 방이 몇 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차지한 모양이다.
뭘 준비하는 건지 어수선하게 침대 주변을 돌아다니던 레베카는 이불을 팡팡 치며 침대에 앉았다.
"오늘은 평소 복장이랑 다르네요."
"아무래도 생활복 느낌이지."
레베카는 평소의 마법사 같은 옷 대신 니트와 롱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가디건처럼 생긴 자켓도 하나 걸치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덥지 않나?
"근데 안 더워요? 왜 그렇게 껴입으셨어요."
"음… 긴장해서 그런가. 더위가 안 느껴져."
"레베카 씨가 긴장도 하는구나. 항상 느긋한 것 같은데."
"중요한 일인 만큼 긴장해야지. 애기 아빠!"
나는 너스레를 떨며 침대로 다가갔다.
확실히 레베카의 텐션이 평소보다 높은 것 같았다.
신나서라기보다는 억지로 높인 느낌?
장난이 아니고 진짜 긴장한 것 같은데.
"집에서 지내는 건 괜찮으세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인데."
"으응. 괜찮지. 다들 얼마나 착한데. 애기 아빠 여자친구들은 다 착한 것 같아."
"그렇죠. 항상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래도 애기 아빠가 신경 써야 해. 여자는 섬세하거든."
"노력 중입니다…."
쩝.
신경 쓰려고 노력 중이긴 하지.
나는 괜히 고개를 돌리며 방을 살펴봤다.
이제 보니 방에 인테리어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방이 엄청… 예쁘네요."
"누가 집에 놀러 오기라도 하면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레베카의 방은 뭐랄까.
여자여자하다고 해야 하나.
아기자기한 것들도 많고, 남자의 감성으로 이해가 안 되는 구조물들이 참 많았다.
방에서도 룬의 일족 연구만 할 줄 알았는데, 의외긴 하네.
평소 이미지랑은 꽤 달랐다. 친구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도 이해가 가.
나는 레베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레베카 씨는 룬의 결계 연구나 생존자 찾기만 하는 줄 알았어요."
"애기 아빠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지. 요즘은 개인 시간을 좀 보내는 편이야."
"개인 시간에는 뭐 하세요? 이제 판데믹도 나왔잖아요."
"글쎄. 여러 가지? 애기 아빠의 마법진을 만들기도 하고, 태교용품도 사고, 육아 서적도 사고."
"…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확실히, 책상 위에 육아 서적이 보였다.
아이 키우기의 모든 것
아이키우기 사전
임신도 안 했는데 저런 책까지 읽는 걸 보니 정말 진심이 느껴지긴 하네.
내가 걱정안해도 태교는 잘하겠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해. 낳기 시작하면 끝이 없잖아."
"뭐… 준비하는 건 좋죠."
"50명 정도 생각 중이잖아. 10개월에 한 명씩 낳으려면 준비할 시간이 없어."
"… 음. 네."
나는 10개월마다 아이를 낳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행위인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아무리 레베카 씨라도 힘들 텐데.
하지만 지금 말해줘봤자 할 수 있다고 하겠지.
애초에 남자인 내가 힘들다고 지적하는 것도 웃기다.
'그래도 긴장은 좀 풀린 것 같네.'
50명을 낳는 건 할 수 있든 없든 레베카 씨가 할 일이다.
나는 할 일을 해야지.
다행히 아까보다 레베카 씨의 긴장이 풀린 것 같았다.
"처음에 만났을 때가 생각나네요. 레베카 씨가 다짜고짜 덮치려고 했잖아요."
"… 그때는 급했거든. 나이는 차는데 룬의 일족 후계자를 못 찾았잖아. 내 외모가 상하기 전에 후계자를 만들고 싶었어. 그래야 남자도 힘이 날 테니까."
"레베카 씨 정도의 강함이면 외모 유지도 오래 가능하지 않아요?"
마력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노화를 늦추는데, 그걸 잘 다루면 훨씬 더 젊어 보일 수 있다.
레베카 수준의 강자라면 말할 필요도 없지.
아마 할머니 나이가 되어도 20대의 젊음을 유지하지 않을까.
"몇십 년이나 못 찾을지 누가 알아? 나는 20대일 때부터 아이를 낳고 싶었어."
"… 이런 걸 물어도 될까 싶은데. 룬의 일족은 일족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엄청 중요시하나봐요. 레베카 씨는 강박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럴지도 모르겠네. 나도 이제는 알 건 다 아는 나이잖아. 내 행동이 이상할 수도 있다는 건 알지만 이미 몸에 박혀있거든. 어릴 적부터 일족의 줄기는 무조건 이어야 한다고 배웠으니까."
레베카는 의외로 평탄한 말투로 말했지만, 내용은 꽤 자조적이었다.
역시 괜히 물어봤나.
깊게 건드리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크흠. 뭐 어때요. 레베카 씨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면 되죠."
"… 응. 난 룬의 일족을 다시 부흥시켜야 해. 아이도 낳고 싶어. 그럼 애기 아빠가 수고해줘야겠지?"
"노력해볼게요."
레베카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내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렸다.
그 모습은 마치 사냥감을 찾은 사자 같았다.
"오래 기다렸어. 한 달도 넘은 거 같지 않아?"
"… 죄송해요."
"괜찮아. 애기 아빠도 바빴으니까."
"그래도 레베카 씨가 저를 많이 도와준 덕분에 빨리 끝났어요."
"이번에는 애기 아빠가 도와줘."
나는 레베카와 눈을 마주쳤다.
꿀꺽.
뭔가 긴장되네.
처음으로 자연스러운 섹스가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섹스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레베카 씨와 이미 친밀도가 쌓여있다는 걸까.
아니, 다행히 아닐지도 모르겠네.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이 안 와.
"아무튼 잘 부탁해. 애기 아빠."
"… 네."
레베카는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스웨터 안쪽에 숨겨져 있던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얇은 속옷으로 감출 수 없는 섹시함이 엿보였다.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 와."
"그렇게 뻔히 바라보면 창피한데."
"알 거 다 아시는 분이 왜 그래요."
나는 침대로 올라가 레베카의 새하얀 어깨를 잡았다.
나름 긴장한 듯 움츠려져 있길래 풀어주기 위해서다.
알건 다 안다는 사람이 왜 이러는 거야.
부드러운 살결을 만지는 건 언제나 기분 좋다.
특히 예쁜 여자라면 말할 것도 없지.
"으음. 읏…."
레베카는 내 손이 닿을 때마다 몸을 움찔거리며 부르르 떨었다.
이건 너무 심한데.
왜 이렇게 긴장한 거지?
★ 히로인 상태창
[레베카]
[ 호감도 : 83 ]
[ 성욕 : 50 ]
[ 식욕 : 30 ]
[ 피로도 : 40 ]
현재 상태 : 역시 남자가 만지는 건 느낌이 이상하네….
"레베카 씨. 너무 긴장하신 거 아니에요?"
"미안.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아직 안 됐나 봐."
레베카는 가슴에 손을 얹고 후하후하 심호흡을 했다.
다른 여자였다면 당장 가슴을 만져주면서 긴장을 풀어줬을 텐데, 레베카한테는 해도 될지 안 될지 모르겠네.
역시 레베카 씨도 섹스가 오랜만인가?
하긴 룬의 일족이 멸망한 후에 계속 일족의 생존자를 찾았으니 남자를 만날 여유는 없었겠지.
나는 레베카의 긴장이 풀리길 느긋하게 기다렸다.
"괜찮아요. 천천히 한다고 누가 잡아가는 것도 아니고."
"… 응. 후우. 이제 괜찮아.애기 아빠도 옷 벗을래? 내가 위로 올라갈게."
곧 정신을 차린 듯한 레베카는 자신 있게 날 리드했다.
내가 눕고, 레베카 씨가 위에 올라오는 자세였다.
침대에 누운 후, 바지를 내리고 윗옷을 풀어 헤쳤다.
단단해진 자지가 팬티를 뚫고 나올 정도로 뽐내고 있었다.
나름대로 남성적인 매력을 어필한 건데, 레베카는 별 신경 쓰지 않으며 내 위에 올라왔다.
나도 입맛을 다시며 팬티를 내려 자지를 꺼냈다.
여자의 알몸만 봐도 단단해지는 이 범죄자 자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지만, 남자는 이게 자연스러운 거겠지.
"으음, 이렇게. 이렇게…."
나는 누운 채로 천천히 레베카의 움직임을 살폈다.
가슴을 흔들며 자세를 잡은 레베카는 허리를 아래로 내려찍으며 섹스를 시도하고 있었다.
'… 뭐 하는 거지?'
자지를 잡고 넣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래를 보며 맞추는 것도 아니다.
시야는 허공을 바라보는 채로 허리를 내려찍으며 자지와 보지가 만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눌리는 자지가 아파서 어쩔 수 없이 자지를 잡고 입구와 맞춰줬는데, 보지가 아예 젖어있지 않았다.
젖지도 않았는데 자지를 어떻게 집어넣으려는 거야?
"아, 아악…. 흐, 흐읍…."
레베카는 보지 안으로 들어오는 자지를 느끼다가, 신음을 내며 다시 허리를 올렸다.
하나도 젖지 않았다면 당연히 아프겠지.
준비되지 않은 섹스는 천하의 릴리아나도 아플거다.
이 상황이 너무 어이없어서 입을 열었다.
"… 뭐 하세요. 레베카 씨."
"아, 아파. 아…."
"아니. 젖지도 않았는데 넣으면 어떡해요."
"정액만 받으면 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
나는 레베카의 말을 들으며 눈을 찌푸렸다.
아니, 이 사람 아예 섹스에 대한 개념이 없잖아.
잠시만, 설마…?
"레베카 씨. 혹시, 이런 경험 없어요?"
"당연히 없지! 날 뭘로 보는 거야."
"… 처음인 사람이 애기를 만들자고 달라붙을 줄은 몰랐어요."
"룬의 일족은 한 번 고른 짝과 평생 인연을 같이해야 해."
"정말요?"
"응. 만약 일족 중에서 내 반려가 있었다면 일족을 복구하는 시도도 못했을거야. 새로운 남편을 가질 수 없으니까."
"… 그럼 저랑 섹스하면 평생 같이 살아야 해요?"
"애초에 50명이나 낳아야 하는데 당연한 거 아니야?"
"아, 그렇긴 하네…."
저렇게 엄청난 관습이 있었으면 말이라도 해주지.
물론 말해준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겠지만… 마음 가짐이 달라졌을거다.
레베카는 대화를 하면서도 입술을 깨물며 다시 보지를 귀두에 가져갔다.
"다시 해볼게…. 잠시만. 아, 아… 으읏…."
"레베카 씨. 그냥 제가 할게요. 내려와 보세요.
왠만하면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이건 진짜 아니다.
이렇게 넣으면 레베카도 나도 상처만 남을 뿐이다.
"으, 으응…."
"가만히. 네. 거기서 가만히 앉아있어 봐요."
일단 몸을 일으켰다.
내가 리드하려면 누운 상태로는 불가능했다.
먼저 레베카를 침대에 앉히고, 그 뒤에 딱 붙어 레베카의 몸을 끌어안았다.
일단 젖게 만들어야지.
레베카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편한 자세로 풍만한 가슴을 주물렀다.
내 가슴과 레베카 씨의 등이 닿는 이 감촉이 엄청나게 기분 좋았다.
"혼자 해본 적은 있죠?"
"… 해봐도 뭐가 좋은지 모르겠던데."
"그러면서 아이를 50명이나 만들겠다고 했네요."
레베카와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오늘 만난 남자의 아이를 낳겠다고 달라붙던 레베카의 모습.
그런 사람이 처녀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러면 나도 준비할 걸 그랬네.
"그게 아이를 낳는 거랑 무슨 상관… 아, 간지러워. 아… 으응…."
"참으세요. 느낄 줄 몰라서 그래요. 금방 개발해드릴게요."
"개발이라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아응…?"
조금씩 달콤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레베카를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여자의 몸은 결국 비슷하다.
간지러움과 쾌감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다.
간지럽다고 생각하던 사람도 이게 기분 좋은 거라고 인지하는 순간부터는 느낄 수 있게 된다.
나는 레베카를 뒤에서 끌어안은 채 유두를 손가락으로 문질거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