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50화 (350/648)

EP.350 350화. 의좋은 자매 (5)

"잘 안 보여서 그런데 위에 올라가도 되지?"

"응."

나는 엘리스에게 올라타 등을 쓰다듬었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엘리스의 등은 언제 만져도 부드러웠다.

'그래도 아쉽단 말이지.'

꾹꾹-

역시 다음부터 등 마사지는 필요 없다고 말할까.

등을 만지는 것도 좋지만, 역시 여자는 가슴이 좋다.

가슴을 만져야 진짜 여자를 만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단단한 것보단 부드러운 게 좋기도 하다.

항상 말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는 곳일수록 만질 때 쾌감이 커지니까.

"으으음, 간지러워…."

"미안. 금방 끝낼게."

잡생각을 하면서 등의 감촉을 즐겼더니 반응이 왔다.

이참에 등은 그만해야지.

나는 손을 내려 엘리스의 허리를 주물렀다.

배와 허리는 엉덩이로 내려가기 위한 중간기지라고 볼 수 있다.

가슴으로도 올라갈 수 있고 엉덩이로도 내려갈 수 있으니 꼭 점령해야 하는 중요 지점이다.

"… 오늘은 뭔가 느낌이 안 오는데."

"그래?"

당연하지. 아직 마력을 안 넣고 있으니까.

가슴이나 보지를 만져줄 때 마력을 팍팍 넣어줘야 그쪽을 더 원하기 마련이다.

이제 나도 머리를 써서 마사지하고 있다.

성장했다는 뜻이지.

"조금 더 내려갈게."

"위는 벌써 끝이야?"

"응. 빨리 나아야 하잖아. 전신 마사지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좋은 곳에 집중하는 게 더 좋아."

"… 그렇긴 해."

아무리 마른 여자라도 허리와 배에 아예 살이 없을 수는 없다.

조금은 부드러운 살이 있기마련이고, 그 감촉은 가슴과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물론 보통 여자들은 허리와 배에 살이 잡히는 걸 창피해해서 그 쪽을 만지는 걸 질색한다.

하지만 지금은 마사지라는 핑계로 합법적으로 만질 수 있다.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지.

나는 허리를 간지럽히듯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골반까지 손을 내렸다.

보지에 가까워져 갈 수록 효과가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하니, 마력도 조금씩 주입했다.

"으음, 으흐응…."

"이 쪽이 잘 받나 본데?"

"그런, 그런 것 같긴 한데… 흐으으."

예쁘게 나온 골반을 쓰다듬고, 허벅지를 타며 아래로 내려갔다.

보지에서 손이 멀어졌으니 마력을 약하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물조물.

탱탱한 허벅지와 의외로 근육질인 종아리.

가는 발목과 발끝까지.

대충 꾹꾹 누르며 마사지하는 척을 했다.

이미 엘리스의 몸은 마스터한 지 오래다.

어디를 만지면 기분 좋아하고, 몸의 어느 부위가 민감한지까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곳은 일부러 손을 피했다.

오늘은 시켜볼 게 많으니까, 마사지는 넘기고 본방으로 가야지.

"어때?"

"나쁘지 않은데 아까보다는 좀… 으음."

당연하지. 마력을 약하게 했거든.

나는 능청스럽게 혀를 찼다.

"스읍, 남은 마력 회로가 배 쪽인가? 다시 위로 올라가 볼게."

"응. 아, 앗, 읏…."

손이 허벅지를 타고 올라가며, 다시 마력을 주입했다.

사실 마력 회로를 건드리면서 느낀 점은 엘리스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거다.

집중해서 마사지하면 몇 시간이면 끝낼 정도로 좋아졌다.

'마법을 많이 써서 그런가?'

선천적 마력 장애를 연구한 건 아니라서 호전이 된 원인은 모르겠지만 상태가 좋아졌다는 건 확실하다.

'역시 세 번이라고 말하길 잘했어.'

이 좋은 몸을 한 번만 하고 끝낼 순 없지.

기회가 많아야 관계가 깊어질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엘리스의 푹신한 엉덩이를 누르듯 밀었다.

*

"으흐응…."

엘리스는 어두운 방에서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몸에 힘을 쭉 뺐다.

몸 위에 올라타 자신을 주무르는 이호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꾹- 꾹-

엘리스는 시원하게 등을 누르는 이호연의 손길을 느끼며 고민을 시작했다.

'이게 맞는 걸까.'

미친 바람둥이를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치고, 지금 자신과 이호연의 관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친구인지, 마사지사와 고객인지, 썸을 타는 건지.

서로 호감 표시는 어느 정도 한 것 같은데, 관계가 진전되질 않는다.

키스도 모자라서 섹스까지 했는데도 똑같았다.

'이건 이상하잖아.'

게다가 오늘따라 마사지도 시원하지가 않으니, 엘리스는 살짝 심기가 불편해졌다.

"… 오늘은 뭔가 느낌이 안 오는데."

"그래?"

평소라면 이런 말은 하지 않겠지만, 엘리스는 괜히 입을 열었다.

좀 제대로 해보라는 뜻이었다.

"조금 더 내려갈게."

"위는 벌써 끝이야?"

"응. 빨리 나아야 하잖아. 전신 마사지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좋은 곳에 집중하는 게 더 좋아."

"… 그렇긴 해."

사실 오늘 불을 끈 것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분위기가 달라지면 같은 마사지라도 다른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의미는 없는 것 같았다.

'안 보인다면서 이불은 자연스럽게 걷어내고. 바보 아니야?'

눈동자가 금색으로 바뀐 것도 그렇고 아마 마법으로 무언가 하고 있겠지.

똑똑한 줄 알았는데, 가끔은 저렇게 멍청한 모습이 보이는 남자다.

"후읏…."

허리와 골반을 쓸어넘기는 이호연의 손길에 엘리스는 몸을 움찔거렸다.

이제서야 조금 느낌이 왔다.

느껴지는 감촉에, 엘리스는 자연스럽게 그날의 섹스를 떠올렸다.

사실 너무 자연스럽게 허락한 게 아닐까 후회되기는 한다.

엘리스는 정조에 연연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첫 경험은 생각나기 마련이니까.

첫 경험을 이런 미친 바람둥이한테 준 것도 문제고 그 후에 태도가 똑같은 것도 문제다.

혹시 나를 가벼운 여자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기분이 좋긴 했는데….'

분위기는 마음에 안 들었다.

특히 일어났을 때 혼자 침대에 있을 때는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내가 겨우 이런 취급을 받을 여자인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으니까.

마사지 효과도 안 좋았다면 정말 화를 냈겠지.

효과가 너무 좋아서 참는 거다.

물론 예전이었다면 그런 생각조차 안했을테지만, 엘리스는 어느새 바뀐 자신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 근데 오늘은 너무 이상해.'

엘리스는 이호연의 손길을 느끼며 눈을 찌푸렸다.

마사지가 계속될수록 엘리스의 마력 감응력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특히 상태가 많이 양호해진 지금은 이호연의 손길에 따라 마력 회로가 넓혀지는 게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은 거의 마력이 들어오질 않았다.

처음 등과 허리를 마사지할 때는 마력 회로에 아무 자극도 없었다.

그러다가 골반을 지나 엉덩이 부근에 다다라서는 마력 회로가 강하게 넓혀졌다.

"어때?"

"나쁘지 않은데 아까보다는 좀… 으음."

"스읍, 남은 마력 회로가 배 쪽인가 봐. 다시 위로 올라가 볼까."

"응. 아, 앗, 읏…."

이호연의 손이 자신의 엉덩이로 올라왔다.

"아니, 잠… 하, 하아아아…."

"이 쪽인 것 같은데."

이게 맞는 건가.

엘리스는 엉덩이 위에 올라온 이호연의 손을 느꼈다.

사실 부끄럽다.

이상하잖아. 마나 마사지라면서.

마나 회로는 안 늘어나고 이런 곳만 건드리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성희롱 아닐까.

아니면 모든 걸 내려놓고 솔직하게 받아들이라는 게 이런 뜻이었을까.

이호연은 그쪽이 잘 받는다고 했지만, 애초에 마력 회로가 늘어나는 건 전신이 똑같았다.

엉덩이를 만진다고 팔이 시원해지는 이 상황이 맞는 건가?

'… 착각이겠지. 아직 마력에 대해 익숙하지 않으니까.'

엘리스는 발끝을 굽히고 주먹을 꽉 쥐었다.

엉덩이가 만져지고 꽈악 쥐어질 때마다 오싹함이 온몸을 강타했다.

이상하면서 기분은 좋은 게 이런 거겠지.

게다가 드디어 마력 회로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마음을 열어야 효과가 커진다는 게 진짜였구나.

의심을 멈추자마자 효과가 좋아졌다.

"돌아볼래?"

"… 응."

엘리스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호연은 팔을 내려 몸을 고정한 채로 자신의 위에 계속 올라와 있었는데, 몸을 돌릴 때마다 허벅지가 비벼지는 게 기분이 이상했다.

"이 상태로 하는 거야?"

"그렇지않을까. 팔 좀 내려줘."

"그래…."

다소곳이 누운 엘리스는 조심스럽게 팔을 내렸고, 가리고 있던 가슴이 이호연에게 드러났다.

"아, 아하앙…."

"많이 뭉치셨네요. 손님."

"거기가 왜… 아, 아읏…."

이호연은 쇄골부터 손을 쓸어내려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남자의 손에 가슴의 형태가 바뀌는 이 느낌은 익숙해지기가 힘들었다.

물론 처음보다는 나아졌으니 점점 익숙해진다는 뜻이겠지.

"여기는 시원해?"

"응. 으응… 후, 아…."

엘리스는 이불을 잡으려다가, 이호연의 다리를 꽉 잡았다.

이불보다는 단단한 게 잡기 좋으니까.

"후우. 후으읏…."

"저번처럼 기분 좋으면 말해줘."

"… 응."

오늘도 똑같구나.

사실은 오늘 마사지에서 꼭 불만을 말하고 싶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자극적인 마사지 말고 야하지 않은 곳만 만지는 건 안 될까? 라고 말해보고 싶었다.

그러면 이호연의 반응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볼 수 있겠지.

하지만, 정작 이호연의 손길을 느낀 순간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아, 하아…. 흐으응… 아흡…."

"굴리는 게 좋구나."

"제발… 이상한 말은… 하, 으읏…."

엘리스는 이호연의 손가락에 끼어 마음대로 다뤄지는 젖꼭지를 느끼며 손의 힘을 더욱 강하게 쥐었다.

당장이라도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저항하고 싶었지만, 위에서 누르고 있는 이호연의 무게감 때문에 그것도 쉽지가 않았다.

"흐윽, 히이, 하…. 하아앙…."

왔다.

오늘도 배 안쪽이 떨리기 시작했다.

마사지가 중반에 다다르면 느껴지는 아랫배의 뜨거운 떨림.

이게 너무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놔버릴 것만 같았다.

"아, 아, 아읏… 흐으… 으으읏…."

"좋아? 이쪽이 좋은가 본데. 마력을 잘 받나봐."

"흡, 하… 핫, 흐읍… 으으응…."

엘리스는 가슴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이호연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오늘도 이렇게 되는 거야…?'

뭔가 말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다.

자제심을 계속 잡으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가 않았다.

"으으… 아, 아, 안 돼… 흐으응."

"괜찮아. 살살 할게."

"아니, 아. 으흐읏, 흐윽… 으읍."

이호연은 자신의 말에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쾌감과 욱신거리는 다리 사이의 쾌감에 엘리스는 결국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천박한 자신의 목소리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귀도 막고 싶었지만, 의미가 없다는 건 저번에 깨달았다.

"아, 아으읏… 후으. 아아앙…."

온몸에서 느껴지는 마력이 회전하는 느낌.

마력 회로가 잘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

딱 세 번만. 세 번만 참으면 되니까.

그다음에는….

'그다음에는?'

이걸 못 하는 건가?

'그건 싫은데….'

엘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흡…!"

그리고 그 생각에 반박하기도 전에 머리가 새하얘지는 쾌감이 몰려왔다.

다리를 이리저리 비비고 손으로 이호연의 다리를 강하게 쥐었지만, 당연히 이 쾌감은 멈추질 않았다.

"흐으응… 으, 으흡…. 하, 하…! 아흐… 하, 하앙…."

"응응. 금방 끝나."

"하앙… 으음, 읍. 으읏…."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쾌감.

엘리스는 몸을 파르르 떨며 절정했다.

결국, 그에게 다시 한번 가버린 것이다.

'배에 단단한 게 느껴져.'

이호연의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무언가.

성난 듯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저것이 자지겠지.

이번에도… 하는 걸까?

꿀꺽.

엘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미 거부감 따위는 없어진 것이다.

"엘리스."

"… 응."

"오늘은 다른 것도 해볼까?"

"다른 거…?"

부스럭-

엘리스는 이호연이 움직이는 소리에 살짝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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