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9화 (329/648)

EP.329 329화. 켄타우로스 추적 작전

"음. 이제 어쩌지."

저질러버렸다.

아니, 이건 기록을 세운 거라고 표현해도 되겠지.

아이리스 길드 후계자 둘의 처녀를 동시에 가져가다니.

엄청난 대기록이다.

후세에 남겨도 될 정도.

아마 아이작이 알게 되면 거품을 물고 쓰러지지 않을까.

'절대 알게 해선 안되겠네.'

같이 켄타우로스를 잡아야하는데, 누구 맘대로 쓰러져.

나는 눈을 까뒤집은 채 내 어깨에 몸을 기대고 있는 아이린을 침대에 내려놨다.

다행히 부서지지 않은 아이린은 아직도 내 자지를 쪽쪽 빨아당기고 있었다.

"둘 다 보지는 솔직하다니까."

엘리스도 싫다고 싫다고 하면서 결국은 저렇게 조여왔었지.

침대 위에는 보지에서 정액이 질질 나오는 상태로 실신한 아이린과 엘리스가 나란히 누워있었다.

뽁-

정액과 애액이 범벅이 된 자지를 아이린의 보지에서 빼내고, 클린 마법을 이용해 주변을 정리했다.

분위기를 타서 꽤 빠르게 진도를 나가버렸다.

아이린은 보험이었고, 엘리스와 섹스도 그냥 분위기를 보고 들어간 거니까.

사실 아이린까지 이렇게 만드는 건 계획에 없었지만... 좋았으니 후회는 없었다.

후회할 시간에 대책을 생각해야겠지.

현재 시간은 새벽 2시.

저녁 시간 즈음에 왔는데 새벽 2시라니. 대체 섹스를 얼마나 오래 한 거야.

그래도 지금 잠들면 내일 컨디션에 무리는 없는 시간이었다.

문제는 여기 있는 둘.

곤히 자는 엘리스와 실신한 아이린이다.

"일단 아이린한테 알람 마법이라도 하나 걸어놓을까."

아이린은 실력이든 체력이든 엘리스보다 뛰어날 테니 이대로 내버려 둬도 괜찮을 거다.

아침에 엘리스보다 먼저 일어나도록 알람 마법만 걸어놓으면 알아서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가겠지.

그녀의 마나 회로를 만져 마나를 되돌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엘리스는,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는 엘리스의 몸에 손을 올리고 마나를 흘려보냈다.

섹스를 해버렸으니 적어도 변명거리는 만들어야지.

물론 어떻게 변명하든 안 믿어줄 게 뻔하다.

그래도 변명거리가 하나쯤은 있어야 엘리스도 '납득하는 척'을 할 수 있다.

그녀도 나도 사실은 이게 섹스라는 걸 알지만, 마사지라고 넘어가야 하니까.

나는 하품을 하며 엘리스의 마나 회로를 구석구석 집중해서 건드렸다.

이것도 이제 너무 만지다 보니 중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곤히 자는 두 여자의 옆에서 마사지를 시작했고, 새벽 2시에 시작한 마사지는 동이 틀 때까지 계속되었다.

*

따끔-

"...."

아이린은 가슴에 찌릿한 통증과 함께 눈을 떴다.

마력 회로가 자극받은 것 같았는데, 처음 느껴보는 방식의 마법이었다.

"아읏, 뭐ㅈ...?"

의문을 느끼며 눈을 뜬 아이린은 낯선 천장을 보며 놀랐다.

그녀는 주변을 살펴 방 안의 가구를 보고서 자신이 있는 곳을 알아챘다.

이곳은 엘리스의 방이었다.

"내가 왜 여기... 히익?!"

자신의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엘리스를 발견한 아이린은 깜짝 놀라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뭐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술을 먹고 실수라도 한 걸까?

어째서 자신과 엘리스가 같은 침대에서 자고 있지?

두근. 두근.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변을 살피던 아이린은, 몸 곳곳에 있는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어젯밤의 일을 떠올렸다.

"... 이호연."

미친 새끼.

나쁜 새끼.

개새끼.

죽일 놈.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욕을 써도 부족한 나쁜 남자.

아이린은 반강제로 당했던 어젯밤의 행위를 되새겼다.

"아, 아아...."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몇 시간이나 꼼짝 못 하고 엘리스와 이호연의 관계를 지켜보다 보니 판단이 흐려져서 이호연의 감언이설에 넘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언이설도 아닌 그냥 개소리였다.

"... 어쩌지."

아이린은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어제 느꼈던 짜릿한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이린의 입장에서는 이번 일을 문제 삼을 수 없었다.

공론화해봤자 타격이 있는 건 아이린과 엘리스뿐.

이호연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거다.

오히려 여자 둘을 감당하는 정력가 타이틀이나 붙겠지.

보너스로 아이리스 길드의 평판은 저 바닥으로 쳐박힐테고.

"쯧. 그래도 엘리스랑 같이했으니까...."

기분은 확실히 엄청나게 좋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동생과 같이 보낸 밤이었으니 당연히 좋을 수밖에.

사실 과정이나 결과나 둘 다 그닥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린은 엘리스와 비슷한 경험을 한 것 만으로도 나름 만족하고 있었다.

아이린은 사랑스러운 눈으로 잠든 엘리스를 쳐다봤다.

오뚝 솟은 코와 앵두 같은 입술.

마치 동화에서 나올 것 같은 새하얀 피부.

아름답다는 말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생물체.

너무 아름다웠다.

아름답다.

아름답고 또 아름다웠다.

"...."

그러나 아이린은 평소와는 다른, 살짝 어색한 감정을 느꼈다.

엘리스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그 경이롭고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없는 듯한....

"잠시만.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아이린은 스마트워치를 보자마자 정신을 차렸다.

엘리스가 깨어나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아이린은 자신의 증거를 확실하게 지우고 나서 숙소를 빠져나왔다.

어제 켄타우로스의 추적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말을 아버지에게 들었었지.

아버지의 성격상 오늘 일찍부터 출발하려고 할 게 분명하다.

빠르면 곧 출발할지도 모르기에,그녀는 1팀장으로서 준비를 마쳐야 했다.

*

몇시간 뒤. 엘리스의 방.

"으으음...."

엘리스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눈을 떴다.

햇빛이 잘 드는 방이기에 아침마다 이렇게 깨곤 했다.

"하암."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핀 엘리스는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이 알몸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알몸으로 자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엘리스는 항상 잠옷을 입고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이런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얼얼한 다리 사이는....

"아."

기억났다.

이호연과의 뜨거운 일련의 행위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엘리스는 천천히 어젯밤의 기억을 되짚었다.

분명 마사지를 하기 전에 분위기는 좋았다.

이호연 덕분에 떨어졌던 자신감이 다시 회복되었으니까.

마사지에 들어가서도 괜찮았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기분도 좋았고, 이호연의 손가락이 보지를 건드릴 때마다....

"... 당했네."

엘리스는 자신이 냈던 천박한 신음소리가 떠올라 눈을 감았다.

자신을 가지고 놀듯이 절정 직전에 멈췄던 이호연의 손.

그리고 부끄러운 곳을 핥았던 기억.

몇 번이나 절정이 끊긴 후에 자궁 마사지라는 명목으로 들어왔던 자지까지.

"... 미친 새끼."

엘리스는 자신의 다리 사이를 내려다봤다.

퉁퉁 부어있는 보지는 어젯밤의 뜨거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궁 마사지라면서 들어온 자지의 감촉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몇 시간 내내 섹스를 했으니 기억하기 싫어도 기억할 수 밖에.

"하아."

엘리스는 자신의 다리 사이에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살짝 건드려보니 상처는 없었다.

역시 경험이 많은 남자의 리드를 받았기 때문일까.

'좋았었지. 분명.'

야한 영상에서 보던 그녀들의 움직임이 이해될 정도로 좋았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자신의 입으로 더 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그 이후로 눈앞에 새하얘지면서 기억이 끊기긴 했지만.

"적어도 아침에 같이 일어나기라도 하든가."

이 미친 놈은 어떻게 그런 짓을 해놓고 태연하게 사라질 수가 있을까.

악질도 이런 악질이 있을 수가 없다.

엘리스는 한숨을 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쓰레기 같은 남자를 좋아하면 이래서 안 되는구나.

어머니의 말은 역시 틀린 게 없었다.

이따가 마주치면 사과를 받은 후에 쌍욕을 박아줄 거다.

"...어떻게든 책임지게 만들어야지."

의외로 화나거나 짜증이 나진 않았다.

자신이 이렇게 이호연에게 관대할 줄이야.

엘리스는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에 있는 약통을 잡았다.

이호연도 중요하지만, 엘리스에겐 일어나자마자 먹어야 하는 약이 있다.

이걸 먹어줘야 몸의 마력이 빠르게 순환하며 선천적 마력 장애의 고통을 줄여준다.

그렇게 입에 약을 집어넣으려던 엘리스는 문득 이상한 걸 느꼈다.

아침마다 느껴지는 미약한 고통이 사라졌다.

이호연의 마사지가 문제가 아니었다.

마사지를 받은 날에도 아침의 고통이 덜해졌을 뿐 사라지진 않았었는데....

엘리스는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았다.

"... 마력이 돌고 있어?"

*

"쓰읍... 진짜 뒤지겠네."

새벽이라기엔 이미 너무 밝은 시간.

나는 아침이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쉬지 않고 섹스. 그 후에는 몇 시간 동안 집중해서 엘리스의 마나 회로를 건드렸다.

엄청난 강행군이었지만 하다 보니 성과가 보여서 멈추질 못하고 끝까지 해버렸다.

아마 효과가 엄청날 텐데 일어나면 꽤 놀라겠지?

"지금 자면 점심에나 일어나겠다. 스칼렛, 그렇지 않아?"

"그렇군요. 호연 님."

나는 자연스럽게 벽을 보며 말을 걸었고, 평범한 벽에 마력으로 은신하고 있던 스칼렛이 튀어나왔다.

얘는 왜 항상 숨어있는 걸까.

스칼렛이 내게 제대로 말을 거는 날이 오긴 오는건가?

"오늘도 늦으셨네요."

"응. 바빴어."

"피곤해 보이십니다."

"좀 힘들었거든. 하암. 빨리 자야겠다."

지금 자면 얼마나 개운할까.

사정 후에 잠드는 건 마치 밥 먹은 후 담배같이 달콤한 법이다.

그것도 혼자 처리한 게 아니라 여자들에게 싸질렀으니 매우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 호연 님."

날 부르는 소리에 하품을 하며 스칼렛을 바라봤고, 그제서야 스칼렛의 복장을 확인했다.

몸매가 부각되는 흰 와이셔츠에 검정색 정장.

스칼렛이 일할 때마다 입는 옷이었다.

"... 야. 이상한 말 하지 마. 이제 막 아침이잖아?"

"그러니까 잠은 밤에 자야 하는 겁니다. 준비하세요. 곧 출격입니다"

"이런 씨... 켄타우로스 출격이야? 월요일 아침부터 그게 맞냐?"

"네. 다들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이런 긴급 사안이라면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는 게 당연한 거거든요."

"나 진짜 너무 졸린데."

물론 밤을 샌게 이번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체력을 너무 많이 썼어.

"으음, 정말 피곤하시면 제가 미뤄달라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 호연 님이 작전의 중심인만큼, 호연 님의 컨디션이 최우선이니까요."

"... 쩝. 됐어. 그냥 가자."

저렇게 말하면 어떻게 거절해.

더럽게 가기 싫어도 나 때문에 남들이 불편해질까 봐 그냥 포기해버리는 착한 찐따의 특징이다.

안 그래도 길드장이 사랑하는 딸 두 명의 처녀를 가져간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데, 굳이 밉보일 짓은 하지 말자.

"... 너무 피곤하면 남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텐데요. 호연 님의 집중력이 떨어지면 될 일도 안 됩니다."

스칼렛은 날 걱정하는 듯 말했다.

원래 저런 말을 하는 애가 아닌데 저러는 걸 보면내 표정이 그렇게 안 좋은가?

나는 멀쩡하다는 듯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스칼렛. 지금 나 걱정해주는 거야? 감동인데."

"출격 준비하시죠."

스칼렛은 날 내버려 두고 숙소로 들어갔다.

매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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