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3화 (303/648)

EP.303 303화. 아이리스 길드로

"네. 협회 쪽에도 전파해주세요."

뚝-

타닥- 탁-

전화를 끊은 문수린은 조용한 학생회실에서 키보드를 두드렸다.

모니터에는 cctv나 뉴스들이 여러개 띄워져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한 중년 남자가 찍혀있었다.

"… 후우."

자료를 정리한 문수린은 기지개를 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최근에 아버지 문성민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딱 하나였다.

더럽게 잘 숨어있다는 것.

이러니까 지금까지 꼬리도 잡히지 않았던 거겠지.

빅토리아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협회와 대형 길드들이 협조했지만, 결국 쫓지 못했다.

"… 어떡하자는건데."

이럴거면 아예 얼굴을 보여주지 말든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아직도 내가 어린 애인줄 아는 걸까.

문수린은 답답한 마음에 기지개를 피며 학생회실 밖으로 나왔다.

시간은 5시.

다른 학생회 임원들은 퇴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장님, 아직 일 안 끝나셨어요?"

"응. 오늘은 조금 늦게 가야겠네. 먼저 들어가."

"알겠습니다!"

처음에는 문수린을 두고 퇴근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던 학생회 임원들도 이제는 문수린을 혼자 남기고 사라지는 게 익숙해졌다.

그녀가 매일같이 잔업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수린은 다른 사람들이 먼저 돌아가는 걸 신경 쓸 정도로 찌질하지도 않았다.

임원들이 퇴근하기 전에 학생회를 정리하는 동안 문수린은 학생회장실에 앉아 눈을 감았다.

최근에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았다.

마인이 잠입했던 경비팀을 처음부터 끝까지 갈아엎었고, 아버지의 뒷조사를 시작했다.

아버지를 처음 본 그 때는 정말 무너질 것 같았다.

인생의 모든 걸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으니까.

10년간 사라졌던 아버지가 마인이 되고도 모자라 자신을 납치하려 했으니, 당연히 엄청나게 상처를 받았다.

'만약 호연이가 없었다면 정말 무너졌을 거야.'

좋아하는 남자와 아버지.

둘 다 포기했다면 문수린의 마음은 그대로 닫혀버렸을거다.

"흐흐흐…."

이호연은 힘든 일상의 빛이었다.

그를 생각하면, 항상 바보 같은 웃음이 새어 나온다.

최근에 매우 가까운 관계가 되었기에 그를 생각하기만 해도 일의 스트레스가 대부분 사라진다.

마치 삶의 활력소 같은 느낌이었다.

"… 근데 왜 안 오지?"

아까 분명 5시 즈음에 끝난다고 말했는데.

바쁜 걸까?

물론 이호연도 다른 사람을 만나야겠지만, 문수린은 괜한 불안감이 들었다.

그는 워낙 인기가 많은 남자니까.

언젠가는 많은 여자들 중 한 명을 고르겠지.

그게 자신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으음…."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 미뤄두고 싶었다.

지금 문수린에게는 이호연이 필요했다.

정신적으로도 그렇지만… 그를 만나고 나서 자신의 성욕을 깨달아버렸다.

사실 하루종일 야한 생각이 나서, 오늘 일을 버티는 게 너무 힘들었다.

호연이의 사진을 보고 목소리를 들어봤지만, 더욱 자주 떠올라서 더 문제였다.

"… 빨리 좀 왔으면 좋겠는데. 그러고 보니 메시지는 왜 안 보내주지?"

문수린은 혀로 입술을 핥으며 그를 기다렸다.

'분명 여자랑 만날 거면 보고하기로 했으면서.'

몰래 만나는 것 보단 말하고 만나는 게 불안함이 적어서 진지하게 말한건데, 이호연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면 다른 여자랑 만나느라 바빠 까먹었거나.

오면 장난이라도 쳐볼까.

문수린은 조용한 학생회실에서, 곧 올 이호연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

"으흥, 으흐읏.. 헉, 흐응…."

삐걱- 삐걱-

쯔봅. 찌그읍-

나는 눈앞에서 흔들리는 가슴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내 위에 올라탄 수린 누나는 그대로 내 생도복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자지를 꺼냈다.

정작 누나는 치마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만 내린 상태로 애무도 없이 자지를 바로 삽입.

그 후 몇 번 움직이다가, 감을 잡고는 허리를 아래로 내려찍고 있다.

그게 지금의 상황이었다.

처음엔 내 손을 묶은 마력 밧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까먹었는지 내 위에서 허리를 돌리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도 손을 놀리지 않고 귀여운 엉덩이를 주물렀다.

"으흥, 으흐읏… 흑, 아… 좋아. 으응…."

스윽- 슥- 찔걱-

문수린은 놀이터의 흔들거리는 말이라도 탄 듯이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그에 따라서 내 자지를 꽉 물고있는 보지가 흔들렸는데, 엄청나게 기분좋았다.

겨우 두 번 째 경험인데 이 정도라니.

믿을 수 없는 재능이다.

이게 연상의 매력 같은 걸까.

"으, 으응. 키스해줘. 호연아. 빨리… 쪽."

내 어깨에 손을 두르고 입을 덮치듯이 덤빈 문수린은 혀를 쪽쪽 빨면서 내게 안겨 왔다.

손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못하고 내 몸을 더듬는 게, 섹스를 제대로 즐기는 모양이다.

"아, 호연아. 행복해. 으응…."

수린 누나는 몰려오는 쾌감 때문인지 눈을 감은 채 입술을 벌벌 떨며 고개를 위로 젖혔다.

그러면서도 허리는 여전히 가만히 있지 않았고, 내 목덜미를 쓰다듬는 손도 마찬가지였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몸과 조여오는 보지.

엄청난 자극에 이대로 안에 싸버리고 싶었다.

"누나, 아…."

"쌀 거 같아? 하, 하응…."

"네."

문수린은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보지를 조여왔다.

"안에, 하아… 그대로 싸줘. 으응…."

찌걱- 찌걱-

내 허벅지 위에서 엉덩이를 아래로 내려찍는 수린 누나의 모습은 너무 천박했지만, 그렇기에 더 예뻐 보였다.

적당한 무게감과 아래로 찍힐 때 귀두에 닿는 부드러운 자궁 경부의 감촉.

꾸불꾸불한 질벽들까지 사정하기에 충분한 쾌감이었다.

"아, 아앙… 너무 좋아, 으응… 굉장, 아. 호연아, 아아앙…!"

"누나, 이대로. 큽. 쌀게요!"

절정이 오기 직전의 질벽이 요동치며 자지를 조여왔다.

그때 문수린은 양 손으로 내 얼굴을 붙잡고 나와 눈을 마주쳤다.

"이름으로 불러줘. 호연아…."

"… 수린아, 내 정액 받아줘."

"흐아, 아읏… 응. 안 쪽에… 아, 가, 가버, 가버려어흐읏…! 하앙!"

나는 보지 안쪽에 사정을 이어가며 수린 누나의 몸을 잡아당겨 입을 맞췄다.

아래에서 정액을 싸면서 위로는 혀로 문수린의 입을 농락했다.

"호, 호연아… 응, 으웁."

쯉- 쯉-

수린 누나는 내게 완전히 몸을 맡긴 채 숨을 헐떡였는데, 열심히 움직이느라 땀에 젖은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이미 안 쪽에 사정은 끝났지만, 누나는 아직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누나의 등을 쓸어내리며 입을 열었다.

"고생했어요. 누나."

"… 응. 호연아. 근데 나 너무 힘든데 이대로 잠깐 있어도 돼?"

"어, 상관은 없죠."

따뜻한 보짓살이 조금씩 스치면서 발기가 풀리지 않는 게 문제긴 한데, 이것도 좋지.

이렇게 된 거 이 상태로 대화나 해볼까.

보지에 자지를 박은 채로 일상 대화.

사실 한 번 쯤 해보고 싶었다.

"요즘은 뭐 하느라 바쁜 거에요?"

나는 수린 누나의 엉덩이를 만지며 말을 이었다.

누나는 아직도 절정의 여운에 빠져있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후으, 일단 경비팀도 갈아엎고 있고… 아버지 뒤도 조사하고 있어. 판데믹이랑 연관이 있을테니까."

"아…."

문수린의 아버지인 문성민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가 마인이 되어 나타났다.

그의 목표는 모든 마인을 죽이는 것.

그러기 위해선 힘이 필요했고, 어이없게도 가장 힘을 얻기 쉬운 방법은 마인이 되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안가지만… 복수라는 게 원래 그런거겠지.

"그런 표정으로 보지마. 어떻게든 찾아내서…."

문수린을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도 모르는 거겠지.

아버지를 찾은 뒤엔?

마인은 다시 인간으로 돌릴 수 없다.

심지어 판데믹과 같이 활동했다면 이미 죽여야 할 대상이다.

학생회장의 아버지라는 이유로 살릴 순 없다.

나는 조용히 문수린을 끌어안고 등을 쓰다듬었다.

"찾아내서 인사드려야죠. 남자친구 생겼다고. 딸은 잘 살고 있다고."

"…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

문수린은 살짝 웃으며 내 머리를 끌어안았다.

얼굴이 가슴에 뭉개지는 기분이 괜찮았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면 프랑스로 가는구나."

"네. 이제 집에 가서 준비해 하려고요."

딱히 준비할 건 없지만, 첫 해외여행이라 솔직히 두근거린다.

"아… 갈 거야?"

"저도 계속 있고 싶지만, 가야죠."

아쉽긴 해도 이럴 때는 확실하게 말하는 편이 낫다.

수린 누나가 이런 걸 이해 못 하는 여자는 아니니까.

"…조금만. 딱 10분만 더 있으면 안 될까?"

"… 알았어요."

또 저런 말을 하니까 갈 수가 없네.

난 기쁜 듯 미소짓는 수린 누나를 조금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두워진 이후였다.

"왔구나."

"응. 애들은?"

거실에서 마중 나온 남다은은 날 보며 미소를 지었다.

"다희랑 릴리아나 씨는 거실에서 놀고 있고, 스칼렛 씨는 바쁜 모양이야."

"평소대로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구나.

나는 겉옷을 남다은에게 맡기고 거실로 들어갔다.

뚜슈빠슝-

릴리아나와 남다희는 컨트롤러를 하나씩 들고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남다희의 옆에는 과자가 쌓여있었다.

"야호! 이겼다! 이제 언니 과자도 내 거야!"

"으으으, 말도 안 돼. 이거 방장 사기 맵 아니야?"

"언니가 방장인데?"

"안 해. 재미없어!"

난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일어나는 릴리아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릴리아나."

"응? 오늘은 엄청 늦게 왔네?"

"어쩌다보니. 릴리아나, 내일 떠날 준비는 다 했어?"

"당연하지. 내 캐리어에 다 넣어놨어."

"네 캐리어에 넣어놓으면 어떡해. 너는 목걸이로 따라갈 건데."

"… 어? 그런가?"

"스칼렛한테 물어보고 다시 준비하고 있어."

나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입을 벌리고 있는 릴리아나를 지나쳐 부엌으로 들어갔다.

배고픈데 빨리 뭐라도 먹고 짐이나 싸야지.

"밥이 있네?"

테이블에는 김치찌개나 계란말이 같은 집밥이 차려져 있었다.

어쩐지 맛있는 냄새가 나더라.

"… 와."

한 입 넣자마자 놀랐다.

알싸하게 매우면서도 달콤한 맛.

엄마가 해준 익숙한 집밥 맛인데, 그것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웠다.

"어때? 맛있어?"

"응. 진짜 맛있어."

어느새 나타난 남다은은 테이블의 의자를 빼 내 맞은편에 앉았다.

내가 밥을 먹는 걸 정면에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게 뭔가 창피했지만, 맛있는데 어떡해.

"뭐야! 나도 밥 먹을래!"

"많으니까 릴리아나 씨도 같이 드세요."

어느새 나타난 릴리아나도 내 옆에서 밥을 먹기 시작했고, 우리는 천천히 대화를 시작했다.

"오늘 장을 보러 갔는데, 릴리아나 씨가 좋아하던 치킨집이 폐업했더라고요."

"헉. 어쩐지 요즘 배달을 안 하더라. 난 매번 시킬때마다 치킨 무 세 개 달라고 해서 차단당한 줄 알았어."

"푸흡…."

엄청나게 다른 둘의 대화는 듣기만 해도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재밌었다.

아니 근데 치킨무를 세 개 씩 달라고하는 사람이 어딨어.

아, 다은이한테 선물이라도 물어볼까.

원래 애매한 걸 살 바엔 직접 물어보는게 낫다.

"맞다. 다은아. 가지고 싶은 거 없어? 프랑스에 가는 김에 선물이라도 사다 줄까 했는데."

"호연이가 사주는 걸로 받을게."

"나도 선물 사줘!"

"너는 나랑 같이 가잖아. 거기서 맛있는 거 사줄거야."

"맛있는 거 사주는 거랑 선물은 다르…!"

나는 뭐라 뭐라 말하는 릴리아나의 말을 무시하며 숟가락을 들었다.

먹을수록 느끼는데 진짜 맛있긴 하네.

'나중에 밥걱정은 없겠어.'

요리 잘하는 여자를 만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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