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81화 (281/648)

EP.281 281화. 이호연 하렘 계획! (4)

"그래. 아, 다음은 언니인데. 흣…."

"응. 언니 말이지."

나는 최대한 엘리스의 말에 반응해주며 엘리스의 목 부근을 주물렀다.

최고의 대화법은 상대의 말을 들어주기라는 말이 있듯이, 엘리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다. 다행히 대화하다보니 엘리스도 짜증이 꽤 풀린 것 같았다.

그 짜증의 원인은 아직도 모르겠지만, 풀렸으면 됐지 뭐.

어느 정도 잡담을 하다 보니 엘리스의 몸도 괜찮아져서 마사지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이 내가 아는 정보라 조금 지루했지만… 언니에 관한 내용이라면 집중해야 한다.

"언니는… 하,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런데."

엘리스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짓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조심해야 해. 다른 사람들은 다 성격이 좋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또라이야."

"… 그래?"

나는 모르는 척했지만, 마음속에선 전적으로 공감했다.

나르시시스트에 동성애에 근친까지 모여있는 사람은 꽤 드물 거다. 거기에 성격도 정상은 아니다.

언니에게 어릴 적부터 괴롭힘을 당했으니 엘리스는 더더욱 싫어할 거고.

'그러고 보니 왜 괴롭힌 거지?'

자기 자신에게 사랑에 빠졌지만 결혼하지 못하는 걸 깨닫고 엘리스라는 대체재를 찾는 스토리는 알고 있다.

어릴 때 좋아하는 여자애를 괴롭히는… 그런 느낌인가?

엘리스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마 너한테는 본 모습을 안 보여줄 테니 괜찮을 거야. 거의 내 앞에서만 그러니까."

"흐음…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조심할게."

"…… 그래."

엘리스의 날 보는 눈이 조금 더 온순해졌다.

'이거 분명 점수 땄네.'

방금은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인데, 이제 나도 여자를 꼬시는 데에 재능이 개화한 게 아닐까.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재능…!

꾸욱-

나는 침대의 반대편으로 옮겨가 아직 마사지하지 않은 팔을 잡았다.

"아무튼…. 아, 추적조에 관해 얘기했나?"

"추적조?"

이미 스칼렛에게 들은 내용이지만 처음 듣는 것처럼 대답했다.

"응. 켄타우로스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팀인데, 언니랑 아버지도 들어가 있는 아이리스 길드의 정예들이야."

"오…."

멋있는데?

정보 길드에서 저런 걸 한다니 악의 조직이 자국을 지키기 위해 일어나는 것 같다.

"오가 아니야. 네가 그 추적조에 들어간다고."

"그렇겠지? 켄타우로스를 보는 게 내 목적이니까."

내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다.

"그게 아니고… 부담 같은 거 안 느껴?"

"음… 주변에 거물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서. 그리고 지금 내가 마사지하고 있는 사람도 충분히 거물이야."

사실, 따지고 보면 백아영과 임솔도 엄청난 거물이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힐러와 마법사.

그리고 생도들도 하나같이 미친 유망주들이고… 나도 꽤 유명해졌으니 사실 그런 부담감은 없다.

특전 때문에 떨리지 않기도 하고.

엘리스는 마지막에 붙인 칭찬이 낯간지러웠는지 질린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래. 다 알겠어. 근데 이건 알아둬. 넌 지금 켄타우로스를 보는 걸 기대하는 것 같은데… 켄타우로스는 만나기 힘들지도 몰라."

"그래?"

꽤 진지한 말투인 걸 보니 확실히 강한 놈인가 보네.

엘리스는 설명을 이어갔다.

"켄타우로스는 기본적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을 써. 가까이 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마법인데, 공간 이동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마력의 잔향이 아예 남질 않아서 추적 자체가 불가능해."

"으음…."

"사실 아빠가 그렇게 쉽게 허락한 것도 그것 때문일 거야. 어차피 찾으러 가봤자 켄타우로스는 우리를 마주치자마자 사라지니까."

어쩐지 좀 쉽게 허락해준다 했더니… 그런 의도도 있었구나.

어차피 와도 안 된다. 이런 생각을 깔고 있던 거다.

"그럼 왜 포기 안 하는 거야?"

"그 켄타우로스는 악랄하고 똑똑해. 약한 사람들이 오면 순식간에 죽여버리고, 싸워서 힘들 것 같으면 바로 도망쳐. 그래서 정예들이 따라다니는 수밖에 없어."

"… 대단한 놈이네."

지옥 놈들은 다 똑똑한 건가?

아니, 그럼 릴리아나는 왜 저 모양이지?

"아무튼… 솔직히 지금이라도 다른 소원을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우리 아빠지만 돈은 많으니까 뜯어먹으려면 충분히…."

"걱정해주는 거야?"

"… 그런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거야."

"할 수 있어. 괜찮아."

"후우. 그래. 자존심은 강하네. 힘내봐."

엘리스는 설득을 포기한 듯 고개를 저었다.

날 배려해서 이야기해준 것 같아서 고맙긴 한데… 사실 켄타우로스가 아니면 프랑스까지 갈 필요가 없단 말이지.

릴리아나의 문제도 그렇고, 판데믹의 문제도 그렇고 켄타우로스가 키가 될 수 있다.

"못 믿겠으면 너도 따라올래?"

난 엘리스의 팔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응?"

"너도 아빠의 품을 떠나서 가보고 싶다며. 안전하면 너도 추적조에 같이 가도 되잖아."

엘리스가 하는 말이 맞다면 무조건 데려갈 수 있을 거다.

현장 실습을 같이 왔다는 구실도 있고, 엘리스가 가고 싶다고 한다면 딸바보 아이작이 허락하지 않을 리가 없다.

위험한 곳이라면 몰라도 안전한 곳이니까.

"… 그런가? 하지만, 솔직히 나도 기대가 안 돼. 애초에 잡을 수 있는 놈이었다면 우리 아빠랑 언니가 못 잡을 리가 없거든."

"그럼 안전해서 좋네. 손해 볼 일은 없어."

"하. 말은 잘해요."

엘리스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기분이 나빠 보이진 않았다.

'생각보다 대화로 잘 풀었네.'

분명 기분이 별로 같았는데 참 다행이었다.

"좋은 경험 하게 될 테니까 미리 고마워해도 돼."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얼마든지 감사할 수 있지."

날 바라보는 엘리스의 눈에 호감이 떠올랐다.

역시 억지로 마사지를 시작하길 잘했어. 나도 이제 여자의 마음을 마스터했다.

다만 문제가 있었는데….

"… 엘리스. 그래서 말인데, 가슴 마사지해도 될까?"

양팔과 목의 마사지가 끝났다는 거다.

그리고 내 뇌는 필터를 거치지않고 말을 뱉어버렸다.

사실 쇄골이나 윗배를 만져서 가슴의 마나 회로도 손볼 수 있다.

하지만. 하지만….

엘리스의 가슴을 만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무의식적으로 말해버렸다.

가슴 만지게 해달라는 말을…!

"… 지금?"

"아니, 뭐… 마사지니까. 그냥 팔 다음으로 차례가 돼서…."

★ 히로인 상태창

[엘리스]

- [ 호감도 : 80 ]

- [ 성욕 : 80 ]

- [ 식욕 : 35 ]

- [ 피로도 : 60 ]

현재 상태 : 역시 그냥 변태인 걸까…?

젠장.

좀 참았어야 하는데.

그걸 못 참아서 뱉어버렸다. 기껏 올라온 호감도인데 다시 떨어지진 않겠지?

"… 하아. 옷 위로는 안 되는 거야?"

"그건 좀… 어, 응. 되지. 되는데… 옷 위로는 그만큼 오래 만져야 해. 괜찮아?"

"음… 그게 나을지도."

큰일 날 뻔했다.

지금까지 팔 마사지는 환자복 위에서 만져놓고 생가슴을 만져야 한다는 생각에 실수할 뻔했다.

그래도 오래 만져야 한다는 보험을 깔아둔 순발력은 좋았다.

아주 칭찬해.

"그럼 할게."

나는 누워있는 엘리스의 가슴을 바라봤다.

동시에 슬쩍 엘리스의 표정을 살폈는데, 눈을 감은 상태로 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입을 움찔거리는 게 약간 긴장한 것 같았지만 이 정도는 오케이.

고민 없이 그대로 손을 뻗었다.

말캉-

부드럽게 내 손을 감싸오는 가슴.

옷을 입었다고는 하지만, 환자복의 특성상 얇고 펑퍼짐했기에 가슴의 촉감은 대부분 느낄 수 있었다.

"흐읏…."

마나 회로를 넓히는 작업까지 이어갔기에, 엘리스는 고통을 참는 신음을 흘렸다.

주물주물-

해부학적으로 그저 지방 덩어리지만 가슴이 특별한 이유는 남이 만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허락하지 않는 엘리스의 가슴을, 내가 만진다.

그게 남자의 정복감과 정신적인 만족감을 채워준다.

"아, 아직 멀었어? 후으."

"… 응."

사실 끝내려면 금방 끝낼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이 가슴을 만지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 팔을 오래 주무르던 것도 다 빌드업이거든.

부드럽고 탄력 있는 가슴.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았다.

그렇게 가슴과 손이 하나가 될 정도로 가슴을 주무르다보니,어느 순간 내 손바닥에 딱딱한 것이 느껴졌다.

엘리스의 젖꼭지가 옷에 비벼지면서 단단히 솟기 시작한 것이다.

'오!'

이건 못 참는데.

나는 더 열정적으로 가슴을 만졌다.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일부러 꾹 누르기도 했다.

당연히 마력 회로를 넓히는 작업도 이어갔다.

"… 흐, 앙…. 흣!"

엘리스는 그때부터 전력을 다해 신음을 참았고, 나는 그 광경을 보며 몇 분이나 엘리스의 가슴을 희롱했다.

*

"너무 많이 하면 피곤할 거야. 배 아래는 내일 하자."

"으, 응. 응…."

엘리스의 입술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절정이 끝난 후 여자의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국 가슴만으로 가버린거다.

엘리스는 최대한 신음을 줄이면서 내게 들키지 않으려 했지만… 솔직히 가슴을 만지는 입장에서 모를 리가 있나.

- 하앗. 하, 앙, 아, 아흡… 흐읍…

같은 소리를 아무리 막으려 노력해봤자 모를 수가 없다.

물론 난 스윗남이니까 모르는 척해줬지만.

"그럼 쉬고 있어. 내일 다시 올 테니까."

"… 응. 내일 몇 시에 올 거야?"

"내일… 일정은 딱히 없는데. 점심에 올까?"

어차피 할 마사지라면 시간이 많은 게 좋겠지.

"아, 아니. 내가 일정이 있어. 밤에 와. 밤에."

"아하. 알겠어."

엘리스는 얼굴이 빨개져서는 손을 휘저었다.

일정이 있으면 처음부터 말해주면 됐을 텐데.

"그럼 갈게."

"응. 응…."

침대에 누워 고개를 끄덕거리는 엘리스를 보며 병실을 나왔다.

덜컥-

병실의 문을 닫자 조용한 복도가 날 맞이했다.

아직도 부드럽던 가슴의 감촉이 손에 남아있는 것 같다.

아쉬움에 손을 쥐었다 폈다 해봤지만 공기만 들락날락거렸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10시가 넘었다.

평소라면 잘 시간은 아니지만, 병원이다 보니 또 모르겠네.

바로 남다은의 병실로 향했다.

엘리스의 병실과 거리가 멀진 않았다.

문 앞에 도착하고, 노크를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조용히 문을 열고 안을 바라봤다.

혹시 자고 있으면 그냥 빠져나올 생각이었다.

병실에는 밝기가 약한 취침등이 켜져 있었다.

'혹시 자나?'

문을 열어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확실한 것 같은데.

나는 문 사이로 몸을 집어넣고, 발소리를 줄여 침대로 다가갔다.

'역시 자는구나.'

침대에는 정자세로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남다은과 침대에 얼굴을 박은 채 자는 남다희가 있었다.

피곤할 만하지.

남다은은 다쳤고, 남다희는 언니를 걱정하다가 열심히 간호했을 테니까.

"쩝."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수린 누나와 릴리아나, 엘리스까지 만나다 보니 시간이 늦었다.

"고마워. 다은아."

나는 곤히 잠든 남다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날 위해서 몸을 던져주는 여자들이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야.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때, 자고 있던 남다은이 실눈을 뜨며 말했다.

"고마우면 좀 일찍 와도 좋았을 텐데."

나는 깜짝 놀라 이마에서 손을 뗏다.

"아이씨. 깜짝이야. 너 안 자고 있었어?"

"응. 다희를 재우느라. 다희가 방금 잠들었거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자는 척 해봤어."

"… 그러면 좀 일어나지."

괜히 창피한 모습을 보였다. 상남자 이호연은 이런 모습 보이면 안 되는데.

"다희도 보고 싶어 했는데… 호연이 네가 너무 늦게 왔어."

"미안. 병문안 온 사람들하고 얘기하고나서 엘리스가 많이 다쳤다길래 먼저 갔었어."

"괜찮아. 나도 별로 안 아픈데 그냥 누워있는거야."

남다은은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난 알 수 있었다.

"거짓말하네."

겉으로 보이는 마력이 흔들거리는 게, 엘리스 만큼은 아니지만 남다은의 몸 상태도 안 좋아 보였다.

"들켰네. 사실 조금 아파. 결계가 워낙 단단해서, 칼을 꽂고 있는 것도 힘들었어."

"내가 다 미안하다. 뭐 필요한 거 있어? 잠들 때까지 노래라도 불러줄까?"

자장가 정도는 옆에 앉아 불러줄 수 있는데.

"호연이의 사랑?"

남다은은 귀엽게 웃었다. 애교가 많은 사람이 웃는 게 아니라, 평소에 조용조용 하던 사람이 싱긋 웃으면 딱 이런 느낌이다.

살짝만 미소를 지어도 귀여운 느낌.

나도 웃으며 남다은의 볼을 만졌다.

부드러운 살결이 꽤 기분좋았다.

"그건 항상 주고 있잖아."

"장난이야. 그러면 우유 좀 줘."

남다은은 웃으며 날 바라봤다.

"우유? 냉장고에 있어?"

얘가 우유를 좋아했었나?

"아니, 사랑의 우유."

사랑의 우유.

난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눈을 찌푸리면서 남다은을 바라봤다.

"사랑의… 야, 아니지?"

"그거 맞아."

나는 내 중요 부위를 바라보는 남다은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얘도 분명 참한 아이였어. 분명히 그랬다고.

"옆에 다희가 있는데도?"

"그치만, 지금 먹어야 힘이 날 것 같은데."

"…."

장난스러운 미소로 혀를 날름거리는 남다은을 보자마자, 내 허리춤까지 손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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