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9화 (259/648)

기말고사 기념회 당일인 금요일 아침. 

루시 루미 쌍둥이는 기숙사에서 나와 길을 걷고 있었다. 

"루시…. 역시 우리도 예쁜 옷을 입고 올 걸 그랬나? 호연 씨가 실망하진 않겠지?" 

"아니야. 루미. 생도복을 입은 생도가 더 많아." 

기본적으로 아카데미 내부에선 생도복을 입는 게 규칙이지만, 기념회에는 사복을 입은 생도들도 꽤나 있었다. 

하지만 밖으로 돌아다니지 않는 루미는 사복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둘 다 그냥 생도복을 입고 나온 것이다. 

어젯밤. 

이호연과 데이트를 위해 완벽한 코스를 준비해온 쌍둥이는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되새김질했다. 

루시는 스마트 워치를 켜서 일정표를 확인했다. 

"일단 8시 40분부터 50분까지 이호연과 아침인사 겸 대화. 그리고 50분부터 55분까지 이동. 55분부터 9시 10분까지 인형 뽑기…." 

"루시. 근데 벌써 50분이야." 

"엥? 앗. 진짜네!" 

본래 약속시간은 8시 40분이었지만, 이호연이 조금 늦고 있었다. 

남다은 자매와 릴리아나를 떼어주고 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쌍둥이는 일정표를 보며 혼란에 빠졌다. 

완벽하게 분과 초 단위로 나눠놓은 계획이 벌써 망가졌기 때문이다. 

열심히 아이디어를 냈던 루미가 울상이 된 채 입술을 내밀었다.

루시는 침울해진 동생을 달래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루미. 내게 생각이 있어." 

"으응…?" 

"우리, 계획을 바꾸자. 너무 쉽게 생각했어. 우리는 이호연을 독점할 수 있을 때 독점해야 해." 

"… 호연 씨를? 어떻게?" 

쌍둥이도 이호연을 노리는 여자가 많은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 중 루미는 어차피 막을 수 없으니 감내하자는 생각이었고, 루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일단 우리는 두 명이니까…." 

쌍둥이는 손을 꾸욱 잡으며 계획을 세웠다. 

"하아, 미안 미안. 좀 늦었지." 

릴리아나와 남다은 자매를 데려다주느라 약속 장소에 좀 늦게 도착했다. 

사람이 많아서 꽤 돌아갔어야 했거든. 

20분이나 늦었는데도 루시와 루미는 싱긋 웃고 있었다. 

"으응. 괜찮아." 

"안녕하세요. 호연 씨." 

"응. 안녕." 

쌍둥이는 평범하게 생도복을 입고 있었다. 

무난한 옷이지만 그만큼 둘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옷이다. 

많이 봤으니 익숙하기도 했다.

"늦었으니까 빨리 가자!" 

"맞아요. 가요!" 

"어어, 알았어. 알았어." 

루시와 루미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내 팔을 잡고 앞장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얘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적극적이지? 

나는 루시와 루미를 따라 아카데미로 향했다.

'근데 사람 진짜 많네.' 

거의 모든 생도들이 아카데미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노점은 물론이고 생도들이 직접 준비한 이벤트 같은 게 많이 있었다. 

"저런 거나 해볼까? 마법 사격." 

"저는 좋아요. 호연 씨." 

"가자! 나도 자신 있어!" 

내가 생각했던 건 조잡한 총으로 귀여운 인형을 맞추는 사격이었는데, 여기는 좀 달랐다. 

"… 저걸 맞춰요?" 

"네! 참고로 3학년은 안 받고요, 2학년은 거리가 200M에요." 

여기서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 작은 점. 

저걸 이 총으로 맞춰야 하는데 그것도 3학년부터는 수준이 너무 높아서 안 받는다고 한다. 

'이거 완전 사기꾼들이네.' 

"한 번 하시겠어요? 상품 인형이 엄청 귀여워서 여성분들이 좋아하긴 해요." 

"… 네, 뭐." 

나는 웃으며 가격표를 손으로 가리키는 선배에게 돈을 지불했다. 

잠시 후. 

"와, 호연 씨 대단해요!" 

짝짝짝. 

"… 여기 있습니다." 

"고마워요."

씁쓸한 표정의 선배가 건넨 인형들.

내 손에는 1등상 인형이 두 개 들려있었다. 

좀 미안하긴 한데… 누가 이런 걸 하래. 

누군가는 따는 사람도 있어야 균형이 맞는 법이다.

"자, 하나 씩 받아." 

"나 주는 거야?" 

"응. 너희 주려고 딴거니까." 

"고마워…!" 

"고맙습니다…." 

루시랑 루미는 내가 딴 인형을 소중하게 끌어안았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별 것도 아닌데 저렇게 고마워하다니. 

날 좋아하니까 저렇게 리액션도 잘해주는 거겠지. 

아마 인형이 아니라 어떤 선물이었어도 똑같았을 거다. 

'재밌네.' 

확실히 재밌다. 

이런 사소한 일상도 가끔은 필요한 법이다. 

매일같이 히로인을 꼬시거나 싸우는 것도 이제 힘들다.

물론 레베카에게 듣기로 해가 지고나서 테러가 있을거라고 하니... 그 때부터는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겠지.

그렇게 사격하는 곳을 빠져나와서 다른 놀거리를 찾아 걷는데, 중앙으로 갈수록 생도가 많아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쏟아지는 관심도 더욱 많아졌다. 

- 저거 이호연인데? 

- 옆에는 루시랑 루미잖아. 

- 진짜 잘생기고 예쁜 것들은 자기들끼리 노는구나. 

우리를 비난하거나 욕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실 부회장을 이긴 후에는 내 앞에서 대놓고 까부는 생도는 아예 없어졌다. 

다만 관심을 줄 뿐이었다.

덤비는 사람이 없어서 편해지긴 했지만, 이런 관심은 확실히 부담이다. 

노점이나 이벤트 같은 곳을 가도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봤다. 

"어, 어? 이호연 생도 맞죠! 저 완전 팬이에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 사진 좀 같이 찍어줄 수 있어요?!" 

"그건 좀 힘들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나는 사진을 요구하는 생도를 밀어내고 쌍둥이와 사람이 적은 곳으로 향했다. 

원래 저렇게 말을 걸어오는 생도는 별로 없었다. 

내가 유명인이라고 해도 아카데미에 다니다 보면 멀리서라도 얼굴 한두 번은 볼 수 있으니까. 

아마 기념회 분위기를 타서 평소 안 하던 행동을 하는 거겠지. 

이 정도면 아까 인형 사격하던 곳이 그리울 정도였다. 

그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호들갑을 떨진 않았으니까. 

다행히 중앙 분수에서 멀어질수록 사람이 적어졌고, 우리를 따라오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아… 힘들어요." 

"맞아. 이호연이랑 있으니까 사람들이 너무 귀찮게 해." 

"미안해. 나 때문에 즐기질 못했네." 

이번엔 정말 미안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쌍둥이들도 놀고 싶었을텐데.

약간 착잡해져 있을 때 루시와 루미가 내 양옆에서 따뜻한 손을 잡아왔다. 

고개를 돌리자 나를 바라보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쌍둥이들이 보였다.

"아니에요. 저는 호연 씨랑 있기만 해도 즐거워요." 

"… 나도. 그냥 이것도 좋아." 

"… 고마워. 둘 다." 

내가 고마움을 전하자 루시가 벌떡 일어나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일단 사람 적은 곳이라도 돌아보자!" 

"응. 가보자." 

사람이 적은 구역에는 그만큼 재미있는 이벤트나 노점이 없었다. 

하지만 대중적이지 않다고 재미가 없는 곳은 아니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곳도 있었으니까. 

"아, 아아… 저, 저도 마지막 라이브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어, 어서 오세요…." 

우리는 한 이벤트 부스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선 루미가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성우들의 마지막 라이브가 재생되고 있었다. 

이벤트를 운영하던 통통한 남자는 우리를 보고 당황한 듯 손을 마구 휘저었다.

루미는 부스에 들어가자마자 남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영상이 재생되는 홀로그램 모니터에 다가갔다.

그리곤 눈물을 글썽거리기 시작했다. 

"흐, 흐으윽…." 

"… 루미. 왜 그래. 루미?" 

루시가 옆에서 말려보려 했지만 막을 수도 없었다. 

몇 번이나 말을 걸었던 루시는 곧 포기하고 내 옆에 돌아왔다. 

"뭐 하는 거야 정말… 아, 으으. 진짜 루미 바보…." 

짜증을 내는 루시는 꽤나 귀여웠다. 

★ 히로인 상태창 

[루시] 

- [ 호감도 : 99 ] (+ 0.2) 

- [ 성욕 : 90 ] 

- [ 식욕 : 50 ] 

- [ 피로도 : 40 ] 

현재 상태 : 루미 이 바보. 같이 이호연을 덮치자고 해놓고 혼자 뭐 하는 거야…! 

'아하.' 

어쩐지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니, 그런 생각이 있었구나. 

이 발칙한 쌍둥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떠올랐다. 

루시랑은 단 둘이 제대로 관계한 적이 없었다. 

첫 번째는 루미인 척 다가와서 관계한 것이고, 두 번째는 셋이 같이 했을 때니까. 

나는 루미를 바라보는 루시의 손을 잡아챘다.

"응? 왜 그래?" 

"루미는 내버려 두고 잠시 나갔다 오자." 

"왜?" 

루미였다면 바로 뜻을 알아채고 따라왔을 텐데, 루시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이해를 못 했다. 물론 그런 느낌도 좋았다.

"일단 따라와 봐." 

"아, 으? 알았어. 잡아당기지 마." 

아, 그전에 할 일이 있다.

"흠흠." 

옆에서 신기한 듯 루미를 쳐다보는 남자를 바라보며 헛기침을 했다. 

곧 남자는 나와 눈을 마주쳤다가 히이익 하고 안 쪽으로 들어갔다. 

"…." 

저것도 좀 미안하긴 하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없는 동안 루미의 가슴이라도 훔쳐보면 짜증 날 테니까. 

안심한 나는 모니터에 들어갈 기세로 머리를 박고 있는 루미를 잠시 내버려 두고 루시의 손을 잡고 빠져나왔다.

빅토리아 아카데미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일반인보다는 유명해진다.

당연한 거다.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엘리트라는 뜻이니까.

하지만 그중에서도 뛰어난 능력이 있거나 외모가 특출난다면 더욱 유명세를 갖게 된다.

어릴 적에 꿈꾸던 슈퍼히어로의 존재랑 비슷한 거다.

외모도 뛰어나면서 공부도 잘하고 재능도 있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고, 매년 한 명 정도는 아카데미의 얼굴이 등장한다.

보통 그해의 스포트라이트는 그 사람이 가져간다.

아카데미에서는 얼굴마담이 생겨서 좋고, 일반인들은 자신과 다른 세상의 능력자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올해 신입생은 달랐다.

모든 조건을 다 떼어놓고 외모만 보더라도 유명해질 만한 생도들이 능력까지 뛰어난 경우가 엄청나게 많았다.

당장 루시와 루미 쌍둥이, 엘리스, 남다은, 이호연.

신입생은 아니지만 성녀까지 아카데미에 들어왔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하면 당연히 인기도 많아지는 법이다.

물론 저 중에서 제대로 된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는 건 엘리스뿐이었다.

쌍둥이는 루미의 보호를 위해 루시가 모두 거절했고, 남다은은바이어 길드에게 잡혀있었기에 그런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이호연과 백아영도 그런 활동을 할 마음이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몇몇 사람들은 올해 신입생에게 기적의 세대니 뭐니 이름을 붙이려 했을 정도다.

유치하다는 이유로 반대가 많았기에 다행히 무산되었지만.

아무튼, 이호연과 관계가 깊은 여자들은 모두 유명인이었다.

기념회에서 그녀들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는 게 목적인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 들도 엘리스는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대형 길드의 후계자고, 평범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엘리스와 같은 학년 생도들의 경험담이 산처럼 쌓여있다.

대화를 나누려면 적어도 중형 길드의 후계자 정도는 되야한다.

일반인이 말을 걸어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막 나가고 싸가지도 없는데 얼굴과 배경, 능력으로 커버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도 멋있다는 이유로 팬이 늘어나고 있었으니까.

기념회도 마찬가지다.

필참이라지만 그녀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아카데미 중앙 분수를 걸어 다니고 있었다.

- 야, 야, 엘리스. 엘리스잖아!

- 가서 말 걸어볼까…?

- 너 그러다가 아이리스 길드한테 암살당한다.

다른 생도들과는 다르게 엘리스는 기숙사에 살지도 않고 아카데미에서는 딱 수업만 듣고 바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고학년 중에서는 실제로 엘리스를 못 본 생도도 있었다.

"에, 엘리스. 나는 2학년 호크라고 하는데…."

몇몇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엘리스에게 다가갔지만, 엘리스는 그쪽을 바라보지도 않고 가던 길을 걸어갔다.

그녀는 주변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 여긴 어디야.'

이호연이 있는 위치는 알고 있었다.

마지막에 외곽에서 목격되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호연이 목적은 아니다. 그냥 그쪽에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우연히 경로가 같았을 뿐이다.

하지만 엘리스는 처음 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었다.

"… 응?"

그녀가 오른쪽으로 틀어서 분수를 지나가던 그때.

시야 끝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남다은이었다.

기념회와 별로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도 왔으니 그건 상관없다. 아마 놀러왔겠지.

엘리스의 걸음을 멈춘 건 남다은이 아니고 그 옆에 있던 여자다.

엘리스는 빅토리아 아카데미 생도들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정보 길드 후계자로서 당연한 소양이다.

그런데 저 생도는 그녀의 리스트에 존재하지 않았다.

더욱 이상한 점은, 분명 처음 보는 생도인데도 이상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의문이 생겼으면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엘리스는 남다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느낄 수 있었다.

저 낯선 여자 생도의 얼굴에 아주 얇은 결계가 쳐져 있었다.

생도 수준은 확실히 벗어난, 결계와 역산에 재능이 있는 엘리스가 아니라면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꽤 수준 높은 결계였다.

다행히, 엘리스는 이호연의 결계도 꿰뚫어 봤던 경험이 있다.

엘리스는 자신의 마력을 결계와 동화 시켜, 아주 잠깐 결계 안쪽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행복한 듯 닭꼬치를 뜯어먹고 있는 그녀는 의외로 엘리스에게 굉장히 낯익은 얼굴이었다.

'저 얼굴을 어디서 봤었지?'

분명 익숙한 얼굴이다.

행복하게 닭꼬치를 먹고 있는 저 표정도….

"… 아."

기억났다.

실제로 본 건 아니다. 동영상으로 봤으니까.

행복한 듯 이호연의 밑에 깔려서 신음을 흘리던 얼굴이 이제야 기억났다.

이호연의 기숙사에서 몰래 같이 사는 여자.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섹시… 어쩌고 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 여자일 거다.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생도는 아니고, 이호연이 어디선가 데려온 여자다.

그런데.

'왜 남다은과 같이 있는 거야?'

남다은과 저 여자. 그리고 남다은의 동생.

세 명은 굉장히 친해 보였다.

확실히 오늘 처음 만난 사이는 아니었다.

엘리스는 천천히 생각했다.

어떻게 저 들이 친해질 수 있었는지.

하지만 도통 감이 오질 않았다.

아예 접점이라곤 없었으니까.

물론 이호연이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남다은과 이호연은 친구, 혹은 계약관계일 것이다.

이호연이 바이어 길드를 무너뜨린 장본인이고, 덕분에 남다은은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리스 길드의 도움을 받았으니 그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그때 연인관계로 발전한 건가?'

남다은의 입장에서 연심이 생길 만 하다. 자신의 모든 걸 해결해준 남자니까.

그렇다고 해도 문제다. 상식적으로 자신이 동거하고 있는 여자를 남다은에게 소개해줄 이유는 없다.

"…."

고민을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정보의 양이 부족했다.

제대로 된 해답을 도출하려면 정보를 더 구할 수밖에 없다.

그게 정보 길드의 방식이다.

마음을 먹은 엘리스는, 릴리아나와 남다은 자매에게 다가갔다.

한 편 릴리아나와 남다은 자매는 닭꼬치 집을 털고 있었다.

붕어빵과 타코야키도 엄청나게 먹어놓고 닭꼬치까지 먹고 있는 릴리아나를 바라보며 남다은은 고개를 저었다.

"릴리아나 씨… 이제 그만 먹는 게 좋지 않을까요."

"으으음! 맛있어!"

"마, 마시써!"

닭꼬치를 보며 눈을 크게 뜨는 두 여자를 보는 남다은은 마치 동생이 두 명 생긴 기분이었다.

물론 릴리아나 씨는 50살이라고 하지만… 겉모습과 하는 행동은 남다희랑 비슷했으니까.

"그만 먹으라고? 하지만 맛있는걸. 너도 하나 더 먹어."

릴리아나는 남다은의말에도 닭꼬치를 하나 더 집었다.

"저는 괜찮아요."

남다은은 부러운 듯 릴리아나를 쳐다봤다.

자신도 먹기 싫은 게 아니다.

릴리아나 씨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 건지, 먹어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그에 비해 평범한 인간인 자신은 관리를 해줘야 한다.

내 몸은 '그'의 소유니까.

"구랭? 아라썽."

옴뇸뇸-

릴리아나는 다시 음식을 먹어 치웠다.

'역시 결계를 친 게 다행이네.'

얇은 마력이 릴리아나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데, 남다은이 보기에도 아예 다른 사람의 얼굴이었다.

릴리아나의 결계 마법이다.

저래 보여도 릴리아나는 인터넷에서 엄청난 유명인이다.

아마 저렇게 입에 소스를 묻혀가며 닭꼬치를 먹는 모습을 본다면 시청자들이 실망할지도 모른다.

"다은아. 오랜만이네."

그때, 남다희가 닭꼬치를 냠냠 먹는 걸 흐뭇하게 보고 있던 남다은에게 영업용 미소를 지은 금발의 생도가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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