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저냥 먹을만하네."
쪽쪽-
임솔은 카페 테이블에 앉은 채 초코라떼를 마셨다.
나는 그 앞에서 커피를 홀짝이면서 숨을 돌렸다.
다행히 눈이 돌아간 임솔을 카페까지 끌고 들어왔으니까.
사실 막상 박람회에 오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내심 당황했었다.
내 마법 실력을 발휘할 곳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수님을 위해 뭘 해줘야 하나 고민했는데, 혼자서도 만족하시니 나로선 고마울 따름이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이 다 이쪽을 쳐다보는 게 조금 불편했지만, 나나 임솔이나 사람들의 시선에 익숙했기에 우리는 신경 쓰지 않고 대화할 수 있었다.
"교수님. 여기 오는 걸 탐탁지않아 하시던 거 치고는 너무 재밌게 즐기시는데요."
"… 내가 언제? 그냥 출품작들을 평가했을 뿐이야."
임솔은 다 마셔서 얼음만 남은 초코라떼를 쪽쪽 빨면서 내게 눈을 흘겼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종업원을 불렀다.
"호, 혹시 저희 카페에 불편하신 점이라도…."
자리에 온 종업원은 벌벌 떨며 우리의 안색을 살폈다.
"초코라떼 한 잔… 아니 두 잔 더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종업원은 내 주문에 긴장이 풀렸는지 싱긋 웃으며 카운터로 달려갔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왜 저렇게 벌벌 떠는 거야?
나 같은 선량한 시민이 어딨다고.
혹시 유명인을 처음 보나?
"마법사란 놈들은 대부분 이상하니까. 유명 마법사인 우리들을 보고 겁내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
내 혼잣말에 대한 답변은 임솔이 해줬다.
"그래요? 나름 착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요."
내가 이미지 메이킹을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데!
봉사도 가고 응?
기부도… 아 기부는 안 했네.
나중에 한번 해야겠다.
"미디어에서 착한 이미지일수록 뒤에선 더 심하거든. 마법사란 놈들은 음침하잖아."
어쩐지.
마법사들이 많이 오는 카페 종업원이라 쫄아있었나보네.
태도를 보니 진상이 많긴 했나보다.
얼음을 깨작깨작 부숴 먹고 있는 임솔을 보다 보니, 감이 왔다.
재밌게 잘 놀아놓고 저렇게 뾰로통해진 이유.
'다른 마법사들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졌구나.'
여자를 많이 보다 보니 이 정도 심리는 읽을 수 있었다.
자세한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임솔은 마법사를 싫어하니까.
쪽쪽-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빈 컵을 빨고 있는 임솔을 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아까 훑어보면서 생각한 건데요."
"응?"
"대부분이 조금씩 아쉬운데, 핵심 술식만 적용하면 수준이 많이 올라갈 것 같더라고요. 교수님의 논문이 발표되면 마법계가 엄청나게 달라지겠네요."
대개 이럴 때는 칭찬을 하면 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칭찬을 들으면 부정적인 생각이 줄어드니까.
"아니야."
"네?"
이상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작전]이 실패한 적은 없었는데…?
임솔은 빈 컵을 옆으로 살짝 밀어내고 나와 똑바로 눈을 마주쳤다.
"내 연구가 아니라. 우리 연구잖아."
"아…."
나를 챙겨주는 그 말에 나는 잠시 임솔을 바라봤다.
그리고 살짝 웃는 임솔을 보며 한숨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그렇게 나오면 반칙인데요."
"얼굴 빨개진 거야? 처음 보네."
"하아…."
나를 놀려먹는 임솔의 목소리에는 호의가 담겨 있었기에 나는 한숨을 쉬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저 부탁 좀 해도 돼요?"
"무슨 부탁?"
약간 기분이 좋아진 임솔은 갑작스러운 내 말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일이 생겼거든요. 프랑스에 잠시 갔다 오고 싶은데… 혹시 오늘처럼 수업 빼주실 수 있어요?"
언제일지는 몰라도 레베카가 정보를 가져오면, 최대한 빨리 아이리스 길드에 방문할 생각이다.
켄타우로스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리 협조를 구해야 한다.
사실 그냥 빼도 되지만… 의무 교육을 9년이나 받고도 모자라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을 성실하게 다닌 나로서는 무단결석이라는 단어 자체가 두렵다.
물론 효율적으로 생각하면 그냥 무단결석을 하는 게 맞다. 나도 교수님이 힘들다고 하면 그냥 무단결석을 할 생각이었다.
"프랑스…?
"네. 중요한 일이라서요."
임솔은 갑자기 나온 프랑스라는 단어에도 고개만 갸웃거릴 뿐 자세한 사정을 묻지 않았다.
"흐으음… 뭐 힘든 건 아닌데. 오래 걸려?"
"기간은 잘 모르겠지만… 길면 일주일까지도 생각하고 있어요."
"일주일…."
임솔은 천천히 고민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될 것 같네."
"감사합니다."
나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대신 내 부탁도 들어줘. 네가 부탁하는 거. 걸리면 큰일나는 거 알지?"
옅은 미소를 짓는 임솔을 보며 나는 감사를 표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요."
임솔의 부탁은 그냥도 들어줄 생각이 있다.
그리고 올라가는 임솔의 입꼬리를 보며, 나는 아주 살짝 무섭다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내 몸이 설명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의자에 딱 붙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력이다.
임솔 교수의 마력이 내 몸을 의자에 밀착시켰다.
팔은 올곧게 편 상태로 옆구리에 붙었고, 다리는 살짝 벌어진 상태로 고정되었다.
"어? 어? 교수님?"
내 당황하는 소리가 재밌었는지, 장난스러운 미소가 임솔의 얼굴에 스쳐 지나갔다.
"사실 초코 라떼가 너무 밍밍했어. 근데 오늘은 휴대용 각설탕을 안 가지고 왔거든."
임솔은 말이 끝남과 동시에 테이블 아래로 들어갔다.
어째서?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몸을 움직이려고 발악했다.
밍밍한 초코 라떼. 휴대용 각설탕.
임솔이 내게 요구하는 건 명백했으니까.
"진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여기 공공장소예요. 교수님. 네?"
"괜찮아. 결계 쳐놨어."
테이블 아래에서 들리는 임솔의 말대로, 어느샌가 우리 테이블 근처에는 결계가 쳐져 있었다.
주변 마법사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내부에 있는 나조차 눈치채지 못한 속도였다.
"아니, 그래도 그 뭐랄까. 마법사로서의 품위가…."
"이렇게 세워놓고?"
"…."
내 다리 사이에서 날 올려다보며 말하는 임솔에게 나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
품위를 따지지 않고 서있는 자지는 내 컨트롤 범위가 아니었으니까.
천천히 생도복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팬티에 뚫려있는 구멍으로 임솔의 손이 들어왔다.
그 차가운 손가락의 감촉은 어색하면서도 기분 좋았다.
이윽고 임솔의 손에 의해 빠져나온 내 자지는 우뚝 서 있는 상태였다.
"흐음, 남자는 이런 데서 하는 걸 좋아한다던데. 진짜인가 봐."
"…."
할 말이 없다.
사실 수컷이란 동물이 그렇다.
시간과 장소에 가리지 않고 발기해버리는 내 물건을 나도 막을 수가 없다고.
임솔은 곧 입을 벌렸다.
핑크빛 입술과 이리저리 움직이는 부드러운 혀.
저 감촉을 아는 만큼, 나는 곧 찾아올 행위가 더 흥분됐다.
후우.
임솔이 내쉬는 숨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나는 침을 삼켰다.
변태라고 매도해도 할 말이 없었다.
"불만은 없는 거 맞지?"
"… 네."
이윽고 임솔의 탱탱한 입술이 내 귀두부터 삼키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따뜻하고 촉촉한 온기가 느껴졌다. 마법으로 시원한 온도가 유지되는 카페였기에 더욱 그 느낌이 확실하게 다가왔다.
사실 여자가 내 물건을 입에 무는 걸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자체로도 엄청난 만족감이 몸을 덮는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임솔의 혀가 천천히 내 기둥을 핥는 걸 느끼며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서로를 건드리며 시시덕거리는 커플.
마법에 관해 토론하고 있는 남정네 셋.
그리고 초코 라떼 두 잔을 들고 이쪽으로 오는 종업원.
모두가 우리의 행위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곳에서 남들 몰래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배덕감이 내 몸을 더욱….
'잠시만.'
초코 라떼 두 잔을 들고 오는 종업원?
나는 순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교수님. 잠시만. 잠시…."
"손님. 초코라떼 나왔습니다."
"읍."
임솔도 순간 들려오는 종업원의 목소리에 당황했는지 내 자지를 입에 넣은 채 움직임이 멈췄다.
"아, 아. 네. 감사합니다."
탁-. 탁-.
종업원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미소를 유지하며 초코라떼를 내 앞에 한 잔, 그리고 임솔 자리 앞에 한 잔 내려놨다.
"하아…."
맞다.
결계가 쳐져 있었지.
나는 안심한 채 내 앞에 있는 초코라떼를 임솔의 자리로 밀었다.
'괜히 긴장했네.' 라고 생각하며.
"저, 저기…."
그런데 종업원이 돌아가질 않았다.
"네?"
사람이 많은 카페에서 일하는 종업원답게 예쁘장한 얼굴이었다.
물론 평범한 기준에서다.
미의 기준을 뛰어넘은 내 주변 여자들과 비교할 순 없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혹시 카페 종업원이 엄청 강한 마법사라는 클리셰는 아니겠지?
"사, 사실은 제가 팬이라서… 실례가 안 된다면 그, 사인이라도…."
"… 아. 사인. 사인해드릴 수 있… 큽?"
긴장이 탁 풀린 나는 빨리 종업원을 돌려보내려고 빠르게 대답했다.
아니, 하려 했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임솔이 다시 혀를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 귀두 밑에 파고들어 오는 혀의 감촉에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 임솔 교수님한테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종업원은 아무도 앉아있지 않은 의자를 보며 얼굴을 붉혔다.
아마 결계 밖에서 보기엔 임솔이 그대로 앉아있는 모양이다.
나는 빠르게 종업원을 돌려보내기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네. 네. 근데 저희가 중요한 얘기를 하고 있… 어서요. 후, 이따가 계산할 때 해드릴, 큭…. 게요."
"감사합니다. 혹시 그때 마법에 대한 질문을 약간 해도 될까요…?"
종업원은 귀여운 척 살짝 몸을 낮췄다.
내게 가슴골을 보여줄 생각인지, 아니면 나름대로 자신있는 자세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딴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임솔이 내 자지를 더욱 강하게 빨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네. 네네네. 다 해드릴게요."
후우.
나는 속으로 심호흡하며 임솔의 펠라치오를 버텨냈다.
"감사해요!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야호-! 같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종업원은 다다닥 카운터로 돌아갔다.
'종업원한테 착하게 대하지 말 걸.'
이렇게 귀찮게 되는구나.
"크, 크으. 교수님. 진짜로…!"
나는 늦은 후회를 하며 원망스러운 듯 임솔을 내려다봤지만, 임솔은 조용히 머리를 움직일 뿐이었다.
입안에 공기를 줄이고 혀와 볼로 내 자지를 감싼 임솔의 머리가 위아래로 왕복할 때마다 마치 보지에 삽입한 것 같은 쾌감이 몰려왔다.
쫍- 쯉- 쪼봅-
기둥을 핥고, 귀두를 빨아들였다가 다시 머리를 움직이고.
임솔의 행위는 계속 이어졌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나는 쾌감을 참기 위해 주먹을 꽉 쥐어야 했다.
"습, 쌀게요."
"으음."
임솔은 내 자지를 입에 문 채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나는 그 움직임을 견디지 못하고 참았던 정액을 토해냈다.
꿀렁- 꿀렁-
임솔은 사정 내내 귀두 밑의 신경을 혀로 비벼줬는데, 진짜 이곳이 카페가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본방에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엄청난 쾌감이었다.
"… 쫍."
임솔은 자지 기둥에 묻은 정액까지 빨아먹겠다는 듯 천천히 내 물건을 입에서 빼냈다.
딱-
그리고나서 임솔의 가벼운 핑거 스냅에 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내 자지도 보송보송해져 있었다.
곧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테이블 밑을 지나 다시 의자에 앉은 임솔의 입은, 무언가 들어 있는 듯 불룩한 채였다.
임솔은 얼음이 동동 떠있는 초코 라떼를 가슴 앞까지 가져온 뒤, 혀를 베- 하고 내밀었다.
입 밖으로 나와 있는 귀여운 혀를 따라 내 정액이 흘러나왔고, 초코라떼에 섞여 들어갔다.
"… 뭐하세요."
나는 손과 발을 스트레칭하며 그 꼴을 봐야 했다.
임솔은 입안에 보관했던 정액을 초코라떼에 반씩 넣고, 그 중 하나를 빨대로 쪽 빨아들였다.
"으음, 달아. 이거야!"
그리고 기분 좋은 듯 활짝 웃었다.
저게 참, 내 정액이라 기분이 묘했다.
다행인 점은 교수님의 기분이 좋아졌다는 걸까.
"저는 교수님이 좋다면 그걸로 좋습니다."
"그래? 역시 내가 제자 교육을 잘 했네."
쪽쪽-
맛있게 초코라떼를 먹던 임솔은 날 보며 나머지 하나를 내밀었다.
장난스럽게 올라가있는 입꼬리는 날 골릴 생각이 가득했다.
"맛있어 보이면 먹을래? 엄청나게 달아."
"하아, 됐습니다. 프랑스 일이나 잘 부탁드려요."
임솔은 다시 초코라떼를 자기 앞으로 잡아당겼다.
"사실 곧 현장 실습이 시작해."
"네?"
현장 실습이라니 그게 뭐야?
"길드나 협회에서 생도들을 데려다가 체험시켜주는 프로그램이야. 올해부터 아카데미에서 시행하기로 했거든."
"… 잠시만요. 그거 혹시?"
"응, 그걸로 프랑스까지 가면 되겠네. 그럼 합법적으로 수업을 뺄 수 있잖아."
"그럼 테이블 밑에서 제 정액을 빨아간 이유는요?"
"맛있으니까?"
저렇게 나오니까 할 말이 없네.
쪽-
임솔은 킥킥 거리며 기분 좋은 듯 초코라떼를 빨았다.
낼름거리는 혀를 보니 방금 일이 생각나서 괜히 얼굴이 붉어진 나는 고개를 돌렸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남정네들이 마법진 하나를 가지고 토의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