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연의 단단한 물건이 루시의 찐득한 구멍으로 파고들어 갔다.
무려 두 번 째 삽입이다.
정확히 말하면 세 번이지만… 루시와 내가 이렇게 마주 보는 건 두 번째다.
"흐읏… 하아… 우, 우으브…"
"괜찮아?"
너무 순식간에 밀어 넣은 걸까.
나름 열심히 풀었지만 오랜만인 루시에게는 너무 가혹했을지도 모르겠다.
루시는 좁은 보지에 들어온 자지를 위해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침대에서 몸을 돌렸다.
"괘, 괜찮아. 후우. 빨리 움직여줘…."
루시는 심호흡을 하며 이호연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오랜만의 삽입은 조금이지만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전기에 감전된 듯 찌릿찌릿한 감각이 루시의 몸을 덮쳤다.
좁은 구멍을 억지로 넓히며 들어오는 자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건 아픔과 동시에 이상야릇한 기분을 선사했다.
"그럼 움직일게."
이호연은 루시의 말을 듣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꾸물꾸물한 질벽이 자지에 딱 달라붙어 왔다.
좁은 체구에서 나오는 강한 조임.
루시는 쾌락과 함께 찾아오는 고통을 참기 위해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움찔거렸다.
그리고 그런 루시를 보는 이호연의 가슴 안에서 무언가 끓어올랐다.
정복감과 성욕. 남자가 미치는 요소들이다.
"좋아. 좋아, 아, 아읏…."
다행히 루시의 몸에서 고통은 금방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를 쾌락이 채웠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이상하게 이호연의 자지는 기분 좋았다.
저런 큰 물건이 자신의 배에 왔다 갔다 하는 데도 아픔보다 기쁨이 더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
이호연은 그대로 몸을 숙여서 루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몸을 끌어안았다.
허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자지를 들이박을 수 있는,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 체위.
서로의 체온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자세다.
루시도 그에 맞춰 이호연의 허리를 발로 끌어안았다.
"하응, 아… 흐, 끄으으읏…."
찔걱- 찔걱- 푹-
이호연이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루시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왔다.
저항할 수 없는 마법같이.
자신의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마치 원래 그래야 했던 것처럼.
루시는 이호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흣, 이호연. 나, 나.. 좋아하지?"
몸을 쿵쿵 두드리는 쾌락에 휩싸이면서도 루시에게 중요한 건 이호연의 마음이었다.
"당연하지."
"진짜? 흐읏, 하앙… 진짜지…?"
"사랑해. 너도. 루미도."
"응, 흐읏… 나도, 나도 사랑하는데엣… 흐끄으흡…!"
확실한 장담을 받고 나서야 루시는 목을 뒤로 젖혔다.
마음 같아선 온몸을 비틀고 싶었지만, 이호연이 꽉 붙잡은 어깨 아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섹스는 꽤 부끄러웠다.
자신의 동생과 좋아하는 남자에게 흐트러진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런 흐트러진 모습을 볼 때마다 이호연은 더욱 흥분했지만, 루시는 그렇게 느꼈다.
"… 귀여워. 루시."
그때 옆에서 보던 루미가 끼어들었다.
"루, 루미이. 히이익…?!"
"나도 사랑해. 루시. 호연 씨만큼."
루미는 루시를 바라보며 싱긋 웃고는 입을 맞췄다.
단순히 입을 맞추는 게 아니라 혀까지 들어가는 깊은 키스.
루시는 눈을 크게 떴지만, 파고들어 오는 루미의 혀를 막지 않고 눈을 감았다.
"흐, 읍으읏. 쪽. 루, 루미… 이런 건 연습안했자나."
입을 뗀 루시는 당황해서 발음까지 샜다.
쌍둥이의 비밀스러운 연습에 이런 건 없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호연 씨는 좋아하는 것 같아."
루미는 살짝 웃으며 이호연을 바라봤다.
당연하지.
저런 모습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 남자가 어딨을까.
아니, 애초에 이런 황홀한 광경을 볼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있을까.
꾸욱- 꾸욱-
루시의 보지도 스킨십의 흥분을 나타내듯 강하게 조여왔다.
이호연은 그에 맞춰 허리를 더욱더 빠르게 움직였다.
찌걱- 삐걱- 찔걱-
"흐, 으으읍, 끄흑…."
여자가 암컷이 되어가는 과정.
루시는 자신의 상태를 파악했다.
이 선을 넘어서부터 섹스를 아는 여자와 모르는 여자가 갈린다.
저번 경험때 선을 알았고, 이번 경험에서는 선을 넘기 직전이었다.
이걸 알아버리면 이호연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원하는 걸 어떡해.'
루시는 그대로 이호연에게 떨리는 팔을 벌렸다.
"좋아… 진짜… 가, 갈 것 같아."
루시의 용기 낸 고백에 이호연도 화답했다.
그대로 루시를 끌어안으며 더욱더 빠르게 피스톤질했다.
이미 어느 정도의 사정감을 참고 있었기에 빠르게 사정할 수 있었다.
"나도 쌀게."
"응응, 으응… 아아, 아앙…."
찾아오는 쾌락에 몸을 맡긴 채 신음을 참지않는 루시를 보며 이호연은 마음에 있는 말을 내뱉었다.
"귀엽네. 루시."
"히, 이, 이상한 소리…."
루시의 볼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동시에 조임도 강해졌다.
이호연은 올라오는 사정감을 참지 않고, 달라붙는 질벽을 뚫으며 가장 깊은 곳에 그대로 사정했다.
"아, 아… 흐아앗…. 후, 후읍…."
이호연의 정액이 루시의 안을 가득 채웠다.
배 안에서 느껴지는 이호연의 사랑을 느끼며 루시도 절정에 달했다.
"이호연… 이호, 이호연… 하아, 아읏…."
꾸욱-
루시는 이호연의 몸을 꽉 잡으며 절정의 여운을 만끽했다.
"키스… 해줘."
그러면서 먼저 이호연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수동적이던 지금까지와 다르게 루시가 먼저 나서서 키스한 것이다.
이런 변화가 왠지 두근거려서, 이호연은 루시의 뺨을 쓰다듬었다.
정말 연인이 된 것처럼.
"하, 하아… 힘들어… 그렇지만 좋았어. 엄청."
루시는 절정의 여운을 즐기며 숨을 헐떡였다.
찌걱-
자지를 빼는 것도 쉽지 않았다.
루시의 애액과 엉킨 정액이 귀두에 걸리며 잔뜩 빠져나왔다.
"하으아읏, 으읏…."
"호연 씨… 이제 저도 원해요…."
루시에게 자지를 빼냄과 동시에 루미가 내게 달라붙었다.
언니의 절정을 본 루미는 부러움과 질투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며 이호연에게 다가갔다.
"비밀 친구의 비밀 자지…. 오늘은 비밀이 아니네요."
"큭."
방금 사정했는데도 단단한 자지를 보며 루미는 사타구니를 비벼왔다.
이호연은 그대로 루미의 엉덩이를 붙잡고 질척한 보지에 자지를 갖다대었다.
이미 흠뻑 젖은 보지는 애무도 필요없었다.
그대로 자지를 집어넣기 직전, 루미는 자지를 살짝 붙잡았다.
"잠시만요. 호연 씨...."
"응?"
"루시가 했으면 저도 할거에요."
루미는 앉아있는 이호연의 몸 위에 올라타며 직접 소음순을 벌렸다.
자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뻐끔거리는 보지구멍이 이호연의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비밀 친구의 비밀 자지... 저한테 박아주세요."
꾸욱-
루미는 손으로 보지를 벌린 채 그대로 주저앉았다.
오랜만의 비밀 자지를 환영하는 듯, 질벽이 귀두부터 꾹 조이기 시작했다.
루미는 루시에게 양보한 만큼 제대로 즐기기 위해 허리를 들썩거렸다.
이호연의 움직임과 맞추며 서로 더 큰 쾌감이 올 수 있도록 움직였다.
"조, 조아요. 흐읏… 단단하고… 뜨겁고… 쯉."
양반다리로 앉은 이호연의 위에 앉은 루미는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며 키스까지 이어갔다.
"후우, 루미… 복수야."
그때 절정의 여운에서 빠져나온 루시가 기어와 이호연의 등에 달라붙었다.
이호연의 등에 붙은 루시는 이호연과 루미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루미의 가슴을 잡았다.
"히, 루, 루시… 잠시마안… 루시까지 붙으며언…."
하지만 루시는 당한 걸 돌려주겠다는 듯 루미의 유두를 꼬집었다.
"쫍…."
그러면서 이호연의 목덜미를 핥았다.
느끼지못한 어색한 감각에 이호연은 몸을 꿈틀거렸다.
"야, 야."
"으으음… 이것도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던데… 싫어?"
"… 나쁘지 않긴 해."
싫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냥 당황했을 뿐.
헤헤 웃은 루시는 다시 이호연의 목덜미에 입을 가져갔다.
"흐잇, 하아… 흐끄그극. 루시. 호, 호연씨이이…!"
루미는 위 아래에서 느껴지는 자극을 참지 못하고 음란한 신음을 크게 내뱉었다.
섹스를 이어가던 이호연의 눈에, 동아리방 한 편에 놓여있는 전신거울이 보였다.
앞에는 루미에게 자지를 박고 있으면서, 뒤에는 루시가 달라붙어 있는 이 상황이 너무 어색하지만 흥분됐다.
그리고 루시의 다리 사이에서 내 정액이 뚝뚝 떨어지는 섹시한 광경도 더욱더 흥분을 가져다줬다.
찌걱- 찌붑-
이호연은 루미를 강하게 안으며 허리를 더 강하게 움직였다.
루미의 얼굴이 점점 녹아가고 쾌락에 빠져들어 갔다.
찐득한 암컷의 향기가 동아리방을 가득 채우고 음란한 물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아… 이호연. 나도 키스해줘."
츕- 쪽….
등 뒤에 있던 루시와 키스를 이어가고, 루미의 엉덩이를 꽉 잡으며 루미를 꽉 안았다.
꾸욱- 꾸욱-
이호연의 자지가 빠르게 움직이고, 루미의 보지가 자지를 끊어낼 듯이 조여왔다.
절정의 신호였다.
품에 안긴 채 자지에 박히는 루미는 입을 틀어막은 채 절정하고 있었고, 보지에서 정액이 흐르는 루시는 이호연을 뒤에서 끌어안으며 키스했다.
철퍽- 철퍽- 찔걱- 찌걱-
동아리방을 가득 채운 남녀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자지가 들락날락하는 음란한 소리.
"히, 히윽, 저, 이제 안대, 안대요…!"
루미가 이호연의 팔을 꼬옥 잡는 것과 동시에 이호연에게도 사정감이 몰려왔다.
루미의 좁은 보지와 뒤에서 느껴지는 루시의 부드러운 몸.
"사랑해요, 사랑해... 호연 씨이잇...."
"나도 사랑해."
이호연은 참지 않고 루미의 안에 사정했다.
몸 안쪽이 모두 빨리는 것 같은 사정.
몇 번이나 사정했지만, 전혀 줄어들지 않은 양의 정액이 루미의 안을 가득 채우고 밖으로 새어 나왔다.
"흐아, 으으으읏. 끄흐븝, 흐읏…."
루미는 그대로 이호연의 몸에서 떨어져 침대에 누워 여운을 느꼈다.
자연스럽게 이호연의 자지도 빠져나왔다.
"하아. 하아…."
루시는 이호연의 뒤에 안겨 숨을 골랐다.
조용해진 동아리 방에는 남녀의 숨소리로 가득 찼다.
세 번의 사정을 거친 이호연과 많은 절정을 한 루시루미 쌍둥이는 서로를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
아직도 단단한 이호연의 물건이 가운데에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 아직 더 할 수 있지? 얘들아."
"… 응. 충분해."
"네, 네헤엣. 각오했어요."
루미는 비틀거리며 이호연의 허벅지에 얼굴을 올렸다. 낼름 튀어나온 혀는 민감해진 귀두를 조심스럽게 핥았다.
"오늘 완전히 호연 씨를 저희 거로 만들어야 하니까…."
"… 나도 아직 모자라."
루시의 손도 천천히 사타구니로 향했다.
꿀꺽.
이호연은 쌍둥이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침을 삼켰다.
*
"하아…."
이호연은 침대에 누워있는 루시와 루미를 보며 감탄했다.
오늘 정말로 자신의 정력의 끝을 본 것 같았다.
침대에 누워 정액이 질질 새는 보지 구멍을 보이는 두 쌍둥이.
얼마나 많이 박아댔는지 자지를 뺐는데도 구멍이 닫히지 않고 있었다.
"흐, 흐읏… 호연 씨…."
"아, 아… 나 죽어버려…."
이호연의 자지도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었다.
사정하고, 빨리고, 사정하고, 빨리고, 빨리면서 사정하고, 사정한 뒤에 빼지 않고 계속 질내사정한 결과다.
몇 번이나 쌌는지 기억은 안 난다.
아마 두자리수겠지.
"이 정도면 멍드는 거 아니야?"
사실 이렇게 쌌는데 왜 정액이 아직도 나오는지가 더 신기하다.
아마 원래 세계였다면 기네스북에 올랐을 텐데. 피를 뿜긴 하겠지만.
"흑, 루미… 나 허리가 안 움직여."
"나, 나도 루시. 나는 턱이… 그래도 호연 씨는 좋아하셨어."
"맞아… 나도 봤어."
저런 음란한 말을 하는 루시와 루미의 얼굴에는 내가 싼 정액이 곳곳에 묻어있었다.
입 안에 싸다가 차마 못 받아낸 건 얼굴에 뿌렸기 때문이다.
찰싹!
"하읏!"
"흐읏…."
"침대나 치워. 이 변태들아."
이호연은 루시와 루미의 엉덩이를 때려주고 클린 마법으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자, 잘 가…."
"안녕히 가세요 호연 씨."
"응. 너희들도."
나는 루시와 루미를 배웅했다.
여자 기숙사와 남자 기숙사는 가까운 만큼 배웅이라기보단 같이 하교하는 느낌이었지만, 루시루미 쌍둥이는 그것만으로도 좋은지 히히덕거렸다.
창피한지 얼굴을 붉힌 루시는 후다닥 기숙사로 들어갔고, 루미는 손을 흔든 뒤에 루시를 따라갔다.
"하아…."
오늘은 진짜 꿈같은 날이었다.
마법을 처음 쓴 날만큼이나 비현실적인 날이었다.
저런 미녀들과 3p라는 경험은 정말 하기 힘든 경험이니까.
바깥이 슬슬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빨리 기숙사로 돌아가야지.'
그렇게 마음을 먹자마자, 나는 무언가 이질적인 마나를 느꼈다.
아니, 이질적인 마나는 아니었다.
나는 이 마력의 주인이 누군지 알고 있었으니까.
"우리 애기아빠는 여자친구가 많네?"
그리고 바로 내 뒤에서, 섹시한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애기 아빠는 여자친구가 많네?"
뭇 유부남라면 당연히 가슴이 덜컥할 말이었다.
다행인 점은 내가 아직 유부남이 아니라는 것.
"... 레베카 씨?"
내게 저런 호칭을 쓰는 건 한 명 뿐이다.
고개를 돌리자 붉은 머리의 마법사. 레베카가 보였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로 나를 보는 레베카는 좋은 장난감을 찾은 마녀의 얼굴 같았다.
적색의 머리칼과 새하얀 피부, 퇴폐적인 인상과 강한 마력이 합쳐지니 착한 사람인 걸 알아도 살짝 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열심히 애기 아빠한테 룬의 결계 알려주고... 뒷바라지해주면 뭐해. 잠깐 눈 돌렸더니 다른 여자랑 뒹굴고 있어."
"...."
무섭네.
물론 목숨에 위협을 느끼는 건 아니다.
그냥 연인 간의 다툼 정도?
조금 심하긴 하지만.
"그게 아니고요. 이게 좀 오래전부터 한 약속이라...."
"흐음, 그랬겠지. 굴러온 돌이니까 이해해야지. 근데 동거하고 있는 여자 뿐만 아니라 현지 여자친구도 있을줄은 몰랐어."
아파. 아프다고.
레베카의 말 하나하나가 비수처럼 꽂혔다.
양심에 찔려서 살짝 시선을 피하자, 레베카는 붉은 머리를 휙휙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난 최대한 주제를 돌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
"... 연락이라도 하고 오시지그랬어요."
그랬으면 이런 추태는 안 보여줬을텐데.
게다가 지금은 레베카와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고.
"연락처를 안 줬잖아. 애기 아빠가."
"아.... 맞네."
나는 그제서야 레베카에게 스마트 워치를 내줬다.
서로 맞대기만 해도 연락처 교환이 되는데 이걸 안하다니.
띡-
스마트 워치로 연락처를 교환한 레베카가 내게 다가왔다.
"아무튼... 힘도 넘치는 것 같은데, 오늘 해줄 수 있는 거야?"
서로의 숨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지자 나는 진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생각난 변명을 댔다.
"어, 음. 아직 룬의 결계 숙련도가 좀 부족하지 않아요?"
"대체 얼마나 좋은 유전자를 줄 생각인 거야."
레베카는 내 가슴 사이에 손가락을 대고 꾸욱 눌렀다.
장난스럽게 올라간 입꼬리에서 날 괴롭히고 싶어 하는 미소가 엿보였다.
"표정만 봐도 힘든 거 알겠으니까. 오늘은 봐줄게. 대신 다음에는 꼭 해줘야 해."
"... 알았어요. 이번 일만 처리하면 바로 할게요."
참 말하는 입장에서도 좀 그렇네.
누가 보면 엄청난 걸 해주는 줄 알겠어.
난 웃고 있는 레베카를 보며 말을 이었다.
"쩝. 그 말 하려고 온 거에요? 아니면 연락처교환?"
"그것도 있고, 겸사겸사 외로워서 보러왔어."
"네?"
이건 또 생각하지 못한 대답이다.
룬의 일족 생존자도 찾았는데 뭐가 외로워.
"애기 아빠 말대로 세뇌에 대한 흔적을 확인해봤는데, 내 주변 부하들이 다 세뇌에 걸려있더라고."
레베카는 씁쓸하게 웃었다.
"아...."
"판데믹한테 당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재능 있는 새싹들을 데려다 키운건데... 아무 소용없어졌어."
"....."
레베카의 마음이 어떨지 정확히 짐작 가진 않는다.
나는 어떤 조직의 수장 같은 게 되어본 적이 없으니까.
그래도 외롭게 룬의 일족을 찾아다니던 레베카의 마음은 이해가 간다.
거기에 직접 데려다 키운 부하들이 알고 보니 세뇌에 걸린 상태였다면 우울해질 만도 하지.
"그래서 룬의 일족 생존자 수현이도 보육원에서 못 데려오고 있어. 혹시라도 내가 생존자를 찾은 걸 판데믹이 알아내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레베카는 판데믹과 협력관계다.
판데믹은 레베카가 룬의 일족을 찾는 것을 도와주고, 레베카는 판데믹에 협조하는 식이다.
세뇌를 푼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지금, 굳이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
"... 지금 딱 안아주면서 위로해줄 타이밍인데. 힘들어서 안아주진 못하겠어요. 나중에 같이 식사라도 해요."
"너무 솔직해. 애기 아빠."
레베카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나저나 애기 아빠가 할 일은 뭔데?"
"개인적인 조사인데, 이게 좀 중요하거든요. 프랑스에 나타난 켄타우로스 아세요?"
판데믹의 사도인 켄타우로스.
아마 판데믹의 간부인 레베카도 알긴 할 거다.
"엄청 잘 알지. F급 용병이잖아"
"네네. F급... 어? 그걸 어떻게 알아요?"
잠시만.
F급 용병이라는 건 지옥 출신인 릴리아나의 정보다.
레베카가 알 수 없을 텐데?
"당연히 그 더럽게 강한 말이 자기 입으로 얘기했지. 나도 정확히는 몰라. 마에스트로가 세뇌하는 걸 도와주기만 했거든."
"오...."
의외로 켄타우로스를 잘 아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이 사람 판데믹의 간부다.
판데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모르겠지만, 간부면 사도의 소환 때도 같이 있지않았을까?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켄타우로스의 정보도 좀 빼낼 수 있지않을까?
"레베카 씨. 저 좀 도와주세요."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레베카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