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7화 (237/648)

좋아하는 남녀가 오랜만에 만났다.

조용하고 방해꾼이 없는 장소였다.

그 둘은 몸을 섞는 것에 대해 부담감도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내게 안겨있던 백아영이 무릎을 꿇고 내 바지를 끌어 내리기 시작한 건 자연스러운 흐름인 걸까?

"여보, 아니 아영 씨. 왜 그래요."

나는 갑작스러운 백아영의 움직임에 깜짝 놀라 백아영의 팔을 잡았다.

그러자 백아영은 무슨 문제라도 있냐는 듯 고개를 들어서, 눈을 마주쳤다.

"왜냐니… 여보. 점심시간이 곧 끝나요."

그 말이 맞긴 하다.

이미 식사를 하고 왔으니 시간은 30분 정도밖에 없었거든.

"가끔은 그냥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텐데…."

나는 진짜 얼굴만 보러 온 거라고. 대화도 좀 할 겸.

백아영은 내 의견을 자연스럽게 무시하며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반응하지 않았으면 했지만 내 아랫도리는 이미 단단해져 있었다.

"여보 자지는 대화하기 싫대요."

차가운 손으로 내 자지를 붙잡은 백아영은 날 올려다보며 살짝 웃었다.

"… 그건 생리현상."

이미 파블로프의 개처럼 히로인들의 손이 몸에 닿기만 해도 반응이 오는 걸 어떡해.

백아영은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입을 벌렸다.

뜨거운 숨결이 내 귀두에 닿자 나는 몸을 흠칫했다.

이미 아는 감각이지만, 언제 느껴도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쫍-

"크읍…."

내 자지가 천천히 백아영의 입에 빨려 들어갔다.

애니메이션같이 온몸에 전기가 흐르고 엄청난 쾌감이 몰려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자의 입에 내 자지가 물려있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인 만족감이 몸을 가득 채운다.

심리적인 포인트다.

남자의 자존심이나 정복감, 긍지 같은 게 한 층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다.

그게 예쁜 여자라면 더더욱.

"조으며서"

"… 좋긴 한데."

백아영은 눈으로 미소를 그리며 내 자지를 핥기 시작했다.

쫍- 쮸붑-

음란한 소리를 배경음 삼아 나는 백아영의 예쁜 얼굴을 바라봤다.

사실 슬슬 그런 생각이 든다.

히로인들을 공략하는 게 끝이 아니라고.

결국은 하렘 엔딩으로 끝까지 가야 한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히로인들과 모두 사이가 좋고, 이대로 가면 어찌어찌 모두 공략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보스를 잡을 때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좋겠지만… 과연 가능할까?

내가 지금 완전히 공략한 사람은 단 두 명이다.

백아영과 남다은.

루시와 루미도 곧 공략한다고 생각하면 네 명이겠지.

그리고 공략하지 못한 히로인은 둘.

문수린과 엘리스.

이 두 명은 시간이 더 걸릴 거다.

거기에 히로인은 아니지만 공략해야 할 여자가 넷.

임솔과 릴리아나, 레베카와 스칼렛.

사실 릴리아나는 지금까지 매우 가까이 지냈는데도 호감도가 90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마 지옥이나 서큐버스라는 종족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임솔 교수는 마법 관련으로 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많이 남았으니 좀 더 지켜봐야하고.

레베카는 임신시켜주면 좀 괜찮아질 거고, 스칼렛은… 하아. 모르겠네.

여자관계가 꼬이는 걸 예상하지 못 한 건 아니다.

해결 방법을 못 찾았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결 방법을 찾을 때까지 공략 안하고 가만히 있는 건 말이 안 되잖아.'

내게 시간이 무한한 것도 아니고, 공략을 진행한 것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

다만 이 위태위태한 상황.

조금만 건드리면 터져버릴 관계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고민할 뿐이다.

"아, 아야!"

그때 내 자지를 깨무는 촉감이 느껴졌다.

화들짝 놀라 고개를 내리자 백아영이 입에 자지를 문 채 날 바라보며 눈을 찌푸리고 있었다.

"쫍. 다른 여자 생각하고 있었죠."

"… 아니야. 여보. 너무 좋아서 참고 있었어요."

나는 백아영의 입술과 귀두를 잇는 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여자의 감인가?

눈을 찌푸리고 쾌감을 참는 척 한 건데 어떻게 알았지?

"으… 거짓말. 이리 와요. 여보."

백아영은 내 손을 잡고 양호실의 침대로 이끌었다.

"누워요."

"… 내가 안 움직여도 괜찮아요?"

"응. 내가 할 거야. 오랜만이니까…."

백아영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스타킹 가운데를 찢기 시작했다.

"아니, 여보. 일단 옷을 벗고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못 참아. 그럴 시간 없어요."

무서워.

살짝 눈이 돌아간 것 같은데.

백아영은 결국 옷을 입은 채 내 위에 올라갔다.

미니스커트와 스타킹은 그대로인데도 내 귀두 끝에는 축축한 살결이 느껴졌다.

그 이질감이 또 재밌었다.

"흐으, 하아… 오랜만이야. 여보…."

백아영은 내 위에서 손으로 자지를 잡고 자신의 구멍에 맞췄다.

확실히 새로운 느낌이긴 하네.

내 배와 허벅지에 닿는 까끌까끌한 스타킹의 촉감.

그리고 그 위에 있는 미니스커트까지.

시각적으로 참 보기 좋았다.

꾸욱-

"흐읍, 하앙…."

백아영이 내 위에서 주저앉자, 귀두가 보지로 파고들어 가는 촉감이 느껴졌다.

익숙한 집을 찾아온 듯 끝까지 들어간 자지는 자궁구를 때리며 자리 잡았다.

"여보…."

그대로 내 몸 위에 쓰러지듯이 몸을 맞댄 백아영은 허리를 위 아래로 움직이며 내 쪽으로 입술을 내밀었다.

나는 백아영의 등과 뒤통수를 잡으며 키스와 섹스를 이어갔다.

찔걱-

"쪽. 쫍… 하아, 사랑해요. 여보. 응? 사랑해."

"… 응. 나도 사랑해. 여보."

"나도. 나도 사랑해. 흐, 흐읏. 너무 좋아앗… 흡."

당연히 기분은 좋다. 

백아영의 배려하는 섹스.

자신보다 내 쾌감을 먼저 생각하며 움직이고 내 취향에 맞게 움직여주는 허리도 너무 좋았다.

직접 컨트롤 하는 것 처럼 자지를 사방에서 누르는 질벽의 압박감도 완벽했다.

문제는….

 ★ 히로인 상태창

[백아영]

- [ 호감도 : 100 ] (+ 1.6)

- [ 성욕 : 97 ]

- [ 식욕 : 45 ]

- [ 피로도 : 30 ]

현재 상태 : 여보는 내꺼야. 여보여보여보여보….

내게 너무 매달려온다는 것.

어디로 도망가지도 않을 텐데 격렬한 키스를 하며 혀를 움직였다.

"사랑해. 사랑… 흐읏, 하, 아앙… 좋아."

아무리 생각해도 백아영의 의존도가 너무 심해지는 것 같다.

원인은 뻔하다.

다른 여자들이겠지.

"여보오…."

백아영은 내가 다른 생각을 하는 걸 그새 알아챘는지 내 얼굴을 잡았다.

"응. 이리 와."

포옥

결국 내가 지금 해야 할 건 백아영에게 집중하는 것.

그리고 더 만족을 주는 것이다.

나는 백아영의 젖꼭지을 살짝 꼬집었다.

"흐읏, 여, 여보… 왜 그래요."

"이런 거 싫어해요?"

내가 가슴을 꼬집었을 때, 순간 보지의 조임이 강해진 걸 난 느꼈다.

여보 여보 하면서 아무리 부부 순애 섹스를 한다고 해도, 백아영의 본성을 난 알고 있다.

"… 안 돼요. 부부 사이에 그런 플레이라니."

 ★ 히로인 상태창

[백아영]

- [ 호감도 : 100 ] (+ 1.6)

- [ 성욕 : 99 ]

- [ 식욕 : 45 ]

- [ 피로도 : 30 ]

현재 상태 : 아, 안돼. 부부니까. 앞으로 태어날 아이의 교육도 생각해야 하고….

"으음… 알았어. 여보."

"응. 사랑해요."

꾸욱-

찔걱-

"하아, 읏, 흐읍… 흐아앗…."

백아영은 다시 허리를 움직이며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조여오는 보지와 축축한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정말 좋았다.

'분명 마음이 있는 건 확실한데.'

백아영 공략이 끝나기 전.

억지로 강간 플레이를 당하기 위해 보육원에 찾아오고, 나를 양호실로 부르던 백아영이 나는 아직도 선명했다.

호감도 100과 그때의 플레이가 합쳐진다면 좀 더 괜찮아지지 않을까?

"여보, 사랑해…."

"응. 사랑해요. 여보."

곧 점심시간이 끝난다.

나는 최대한 백아영의 몸에 집중하며, 어떻게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

- 와, 와… 엘리스 진짜 미쳤다.

- 훨씬 강해진 것 같은데? 지금까지 그냥 마법 쓰는 검사 같았다면… 지금은 무슨 만화에 나올 것 같아.

뒤에서 들리는 생도들의 감탄을 무시한 채 엘리스는 검을 휘둘렀다.

점수를 채점하는 시스템의 숫자는 끝없이 올라갔다.

결국 신기록을 지나 훨씬 높은 숫자를 기록한 뒤에야.

삐빅-

정해진 시간 1분이 지났다.

엘리스가 숨을 고르면서 기다리자, 담당 교수가 박수를 치며 훈련장으로 들어왔다.

"역시 엘리스 생도네요.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나 봐요?"

"… 비슷합니다."

"무서운 성장 속도에요 정말. 이 정도면 이호연 생도도 금방 따라잡겠어요."

"… 감사합니다."

하아.

이호연.

듣고 싶지만 듣기 싫은 이름.

엘리스는 한숨을 삼키며 훈련장 아래로 내려왔다.

왁자지껄한 생도들 사이를 지나 구석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몸을 맡겼다.

그리곤 고민에 빠졌다.

'이제 정보는 누가 수집하지?'

이번 수업은 검술 수업.

하지만 엘리스는 수업에 하나도 집중하지 못했다.

수업이 시작하기 직전 세바스 찬에게 이상한 보고를 들었기 때문이다.

스칼렛이 길드장의 극비 임무로 고용되었다는 것.

그래서 이제 비서 임무를 자신 혼자 맡게 되었다는 보고였다.

"…."

솔직히 비서 임무 따위는 세바스 찬이 혼자 해도 상관없었다.

문제는 스칼렛에게 맡겼던 엘리스의 개인적인 임무.

이호연의 조사였다.

이제 슬슬 컬렉션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이호연의 영상은 신음소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봤으니까.

스칼렛이 새로운 관계 영상을 가져다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극비임무라니.

"… 마사지를 예약해야 하나."

마사지의 효과는 정말 확실했다.

아카데미의 교수가 봐도 놀랄 정도로 성장했다고 하니까.

아마 완전히 치료된다면 자신의 전투력도 배로 올라가지 않을까? 라고 생각 중이다.

하지만 효과가 너무 좋아서 문제였다.

벌써 며칠이나 지났지만, 늘어난 마력 회로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더 쌩생해진 것 같았다.

효과가 너무 좋아서 다시 마사지를 받고 싶은데, 효과가 너무 좋다 보니 마사지를 받기까지 텀이 길어지는 상황.

물론 일반 마사지였다면 굳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다.

비용도 비용이고, 효과가 오래 가는 게 더 좋은 거니까.

하지만 이호연의 마사지는… 한 번 더 받고 싶었다.

그것도 최대한 빠르게.

이왕이면 길게.

"… 미친 년."

새삼스럽지만, 자신이 이상해졌다는 걸 자각했다.

성(性)에 전혀 관심이 없던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게 다 서바이벌 시험 때문이야.'

그때 루미와 이호연의 관계를 보지만 않았어도.

"쯧. …응?"

혀를 차며 넓은 훈련장을 둘러보다 보니, 저 멀리에서 마법을 쏘고 있는 생도들이 보였다.

임솔 교수의 수업인 마법사 실습이다.

아마 이호연도 저기서 수업하고 있겠지.

"… 나도 다음 주부터 마법 실습 들을까."

안 그래도 마법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임솔 교수라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겠지.

음.

분명히 그럴 거다.

"아니, 그렇긴 뭐가 그래."

잘 듣던 검술 수업을 그만둘 이유가 뭐가 있다고.

그때 엘리스는 자신의 시선 끝에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표적지 앞에서 아름다운 얼음창을 만들어내고 있는 남자.

순수하고 푸른 마법진의 마력에 매료되어 잠시 멍하니 그쪽을 바라봤다.

저렇게 완벽한 마법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엘리스는 눈을 떼지 않고 그 쪽을 바라보다가, 얼음창이 쏘아져 표적을 박살 내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 아, 아악."

엘리스는 머리를 부여잡고 자신이 이상해졌다는 걸 다시 한번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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