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1화 (181/648)

그리고 꽃집에 남은 남다은은 엘리스가 떠난 뒤, 자리에 서서 가만히 고민했다.

'이호연은 여자를 밝힌다. 그리고 여자와 관계를 많이 맺는다.'

여자와 관계를 많이 맺는다면, 관계 맺는 걸 좋아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여자와 관계 맺는 걸 좋아한다.'

남다은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바라봤다.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검을 휘두를 때 방해가 될 정도의 가슴이다.

'난 여자다.'

[이호연은 여자와 관계 맺는 걸 좋아한다.]

[난 여자다.]

= [이호연은 나와 관계 맺는 걸 좋아할거다.]

남다은의 머릿속에서 삼단 논법이 완성되었다.

"… 그렇게 보답할 수도 있구나."

남다은은 자신의 몸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꽃이 왜 이렇게 많아?"

"예뻐요…."

오후엔 루시와 루미가 병문안을 왔다.

쌍둥이들도 면회가 허락된 화요일부터 오후 시간마다 찾아왔다.

이호연 병실의 단골손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 임솔 교수님이 주고 가셨어."

남다은이 갖다준 거지만, 루미는 남다은과 내가 사이가 좋은 줄 모른다.

조별 과제 때 싸운 거 밖에 못 봤을 테니까.

"아하. 교수님도 왔다 갔구나."

다행히 임솔 교수를 팔아먹었더니 잘 넘어갔다.

루시와 루미가 꽃을 보는 동안, 나는 외출증을 꺼냈다.

오늘 외출 때 할 게 없어서 기숙사나 가려 했는데, 쌍둥이들과 놀러 가면 되겠네.

"둘은 밥 먹었어?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갈까?"

"어디로? 병원 식당?"

"아니. 밖으로 나가야지. 나 외출 가능해졌어. 오늘부터."

"뭐야! 그럼 나가자!"

"저도 좋아요."

루시와 루미도 괜찮다길래, 우리는 밖에 나가기로 했다.

"내가 먹을 곳을 찾아볼게. 기다려봐."

루시가 열심히 스마트워치로 맛집검색을 하는 동안, 나는 루미의 시선을 느꼈다.

고개를 슬쩍 돌리자 나를 열심히 바라보는 루미와 눈이 마주쳤다.

히로인 중 유일한 양심 루미.

나와 성적인 접촉이 있던 히로인들은 모두 병실에서 날 덮쳤는데, 루미는 워낙 착해서 병실에서 요구할 생각을 안 한다.

역시 루미는 착하다니까.

"…."

"…."

아닌가?

하지만 그 착한 루미의 눈이 날 마구 구타했다.

마치 섹스를 하지 못해 한이 맺힌 처녀 귀신의 표정이었다.

★ 히로인 상태창

[루미]

- [ 호감도 : 96 ] (+0.4)

- [ 성욕 : 87 ]

- [ 식욕 : 25 ]

- [ 피로도 : 30 ]

현재 상태 : 비밀 친구 활동…. 할 수 있으려나. 호연 씨 많이 아파 보이는데.

'그렇게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내 얼굴을 보고 아무 이상 없으니 괜찮다고 덮쳐오던 여자들보단 낫다.

나는 루미를 보며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만의 신호였다.

루미는 내 신호에 눈을 크게 떴다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오케이. 접수.

"우리 여기로 가자! 어때?"

그때 지금까지 신나게 맛집을 검색하던 루시가 식당 하나를 보여줬다.

고기 뷔페였다.

"그래. 가자."

"응. 나도 좋아."

우리는 그렇게 병원을 나왔다.

*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간식까지 먹었다.

이제 슬슬 본업 준비를 해야지.

본업은 당연히 루미와 비밀 친구 활동이다.

"오늘 재밌었어. 나는 슬슬 병원 외출 시간이 끝나서 가볼게. 조심해서 들어가."

"조심해서 가세요. 호연 씨."

"응응. 잘 가! 나도 오늘 재밌었어! 내일 또 갈게!"

루시에게 미리 생각해놓은 변명을 말하자 루시가 잘 가라며 열심히 손을 흔들어줬다.

★ 히로인 상태창

[루시]

- [ 호감도 : 95 ]

- [ 성욕 : 43 ]

- [ 식욕 : 20 ]

- [ 피로도 : 35 ]

현재 상태 : 오늘 너무 재밌었어!

나도 쌍둥이에게 손을 흔들면서 병원 쪽으로 향했다.

골목을 지나서 보이지 않게 되자 손을 내리고 그대로 골목에 숨었다.

'… 미안하네.'

저렇게 열심히 배웅해주는 루시를 보니 참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다.

이게 다 신경이 부족해서 그렇다.

진작 케어를 해야 했는데, 너무 신경 쓸 곳이 많다 보니 호감도가 높은 루시가 뒷순위로 밀려버렸다.

그렇게 밀리고 밀리고 밀리다 보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호감도는 높은데 이 다음부터 감이 안 온다.

고백하면 넘어오겠지만, 나는 고백하면서 순애 루트를 탈 수 없는 몸이니까.

"다… 정리되고 해야겠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남다은의 일을 정리하고, 퇴원하면 다시 아카데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다.

그때부터 루시를 공략하려면… 좀 머리 아프겠어.

"호연 씨."

"어, 어. 루미 왔구나."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루미의 얼굴이 보였다.

벌써 루시를 따돌리고 왔다니, 엄청나게 빠르네.

"루시는?"

"기숙사로 갔어요. 저는 살 게 있다고 이쪽으로 왔고요."

"으음. 잘했어. 어… 모텔로 갈까?"

마음 같아서는 병실로 가고 싶다.

모텔보다 병실이 더 안전하고 보안이 잘 되니까.

하지만 여자 입장에서도 생각해야지.

남자한테 자기가 입원하고 있는 병실에 가서 섹스하자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영 별로일 거다.

"… 네."

나는 준비해온 마스크를 쓰고, 전에 찾아놨던 무인 모텔로 향했다.

인식 저해 마법이 걸려있는 마스크여서 평소에 나를 자주 보는 사람이 아니면 알아보기 힘들 거다.

우리는 같이 모텔에 들어갔고, 방에 들어오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맞췄다.

"으… 응읍…. 호연 씨…."

"많이 기다렸잖아. 이리 와."

"네, 네헷…."

나는 루미의 옷을 하나씩 벗기며 침대로 이끌었다.

와이셔츠를 벗기자 작은 체구에 비해 큰 가슴이 옷 밖으로 튀어나왔다.

"하으, 아읏…."

옷을 벗으며 침대에 누운 루미의 몸을 감상했다.

톡 치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복감이 가득 차올랐다.

루미의 팬티는 겉으로 보기에도 흠뻑 젖어있었다.

이미 모텔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상태였겠지.

"기대 많이 했나 보네?"

"아, 으아… 죄, 죄송해요."

찔걱. 찔걱.

루미는 침대에 누운 채 내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몸을 움찔거렸다.

곧 내 물건이 높게 솟아올랐고, 손가락으로 보지를 괴롭히면서 루미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항상 펠라치오를 받고 섹스를 했지만, 오늘은 그냥 넣고 싶었다.

"바로 넣을게."

"네. 네…."

찌브븝-

푹 젖어있는 보지에 귀두가 파고들었다.

타액이나 애액으로 젖지 않은 귀두가 보지에 들어가면서 루미의 애액이 내 자지를 삼키기 시작했다.

"하으. 아으읏…. 아앙."

꿀렁이는 질벽이 자지를 문지르면서 기둥을 타고 습기가 올라왔다.

작은 몸집만큼 좁은 통로가 자지를 압박했고, 나는 그 조임을 뚫어내며 자지를 끝까지 집어넣었다.

"하, 하아… 호연 씨. 가득 찼어요… 흐읍. 너, 너무 좋아요…."

"후우. 나도 좋아."

루미는 숨을 헐떡이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덜덜 떠는 양팔을 들어 올리며 내게 뻗는 게, 안아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몸을 낮추어 루미의 품에 안겨 들어갔다.

"끄하. 아흐읏… 호, 호연 씨… 저 할 말이 있어요. 흡."

"응. 얘기해줘."

루미의 온기를 느끼며 허리를 움직이는데, 루미가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루, 루시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왜 그래?"

갑자기 루시의 이름이 나와서 놀랐지만, 루미는 꽤 진지한 표정이었다.

우리는 하복부가 연결된 채로 서로를 바라봤다.

"… 저는 루시가 좋아요. 당연히 호연 씨도 좋구요."

나는 조용히 루미의 말을 경청했다.

"그리고… 루시도 호연 씨를 좋아해요. 저희는 얼굴만 봐도 알 수 있거든요."

"… 응."

"하지만 저는 이렇게 좋은데… 루시는 그렇지 않잖아요. 저는 루시도 소중해요. 그러니까 호연 씨. 루시도… 같이 하고 싶어요."

"…."

"저희 둘과… 사귀어주시면 안 될까요? 루시도 분명 같은 마음일거에요."

"루미…."

루미의 말은 정말 고마웠다.

루미의 성격을 알기에, 이 말을 꺼낼때 까지 얼마나 많이 고민했을까도 알 수 있었다.

잘 풀린다면 나에게 너무 좋은 제안이다.

루시와 루미라는 양손의 꽃을 가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그러기엔 내가 꽂아놓은 플래그가 너무 많다.

루미의 말대로 루시와 같이 사귄다고 해도… 그 두 명이 끝이 아니다.

루미가 생각하는 연인 관계와는 너무 다를 거라는 말이다.

"히… 괜찮아요."

하지만 루미는 내 고민하는 표정을 보며 말을 이었다.

찌거억-

루미는 양다리로 내 골반을 꽉 잡았다.

조금씩 빠지고 있던 자지가 보지에 깊숙이 들어갔고, 루미는 눈을 살짝 찌푸리며 미소를 지었다.

굉장히 소악마같은, 귀여운 미소였다.

"저희는 강하거든요. 다른 여자들이 많아도… 결국엔 저희 둘이 이길 거에요. 왜냐면 쌍둥이잖아요."

"루미…."

이게 잘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루미가 이렇게 판을 깔아준다면… 시도는 해봐야겠지.

루미가 도와준다면 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그런데, 누가 섹스 중에 다른 여자 얘기하라고 했어. 내게 집중해야지."

"네, 네? 호, 호연 씨… 그게 아니라앗… 중, 중요할 때에… 흐윽."

물론 그전에 하던 섹스는 마쳐야지.

나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열심히 허리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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