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안녕하세요. 호연 씨."
"안녕. 루미."
루미와 모텔에 들어왔다.
방금 루시와 약간 다퉜는데 똑같이 생긴 루미와 모텔에 오는 게 기분이 참 오묘했다.
뭔가 쓰레기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루미는 이미 침대에 앉아있었다.
"침대에서 하는 건 오랜만이네."
나는 그 뒤를 따라 루미의 몸을 뒤에서 끌어안고 손을 앞으로 뺐다.
"맞아요. 흐으읏…."
말랑말랑.
루미의 부드러운 가슴을 주무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가슴을 만지니까 파도처럼 흔들리던 마음이 조금 차분해졌다.
"기대했구나?"
톡 튀어나온 단단한 유두가 루미의 흥분도를 알려주고 있었다.
"오, 오랜만이라서요…."
밝은 곳에서 부끄러워하는 루미의 모습은 꽤 귀여웠다.
"천천히 해줄게. 괜찮아."
"네, 네… 하읍."
바둥거리는 루미의 몸을 붙잡고 입안에 혀를 집어넣었다.
"으음… 쪽."
"먼저 해줄래?"
루미의 손을 잡고 내 사타구니에 가져갔다.
이미 바지를 뚫을 듯이 커진 물건은 그 크기를 과시하고 있었다.
루미는 직접 몸을 돌려서 내 바지 지퍼 근처로 얼굴을 가져갔다.
지퍼를 내리고 툭 하고 튀어나온 자지가 루미의 볼을 탁 하고 쳤다.
"…하읍. 쪼옵."
루미는 내 자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다가 입에 물었다.
여러 여자한테 펠라치오를 받으면서 느꼈지만, 입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느낌이 천차만별이었다.
루미는 찐득하게 달라붙어 오는 스타일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직접 목구멍을 대주는 느낌?
다른 여자들은 목구멍 깊게 자지가 들어가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날 위해 참고 해주는 느낌이다.
그런데 루미는 그것도 즐기는 듯했다.
목구멍 안쪽까지 귀두를 빨아들이며 삼키지 못한 침이 루미의 턱으로 흘러내렸다.
괴로워 보이는 눈을 보고 자지를 살짝 빼려 해도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며 뿌리까지 입 안쪽으로 삼켰다.
"끄읍, 스으읍…. 쫍."
사실 펠라치오는 릴리아나처럼 자지 봉사에 특화되 있지 않는 이상 보지보다 기분 좋기 힘들다.
서큐버스인 릴리아나도 펠라치오보다 본방이 기분 좋다.
하지만 루미처럼 목구멍 안쪽에 귀두가 닿는 게 반복되면 또 달라진다.
보통은 힘들어서 지속하기가 힘들지만, 목구멍에 귀두가 들어가는 그 순간은 입 보지라고 명해도 될 만큼 기분이 좋다.
나는 루미의 뒷통수와 귀 부근을 잡아 고정한 후에, 목구멍 안쪽까지 자지를 움직이며 박아댔다.
"크흡. 쫍. 쪽… 끕."
루미의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쮸븝- 쮸븝-
내 자지는 루미의 목구멍을 긁으며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이 정도면 내 허벅지를 때리면서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낼 때가 됐는데, 루미는 오히려 내 골반과 엉덩이를 잡고 내가 박기 쉽게 만들어줬다.
"…끄윽. 쪼옥. 쯉."
"쌀게. 루미."
"읍… 으읍."
목구멍의 기분 좋은 조임과 부드러움에 내 자지도 반응했다.
루미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입보지에 박고 있는 허리의 속도를 높였다.
"아… 후우…."
참을 수 없는 사정감이 느껴지자마자 루미의 뒤통수를 잡아당겼다.
목구멍 깊이 자지를 박아넣기 위함이다.
깊게 박힌 자지 끝에서 분출되는 내 정액들은 나오자마자 루미의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꿀꺽. 꿀꺽.
루미는 내 정액을 삼키면서도 끝까지 혀로 기둥을 핥으며 내 사정을 도와줬다.
"끄읍…. 끄하… 하아, 하아, 하아…."
내 자지가 천천히 입에서 빠져나오고, 삼키지 못한 정액과 침들이 루미의 입에서 흘러내렸다.
"누워볼래?"
"네… 흡, 네."
루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대로 다리를 벌리며 누웠다.
저렇게 약한 모습을 하면서 눈동자 속에선 계속해달라는 열망이 엿보였다.
그에 맞춰 흥분한 내 자지도 더욱더 단단해졌다.
"넣을게."
"네… 하앙, 흐으읏…!"
나는 루미의 몸을 꽉 붙잡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
이호연이 사라진 뒤,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난 백아영은 양호실 의자에 앉았다.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몇 개 있었지만, 지금은 볼 기분이 아니었다.
"여보… 밀당하는거에요?"
오늘은 확실하게 선을 그었던 그 날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다가왔다.
관계 내내 살갑게 대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계속 백아영을 배려해줬다.
어쩌면 내게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했다.
"파티…."
원래는 참여할 마음이 없었다.
자신이 참여하면 귀찮아질 게 뻔하니까.
친목 파티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전하면, 자신의 파트너가 누구인지 궁금해할 사람이 많을 거다.
그 유명한 성녀가 친목 파티에 참여하는 것이다.
어떤 남자와 같이 들어오는지 시선이 엄청나게 쏠릴 거고, 파트너를 구하지 못했으면 자신과 파티에 가자는 남자들도 엄청나게 꼬일 거다.
백아영은 생각했다.
어차피 파티에 참여하는 날이 되면 이호연이 파트너인게 알려질 텐데, 미리 알려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다른 남자들이 귀찮게 하지도 않을 텐데, 얼마나 편하겠어.
이호연도 갑자기 등장하는 것 보단 미리 알려지는 게 더 이득일거다.
…아마도?
"… 나도 몰라. 다 여보 탓이야."
일이 벌어진 후의 뒷감당은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백아영의 입장에선 좋았으니까.
슬쩍 사귀는 사이라고 흘려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좋아…!"
띠리링-
결의를 다진 백아영은 스마트워치로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아영아, 왜?
"응, 예지야. 혹시 아는 기자님 한 분만 소개해줄 수 있어?"
- 기자? 기자는 왜 필요해. 혹시 뭐 잘못했어?
걱정이 깃든 민예지의 목소리에 백아영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아니, 그냥… 발표할 게 생겼거든."
수요일 오후.
고급 저택들이 모여있는 곳 중에서도 가장 큰 저택의 안 방.
그 곳에서 엘리스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 여기 놓고 간 걸 눈치를 못 챘나?"
엘리스는 들고 있는 스마트 워치를 바라봤다.
이호연의 스마트워치였다.
마사지 할 때 놓고 간 물건을 삼 일이나 까먹고 있다니, 말이 되는 건가? 다른 것도 아니고 스마트워치인데.
심지어 그새 다른 걸 산 모양인지 손목에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었다.
아예 잃어버렸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그럼 안 돌려줘도 되는 거잖아. 새 걸 샀으니까."
잃어버린 줄 알고 새 물건을 샀는데 사실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면, 오히려 기분이 안 좋아진다.
엘리스는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 워치를 서랍 위에 올렸다.
자위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 이르다. 곧 세바스 찬이 보고하러 올 시간이기 때문이다.
똑똑-
"응, 들어와."
"아가씨. 한국 지부장에게서 이호연 생도의 의뢰를 정리해서 보냈습니다."
세바스 찬은 엘리스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 남다은이라고?"
자료를 읽은 후, 엘리스는 뜬금없는 이름의 등장에 눈을 찌푸렸다.
마음에 드는 이름은 아니었다.
항상 자신보다 위에 있었고,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여자다.
물론 그 능력은 인정한다.
바이어 길드와 계약만 되어있지 않았더라면 영입 1순위의 인재였으니까.
"바이어 길드에서 남다은의 동생을 감금하고 있다… 흥미롭네."
어쩐지 아무것도 없는 중소길드와 계약을 맺은 게 수상하다 싶었는데, 이호연은 이미 파악하고 있던 모양이다.
엘리스는 자료를 읽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유가 뭘까?
이호연이 저런 사실들을 알고 있는 건 둘째치고, 왜 남다은을 구하려고 하는거지?
"남다은을 구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고?"
"예. 이유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아마 우정이나 사랑 같은 게 아닐까요."
"…."
우정과 사랑.
정말 쓸데없는 감정이지만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다른 길드에서 남다은을 데려가기 위해 정보를 구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인 이호연은 저런 이유가 아니라면 의뢰권을 쓸 필요가 없다.
무려 아이리스 길드의 길드장에게 하는 의뢰권이다.
간단한 의뢰인 탓에 한국 지부장이 맡긴 했지만, 어쨌든 해결의 보증수표 같은 걸 남다은을 구하는 데에 사용한 거다.
'… 몸이 목적은 아니겠지?'
엘리스는 백아영과 루미, 그리고 영상에 담긴 의문의 미녀를 떠올렸다.
'임솔 교수랑도 그런 관계라고 하고, 혹시 남다은까지…."
항상 자신을 이기고 조용히 사라지던 남다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여자가 이호연에게 깔리는 상상을 하면….
욱씬-
생각만 해도 이상야릇한 감각이 몸을 덮쳤다.
이호연의 마사지를 받을 때 그 느낌이다.
엘리스는 슬쩍 앞을 바라봤다.
언제나 충실하게 자신의 옆을 지키고 있는 세바스 찬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자신의 비서 겸 경호원 겸 매니저라는 극한직업을 실천하고 있는 만능의 사나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요즘은 엘리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너무 완벽하다 보니 틈이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 세바스 찬. 요즘 피곤해 보여. 휴가라도 다녀오는 건 어때?"
"저는 괜찮습니다. 아가씨의 곁을 지키는 건 휴가나 다름없죠."
"아니, 정말 괜찮아. 스칼렛도 있으니까 잠깐 쉬다 와."
엘리스는 마사지 받을 시간을 위해 세바스 찬을 설득하기 시작했지만, 세바스 찬은 넘어가지 않았다.
"길드장님이 허락한다면, 생각해보겠습니다."
"… 마음대로 해. 나는 나름대로 생각해서 말해준 건데."
"죄송합니다. 그러고 보니 아가씨, 이호연 생도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다."
"뭔데?"
"이걸 확인해보시죠."
세바스 찬은 엘리스에게 한 동영상을 전송했다.
엘리스는 백아영의 얼굴이 띄워져있는 영상을 재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