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너무 뻔히 바라보지는 마."
"으, 으응."
이호연은 가슴의 두근거림을 느꼈다.
엘리스는 보석같았다.
눈같이 새하얀 피부에 뒤로 흘러내린 금발, 그리고 약간 부끄러움이 느껴지는 빨간 눈동자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상체는 속옷까지 벗은 채 블라우스 한 장으로만 가슴께를 가리고 있었다.
"시작해도… 돼."
엘리스는 가슴을 가린 자세 그대로 몸을 돌려 침대에 엎드렸다.
새하얀 등이 공기에 노출되었다. 옆 가슴까지 손으로 가리면서 엎드렸지만 이호연의 시점에서는 밑으로 튀어나온 가슴이 보였다.
곧 주머니에서 마석 가루를 꺼낸 이호연은 엘리스의 몸을 바라봤다.
'진정하자. 일단 마사지에 집중해야 해.'
이호연은 끓어오르는 음심을 참으며 천천히 엘리스의 등에 손을 가져갔다.
"시작할게."
이호연의 손이 엘리스의 등에 닿고, 마나 회로 하나하나가 넓혀지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고통과 함께하는 쾌감에 엘리스는 몸에 힘을 풀었다.
'이거야. 이 느낌….'
마나 회로가 넓어지는 이 느낌을 어떤 마사지사도 내지 못했다.
"흣…."
약간의 고통이 느껴졌지만, 그것마저 시원하다고 느껴졌다.
수많은 일류 마사지사들이 못하는 일을 어떻게 일개 생도가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천천히 등의 마나회로가 넓혀지는 걸 느끼던 엘리스는 다음 단계를 기대했다.
그리고… 곧 익숙한 열기가 찾아왔다.
아랫배가 쿵쿵대고 엘리스의 몸에서 여성의 향기가 풍겼다.
"하으읍… 흐윽…."
"괜찮아? 그만할까?"
"아, 아니… 계속해줘."
이호연이 몸을 쓰다듬을 때마다 느껴지는 이 자극. 흥분. 열기.
엘리스는 확실히 자각했다.
자신이 이것만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딸깍-
엘리스는 스마트 워치의 호출 버튼을 눌렀다.
지금 이 상황을 영상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스칼렛에게 미리 연락해놓길 잘했어.'
호출 버튼을 눌렀으니 곧 스칼렛이 들어와 영상을 찍기 시작할 거다.
물론 마사지 영상이 자위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흐으읍...."
"여기가 괜찮나 보네."
엘리스는 과한 신음을 내지 않기 위해 입을 꽉 다물었다.
곧 스칼렛이 올 텐데 스칼렛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슈슈슉-
잠시 후 엘리스는 눈치채지 못할 움직임으로 스칼렛이 천장을 타고 방으로 들어왔다.
"하아...."
하지만 이호연이 스칼렛을 눈치채지 못 할 리가 없었다. 이미 스칼렛의 은신을 파악할 수준의 감지력이 있었으니까.
이호연은 엘리스의 등을 주무르면서 천장과 눈을 마주쳤다.
스칼렛은 천장에 붙어 마주친 눈을 슬쩍 피했다.
"그럼 여기... 는 어때?"
갑자기 나타난 스칼렛을 보며 말을 살짝 더듬었지만, 다행히 엘리스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스칼렛이 왜 나오지?
당황한 이호연은 엘리스에게로 다시 시선을 내렸다.
"거기도 괜찮아... 후우."
하지만 엘리스는 엎드린 채 그저 마사지를 즐기고 있었다.
'하얗네….'
엘리스의 피부는 눈같이 하얬다. 건드리면 사라질 것 같이 연약했고 아름다웠다.
훤히 드러난 등의 굴곡과 치마 밑으로 보이는 허벅지는 섹시함을 더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마석 가루를 꺼냈다.
아무리 그래도 마나 마사지라고 하는데 뭐라도 준비해와야 할 것 같아서 가져왔다.
정작 엘리스는 고개를 침대에 박고 있어서 신경 쓰는 것 같진 않지만.
"시작할게."
엘리스의 등에 손을 살짝 얹었다.
서바이벌 때 몇 번 만져본 몸이지만, 침대 위에서라면 느낌이 다르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비교가 안 된다.
'후우… 긴장하지 말자.'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되냐.
나는 손에 마나를 집중했다.
어제 릴리아나와 연습했으니 서바이벌 때의 감각을 까먹진 않았다.
엘리스의 몸 내부에 마나를 흘려보내며 마나 회로를 하나씩 자극했다.
두근. 두근.
방 안에 울려퍼지는 심장 소리의 주인을 찾기 힘들었다. 아마 엘리스 같았다.
"흣…."
하나하나 마나 회로를 자극하며 손을 움직이다가, 조심스럽게 마력을 음부 쪽으로 흘렸다.
엘리스는 선천적 마력 장애 덕에 릴리아나보다도 더 쉽게 마사지 할 수 있다.
그만큼 마력을 느끼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툭. 툭.
그래서 엘리스는 릴리아나와 다르게 보지를 직접 자극해도 괜찮다.
나는 마력 회로를 자극하면서 동시에 자궁 주변에 마나를 흩뿌렸다.
"하으읍… 흐윽…."
약하게 진동하는 마나가 자궁에 자극을 주자, 엘리스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괜찮아? 그만할까?"
"아, 아니… 계속해줘."
쿡. 쿡.
자궁에 가하는 마나를 조금씩 늘리면서 엘리스의 몸을 희롱했다.
티가 안 나는 줄 아는 건지, 최대한 몸을 가만히 있으려고 하지만 움찔움찔하는 게 너무 잘 보였다.
엘리스가 성 경험이 없는 처녀라는 걸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흐으읍…."
"여기가 괜찮나 보네."
이번에는 몸의 표면을 따라 마력을 흘려보내 팬티 안쪽을 건드렸다.
숨어있는 클리를 마력으로 건드리면서 마사지를 이어갔다.
"하아…."
'조금 더 강하게 갈까, 아니면 그만할까.'
처음인데 너무 진도를 나가는 것도 좀 부담스럽긴 하다.
혹시라도 엘리스의 기분이 불쾌해지면 나만 손해니까.
"그럼 여기… 는 어…때?"
그렇게 최선을 다해 마사지하고 있는데… 스스슥-
내 몸을 훑고 지나가는 익숙한 섬뜩함에 나는 본능적으로 천장을 올려다봤다.
천장에는 익숙한 자세의 스칼렛이 몸을 밀착한 채 붙어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스칼렛은 잠시 동공이 커졌다가 눈을 옆으로 돌려버렸다.
"거기도 괜찮아… 후우."
"어, 응."
엘리스는 기분 좋은 한숨을 내뱉으며 내 마사지를 받았다.
내 시선은 천장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스칼렛은 입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날렸다.
그러면서 오른 귀에 있는 피어싱을 톡톡 건드렸다.
'저거 소형 카메라잖아.'
영상을 찍고 있는 건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 그건 이따가 스칼렛한테 직접 물어보면 될 거다.
"아, 아파…."
"아, 미안. 좀 셌네."
스칼렛을 보다보니 마사지에 집중을 못 했다.
다시 집중해야지.
꾹. 꾹.
마나 회로를 하나하나 눌러주면서 엘리스의 몸을 만졌다.
엘리스의 음부에 마나를 옮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정도면 충분해.'
손끝에 모든 집중을 담아 마나를 컨트롤했다.
은밀하게 엘리스의 보지로 파고들어 간 마나가 진동하며 클리토리스와 음순, 그리고 보지 입구를 자극했다.
"하, 하읍…. 아, 아읏…."
엘리스는 팔 다리를 비비적거리고 몸을 움찔거리며 애액을 뿜었다.
나는 최대한 마사지에 집중하는 티를 내기 위해 더 힘을 줘 등을 누르고 마나 회로에 신경썼다.
부스럭부스럭-
엘리스는 엎드린 채 자세를 바꾸며 이불에 가슴을 비볐다.
"스읍… 하아. 후, 아앗…."
어떻게든 신음을 참으려는 엘리스의 몸을 부드럽게 만지며 천천히 속삭였다.
"몸에 힘을 빼. 마나의 움직임을 받아들이는 거야. 전혀 이상한 게 아니야."
"… 알았어. 원래 이런, 거구나."
평생 선천적 마나 장애를 가지고 있던 엘리스는 내 말에 속아 넘어갔다.
물론 속아넘어간 척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엘리스도 동의했다는 점이다.
이제 조금 안전해졌다고 생각한 나는 더 과격하게 애무를 시작했다.
마치 혀로 핥는 것처럼 부드럽게 마나를 컨트롤해 클리토리스를 굴렸다.
손가락으로 쑤시듯이 강하게 보지 구멍을 자극했고 내 자지가 박히는 것처럼 자궁을 때렸다.
"아흣… 하, 앙… 하읏!"
엘리스는 자위로는 느낄 수 없는 쾌락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고 흐느꼈다.
마사지를 꽤 오래 하고 있다 보니 우리 둘 다 땀을 흘렸다.
나는 직접 했으니 당연히 힘들었고, 엘리스는 받는 입장이었지만 계속 내 애무를 받았으니 땀이 난 것이다.
하지만 엘리스에게 땀 냄새는 나지 않았다. 오히려 수컷을 흥분시키는 음란한 암컷의 냄새가 올라왔다.
정작 자신은 모르는 것 같지만 치마 안쪽에서도 축축한 습기가 느껴졌다.
나는 마지막으로 남은 손가락들을 꾹꾹 누르며 클리토리스를 마력으로 문댔다.
"흐, 흐읍?! 흐읏! 아읍!"
엘리스는 순간적으로 가해진 강한 쾌감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베개에 얼굴을 묻고 신음을 내뱉었다.
허리가 휘어지고 새하얀 등이 긴장으로 인해 쭉 펴졌다가 다시 늘어진다.
"하, 하아…. 후… 하아…."
엘리스는 심호흡을 하며 눈을 떴다.
막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초점이 흐린 눈동자는 그대로 나와 눈이 맞았다.
"끝났어."
"… 으응."
절정에 달한 엘리스의 표정은, 꽤 귀여웠다.
★ 히로인 상태창
[엘리스]
- [ 호감도 : 62 ]
- [ 성욕 : 78 ]
- [ 식욕 : 35 ]
- [ 피로도 : 58 ]
현재 상태 : 이거였어... 계속 기다리던 거...!
어쩌면 공략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
"고마워. 고생했어. 계약금이랑 보수는 계좌로 보내줄게."
"알았어."
잠시 휴식을 취하자 엘리스도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천장에 붙어있던 스칼렛은 마사지가 끝나자마자 다시 천장을 기어서 어딘가로 사라졌고, 우리는 잠시 방에서 쉬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시끄럽던데."
"응? 아, 괜찮아. 이미 아카데미 측하고 얘기도 끝났어."
요즘 나를 깎아내리는 놈들이 많아졌는데, 엘리스도 그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마침 어제 수린 누나를 만나서 얘기했으니 잘 처리되겠지.
"그래? 여러모로 시끄럽던데 다시 한번 확인해봐."
"…? 알았어."
"오늘은 고생했어. 다음에 내가 또 연락할게."
"응. 나중에 보자."
나는 엘리스에게 인사를 하고, 주머니에 있던 예비 스마트 워치를 슬쩍 의자 위에 올려놨다.
의자는 책상으로 가려져 있으니 아마 발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다.
이 때를 위해 준비한 회심의 선물이었다.
방을 나와 인식 저해 결계를 발동시키고 엘리스의 저택에서 나왔다
안전을 위해 저택과 꽤 걸어온 후에 결계를 해제시켰다.
그리고 내 진짜 스마트 워치를 켰다.
"뭐가 난리길래 저러지?"
엘리스가 저렇게까지 말하는 거면 내가 모르는 새로운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여러 글 중에서 내 이름이 떡 하고 박혀있는 글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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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ㄷㄷ 아카데미에서 이호연 징계 회부 가능성 논의 중.]
확실한 건 아닌데 명예관 파손에 일반인 혼돈 유발 등이라고 하더라.
일반인들은 모르는 뭔가 내부 사정이 있는 듯.
그래도 공식 기사까지 나오는 걸 보면 이호연이 진짜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싶음.
[사진]
빨리 아카데미에서 확실한 입장이 나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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