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9화 (149/648)

*

대충 밥을 먹고 릴리아나랑 시간을 떼우며 놀다가, 릴리아나의 방송시간이 되서 집에서 나왔다.

마침 문수린과 약속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꽤 익숙해진 풍미당에 왔다.

"어서오세요."

"문수린이라는 이름으로 예약했는데요."

"아하, 문수린님 일행이셨군요."

문수린과 약속은 항상 이 풍미당에서 만나는데, 같은 직원인데도 항상 나를 처음보는 사람처럼 대한다.

고급 식당의 서비스같은건가?

"이쪽으로 오시죠."

직원의 안내를 받아 2층 룸으로 향했다.

이제 대충 구조를 다 외웠는데 다음부턴 그냥 방 번호만 알려주면 좋겠다.

똑똑.

"누나 저 왔어요."

"응. 들어와."

오랜만에 본 문수린은 여전히 예뻤다. 백금발의 생머리와 잘빠진 골반라인이 아름다웠다.

역시 안경을 벗으니까 인물이 확 살아난다.

문수린은 스마트 워치로 보던 영상을 종료하고 나와 눈을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누나. 뭐 보고 계셨어요?"

"응? 헤헷… 그냥 뭐 웃긴 동영상 같은거." 

"아하. 누나도 그런거 보시는구나. 맞다. 테러 때문에 고생많으셨어요."

"아니야. 네 덕에 피해가 없어서 살았어. 만약 사망자가 나왔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해."

"에이. 제가 뭘 했다고."

나는 문수린의 맞은 편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식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문수린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아니… 왜 이렇게 밝아?'

물론 밝은 건 좋은 일이다. 루시의 멘탈이 부서지는 걸 보고 나도 가슴이 아팠으니까.

그래서 문수린을 공략하는 것도 굉장히 고민을 했었다.

근데 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에브리데이에 올라오는 도촬 글 빈도를 보면 이미 멘탈이 부숴지고 가루가 되도록 망가져야 할 시기인데….

뭔가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나?

나는 혹시나 해서 상태창을 확인했다.

★ 히로인 상태창

[문수린]

- [ 호감도 : 82 ]

- [ 성욕 : 35 ]

- [ 식욕 : 50 ]

- [ 피로도 : 33 ]

현재 상태 : 사랑해라는 말을 어떻게 유도할까?

"…네?"

"후후, 응? 뭐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순간 당황해서 감탄사를 내뱉어버렸다.

이 누나는 나한테 사랑해라는 말을 왜 유도하는거지?

문수린의 호감도는 82.

말도 안 되게 높은 수치다.

솔직히 그렇게 많이 만나지도 않았는데 왜 혼자 호감도가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랑해를 말하게 하는 건 또 뭐야?'

불안하다.

뭔진 몰라도 불안함이 엄습해온다.

"호연아."

"… 네. 수린 누나."

식사 자리의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지만, 괜히 나 혼자 긴장했다.

"사랑이란 게 뭘까?"

"… 글쎄요. 아직은 저한테도 어려운 문제네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러는 거지? 너무 부담되는데.

"그래? 너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어?"

"어… 바쁘다 보니 사랑을 할 시간이 없네요. 갑자기 사랑은 왜요?"

일단 '사랑해'란 말은 하지 말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혹시 문수린의 멘탈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스토킹을 받아도 정신적 타격이 없어지나?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그 정도로 쉬운 문제가 아닐 텐데. 분명 아니어야 하는데.

"으응. 그냥 궁금했어."

문수린은 무언가 개운해진 표정으로 방긋방긋 웃으며 젓가락을 들었다.

"…."

웃는 얼굴이 왜 불안하지?

나는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도 괜히 속이 더부룩했다.

*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었다니 다행이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후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분위기가 괜찮은게, 이건 슬쩍 이야기를 꺼내 봐도 될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저한테 진실을 밝히라면서 이상한 글을 퍼트리는 사람들이 있던데, 보셨어요?"

"응. 너도 봤구나? 사실 아카데미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중이였어. 일단 네 의견도 중요하니까."

"그냥 의구심이 들만한 마법진같은 부분만 해명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사람들도 납득할 수 있게."

"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네. 너무 반응해주면 오히려 역효과잖아요."

그런 사회의 밑바닥들은 반응해주면 오히려 좋다고 더욱 달려든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언급하면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차라리 무시하는 편이 낫다.

"호연이도 요즘 힘들 텐데 괜히 걱정거리가 늘어서 어떡해. 내가 잘 처리해볼 테니까 걱정 마."

"에이, 저야 뭐 괜찮죠. 누나야말로 괜찮아요? 일도 많으시고, 요즘 이상한 놈들도 더 많아졌던데."

문수린의 기분이 괜찮아 보여서 슬쩍 파파라치에 대한 주제를 꺼냈다. 

"응. 이제 그런 건 별로 신경 안쓰기로 했어."

아니, 왜요?

물론 좋은 변화긴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왜 생긴 거지?

나름 이 세상의 주인공인데 내가 모르는 일이 너무 많다.

"맞아요. 그러고 보니 제 사진도 엄청 돌아다니더라고요. 누가 그딴 걸 보는 건지."

나는 내 사진이 돌든말든 별 신경 안 쓰긴 한다.

[뚜렷한 정신력] 덕분에 기분이 나쁘지도 않다.

"아, 아하하… 그러게. 나도 이해가 안 되네."

문수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후식으로 나온 감귤 아이스크림을 앙 하고 입에 넣었다.

*

"나 왔다."

기숙사에 돌아오자 릴리아나가 책상에 엎드려있다가 고개를 확 들었다.

"왔어? 우리 치킨 시켰는데 좀 있으면 올 거야."

"또 치킨이야?"

"내돈내산인데 뭐가 문제?"

"하아…."

도대체 서큐버스는 몸이 어떻게 되어있길래 매일 치킨만 처먹어도 저 몸매가 유지되는 거지?

스칼렛은 소파에 다소곳이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얘는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스칼렛. 너 집에 안 가?"

"네? 아앗, 맞다. 여기가 너무 편해서 제 집인 줄 알았어요."

"…."

릴리아나랑 오래 있다 보니 멍청해진 게 분명하다.

처음엔 얼마나 사나운 여자였는데, 어쩌다 저런 꼴이 되었을까.

띠링-

내 스마트 워치가 울리며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낸 이는 엘리스였다.

- 엘리스 : 그럼 내일 만날 수 있을까? 우리 집 주소를 찍어줄 테니 마사지 준비까지 해서 와줬으면 좋겠어.

"호오…."

아예 이렇게 말할 정도면 그냥 마음을 먹은 모양이네.

- 나 : 나야 괜찮은데…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 엘리스 : 응. 주소 보낼게. 아, 올 때는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와야 해.

귀찮은 주문이 많은 아가씨네.

"누구야?"

책상에 엎드려있던 릴리아나가 내 허리에 달라붙었다.

"그냥, 친구. 내일 약속이 생겼어."

"아항."

릴리아나는 다시 거실의 침대에 누워 뒹굴거렸다.

스칼렛은 옷을 챙겨입고 천장에 들러붙어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저 충격적인 자세를 보고 있으니 PTSD가 올 것 같다.

너 때문에 내가 흥분 못 하면 책임질 거냐고.

지금이 말을 꺼낼 절호의 기회다.

나는 떠나려는 스칼렛을 붙잡았다.

"… 스칼렛."

"네. 호연 님?"

"미안한데 앞으로 천장에 붙어서 움직이는 것 좀 안 하면 안 될까?"

"어… 이게 제가 제일 자신 있는 잠입 자세라서요. 본래 사람은 머리 위를 제일 신경 쓰기 힘들어하고, 또 천장에 딱 붙으면 공기와의 마찰도…."

"아니아니, 우리 집에 올 때는 어차피 잠입 자세 같은 걸 할 필요가 없잖아. 그냥 대충 들어와도 안 막을 거야."

"아앗. 그러네요!"

스칼렛은 타닥-하며 바닥으로 내려와 거실 통창을 열었다.

"그럼, 내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응. 내일 보자."

슈슈슉-

스칼렛은 순식간에 어둠에 동화되며 사라졌다.

"… 근데 왜 내일 또 와?"

좋은 정보 찾으면 보고하러 오는 거 아니었나?

왜 우리집에 출근하려고 하는거야.

"아아앙-! 심심해! 심심해! 스카웃도 없으면 이제 난 뭐 하면 좋아~."

스칼렛이 가자마자 릴리아나가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넌 또 왜 그래."

"나랑 놀아줘! 심심해!"

"… 하아, 아니다. 마침 잘 됐어. 너 거기 옷 벗고 엎드려봐. 내가 마사지해 줄게."

엘리스를 만나기 전에 마사지 기술을 점검해야 했는데, 마침 실험체가 여기 있었네.

"오, 마사지? 그거 재밌겠당."

릴리아나는 내 말에 따라 바로 옷을 벗고 엎드렸다.

"이게 어떻게 치킨을 매일 먹는 옆구리야."

박기 좋은 골반과 커다란 가슴 사이를 연약한 허리가 이어주고 있었다. 

부드러운 옆구리와 허리를 쓰다듬다가 눌려서 옆으로 튀어나온 옆 가슴을 쿡쿡 찔러봤다.

"꺄흐… 간지러."

"이제 마사지 할게."

엘리스가 처음부터 이렇게 홀딱 벗진 않을 거다. 아마 서바이벌 때처럼 상체 정도만 보여주겠지.

거기서 몇 번 더 진행하다 보면 언젠간 이런 날이 오겠지만, 그게 내일은 아니다.

일단 오늘은 상체만 연습해야겠다.

릴리아나의 부드러운 몸을 쓰다듬었다.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팔과 등을 살살 주무르면서 마나를 주입했다.

"아, 아… 약간 아파."

"괜찮아. 몸에 힘 빼고 나한테 맡겨."

엘리스에게 하던 것처럼 릴리아나의 마나 회로를 조금씩 자극했다.

어차피 마나 회로는 항상 마나가 지나는 곳이고, 당장 나도 '가속'이라는 스킬로 마나 회로를 과부하 시킨다.

그런데도 튼튼한 기관이다. 

겨우 몇 번 자극한다고 손상이 가진 않는다.

"하윽… 시원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 다행이네."

릴리아나의 등을 꾹꾹 누르면서 마나를 주입했다.

한 손으로는 마나 회로를 자극하며 동시에 남은 손으로 자궁에 마나를 집어넣었다.

"하, 악… 너, 또 그거 할려고… 하으읏…."

"이 정도로 넣으면 너무 티 나는 구나. 오케이."

"하으읍! 악, 끄그극… 하앗…."

경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는 릴리아나의 자궁을 괴롭히면서 어떻게 해야 엘리스에게 걸리지 않게 자극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공략을 위해선 아무래도 자극이 큰 게 좋을테니까.

"이건 어때?"

"아, 아앙… 조, 좋아… 좋아요…!"

"좋은 게 아니라 내가 자극하는 게 느껴지냐고 묻는 거야."

"하윽! 하아앙! 동시에 하는 건 너무… 흐으읏♡"

"… 도움이 안 되네."

뭐, 이 정도면 대충 감이 온다.  

엘리스와 마사지 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겠네.

나는 마지막으로 마나를 진동 시켜 릴리아나의 성감대를 강하게 자극했다.

"앙, 아응… 핫. 하아아아앙!"

릴리아나는 엎드린 채 몸을 부들부들 떨며 애액을 뿜었다. 

방금 잡은 싱싱한 활어처럼 팔딱 뛰는 모습이 재밌어서 탱탱한 엉덩이를 만지며 릴리아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하, 그, 그마안… 주인님… 흐읏… 하아, 하아…." 

"고마워 릴리아나. 네 덕에 자신감이 생겼어."

"네, 네엣…."

"그럼 한 번 할까?"

솟아있는 자지를 릴리아나의 허벅지 사이에 꽂았다.

축축한 습기가 귀두에 느껴지고 음란한 향기가 풍겼다.

"조, 조금 쉬었다가… 꺄앙!"

나는 치킨이 올 때까지 릴리아나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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