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9화 〉139화. 테러 (139/648)



〈 139화 〉139화. 테러


"흠…."

"끄으읍!"

"그래서 이 여자는 어떻게 할 거야?"

릴리아나는 표독스러운 눈으로 날 쳐다보는 금발 스토커를 보며 얘기했다.

아주 살기가 줄줄 흘러나오는데, 사실 저 눈보다 아까 천장에 붙어있던 모습이 더 무서웠다.

생각만 해도 소름 돋네 아우.

"사실 짐작 가는 곳이 있긴 해."

이렇게 수준 높은 은신술을 구사하면서 유럽계라면, 아이리스 길드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제일 높겠지.

엘리스라는 연결점도 있고.

"아이리스 길드에서 나한테는 무슨 일로 오셨을까?"

"으읍!"

슬쩍 떠봐도 금발의 눈은 미동도 없었다.

확실히 진짜 현역이다 보니 교육을 잘 받았나 보네. 가벼운 도발에는 절대 넘어오지 않는다.

"하아… 오늘은 바쁜데."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생각에 테러가 발생할 확률은 90% 이상이다.

테러를 대비하려면 축제 구석구석에서 수상한 놈을 찾아야 하는데,  스토커 하나 때문에 귀찮은 일이 생겼다.

"너 이 자식. 누가 보낸 거냐! 내 정체를  이상 살려 보낼 수 없어!"

"끄으으읍! 끄으읍!"

릴리아나는 어디서 막대기 같은 걸 가져와 금발 여자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입까지 마력 밧줄에 감겨있는 금발 여자는 읍읍 댈 수 밖에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그냥 죽여버리면 되지 않아?"

설마 막대기로 찌르는  장난이 아니었다니 놀랍다.

릴리아나는 살벌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냈지만, 나는  의견이 다르다.

"네 마법 중에 쓸만한 거 없냐? 좀 고문에 쓸만한 거?"

"읍읍!"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걸 보낼 사람은 엘리스밖에 없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엘리스가 아이리스 길드를 이용해 내 뒷조사를 시킨 거다.

그렇게 잘 해줬는데 왜 이런 짓을 벌인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시도할 가치는 있다.

죽이는  정 안되면 마지막 방법으로 해야지. 솔직히 내 손으로 미녀를 죽이기는 좀 그렇다.

다행히 운 좋게 생포했으니 시도할 시간은 많다.

"고문하면 서큐버스지."

"그래?"

릴리아나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가슴을 내밀었다.

고문하면 서큐버스라니, 살면서 처음 듣는 말인데.

"특이한 성 취향을 맞춰주기 위한 마법이 서큐버스한테는 엄청나게 많거든. 흐흐."

"오… 하나만 보여줘 봐."

솔직히 무슨 상관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저렇게 자신만만하다면 이유가 있겠지.

왠지 릴리아나가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간지럽히기 마법!"

릴리아나의 손에서 검은색 기류가 미친 금발에게 흘러갔다.

"으읍."

"…."

금발 여자는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바닥에 구르지… 않았다.

간지럼 타는 티도 내지 않으며 여전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 어라?"

"이래 보여도 고급 인력이라서 그런 건 훈련이 끝났을거야."

"그, 그러면 체취 마법!"

"으읍!"

"체취 마법은 뭐야?"

"코에 땀에 찌든 냄새가 퍼져."

"오…."

진짜 쓰레기 같네.

아까 분명 특이한 성 취향을 맞추는 마법이라고 하지 않았나?

지옥 새끼들은 대체 무슨 취향을 갖고 있는거고, 서큐버스들은 무슨 싸움을 하고 있는거지…?

"으읍!"

하지만 이번에도 금발은 전혀 고통스러워보이지 않았다.

오히려기세등등하게 허리를 펴는 게, 확실히 고문 훈련은 이미 끝난  같다.

물리적인 고통은 가장 기본적인 고문 방법이니 소용이 없을 거고… 흠.

"이익… 발정 마법!"

"끄읍."

서큐버스의 특기인 발정 마법에도 금발 스토커는 침착을 유지했다.

"안 통한다니까. 아마 성욕도 이미 교육이 끝났을… 어?"

잠시만, 아무리 훈련을 했다고 해도… 사람이 자궁까지 훈련을 할 수 있나?

'해보면 알겠지.'

나는 배에 감겨있던 마력 밧줄을 살짝 풀었다.

그리고는 아랫배에 손을 대고 마력을 주입했다.

내 마력은 배로 스며들어가 자궁과 직접 맞닿았다.

"으읍! 끄으읍?! 끄끕!"

"이제 좀 느낌이 오는구나?"

어서 와. 자궁 마사지는 처음이지?

"끕! 끄읍!"

마력을 주입할 때마다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게 제대로 찾은 것 같다.

통하는 고문법을 찾았으니 이제 마법진을 만들어야 한다. 왜냐면 바로 나가야 하거든.

금발 여자를 묶고 있는 마력 밧줄을 유지하는 마법진을 만들고, 자궁을 자극하는 마법진도 만들어냈다.

자궁을 자극하는 마법진이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각성을 해서 그런지 높아진 마법 수준으로 결국에는 마법진을 설치했다.

"끄급! 끄윽!"

온몸이 묶인  자궁 마사지를 받는 금발 여자를 보니 괜히 뿌듯한 감정이 들었다.

결국엔 내가 이겼다!

"릴리아나. 나는 나가볼 테니까 얘 감시 잘하고 있어."

"왜 내 발정 마법은 안 통한 거지…?"

릴리아나는 아직도 자기 마법이 안 통한 게 억울한 모양이다.

"단순 성욕이 올라오는 건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잖아."

내가 발정 마법에 저항할 수 없는 이유는 야겜 주인공이라서 그렇다.

성욕에 관련된 부분은 이상하게 자제력이 없어지니까.

하지만  여자는 다르다. 아마 고문을 대비한 엄청난 훈련을 받았겠지.

"으음… 근데 네 마법도 발정 비슷한 거 아니야?"

"나는 조금 다르지. 아무리 고문 대비를 해도 자궁까지 훈련하진 않거든."

여성기에 무언가 삽입해서 고통을 주는 훈련이라면 대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궁을 직접 자극하는 쾌락을 막는 훈련을 하진 않았을 거다.

애초에 [마나 감응]으로 인한 정밀한 컨트롤이 안 된다면 이런 일이 가능하지도 않다.

"으으… 알았어."

"그래. 오늘은 밤에 꼭 들어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시무룩해 하는 릴리아나의 머리를 한 번 털어주고 기숙사 밖으로 나왔다.

이제 테러범을 찾으러 가야지.



*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돼. 서큐버스는 고문의 강자인데…."

릴리아나는 쾌락에 몸부림치는 금발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마력 밧줄에 온몸이 묶여있었고, 다리 사이의 타이즈는 흠뻑 젖어 있었다.

"내 마법은 안 통했으면서 왜… 으으."

이건 서큐버스의 자존심 문제였다.

어머니가 항상 얘기하던 서큐버스는 고문의 강자라는 말을 진실로 만들어야 한다.

본래 서큐버스는 동성도 흥분시킬 수 있다.

물론 여자를 흥분시키는  인큐버스의 역할이지만, 같은 암컷끼리 서로 흥분시키는 걸 좋아하는 남성도 있는 만큼 서큐버스에게도 그런 능력이 요구된다.

"역시 다른 여자를 끼고 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발정 마법!"

"끄읍… 흣."

"발정 마법!"

"끄으윽…."

"별 반응이 없는 것 같은데."

릴리아나는 묶여있는 스칼렛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끄으으읍!"

이호연의 뒤를 따라오다가 잡혀버린 아이리스 길드의 심복 스칼렛은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생도 주제에 자기 은신을 알아챈 그 미친놈은 뭐고, 자궁이 꿍꿍 울리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이 마법은 또 뭐고, 꼬리가 나풀나풀거리는 이 여자는  뭘까.

"끄으읍!"

고된 훈련으로 고문에 대한 준비는 마쳤다.

심한 수치심이 느껴지는 고문이라면 자결할 수 있는 독약도 이빨 사이에 준비했다.

하지만 그걸 알고 한건지, 몸은 조금 움직일  있었지만  주변은 아주 작은 움직임도 불가능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궁이 울리는 쾌감은 참기 힘들었다.

성욕따위는 이미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쾌감은 처음이었다. 이런 게 있는 줄 알았다면  훈련을 혹독하게 했을거다.

물론 이호연의 히로인들이 자궁 자극  번에 절정에 달하는  생각하면, 사실 스칼렛은 엄청나게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성욕에 대한 방어기제가 약해졌고 릴리아나의 발정 마법까지 중첩되니 스칼렛에게도 인내심의 한계가 밀려오고 있었다.

"끄읍! 끄으읍!"

스칼렛은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삶을 추구했다. 스파이를 하는 것도 그냥 자기가 제일 잘 하는 게 이런 일이라  뿐이다.

다른 말로 조건이 좋으면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다는 말이다. 일단 자기 목숨이 가장 중요하니까.

하지만 이 미친년 놈들은 그럴 기회도 주지 않았다.

"끄으읍! 으으읍!"

'제발, 일단 풀어줘. 조건을 들어볼게.'

스칼렛은 조건을 들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열심히 피력했지만, 릴리아나는 전혀 알아주지 않았다.

"흐으음. 자궁자극이라… 하긴 확실히 엄청나게 자극이 오긴 하던데."

릴리아나는 자기 배를 쓰다듬었다.

이호연에게 한 번밖에 당한 적 없지만, 그때는 정말 엄청난 쾌감이 온 몸에 몰아쳤으니까.

생각하기만해도 자궁 안 쪽이 떨리는 게…

"자궁… 어?"

릴리아나는 자신의 꼬리를 바라봤다.

이상하게 이호연을 만나고 나서 더 길어진 것 같은 꼬리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자궁 자극… 이걸로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서큐버스의 꼬리는 본래 남성을 애무하기 위한 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곳도 부드럽게 상처를 내지 않고 자극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섹스 중에는 이호연의 다리를 감싸곤 했다.

릴리아나는 바닥으로 떨어진 서큐버스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꼬리를 들었다.

"끄읍! 끄으읍!"

스칼렛은 저 여자의 웃는 얼굴이 왠지 불안했다.



*

"너무 평화로운데?"

테러가 일어날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하긴 테러가 일어날 분위기라는 것도 이상하지.

미리 알면  도망갈 테니까.

'내가 테러범이라면 노릴만 한 곳이….'

사람을 많이 죽이고 싶다면 당연히 광장 한복판이겠지.

하지만 그놈들의 목적은 단순히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다.

인간을 마왕을 소환하기 위한 제물로 삼는 것.

제물은 마력량이 많은 존재일수록 좋다.

그렇기에 이들은 생도를 자주 노려온다.

현역 헌터보다 약하지만 일반인들보다 마력량은 월등한 좋은 사냥감이기 때문이다.

"공원… 아니, 부스 쪽으로 가야겠네."

사람이 많은 곳이 오히려 도주하기 편할 거다.

지금은 일반인들도 많이 아카데미에 섞여 들어왔고, 경비 병력도 얼마 없으니 혼란을 틈타 도망갈 수 있으니까.

"으음…."

혹시 오늘 일어나지 않는 건가.

몇 시간이나 돌아다녔는데도 영 수상한 놈들이 보이질 않는다.

고개를 저으며 잠시 벤치에 앉아 쉬려던 그때. 벤치 밑에서 작은 마나의 떨림을 감지했다.

정말 집중하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을 연약한 떨림이었다.

"뭐야 이거."

벤치 밑에는 작은 마력 장치 하나가 붙어있었다.


────[ 시한 폭발 장치 ]────

 등급 : 중하

 하급 마력석을 심은 기계에 폭파 술식을 새긴 장치.

▶ 지정한 시간이 지나면 폭발합니다. (12초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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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씹…."

나는 즉시 옆에 있던 호수에 폭발 장치를 집어던졌다.

쾅-! 쾅-!

콰아아앙-!

호수에서 큰 물보라가 만들어졌고, 동시다발적으로 천상제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뭐, 뭐야! 테러다!"

"도망가! 도망가!"

곳곳에서 일어난 폭발에 생도와 일반인들은 혼란에 빠졌다.

나는 침착하게 상황을 살폈다.

'폭발의 위력 자체는 강하지 않았어. 이건 눈속임이다.'

실제로 호수의 물보라를 보면 사상자가 발생할 만큼의 위력이 아니었다.

가까이에서 맞더라도 작은 화상만 입을 정도의 화력이다. 다만 소리는 매우 컸다.

패닉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주변에 있는 경비병력에게 모여!"

"경비병력! 경비병력 어딨어!"

주변 경비병력들은 무기를 꺼내고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주변으로 몰리고 있었다.

'경비병력이… 이렇게 많다고?'

이상할 정도로 많은 경비병력.

그리고 자신에게 모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경비병력들에게서 나는 짙은 위화감을 느꼈다.

애초에 이렇게 경비병력이 많다면 판데믹에선 테러를 일으키지 않는다.

'개안'

난 마나의 움직임을 파악할  있는 '개안'을 발동시켰다.

그리고 경비병력  몇몇이 수상한 마력 움직임을 하고 있는걸 발견했다.

"찾았다."

저게 진짜 테러다.

설마 경비병력으로 변장했을 줄이야. 도대체 언제부터 준비한거야?

화르륵-

나는  손에 불꽃을 일으키며 혼란의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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