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화 〉138화. 백아영 (3)
"하으아… 흐읏…."
"너무 무리했나…?"
얼마나 싸댔는지 백아영의 배가 살짝 통통해진 것 같다.
뽕-
방금 마지막 사정을 끝낸 백아영의 보지에서 자지 마개를 빼자마자 하얀 정액이 흘러내렸다.
쩝. 내 양기가 다 저기로 가버렸네.
"여보. 아~."
"아… 쫍."
백아영의 목 즈음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자지를 입에 물렸다.
방금 절정에 달해서 해롱해롱한 상태로도 여보의 자지라고 하니 바로 쪽쪽 빨아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눈을 위로 올려 뜨면서 나와 눈을 마주친 상태로 자지를 빠는 백아영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정말 부부라도 된 것 같았다.
★ 히로인 상태창
[백아영]
- [ 호감도 : 99 ] (+0.7)
- [ 성욕 : 100 ]
- [ 식욕 : 45 ]
- [ 피로도 : 62 ]
현재 상태 : 여보자지♥ 여보자지♥ 여보자지♥
"쮸붑… 쪽. 하읍. 쪽."
"…."
뭐야, 성욕 100? 이게 맞아?
근데 호감도는 왜 99야.
나는 허락도 한 적 없는데 혼자 여보가 되어 버린 백아영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무슨 짓을 했는지 성욕이 100이다. 얼마나 좋았던 거야.
하긴 아직도 내 자지에 열중하고 있는 걸 보면 그럴 만도 하지.
아무튼, 백아영은 내가 빙의한 이후에 가장 공략에 열중한 히로인이다.
지낸 시간은 루시루미 쌍둥이와 릴리아나가 더 길더라도 같이 있던 시간의 농도는 백아영이 제일 짙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성욕이 100까지 올라갔는데도 호감도가 99에 멈춰있다.
저번에도 백아영의 호감도가 99에서 멈춘 적이 있으니, 아마 호감도 100이 공략 성공의 기준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
다른 히로인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루미와 릴리아나 둘 다 90 후반대에서 멈췄었다.
'특정 조건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조건이 뭐냐가 문제겠지… 원작 게임에 없던 시스템이라 어렵네.
원작에는 애초에 호감도니 뭐니도 없다.
히로인 상태창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히로인 공략을 도와준답시고 내기의 신이 준 기능이니까.
아니 이런 거면 그때 얼굴 보고 자세히 좀 알려주지. 개 같은 새끼.
"쫍… 쪼옥."
"하아… 그만 해요. 아영 씨."
"프후… 으응."
나는 백아영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에 내 품으로 끌어당겼다.
"피곤하다. 그렇죠."
"응…."
백아영은 내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안겨 왔다.
'흐음.'
대충 감이 올 것 같기도 하네.
오늘 섹스로 백아영 공략의 틀이 얼추 잡혔다.
지금 백아영의 상태는 누가봐도 나를 사랑하는 상태다. 그런데도 호감도가 100이 되지 않는다면, 이번엔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
이제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오늘 플레이는 엄청나게 심취했네요. 그렇죠?"
나는 자연스럽게 말을 꺼내며 백아영을 바라봤다.
"어, 어? 으응. 응. 그렇지…."
"앞으로도 잘해주시지 않으면 사진 퍼트릴 거에요."
"응… 잘할게."
백아영은 내 말에 흠칫 놀라더니 나와 살짝 거리를 두었다.
서운해하는 티가 팍팍 나는 게 약간, 아니 좀 많이 미안하다.
진짜 내가 봐도 방금은 쓰레기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고구마가 있어야 사이다가 맛있는 법이다.
지금 서운해야 나중에 더 기쁘지.
"여기서 자도 되죠? 같이 자요."
"… 알았어."
백아영은 그 자세 그대로 내게 등을 돌리고 누웠다.
★ 히로인 상태창
[백아영]
- [ 호감도 : 85 ] (+0.7)
- [ 성욕 : 79 ]
- [ 식욕 : 45 ]
- [ 피로도 : 68 ]
현재 상태 : 아… 너무 심취하지 말자.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잖아. 이 정도 관계면 충분하잖아….
'지금이라도 다 뻥이에요. 사랑해요. 하고 안겨야 하나.'
같은 침대에 있는데도 돌아누운 백아영의 등을 보고 있으니 참 씁쓸하다.
방금까지만 해도 사랑스러운 눈으로 날 바라봤는데. 쩝.
나는 굴하지 않고 꾸역꾸역 백아영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당분간 원래 컨셉대로 가야 하니까, 성욕에 미친 척이라도 해야지.
*
- 굿모닝~ 띵띵띵~ 굿모닝~ 빠빠빠 빠빠 빠빠빠빠 굿모닝~
"아이 씨…."
개 같은 알람에 깨어났더니, 낯선 천장이었다.
"아, 양호실이구나."
어젯밤에는 섹스에 열중하느라 천장을 안 봤더니 이제야 눈치챘다.
"흐으응…."
재빨리 알람을 꺼서 그런지 백아영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어제 좀 미안한 짓을 해서 얼굴 보기가 좀 그렇네.
나는 조용히 옷을 챙겨입고 양호실을 빠져나왔다.
'메시지만 하나 남겨놔야겠다.'
일찍 잠이 깨서 먼저 간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긴 후에 나는 기숙사로 향했다.
오늘은 하루종일 축제에 돌아다녀야 한다.
시간은 10시. 테러는 보통 낮에 일어난다.
점심시간부터 오후 시간까지.
아마 게임에서 밝기 조절을 하기 귀찮아서 그렇게 설정한 것 같다.
물론 현실이 된 이상 100%는 아닐거다. 하지만 아무리 나비효과가 있더라도 첫 테러부터 꼬일 가능성은 없다.
어제 낮은 평화롭게 지나갔으니, 오늘은 특히 위험한 날이다.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단 기숙사로 돌아가서 좀 씻고… 깔끔한 생도복을 챙겨입어야겠다.'
그리고 나서는 아카데미 순찰이다.
사실 테러가 발생하기 전에 생도들을 대피시키는 게 베스트겠지만, 생도들이 도망가면 일어날 테러도 안 일어난다.
그렇다고 경비 병력을 늘리자니 치밀한 판데믹 놈들은 조금이라도 낌새가 이상하면 테러를 일으키지 않는다.
일어날 수 있는 테러를 막을 수 있으니 이득이지 않냐고 할 수도 있지만, 차라리 내가 대처할 수 있을 때 테러가 발생하는 게 낫다. 아예 예상도 못 할 때 일어나는 테러는 내가 막을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내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
게임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악당은 절대 처음부터 강한 부하를 보내지 않는다]
처음부터 최종 보스를 보내서 세상을 멸망시키는 게임은 없다. 그딴 게임이 있다면 쓰레기 게임이라고 욕을 존나게 얻어먹겠지.
원작에서 천상제 타이밍의 이호연은, 현재 나보다 강하지 않다.
애초에 그때는 히로인들과 제대로 만나지도 못했겠지.
하지만 난 이미 비교도 안 되게 강해졌고, 원작 스토리상 첫 빌런 정도는 가볍게 제압할 수 있다.
아침인데도 기숙사로 가는 길에는 생도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밤을 새우고 지금까지 술을 마시는 거로 보이는 생도도 있었다.
'미친놈들.'
체력이 대단하네. 아침 10시까지 술판을 벌이고 있고.
"저기요. 거기."
"…?"
누군가 내 어깨를 톡톡 쳤다.
아니 룬의 결계를 펼치고 가고 있는데 어떻게 알아챈 거야?
슬쩍 돌아보니 웬 금발의 미녀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새하얀 피부에 의상도 몸매가 다 드러나는 야한 복장이었다.
예쁘긴 한데… 누구지 이건?
"오빠."
"네? 저요?"
누가 봐도 당신이 연상이잖아.
"오빠~. 저랑 같이 놀아요."
우~ 하는 포즈로 나를 유혹하는 유럽 미녀를 눈을 끔벅이며 바라보았다.
10초 정도 지났을까.
금발 미녀는 나를 뻔히 쳐다보다가 이번엔 내 팔에 달라붙었다.
"오빠. 술 좋아해? 아니면… 이런 건?"
그러면서 조금씩 몸을 비벼오는데,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나는 침착하게 금발 여자를 살짝 밀어냈다.
"죄송해요. 제가 바빠서 가볼게요."
"어, 저기. 오빠! 야!"
나는 재빨리 발을 놀려서 자리를 벗어났다.
"별 미친년을 다 보겠네 진짜."
저게 그 유명한 꽃뱀인가?
유명해졌다고 별 이상한 년들이 다 달라붙는다.
심지어 외국인인데도 저러는 걸 보면 꽃뱀은 글로벌한 문화인가 보다.
그래도 대놓고 대쉬를 받은 건 처음이라 신기한 기분이었다.
아니 근데, 저런 꽃뱀한테도 들킬 정도면 룬의 결계 이거 쓰레기 아니야?
무적의 결계라더니 뭐 개판이네 아주.
저번에는 엘리스한테도 뚫리고 말이야. 물론 그건 재능덕이겠지만.
어쨌든, 기숙사에 도착했으니 기숙사 현관을 스마트 워치로 열고 들어갔다.
스스슥-
"…?"
등 뒤에 소름 돋는 감각이 지나갔다.
뭔가 내 옆을 지나간 거 같은데.
"아닌… 흡!"
순간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아까 나한테 들러붙던 꽃뱀 년이 스파이더맨처럼 기숙사 천장에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 씨발. 뭐야.'
[뚜렷한 정신력]이 아니었으면 진짜 바로 소리를 질렀을거다. 정말 다행히 메소드 연기로 딸국질인 척 한 덕분에 들키지는 않았다.
저 미친년은 천장에 딱 붙어서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양팔과 다리를 도마뱀처럼 움직이면서 말이다.
'진짜 미친년인가?'
저 소름 돋는 움직임을 도저히 지켜볼 수가 없다.
하지만, 그냥 미친년 취급하기엔 은신술의 수준이 너무 높았다.
만약 최근에 각성하지 못했더라면 [마나 감응]을 가지고도 감지하지 못 했을 거다.
미친. 저게 내 뒤를 쫒아오는 걸 모른다고 생각하니 소름 돋네.
무서워서 빨리 내 방으로 향했다.
저 미친 금발 년은 팔다리를 앞 뒤로 움직이며 날 따라왔다.
지금만큼은 [뚜렷한 정신력]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아마 이게 없었더라면 괴성을 지르면서 내 방으로 달려갔을 테니까.
'미친년은 피하는 게 답이다.'
내 방에 도착한 뒤, 스마트 워치로 방을 열자마자 들어와서 문을 닫았다.
스르륵-
하지만 이미 그 섬뜩한 감각이 내 등을 스쳤다.
'… 하아.'
왜 내 인생은 제대로 풀리는 날이 없는 걸까.
내 방 위치만 알아내고 가줬으면 했는데, 역시 너무 낙관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다.
"야! 왜 이제 와! 어젯밤에 온다며!"
"… 미안."
나는 릴리아나에게 대꾸를 해준 뒤, 심호흡을 했다.
몸속에서 속박마법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어제 너 기다리느라 저녁도 안 먹고 있었는데! 결국 눈물 젖은 치킨을 시켜 먹었다고! 네가 그 마음을 알아?!"
"잠시만… 릴리아나. 잠시만."
지금만큼은 릴리아나의 칭얼거림을 받아줄 수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내 전투 감각이 반응했다는 점이다.
두근. 두근.
약간 뜨거워진 몸의 상태로 보아하니, 충분히 상대할만 했다.
높은 은신수준에 비해 전투력은 부족한 모양이다.
후우.
한 번 더 심호흡한 뒤에, 고개를 하늘로 들었다.
미친 금발 년은 아직도 스파이더맨 자세로 천장에 붙어있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에 빼액 소리를 질렀다.
"이 씨발련아. 여기까지 왜 들어와!"
"어, 어떻게 알았지!"
미친 금발 년은 즉시 고개를 돌려 탈출 경로를 찾더니 거실 창문으로 몸을 발사했다.
하지만 이미 내 마법은 미친 금발의 발목에 감겨있었다.
"끄억!"
뛰쳐나가던 금발 년은 발목이 걸린 채 바닥에 머리부터 처박혔다.
"뭐, 뭐야. 이건!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왔어!"
릴리아나는 갑자기 등장한 금발 여자를 보며 깜짝 놀라 주저앉았다.
"하아…."
"읍읍!"
온몸이 내 마력 밧줄에 칭칭 감긴 금발 년은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나는 이 미친년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