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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화 〉122화. 서바이벌 시험 (15) (122/648)



〈 122화 〉122화. 서바이벌 시험 (15)


"흐으응."

왠지 피곤해 보이는 엘리스의 등에 내 손가락이 닿았다.

텐트 안이라면 누워서 편하게 만졌겠지만, 밖에서 조심스럽게 마사지를 하고 있으니 엘리스도 얌전히 등만 보이고 있었다.

마사지를 할수록 내 마나 운용 실력이 늘어갔다.

타인의 몸에 마나를 넣는 것도 모자라 조종하는 일은  많은 집중을 필요로 하지만, 익숙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엘리스도 몸 내부에 가하는 약한 자극에는 적응한 것 같았다.

자궁에 슬쩍 마나를 흘려도 저번처럼 신음을 참지 못해 옷에 얼굴을 묻거나 하지 않았다.

"흐으…."

그저 약한 신음만 흘릴 뿐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시도를 해보는 수밖에.

엘리스의  표면을 따라 내 마나를 흐르게 했다.

목표는 엘리스의 음부.

몸 바깥의 마나 흐름은 엘리스도 눈치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나는 일부러 마나 회로에 더 강한 자극을 하면서 엘리스의 신경을 마나 회로로 돌렸다.

"아, 아흡… 아파."

"미안. 너무 강했나 보네."

됐다.

이 사이에 내 마력들은 엘리스의 사타구니에 도착했다.

천천히 마나를 움직이며 엘리스의 보지 위를 훑었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손으로 만지는 것처럼 확실하게 느껴졌다.

자위도 해본 적 없는 듯 꽉 닫힌 질구와 주름 없이 탱탱한 음순, 표피에 덮여있는 클리토리스까지 인지할 수 있었다.

'살짝만 해 볼까.'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자극하면 안 되겠지.

표피가 덮여있는 클리토리스를 마나로 살짝 자극했다.

"흐으읏…?!"

"왜 그래 엘리스. 아팠어?"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엘리스를 챙겼다.

"아, 아픈 건 아니야."

엘리스는 어깨를 들썩거리며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클리토리스를 아주 살짝 자극하면서 마나 회로를 넓히는 작업은 계속했으니, 의심당할 일은 없었다.

"하앗… 흡…."

"괜찮은 거 맞지?"

"괘… 흣… 빨리 끝내…."

기분 좋은  티 내지 않기 위해 눈을 질끈 감은 엘리스의 모습은  귀여웠다.

*


6일 차의 해가 떴다.

나는 당연히 존나 피곤했다.

총 4시간 정도 잔 것 같다.

"자자, 다들 일어나. 아침이 되어 버렸다고."

마지막 불침번이었던 루시는 이미 잠이 깼는지 텐션이 높았지만, 나머지 셋은 다 죽을상이었다.

"뭐야? 너희들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

"… 괜찮아. 잠을 좀 설쳐서."

"아하. 하긴 남자랑 여자가 같이 자는 건 힘들었겠지. 물론 나는 그런 거 신경을 안 써서 잘 잤지만!"

루시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후후 웃고 있었다.

가끔은  단순함이 부럽다.

나도 빨리 정신을 차려야지. 오늘은 특히 중요하다.

강가로 가서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렸다.

엘리스와 루미도 내 뒤를 따라 비척비척 세수를 하러 가고 있었다.

"루시, 지금  시야?"

"지금 7시."

7시면… 3시간 남았네.

길고 길었던 서바이벌 시험도 내일이 마지막이다.

6일 차 오전 10시가 되면, 배틀로얄이랍시고 모든 생도들의 위치를 스마트 워치로 확인할 수 있다.

다행히 어제  중앙으로 꽤 깊숙이 들어왔다. 아마 김영한 팀은 섬 외곽을 돌고 있을 거다.

몬스터들은 섬 외곽에 더 많으니까.

섬 중앙에서 살고 있는 '그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야. 우리 밥이나 먹자. 배고팡."

"그럴까?"

루시는 배고프다고 내게 매달려왔다.

일어난 지 두시간이나 지났으니 그럴만 하지.

엘리스와 루미도 슬슬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잠은 내가 제일 적게 잤는데  저렇게 힘들어하는 거야.'

우리는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대충 내가 챙겨온 음식들을 먹고, 뒷정리까지 끝냈다.

음식을 내가 가져온 만큼 준비와 정리는 여자들이 도맡았다.

시간은 8시.

이제 두 시간 뒤면 배틀로얄이 시작된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 볼까?"

"더 안쪽으로요?"

루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안쪽에 뭔가 있지 않을까 해서."

"굳이 더 가야 해? 여기도 충분히 깊어."

엘리스는 검을 휘두를 준비를 하면서 대화에 한 마디 던졌다.

"엘리스 말이 맞아. 섬 안쪽은 강가도 없잖아."

"음… 그렇긴 하지."

루시까지 합세했으니 굳이 설득하지 않았다.

어차피 두시간 뒤면 위치정보가  테니까, 그때 안쪽으로 들어가자고 하지 뭐.

섬 중앙에 있어야 어디로 빠질지 파악하기 쉬우니까.

루시와 루미가 잠시 씻으러 간 동안, 수련을 끝내고 씻겠다는 엘리스를 구경했다.

새벽에 내 마사지를 받은 엘리스는 팔팔해 보였다.

아마 점심때까지는 괜찮겠지.

"후우… 흐읍!"

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사용하는 엘리스를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얘기했다.

"나랑 대련해 볼래?"

"대련?"

"응. 나쁘지 않을 거야."

엘리스가 마사지에 더 목매게 만들려면, 계기가 있어야 한다.

'마력 장애를 고치고 더 강해질 전투력이 그 계기가 될  있지 않을까?' 하는 별거 아닌 생각이지만, 의외로 엘리스의 표정이 좋았다.

엘리스는 나를 뻔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해볼까."

우리는 그대로 자세를 잡고 마력을 끌어올렸다.

결투가 아닌 대련. 어디까지나 가볍게 합을 맞춰보는 거다.

안전장치도 없으니 서로  주의해야 한다.

콰드드득-!

엘리스는 마법을 사용함과 동시에 검을 들고 내게 쇄도했다.

 발밑 지면에서 튀어나온 덩굴들을 코튼 가드로 막아내며 엘리스에게 화염구를 던졌다.

화염구를 쳐낸 엘리스는 손을 휘저어 주변 나무들을 흔들었다.

수십 개의 나뭇잎이 내게 날아왔고, 전신에 마나를 일으켜 나뭇잎들을 털어냈다.

화르륵-!

 틈을 타 달려 들어  엘리스는 내가 바닥에 설치해놓은 마법진을 밟았고, 올라오는 화염 감옥에 그대로 갇혔다.

엘리스는 그 즉시 마법을 역산하고 감옥을 빠져나왔지만, 이미 내 화염구들이 엘리스의 눈앞에 도달해있었다.

"…내가 졌어."

검을 꽉 쥐고 날 바라보던 엘리스는, 전의를 상실한 듯 팔을 축 내렸다.

"아쉬웠어. 네 재능이면 마력 장애를 고치는 순간 실력이 급격하게 늘거야."

"칭찬 고맙네."

대놓고 띄워주기 식 칭찬이었지만 엘리스도 그렇게 기분 나빠 보이진 않았다.

 히로인 상태창

[엘리스]

- [ 호감도 : 41 ]
- [ 성욕 : 45]
- [ 식욕 : 20 ]
- [ 피로도 : 51 ]

현재 상태 : 조금만 더 마법을 빨리 쓸 수 있었다면… 이겼을지도 몰라.

계획대로, 엘리스의 마력 장애를 고치려는 욕구가 올라갔다.

이렇게 부추기다 보면 결국 내게 매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되면 말고.

씨앗을 뿌린다고 해서 손해는 아니니까.

"다음에도 대련 하고 싶으면 말 해."

"알았어."

근데 확실히 엘리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마법을 역산하는 속도도 엄청났고.

'이상하게 효과가 좋네….'

내 마나 마사지가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나한테나 해볼 걸.

나는 대련을 위해 깔아놨던 룬의 결계를 해체했다.

엘리스는 그런  모습을 주의 깊게 바라봤다.

"왜?"

"아니… 결계가 수준이 엄청 높은 것 같아서."

"아…."

내 결계를 분석하고 있었구나.

룬의 결계는 결계마법중에 최강이라고 불릴 정도의 마법이다.

아마 쉽게 뚫리진 않겠지만… 세계관 설정상 결계마법과 역산의 천재인 엘리스라면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세계관에서 설정은 무시할  없으니까.

진짜 순식간에 뚫려버릴지도 모른다.

"야~. 여기 왜 이래. 너희 싸웠어?"

"호연 씨! 옷이 더러워요!"

"괜찮아괜찮아. 잠깐 대련했어."

루시와 루미도 돌아왔고, 시간은 10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


빅토리아 아카데미 학생회장 실.

문수린은 다급하게 어딘가로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하아, 축제 예산 편성을 이제 와서 그러면… 알았어. 기다려 봐."

당장 다음 주가 빅토리아 아카데미의 축제 기간이었다.

그렇기에 학생회 임원들은 주말도 없이 일해야 했고, 특히 문수린은 아카데미 내부 일까지 처리해야 했으니 몸이  개여도 모자란 상황이었다.

똑똑.

"들어와."

"회장님. 여기 아까 말했던 서류 놓고 갈게요."

"응. 이따 읽어볼게."

서류를 가져온 여생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문수린에게  생도가 말을 걸었다.

"회장님. 커피 드시면서 하세요.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여 생도는 테이블에  커피 하나를 내려놓고 문수린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고마워. 어쩔 수 없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문수린은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준 후에 기지개를 키고, 캔커피를 땄다.

"그래도 1학년들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사건 사고가 제일 많은 애들이잖아요."

"그러게."

1학년들은 유망주가 많은 만큼 문제아들도 많았다. 이런 가장 바쁜 시기에 서바이벌 시험으로 자리를 비웠으니 다행이었다.

"서바이벌이 끝나자마자 축제라니, 부럽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1학년들 입장에선 약간 억울하겠지. 적어도 하루 이틀 정도는 푹 쉬어야  텐데 축제 기간이니까."

"그러고 보니 홍보부 애들도 시험을 보고 있겠죠? 걔들한테 일 좀 시킬걸! 미리 말  해주시지 그러셨어요. 제가 책임지고 일을 시켰을 텐데!"

"마나의 맹세가 걸려있었다니까."

캔커피를  마신 문수린은 염동력으로 캔을 압축한 뒤,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알겠어요. 방해 그만하고 갈게요. 고생하세요!"

"응. 너도."

여생도는 학생회실에서 빠져나갔다.

문수린은 태풍이 지나간 듯 옅은 한숨을 쉬었다.

시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저렇게 떠들썩한 사람이 있으면 답답한 감정이 리프레쉬 되는 감각이 들었다.

"호연이는  있으려나?"

홍보부라고 하니까 이호연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서바이벌 시험에 대한 언질을 줬어야 하는데…  줘서 너무 아쉬웠다.

물론 그만큼 철저한 대비를 했지만.

문득 무언가 떠올린 문수린은 책상을 뒤져 서류 한 장을 찾아냈다.

[학생회 부회장 3학년 신동민과 학생회 홍보부 1학년 이호연의 대련]

"으음…."

문수린은 1대1 결투  봤던 이호연의 움직임을 떠올렸다.

그 수준은 부회장보다 위.

아무리 낮게 잡아도 부회장과 동급이다.

혹시 방해요소가 있다면 서바이벌 시험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 그리고 대련 필드의 설정이다.

"필드는 랜덤으로 설정된다…."

개요에는 축제인 만큼 흥미를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쓰여 있지만…

굳이 아무것도 없는 대련장이 아니라 랜덤 필드를 적용한 데는 무언가 꿍꿍이가 있을 것 같았다.

'너무 이상하다 싶으면 내가 개입해야지. 축제 때 밥도 먹자고 해볼까?'

문수린은 잠깐의 휴식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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