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6화 〉66화. 마법 논문 연구 (66/648)



〈 66화 〉66화. 마법 논문 연구


"루시. 너 혹시… 호연 씨 좋아해?"


루미의 목소리에, 루시는 잠시 생각이 정지했다.


"어, 어??? 무, 무무무무, 무슨 소리야! 갑자기 그런 걸 왜 묻는 거야?"

루시는 말을 더듬으며 딴청을 피웠다.

하지만 루미는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가지 않았다.

"루시. 잘 들어."

루시는 처음 보는 동생의 진지한 모습에 당황했지만, 그 표정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었다.

"지금이라면."

루미의 머릿속에 이호연이 맴돌았다. 여러 재밌는 추억들이 떠올랐고, 비밀스러운 관계들도 떠올랐다.

루미의 얼굴에 약한 홍조가 돌았다.


"루미…?"

루시는 자신의 어깨를 잡은 루미의 손이 약하게 떨리는 걸 감지했다.

"지금이라면… 양보해 줄 수 있어."

"루미?! 갑자기 무슨…!"

"하지만, 내일은 확신할 수 없고… 이번 주가 지나면 늦어버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데!"

"진짜로… 호연 씨한테 관심 없어?"

루시는 혼란스러웠다.


갑작스러운 루미의 진지한 모습도 그렇지만, 이호연의 대한 마음도 어려웠다.

솔직히 루시도 이호연에게 호감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펠릭스에게 구해줬던 일, 자신을 응원해줬던 일, 그리고 내 편이 되어주겠다는 말까지. 정말 고맙고 소중한 친구였다.

하지만 그게 사랑이냐고 물어보면… 루시는 확실하게 긍정을   없었다.

루시의 인생에서 남자와 사랑이란 단어는 없었으니까.


그녀의 몸을 노리고 다가온 남자들과 스폰을 요구하는 어른들, 가슴을 훔쳐보는 또래들을 겪으며 살아온 그녀에게 남자를 사랑한다는 감정은, 아직 와닿지가 않았다.

'이게, 사랑이 맞을까? 나는 루미를 좋아해. 이호연도 좋아해. 그럼 나는 루미도 사랑하는 거고 이호연도 사랑하는 건가?'

루시는 고민을 거듭했지만, 해답을 내놓진 못했다.


결국 루시는, 그녀의 경험에 의존한 답변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응. 호연이는 진짜 좋은 친구야.  이상의 생각은 없어."

루미는 그제서야 환하게 웃으며 루시를 끌어안았다.


"알았어. 루시. 난 네가 제일 좋아."


토닥토닥.

"응. 나도 루미가 제일 좋아."


루시도 루미의 어깨를  껴안았다.


하지만 루미를 껴안아도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느낌을, 루시는 애써 무시했다.







*





"호연아, 미안해."

문수린이 갑자기 내게 사과를 해왔다.

"왜 그러세요. 수린 누나."


"안 그래도 피곤할 텐데, 괜히 나를 향한 견제 때문에 너한테 피해가 갔잖아. 앞으로는 절대 이런  없을 거야."


"…."

문수린을 향한 견제 뿐만아니라, 나를 향한 견제도 포함 돼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신동민의 그 적대적인 눈은 문수린을 향한 견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니까.

"아무튼, 정말 미안해. 가서 쉬어. 나도 피곤해서  쉬어야겠다."


문수린은 그 말을 남기고 회장실로 몸을 돌리려 했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괜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수린 누나."


"응? 왜,  말 있어?"

내가 피곤하다고 걱정하던 그녀지만, 정작 그녀의 눈에도 다크서클이 길게 자리 잡았다.

안경 뒤로 보이는 눈동자는 높은 피로도 때문에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저는 수린 누나 편이니까요. 이런 거로 기분 나쁘지도 않고, 귀찮지도 않으니까 걱정 마세요."

"흐으. 고마워."


문수린은 뜬금없는 내 응원이 웃긴 듯 약한 미소를 보냈다.

"제가 말했죠? 저 능력 있는 남자예요. 누나도 봤잖아요. 힘든 일 있으면 꼭 말하셔야 해요. 아시겠죠?"

"풋. 알았어 알았어. 그 말을 몇 번이나 하는 거야. 응원 고마워."

몇 번이나 반복해야 뇌리에 깊게 남지.

문수린은 아까보다는 조금 편안해진 표정으로 회장실에 들어갔다.


이걸로 호감도가 조금은 더 올랐겠지? 든든하다 든든해.

이제 학생회에 볼일이 없으니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뒤를 돌았다.

"안녕."


"…."


엘리스가 코너 뒤에서 나와 문수린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깜짝이야. 왜  가고 남의 대화를 훔쳐 들어. 어?


"회장님하고 많이 친한가 봐."

"어? 응. 그렇지. 뭐."


"흐응."

엘리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리고는 문이 완전히 닫힐 때 까지, 나와 눈을 마주치다가 사라졌다.

"어… 이러면  되는데."


꼬리치는 걸 들켜버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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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도와줘."

학생회에서 회의를 끝내고 임솔 교수의 연구실에 찾아가서 들은 첫 말이었다.

"얼마나 어렵길래 교수님이 도와달라는 말을 다 하세요?"

임솔을 꽤 오랜만에 찾아온 것 같지만, 사실  정도는 아니다.

표창 수여식이 수요일이었으니, 이틀밖에  됐다. 그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을 뿐.

"마법 학회에 발표하려는 논문을 작성하고 있었는데, 작성을 좀 도와줘."

"논문이요?"

그런 건 진짜 자신 없는데. 단어만 들어도 어려워 보인다. 논문이라니.

"응. 나 혼자 연구를 해보려고 했는데, 마법진의 핵심을 찾아내는 게 너무 어려워. 생 노가다잖아. 하나씩 찾아서 정리하려니 끝이 없어."

그러면서 임솔은 내게 마법진을 정리해놓은 자료를 내밀었다.


"이 작업만 도와줘. 핵심 술식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이 너뿐이라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너밖에 없어… 부탁해."

몸에  붙은 분홍 니트를 입고선 슬쩍 몸을 붙여오는 게, 거절하기 힘든 부탁 방법이다. 이 사람 자기 몸을 이용하는 게 분명하다. 고의가 아닌데 이렇게 야한 각도로 숙여오는게 말이 안돼.

"알겠어요. 교수님 덕에 표창도 받아봤는데 이 정도야 뭐. 근데 양이 이거밖에 안 돼요?"


"응? 아, 일단 오늘 분량만 준 거야. 너무 많아서  번에  뽑지도 못해."

"아니,  정도면 30분이면 끝나겠는데요."


"…?"

임솔이 눈을 찌푸리고 날 바라본다. 무슨 헛소리를 하냐는 표정이다.

"그거 마법진 하나하나를  사용해보고 마력을 흘려서 핵심 술식을 찾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하나당 5분은 필요한데?"


"…?"


"…?"


우리 둘은 서로 마주보고 의문을 표했다.

"아."

임솔과 내 시각에 큰 차이가 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사실 [마나 감응]이 없는 마법사 생활을 해보질 않았으니, 남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수가 있어야지.


"잘 보세요."

나는 가장 위 장에 있는 마법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익스플로전은 폭발마법이잖아요."


"그렇지? 고급 마법이라 마법진이 복잡하기도 하고."


"어쨌든, 익스플로전에서 중요한 건 폭발이거든요. 그러니까 마법진에 의지를 담아서 마법을 강화하려면, 폭발을 담당하는 획을 강화해야 하잖아요. 그곳이 핵심 술식이 되는 거고, 정확히 여기네요."

마법진의 중심부에서 살짝 오른쪽에 그려져 있는 획을 짚었다.

"어…?"


역시, 천재 마법사답게 임솔도 힌트를 주자 슬슬 감이 오는 모양이다.


"하나 더 보여드릴게요. 핵심 술식의 위치는 무슨 속성이냐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불 속성 마법들은 여기. 발화시키는 술식이 핵심술식이거든요."

나는 이론은 잘 모르지만, 마법진의 술식구조를 '이해'할 순 있다.

어째서 이렇게 되는지 원리 같은 걸 몰라도 눈에 보이는 걸 읽을 순 있단 말이다.


 정도면 충분했다. 결과만 손가락으로 집어줘도, 임솔은 알아서 원인까지 도출해낼 수 있는 사람이니까.

"으음… 허엇… 흐으? 아하… 그렇구나!"

임솔은 내가 짚어준 마법진들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프린트를 훑어보고, 손에 마법진을 펼쳐보기도 하며 이상야릇한 추임새를 넣었다.


그리곤 내 양 볼을 손으로 누르면서 말했다.

"이렇게 좋은  왜 진작  말해줘!!"


"아붑… 아잇, 놓으세요."

내가 애인 줄 아나.


임솔은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테이블에 있던 조각 케이크를 앙 베어 물었다.

"이야~! 네 덕에 시간이 훨씬 줄어들겠어. 나름 쉬운 개념인데 왜  떠올렸을까?"

"원래 천재들이 이런 기본적인 걸 놓치곤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직 며칠밖에 안 됐잖아요. 아마 한 일주일 정도 지났으면 교수님 혼자 알아내셨을걸요?"

이건 진짜다.


핵심 술식은 새로운 개념일 뿐 어려운 개념은 아니니, 여러 마법진들을 노가다로 구하다보면 임솔 혼자서도 공통점을 찾았을 거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 덕에 일주일을 아낀 건 맞잖아."

임솔은 으음~ 하는 추임새를 넣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저 행복한 표정이 내 덕인지 초코케이크 덕인지 모르겠네.


"그러고 보니, 신동민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아세요?"

"신동민? 그게 누구지?"


"학생회 부회장이요."


"아~ 그 생기다 만 애?"


"… 네."

좀 이상하게 생기긴 했어. 음. 문수린이 싫어하는 데엔 이유가 있거든.

"근데 그 못생긴 애는 왜? 같은 학생회니까 네가 더 잘 알 거 아니야."

"실은, 신동민하고 대련할 것 같아서요. 근데 얼마나 센지를 모르겠네요."

"내가 걔가 얼마나 센지를 어떻게 알아. 이름도  기억  나는 애인데. 아, 마법사인  기억난다."


"하긴, 그렇죠?"


별 기대 안 하고 물었으니 상관없긴 한데, 약간의 불안감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


"어차피 네가 이길 건데 뭔 상관이야."


"네?"


임솔이 믹스커피를 홀짝 마시면서 얘기했다.


"생도 중에 너보다 강한 마법사가 어딨어. 문수린 정도 빼고는 3학년까지 네가 다 이길 수 있을걸?"

"정말요?"

"당연한 거 아니야? 오우거 두 마리를 혼자 토막쳐놓고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 일개 생도가 너한테 상대가 되겠니?"


"토막 치진 않았는데… 어쨌든 감사합니다."


뭐야, 괜히 걱정했네.  존나 강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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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연]

 근력 : 42
▶ 체력 : 48
▶ 민첩 : 43
 내구 : 42
 마력 : 50


- 고유 권능 : 전투감각

- 스킬 : 개안, 코튼가드, 가속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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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능력치만 봐도 존나 강해지긴 했다.

평균 능력치가 40이 넘어가면 생도 중에서도 상급이니까, 나 정도면 강한 편이지.


"후아. 그럼, 이제 할까?"


"네?"


"안  거야? 이거. 네 덕에 시간을 많이 벌었으니 나도 보상해줘야지."

임솔은 입을 벌려 혀를 살짝 내밀고, 동그랗게 말아쥔 손을  앞에서 왕복시켰다.

음, 사실은 임솔 덕에 마법서도 하나 얻고 아티팩트도 하나 얻어서 이번엔 넘어가려고 했는데… 저런 음란한 제스처를 취하면 나도 참을 수가 없다.

"잘 부탁드립니다."

임솔은 내가 앉아있는 소파 앞에 무릎을 꿇었고, 나는 바지를 내리고 자지를 꺼냈다.

"쪽. 츄릅…."


선홍색의 혀가 기둥을 타고 올라와 귀두를 조금씩 자극했다. 음란한 소리를 내며 내 귀두를 삼킨 임솔은 손으로 남은 기둥을 훑어줬다.


"크읍…."

튀어나오려는 신음소리를 간신히 참아냈다. 어떻게  게 날이 갈수록 실력이 늘어나냐.


"으음… 있잖아."


"네에?"


갑자기 임솔이 내 자지에서 입을 떼었다. 좋았는데 아쉽네.

"사실 저번에는 착각인 줄 알았는데… 너 왜 그… 거기가 달아…?"

"…? 아."

뭔가 했더니, 루미를 공략하고 얻었던 달콤한 몸 이라는 보상 때문인 것 같다.

 이후로 릴리아나도 몸에서 달콤한 향이 난다고 하고, 루미도 정액이 맛있다고 했으니 임솔도 느낀 모양이다.


"역시 뭔가 있는 거지! 내 착각이 아니었어! 한 번은 초콜릿 때문에 미각이 망가진  알고 초콜릿을 줄였는데, 그래도 여기에서 단맛이 나잖아! 너 뭐 이상한 짓 했지!"


"아악! 아니, 스킬. 스킬 얻었어요."


임솔은 내 소중이를  부여잡고 앞뒤로 흔들어댔다. 아픈데도 부드러운 손과 마찰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내가 싫었다.

"스킬?"


"네… 암시장에서 이상한 마법서를 얻어서 써봤는데, 그 후로 몸이 달아졌어요."


"… 그럼 뭐 이상한 건 아니네."

암시장에서 무언갈 사고 파는 건, 이 세계에선 흔한 일이었다.


임솔은 다시 혀를 내밀어서 내 귀두의 쿠퍼 액을 핥았다.


"맛있어…."

츄릅.

 자지를 바라보는 임솔의 눈은, 초코케이크를 바라보던  눈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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