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41화. 루시 공략 루트 (4) (수정)
두근.
루시가 뒤집어진 개구리 자세로 허리를 흔들고 있는 것은 일단 시야의 밖으로 보냈다.
두근.
가슴이 뛰고 있었다. [전투 감각]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표시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나? 좆같은 마인 새끼."
"좆같은 마인 새끼는 너겠지. 이 더러운 새끼야."
아직도 펠릭스의 사타구니에는 보기 싫은 물건이 덜렁거리고 있었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방해하다니,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 도망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뿔이 두 개인데 두 개 다 성장이 끝났어. 네가 감당하기 힘들걸?
마인은 마력의 양에 따라 뿔의 개수가 정해진다. 큰 두 개의 뿔이면 현역 B급 헌터 수준이다.
상식적으로 생도가 이길 수 없는 힘의 차이였다.
"그건 해봐야 아는 거지."
내 전투력은 마력의 양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전투 감각]과 [개안], [마나 감응]
이 세 가지는 눈에 띄지는 않아도, 내 전투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준다.
그리고 현재 내 [개안]으로 보이는 펠릭스의 마나는 엄청나게 소모되어 있다.
아마도 결계를 치는 데에 한번, 루시를 저렇게 발정시키는 데에 또 한번, 크게 마나를 사용한 것 같다.
이 정도면 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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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퀘스트가 전송되었습니다.』
[루시 구출 대작전!]
루시를 납치한 마인과 대치했습니다.
펠릭스를 처리하고 루시를 구출하세요!
- 보상 : 모든 능력치 1 상승, 루시의 호감도 대폭 상승, 체력과 마력 모두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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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창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보상을 보니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네.
우득! 우드득!
펠릭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섬뜩한 소리와 함께 미형의 금발 소년의 몸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 야, 씨발. 느껴지는 마나가 두 배가 됐어!
"…괜찮아."
"끄르르르… 오, 온몸을 찢어 죽여주지. 편안하게 죽을 생각은 하지 마라."
펠릭스의 미형이었던 얼굴은 일그러져서, 오크와 고블린을 섞은듯한 역겨운 얼굴로 변했다.
남자치고 왜소했던 체구는 부풀어 올라 어느새 내 키보다 두 배 정도 더 커졌다.
힘을 개방하며 완전히 마인의 모습으로 변한 펠릭스는 침을 질질 흘리면서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두근.
한 층 더 강화되는 전투 감각. 긴장은 되지 않았다. 충분히 할만하다고 판단했다.
비록 펠릭스에게서 느껴지는 마나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저 도핑은 일시적이다.
"끄르르…!"
펠릭스는 자신의 생명력을 불태우고 있다.
루시와의 시간을 방해한 게 그렇게 화가 났는지 초장부터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펠릭스는 당장이라도 날 찢어 죽일 듯이 살기를 내뿜었다.
"5분. 아니, 4분만 버티면 돼."
- ... 확실히 비정상적인 폭주상태야. 내가 도와주고 싶지만... 도움이 될까?
"됐으니까 가만히 있어."
사실 내 마력량 자체는 평균 이하다. 내 전투력은 오로지 특전과 권능에 의존한다.
그러니 나보다 마력이 낮은 릴리아나가 얼마나 약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전투에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겠지.
하긴 서큐버스도 아닌 돈복사기한테 전투를 바라는 것도 이상한가.
"순, 순식간에. 끝내, 주마."
펠릭스는 힘을 주체하지를 못하지 말까지 더듬으면서 나에게 기세를 내뿜었다.
나도 전투태세를 갖추기 위해 마력을 활성화했다.
콰드득!
곧 펠릭스가 몸의 마력을 쥐어짜내며 바닥을 박차고 내게 쇄도했다.
순식간에 코앞으로 이동한 펠릭스는 마력을 담은 주먹으로 나를 후려쳤다.
콰앙!
파앙!
나는 그 속도에 반응해 빠르게 코튼 가드를 펼쳤고, 내 몸을 구형으로 둘러싼 코튼 가드 째로 날아가 벽에 박혔다.
"씨발… 존나 아프네."
나를 둘러싼 쉴드, 코튼 가드는 고유 스킬답게 단단했다.
코튼 가드와 부딪힌 펠릭스의 왼쪽 주먹이 돌아갈 수 없는 방향으로 돌아가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물리적인 힘 자체를 생각하지 못했다.
"크흡."
가슴이 존나게 아픈 게 갈비뼈가 나간 것 같은데. 입에 쇠 맛이 감도는 걸 보면 내장이 다친 것 같기도 하고.
"끄아아악!"
펠릭스는 괴성을 지르며 90도 이상 휘어진 주먹을 억지로 되돌렸다.
완전히 부러진 뼈와 조직들을 마나로 억지로 부여잡고 있을테니, 소모하는 마나량이 더 많아졌다.
펠릭스는 점점 정신을 유지하기 힘든지, 충혈된 눈으로 침을 질질 흘리면서 다시 내게 달려들었다.
주먹이 박살이 났는데도 아직 학습이 덜 된 건가?
나도 피해를 보았으니 공격이 통한다고 생각했나 본데, 방금은 전투 경험이 부족했을 뿐이다.
구형으로 온몸을 다 둘러싸면 안전하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저렇게 한 방향으로만 오는 걸 깨달았으니 대처는 더 쉬워진다.
나는 마력을 펠릭스가 오는 방향으로 집중시켜서 코튼 가드를 단단한 벽으로 만들어냈다.
콰앙!
당연히 결과는 예상대로 였다.
펠릭스의 주먹은 완전히 뒤로 꺾이면서 박살이 났고, 나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캬아아아악!"
펠릭스는 순식간에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쉬이익!
바람 소리가 들린다. 펠릭스가 내 주변을 빠르게 돌고 있었다.
나름대로 심리전을 거는 모양인데, 내가 눈이 좀 좋거든.
펠릭스의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이번 공격에 모든 걸 걸려는 듯, 그 몸 안의 마나도 빠르게 소모되고 있었다.
죽기 직전이지만 그래도 뿔 두 개의 마인이라는 건가. 거의 모든 생명력을 사용한 도핑의 힘은 나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였다.
속도가 빠르면 당연히 파워도 강해지는 법.
아무리 코튼 가드가 단단하더라도 현재 꽤 마나를 소모한 상태였다.
제대로 맞부딪힌다면 100% 막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나는 쉴드를 포기하고 몸을 편한 상태로 이완시켰다.
그리고 [개안]에 마나를 더 집중해 펠릭스의 기척을 쫓았다.
천천히 몸의 회로를 따라 마나를 가속했다.
[전투 감각] 덕분인지 훈련 때 보다 훨씬 능숙하게 가속 할 수 있었다.
웅웅-
빠르게 내 몸을 순환하는 마나의 흐름을, 내 주변 공간까지 전염시킨다.
펠릭스도 내가 수상한 짓을 한다는 걸 깨달았는지 회전을 멈추고 내게 들이닥쳤다.
뻐어엉!
순간 소닉붐이 터져 나오며 충격파로 펠릭스가 밟았던 땅이 가라앉았다.
총알처럼 내게 다가오는 펠릭스. 그 존재를 인지했을 때는 내 눈앞이었다.
내 목을 움켜쥐기 위해 거리를 좁히고 있는 펠릭스의 손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공간은 내 지배 아래였다.
몸을 돌고 있는 마나의 가속력을 공간으로 넘기면서, 물 흐르듯이 펠릭스의 공격을 흘렸다.
펠릭스는 눈앞에 있던 내가 사라지자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봤다.
콰앙!
[가속]으로 일순간에 펠릭스의 등 뒤에 위치한 나는, 마법을 발현했다.
"크아아악!"
남은 마력을 거의 다 쏟아부었다.
엄청난 불길이 펠릭스의 몸을 감싸며 타올랐다.
"하아. 하아. 하아."
몸에 힘이 빠진다.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불타고 있는 펠릭스를 바라봤다.
해냈다.
제대로 된 전투는 처음이었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었기에 도전했고, 그렇기에 승리했다.
- 해, 해치웠나?
"야 그런 말은 하면 안, 커억…."
불길 속에서 펠릭스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내 목을 붙잡았다.
"크읍. 씁."
분명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지만, 펠릭스는 어떻게든 나를 데려가려는 듯 내 목을 잡은 손의 힘을 놓지 않았다.
씨발. 방심했다.
완벽하게 처리했어야 하는데, 살인 경험이 없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끄으윽."
엉망진창이고 부숴지기 직전인 펠릭스의 손을 타고 뜨거운 열기가 나에게까지 전염된다.
펠릭스가 천천히 입을 벌린다.
침이 뚝 뚝 떨어지고 썩은 내가 나는 입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온다.
손이 없으니 입으로 내 머리통을 씹어먹을 생각인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내 머리는 미친 듯이 굴러갔지만, 도저히 수가 나오질 않았다.
방금 펠릭스를 마무리하기 위해 너무 많은 마력을 사용했다.
펠릭스의 입이 내 머리카락에 닿기 직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내게 다가오던 펠릭스가 정지했고, 목을 잡고 있던 손아귀의 힘이 약해졌다.
"3초 밖에 못 멈춰! 죽여버려!"
변신을 해제한 릴리아나가 주저앉은 채로 소리쳤다.
상황을 파악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초 미만.
남은 시간 안에 펠릭스를 끝장내야 한다.
바닥난 줄 알았던 마력을 정말 끝까지 긁어모았다.
몸 내부에 존재하는 마력은 단 한 줌.
제대로 된 마법 하나 발현하기 힘들다.
하지만 더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도 펠릭스는 매혹 마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절박한 순간, 펠릭스의 입이 나를 씹어먹기 위해 열려있는 걸 보고 방법을 떠올렸다.
당연히 몸 내부가 외부보다 약하다.
나는 그 생각을 떠올리고는 중지 손가락에 마력을 집중했다.
처음 루시를 만났을 때 느꼈던 마나 탈진의 느낌이 날 덮친다.
하지만 [전투 감각]과 [뚜렷한 정신력]이 억지로 날 각성 시켜 쓰러지지 않게 했다.
마력을 실체화했다. 손가락 하나를 매개체로 해서, 날카로운 송곳을 만들었다.
노리는 것은 펠릭스의 입안을 뚫어서 뇌까지 관통하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마력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공격.
펠릭스가 매혹 마법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 잠시 상황을 파악하려고 눈을 크게 뜬 순간.
콰직!
흉측한 소리와 함께 펠릭스의 뒤통수로 날카로운 송곳이 삐져나왔다.
동시에 나는 힘이 쭉 빠졌고, 뒤로 털썩 쓰러졌다.
"하아, 하아, 하아…."
이제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다.
내가 쓰러지면서 펠릭스에게 찔렀던 손가락도 빠져나왔지만, 이미 펠릭스의 머리엔 구멍이 나있었다.
펠릭스는 매혹이 풀린 자세 그대로 가만히 서 있었다.
여기서 펠릭스가 움직인다면 나와 릴리아나 그리고 루시 까지 모두 죽게 되겠지.
하지만, 갑작스럽게 몸의 피로감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턱 끝까지 차올랐던 숨은 고르게 변했다.
그 말은 즉.
『퀘스트 완료!』
"흐읍!"
"꺄악!"
온 몸에 활력이 돌았다.
죽은 것처럼 누워있던 내가 벌떡 일어나자 주저앉아 있던 릴리아나가 깜짝 놀랐다.
"덕분에 해치웠어. 릴리아나. 도와줘서 고마워."
"그, 혹시 오해할까 봐 말하는 건데! 마지막까지 기회를 보고 있던 거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알았지?"
"그래그래, 고마워."
펠릭스는 서있는 상태 그대로 절명했다.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물론 사람이라기엔 형태가 흉측한 마인이었지만, 어쨌든 사람일 때 모습을 보긴 했으니까.
약간 이상한 감정이었지만, 별로 슬프거나 하지 않았다.
"아, 잠시만. 이럴 때가 아니잖아."
나는 아까부터 방치되어있던 루시에게 달려갔다.
루시는 이제 허리를 흔들 힘도 없는지 몇 초에 한번씩 몸을 파들파들 떨며 애액을 뿜고 있었다.
루시의 사타구니 주변은 거의 웅덩이가 되어 루시가 몸을 떨대마다 찰박찰박 소리가 났다.
"흐에엣, 에에에…."
찰박찰박
이거 좀 큰일 난 것 같은데.
"흐음, 이거 내버려 두면 곧 미치겠는데?"
"뭐라고?"
"옆에서 보니까 알겠어. 심한 발정 마법을 당한 것 같은데, 밧줄에 묶여 있느라 해소를 못하고 있으니 미칠 지경이겠지."
확실히, 릴리아나의 말대로 루시는 눈이 뒤집힌 채 몸을 떨고 있었다.
일단 체력과 마력이 회복됐으니, 마력 밧줄을 해제했다.
하지만 루시는 자기 혼자 위로할 힘도 없는지 혀를 내밀고 몸을 움찔거리기만 했다.
"발정 마법을 역산할 수 있겠어? 네 마법 실력이면 가능할 것 같은데. 결계를 해제하던 그 느낌으로 하면 되잖아."
"잠시만."
마법을 역산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 내 눈앞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 히로인 상태창
[루시]
- [ 호감도 : 35 ]
- [ 성욕 : 97 ]
- [ 식욕 : 35 ]
- [ 피로도 : 75 ]
현재 상태 : 상태 이상 (발정) 이미 상태 이상의 진행도가 너무 높습니다. 지금 마법을 역산했다가는 몸에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궁에 남자의 정액을 주입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해결법입니다. 이때 처음 정을 받은 남자에게 큰 호감을 느낍니다.
"뭐야."
평소에는 생각을 해야만 상태창이 나왔는데, 지금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상태창이 올라왔다.
[현재 상태]라는 것도 없었고, 뭔 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해가 되는 일은 아니었다.
"안돼. 지금 발정 마법을 역산했다간 몸에 후유증이 남을 거야."
나는 차분하게 릴리아나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뭐?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딱 보면 알아."
정작 펠릭스를 잡았는데 루시가 위험하게 생겼다.
고민할 틈이 없었다. 일분일초가아까웠기에, 상의를 탈의할 틈도 없이 바지만 벗었다.
"야, 야! 마법 역산하라니까 왜 바지를 벗는데!"
"아니 지금 역산하면 안 된다니까?!"
"왜 안되냐고! 너 결계 해제하는 거 보니까이 딴 마법 10초면 해제하겠구만!"
"그러면 후유증이 남는다니까?"
"이 성욕을 위해서 여동생 차도 훔치고 튈 새끼…!"
뭐라는 거야. 시발.
상태창을 설명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
진짜 어쩔 수 없다. 루시는 당장 자궁에 정액을 박아줘야 한다.
그게 유일한 방법이다.
"루시, 미안해. 다 너를 위한 거니까 좀 만 참아줘."
"동네 사람들! 여기 변태면서 순애인 척 해요!"
릴리아나가 분위기를 깨면서 소리쳤다.
"제발 좀 닥쳐. 이 미친 서큐버스야!"
"흐읏. 헤엑. 아흑. 히으으읏."
찰박찰박
루시의 애액 웅덩이 소리만이 지하실에 울려퍼졌다.